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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chatGPT에게 갑질을 질문해 보았다. "갑질은 다른 사람을 협박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불공평하거나 폭력을 동원한 행동으로, 피해자에게 정신, 감정, 심지어 신체에 대해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갑질은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으며, 법률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갑질은 심각한 문제이므로, 이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갑질은 개인 간 또는 조직에서 나타난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갑질은 업무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며, 수동적으로 만들어 생산성에 많은 문제점을 발생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권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힘센 사람이 권력과 자본이 없는 힘이 약한 자(者), 또는 몸뚱이 하나가 생활터전이 되는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 70대 경비원이 괸리소장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한 20대 입주민은 경비원에게 "개처럼 짖어봐라." "갈비뼈를 부러뜨린다." 등 폭언을 했고, 10분 단위 순찰, 인근 청소, 택배물품 배달 등의 요구를 했다는 뉴스 보도도 있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최악 '갑(甲)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시키는 대로 해야", "매일 갑일 수는 없으니 갑(甲)질도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해야지"라는 말들이 뉴스 지면을 채우고 있어 어안이 벙벙하다.

세상 밖으로 알려진 갑질은 몇몇 사례에 불과할 것이다. 직장인 79.5%가 자신을 을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갑과 을이라는 퇴행적인 문화가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갑은 우월적 지위를 무한정 누리려 하고 을은 억울하고 불리하더라도 자리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을사(乙死)조약이라 부르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아무튼 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횡포가 도를 넘어섰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익을 위해서 동업자라도 무례하게 대하고, 수치감을 느끼게 하는 폭언과, 대책을 세울 시간도 주지 않고 해결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폭력을 일삼는 것이 일상화 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대리점에 대한 상품 밀어내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사람들은 갑(甲)질 한다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유일자로 일회성 시간을 살아가면서 그에 맞는 품위와 격을 요구하고 요구받는다. 이를 품격이라 한다. 품격은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품위(品位)·기품(氣品)으로 인격을 만든다.

그런데 우리네 격은 어떠한가. 어느 날 힘센 갑이 나타나 갑(甲)질하면 인격은 무참히 짓밟히고 만다. 인격이 무참하게 짓밟히면 사람으로 살아갈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오죽하면 자살했겠는가. 갑도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 배우자와 가족도 있을 것이다. 가까운 친족과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갑질을 하는 것일까?

결코 가난한 자를 멀리하거나/오만한 권력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도록/내게 힘을 주소서./일상의 덧없는 영위에 내 마음 상하지 않게 하소서./그리고 사랑하는 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힘을 내게 주소서.

- 타고르, 『기탄잘리』 36.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결코 가난한 자를 멀리하거나/오만한 권력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도록/내게 힘을 주소서."라 했다. 오만한 갑의 힘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경제 민주화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을을 무릎 꿇리는 오만한 갑은 사람에 대한 격을 말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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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