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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늘봄학교 모델 탐구' 5. 서울시의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돌봄특별시 구현

  • 웹출고시간2023.10.23 18:17:23
  • 최종수정2023.10.23 18:17:23

편집자주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온마을 돌봄을 확대한 서울시의 돌봄 특화모델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 힘 모으고, 아동 교육을 학교에만 맡기지 않고 함께 노력하겠다는 서울시의 철학이 반영됐다.

초등학생 사회돌봄시설인 거점형 키움센터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하는 워킹맘들의 짐을 덜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돌봄공백을 채워주고 양육부담을 줄여 경력단절을 막아주는 촘촘한 마을 중심의 아이돌봄체계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만6~12세의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의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일반형·융합형·거점형으로 구분된다. 거점형은 가장 큰 규모로 지역 특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만들고 운영하는 시립 센터로 인근 자치구의 모든 키움센터를 관할한다. 일반형과 융합형의 단점을 보완하고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성됐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하도록 지역 특화형 문화예술 교육 활동을 강화했다. 단순한 돌봄서비스를 넘어 음악·미술 등 아동주도형 예술활동을 제공한다. 놀이를 통해 각종 문화예술 소재를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거점형 키움센터는 주변의 일반형 키움센터의 돌봄교사를 위한 연수, 재교육 시설로도 활용된다. 지역 사회의 돌봄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온마을아이돌봄 사업은 아픈아이 병원동행서비 등 돌봄영역을 확장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돌봄정책으로 소개한다.
[충북일보]서울시는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5곳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노원·도봉권에 1호가 문 열었으며 이어 동작권(2호) 종로·서대문권(3호), 구로·금천권(4호), 성북(5호)거점형을 개관했다. 내년까지 2곳을 더 설치할 예정이다.

기자가 지난 8월 10일 방문한 거점형 3호는 종로구 독립문역 사거리에 자리잡았다. 종로·서대문 지역의 초등돌봄시설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시는 자치구 공모를 거쳐 주변 환경, 접근성, 인근 돌봄시설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3호 센터의 입지를 선정했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서대문구와도 인접해 종로·서대문구의 아이들이 이용 가능하고 인근에 아파트단지와 초등학교도 많아 이용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종로·서대문 돌봄자원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센터 내부는 돌봄 시설 종사자, 이용 아동의 의견을 수렴해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기주도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이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조성됐다. 이동과 변형이 자유로운 아동 맞춤 가구를 설치하고, 몸 놀이와 공동체 놀이가 가능한 놀이공간, 이동동선, 가변성을 고려한 공간 설계 등이 적용됐다.
거점형 3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돌봄특별시 구현'이라는 미션을 수행 중이다. 돌봄을 매개로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연결망 구축과 부모·교사·지역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태경 거점3호 우리동네키움센터장은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놀면서 자란다"며 "아이들이 주도해 쉼과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구성했다"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 스스로 창의성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지역사회와 생태 친화를 위한 협력의 가치를 담은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들의 삶에 배움이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점 3호는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이 수탁운영하고 있으며, 센터장을 포함 1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곳 이용료는 1일 2천500원으로, 아이들의 간식비로 쓰인다. 급식은 희망할 경우 8천 원에 제공된다.
일시돌봄은 학기 중(월~금)에는 오후 1부터 8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긴급돌붐은 모두 오후 9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한달 이상의 정기돌봄은 원하는 요일,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의 일시돌봄 준비물과 유의사항은 개인 물병·수건, 손·발톱 정리다. 신나게 뛰어놀면 목 마르고, 땀 나고, 또 활발한 놀이를 하다보면 손·발톱에 의해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놀자'는 센터의 운영컨셉을 엿볼 수 있다.

센터는 지상 2~6층 규모로 실내 곳곳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의 주 출입구인 2층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에어샤워를 해야 한다. 친환경 LED 공기살균기가 설치돼 있어 천연 피톤치드 항균 바람으로 온몸을 소독을 한 뒤 입실하게 된다. 입·퇴실 시에는 태블릿(입·퇴실 등록시스템)에 아동에게 부여한 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보호자의 휴대폰으로 안내문자가 자동 발송된다.
시설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6층에 마련된 아픈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센터는 '아픈 아이 일시돌봄·병원 동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아이가 아플 때 급히 맡길 곳이 업고, 병원을 데리고 갈 수 없는 맞벌이 부부 등의 딱한 사정을 헤아려 시작했다.

아이가 아픈데 보호자가 직접 챙길 수 없을 때 센터에 상주하는 간호인력과 돌봄요원이 병원에 동행한다. 아픈아이돌봄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보호자가 올 때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에는 병상 개념의 침대 2개가 설치됐으며 인형, 쿠션 등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이가 병상에 머무는 동안 간호인력이 열 체크와 가정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 등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보살핀다.

아프지는 않지만 구강검진 등 평소 받아야 하는 일반 건강검진도 수검자가 요청하면 병원동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픈 아이 일시돌봄·병원 동행 서비스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병원 동행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병원 진료비는 이용자 부담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2층 몸놀이공간은 규모부터 남다르다. 아동들이 선호하는 놀이시설인 트램펄린(trampoline)이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중 처음 설치됐다. 또 2개의 벽면에는 암벽타기(클라이밍)를 만들었고, 미끄럼틀, 놀이매트 등을 갖췄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주태홍 학생은 "이 곳은 친구도 많고, 놀 공간도 많고, 쉬고 싶으면 쉴 수도 있다"면서 "처음에는 다른 학교 친구들과 서먹했는데 한명 사귀고 나니깐 자신감이 생기고 친화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3층은 열린놀이 공간으로, 편하게 쉴 수 있는 아늑한 공간과 도서, 보드게임을 갖추고 요리활동과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키움카페·공방·스튜디오를 갖춘 4층은 문화놀이터로, 아이들이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창작활동하는 공간이다.

키움카페는 아이들의 인기 공간이다. 이 카페에서는 병뚜껑이 화폐 역할을 한다. 집에서 병뚜껑을 모아오면 간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오렌지, 사과, 망도 등 과일 주스는 병뚜껑 2개, 후렌치파이는 병뚜껑 하나로 교환가능한데 최대 4개까지 제한했다.

또 3~6학년은 매니저를 맡아 카페를 직접 운영할 수 있다. 메뉴판, 음악 등을 바꾸기도 하면서 주도적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기회를 갖는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자연스럽게 재활용하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경제개념도 익히게 된다.

이날 키움카페 매니저인 배준서 학생은 전날 처음으로 매니저를 했지만 이용하는 학생이 적어 제대로 하지못한 아쉬움에 또 신청했다,

배준서 학생은 "평소 일반 가게의 매니저를 보면서 꼭 해보고 싶어 도전했다"며 "어제는 손님이 없어 한가했는데 오늘은 친구들이 많이 오길 바라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준서는 친구들에게 매니저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본 기자의 부탁에 "매니저가 인기 많아서 친구들이 이미 다 알고 있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돌봄과 예술교육을 결합한 거점형 키움센터 문화예술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예술교육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각 거점형 키움센터의 지역적 특성을 담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내 아동들에게 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서울문화재단을 연계해 발굴·운영 중이다.
지역 특화형 문화예술 교육 활동은 우리동네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을 이용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일상 속 예술을 경험하는 아동주도형 예술활동으로 운영된다.

거점형 종로센터에서도 지역별 차별화된 문화예술 돌봄 콘텐츠를 연구·개발해 지역 내 아동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종로구는 경복궁, 북촌, 한양도성 등 다양한 역사·생태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특화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는 건축학교 캠프 등을 운영했다. 건축학교 참여 학생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은 센터에 전시됐다.

거점형 키움센터는 주변의 일반형 키움센터의 돌봄교사를 위한 연수, 재교육도 실시한다.

종로센터는 올해 종로·서대문구 돌봄기관의 연합활동으로 문화예술창작활동과 아동주도형생태놀이 사업을 펼친다.

이태경 센터장은 "우리동네키움센터 거점형 사업을 하면서 초등돌봄을 하는 모든 기관과의 연계를 포맷으로 정했다"면서 "학교 초등돌봄 교실과의 협업을 위해 공문 들고 교육지원청을 찾아가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아동센터 등 돌봄정책을 관할하는 정부부처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목적이 같다면 모든 기관과의 협업은 돌봄서비스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돌봄특별시 구현을 위해 올해까지 우리동네키움센터(일반형, 융합형, 거점형) 282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 / 김금란·김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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