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공포' 확산

메르스·AI·구제역 등
끝없는 인수감염병 습격에 사람도 동물도 '덜덜'
매년 가축감염병에도 정부 대책 전무… 불안 키워

2017.02.09 21:37:11

[충북일보] 이번에는 구제역이다. 신종플루·메르스·야생진드기·AI·구제역 등 끝없는 인수(人獸) 감염병의 습격에 국민은 또다시 '바이러스 공포'에 빠졌다.

◇되살아난 '감염 공포'… 사람도 '벌벌'

지난해 말 도내를 비롯해 우리나라를 휩쓴 AI(H5N6형)는 중국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AI가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데서 온 공포였다. 방역당국의 허술한 방역대책도 한몫했다.

공포의 정점은 지난 2015년 창궐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찍었다.

당시 보건당국은 감염의심환자 관리 소홀 등으로 확진 186명, 사망 38명, 격리 1만6천693명이라는 초대형 인명 손실을 자초했다.

그동안 공공방역망은 바이러스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앞서 지난 2009년 창궐한 '신종플루' 때도 358명의 국내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0년까지 유행한 신종플루는 75만여명의 확진 환자를 발생시킨 국가재난급 감염병이었다.

이 신종플루는 '돼지독감(Swine flu)'에서 변형된 아형이었다. 감염의 종(種)간벽이 허물어지면서 대참사를 일으킨 것이다.

이후 살인진드기로 불리던 야생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지카 바이러스·에볼라 등 감염병 위협이 계속되지만, 보건당국의 대처를 두고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국민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모습을 보였다.

정모(여·34·청주시 복대동)씨는 "그동안 감염병 발생 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더 이상 믿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스갯소리로 '내 목숨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허중연 충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축감염병이 사람에게 전염될 경우 '종간의 장벽'이 있어 감염되지 않거나, 균의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며 "2009년 신종플루와 같이 변형에 따라 치사율·감염률이 높아질 수 있어 언제든지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가축감염병, 백신 '있으나 마나'

지난해 11월16일 음성군 등에서 AI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3천312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역대 최악이다.

AI가 잠잠해지자 지난 5일 보은군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9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도내에서는 현재까지 구제역으로 인해 377마리가 살처분됐다.

최초 발생 농가 3㎞ 이내 소·돼지 사육두수가 9천여마리에 달해 지난 2010년 당시 348만 마리가 살처분된 '구제역 파동'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구제역 파동' 이후 구제역 백신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번 재창궐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충북도 조사결과 구제역 발생 농가 500m 반경 내 한우·육우 사육 농장 9곳의 항체 형성률은 평균 54.4%에 그쳤다. 항체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농가도 2곳이었다.

구제역 예방을 위해 필수인 백신 접종에 소홀했다는 얘기다.

AI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에서 가금류 수출을 위한 청정국 지위를 잃지 않으려 백신 자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AI가 창궐하면 살처분 이외의 방법이 없다.

매년 찾아오는 가축감염병에도 방역당국은 제자리걸음만 하는 셈이다.

강신영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농가 대부분이 출입이 자유롭고 예방 방역에 소홀해 가축감염병 창궐 시 걷잡을 수 없다"며 "뒤늦은 방역보다 사전 방역과 상시 소독, 외부인 출입 관리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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