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형성 후에도 감염 '어쩌란 말이냐'

구제역 막을 방법 없나-①4년간 해마다 발생
정부 대책에도 2014년 3건·2014∼2015년 185건
2016년 21건 발생… 올해는 보은發 구제역 전국 확산
항체 형성률 80% 웃돈 농가까지 포함… 심각성 더해

2017.02.14 21:17:01

편집자

충북 보은의 젖소 농장에서 올들어 처음 확인된 구제역이 인근 농가를 하나둘씩 집어삼키고 있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된 2010년 구제역 파동 이후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2014년부터 해마다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항체 형성률이 법적 기준치인 80% 이상을 넘은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며 백신 효능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본보는 세 차례에 걸쳐 구제역 현황과 원인을 살펴보고 '물 백신' 논란으로 위기에 놓인 백신 정책과 구제역 예방을 위해 방역대책은 어떻게 강화돼야 하는지 집중 조명한다.

보은군 구제역 발생 현황

ⓒ자료제공=충북도
[충북일보] 지난 2010년 구제역 파동 당시 살처분에 동원됐던 공무원 A씨.

그는 최근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 발생이 이어지자 악몽 같았던 그때를 떠올린다.

A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랐는데 구제역 관련 기사나 뉴스를 볼 때마다 살처분 됐던 소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최악으로 평가되는 2010년 구제역은 11월28일부터 이듬해 4월21일까지 6개월간 이어졌다.

당시 11개 시·도, 75개 시·군에서 3천748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소와 돼지 등 347만9천962마리가 살처분됐다. 당시 충북에서는 8건이 발생했다.

정부의 백신 정책에도 구제역은 최근 4년간 연속으로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발생 건수를 보면 2014년 3건, 2014~2015년 185건, 2016년 21건이 발생했고 충북에서는 2014년 12월~2015년 3월 돼지농장 36곳에서 발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및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술, 혀, 잇몸, 코 또는 지간부 등에 물집(수포)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되고 식욕이 저하돼 심하게 앓거나 어린 개체의 경우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은 감염동물의 수포액이나 콧물, 침, 유즙, 정액, 호흡 및 분변 등의 접촉이 감염 경로가 되며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지역을 출입한 사람과 차량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의복, 사료, 물, 기구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일어난다.

공기를 통한 전파의 경우 육지에서는 50㎞, 바다를 통해서는 250㎞ 이상까지 전파됐다는 보고도 있다.

잠복 기간은 일반적으로 2~14일 정도다.

올해 충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14일 오후 3시 기준 총 7건으로, 지난 5일 첫 번째 발생농장인 젖소농장과 반경 3㎞ 내에 포함돼 있다<표>.

눈에 띄는 점은 항체 형성률이 법적 기준치인 80%를 웃돈 농가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는 백신에 의한 항체 형성 후에도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항체 형성률이란 검사 대상 소나 돼지 가운데 혈액 속에 항체가 있는 개체 수의 비중을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로 10마리를 검사해 8마리에서 항체가 확인되면 항체 형성률은 80%가 된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과 인접한 농장 가운데 항체 형성률이 낮아 예방적 살처분된 소까지 포함하면 지난 5~14일 열흘간 총 986마리가 살처분됐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6일과 지난 8일 전북 정읍과 경기 연천에서 2건이 발생했다.

보은과 정읍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모두 O형 바이러스이며 연천은 A형으로 바이러스 유형은 다르다.

도는 최초 발생 농가에서 반경 3㎞ 내에 있는 한 방역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은 지난 6~7일 보은지역 모든 우제류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백신접종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도 관계자는 "방역대 내에서만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만 백신 접종 후 농가마다 1~2마리씩 침 흘림 등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 만큼 산발적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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