사진이 주는 느낌

2017.09.13 14:16:29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사진도 세월을 따라 변화무쌍한 길을 걸어왔다.

근간 신문지상에 게재된 사진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순간 또 데모하나 하는 의문에 불안해 진다. 걱정이 돼서 자세히 기사를 읽어보면 외래어 중 하나인 '파이팅'을 하는 내용의 사진이다. 현재 우리 국민들은 거의 매일 데모에 시달림을 받고 있는 셈이라 주먹을 쥐고 찍은 사진을 볼 때면 섬찟하기까지 해진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해괴한 말이 떠돌았다. '사진을 찍으면 혼이 빠져나간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지금은 사진(영정)을 모셔놓고 제례를 올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과거에는 사진을 찍을 만한 형편도 되지 못 했었기에 전통을 따라 지방(위패)을 써서 모시고 제례를 지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1993년 필자는 모범 공무원으로 선정돼 해외 여행길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중국과 우리나라는 외교가 단절돼 있었을 때로 서서히 교류 개방정책이 무르익어가고 있던 때다. 해서 첫 방문지로 북경을 가는데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북경으로 직행하는 게 아니라 홍콩을 거쳐 상해에 다시 기착한 다음 북경에 들어갔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배가 넘게 돌아간 셈이다.

북경 천안문광장에서 목격한 사진촬영의 진풍경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붐비는 중국인 여행객들이 사진촬영을 하는데 조화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볼 가까이 댄 후에 고개를 갸우뚱 기우리고 애교스런 모습으로 촬영을 하는데 불현 듯 우리나라의 60년대 촬영모습이 떠올랐다.

인파 속에 많이 보이는 어린아이들의 복장에서도 우리의 과거가 추억됐는데 차림새나 그곳까지 여행을 온 자체가 비교적 부유층일 것이라 생각됐는데 여하간 어린아이들은 군복차림이 많았다. 어찌 보면 앙증맞기도 했으나 꼭 우리나라의 60년대에 유행했던 아이들 복장을 연상케 했다.

사진 촬영하는 자세나 복장차림 역시 그 나라의 시대적 변화와 발전상을 엿볼 수 있지 싶다. 이상 사례 외에도 천편일률적으로 부동자세로 촬영하는 모습은 그만큼 사진촬영이 일상생활에서 익숙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여러 가지 사진 중에서도 아기들의 사진을 보면 정말로 귀엽고 아름답다는 생각만 든다. 아기들은 성인들 마냥 의상을 잘 차려입으려고 하지 않을뿐더러 남을 의식해 표정을 신경 쓰지도 않는다. 그저 편안한 대로 저 좋을 대로 천진난만하게 웃거나 주먹을 빨기도 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자유 분망한 모습으로 촬영한 사진이기에 더더욱 마음에 다가오나 보다.

사진 한 장에도 시대성이 드러난다. 역사가 엿보이고 특정인의 의식도 보인다. 주변 환경과 의상, 또는 피사체 인들의 의상이나 장신구 등에서도 시대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의식을 지녀야 한다. 지나친 부동자세도 되도록 배제됐으면 한다. 앞서 사례를 들었던 주먹을 불끈 쥐고 찍는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 좋은 선입감만 주게 된다.

보다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정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마음을 지니면 좋은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017. 9. 13. 충주 정 태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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