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어느 부부 모임입니다. 술잔이 몇 순배 돌자 부부 사이에 있었던 최근의 갈등이 화제로 등장합니다. 한 아내가 대뜸 말을 시작합니다.

"이 사람은 내가 그렇게 생선회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한 번도 데려간 적이 없어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남편이 따집니다.

"아니, 당신이 언제 생선회가 먹고 싶다고 했어?"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런 내용입니다. 어느 날, 저녁을 먹는데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가까운 곳에 횟집이 생겼대."

"그래? 요즘 장사가 어렵다는데 잘되었으면 좋겠네."

며칠 후, 다시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오늘 횟집 앞을 지나는데 제법 차가 많던데?"

"장사가 잘되나 보네, 잘됐네."

다시 며칠이 지났습니다.

"여보, 내 친구가 그 횟집에 가서 먹어 봤는데 아주 괜찮대."

"주방장 솜씨가 괜찮은가 보네."

아내가 세 번이나 횟집을 가자고 언질을 주었지만 남편이 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다릅니다. '남자는 말을 마음속에 담고 여자는 말 속에 마음을 담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내들은 '남편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불평하고 남편들은 '아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남자는 사실만을 얘기하지만 여자는 공감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말을 들을 때는 문제지를 대하는 수험생처럼 대화하라고 합니다. 행간에 숨겨진 아내의 마음을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달 밝은 밤에 아내가 "여보, 참 달이 밝지?" 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남편은 "오늘이 보름이잖아. 그러니 당연히 달이 밝지" 하며 무안을 줍니다. 아내의 '달이 밝다'는 말은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거나 '당신과 커피 한 잔 하고 싶다'는 뜻인데 남편은 그 마음을 못 알아듣는 것입니다.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는 이처럼 다릅니다. '괜찮아'라는 말도 여자와 남자는 다르게 해석합니다. 여자의 말 '괜찮아'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음' '별로 안 괜찮음' '다른 조치를 취해 주기 바람'이라는 뜻이지만, 남자의 '괜찮아'는 정말로 괜찮다는 뜻입니다.

여자는 언어 특성상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을 즐기고, 남자는 생각나는 대로 얘기합니다. 여자는 간접화법을 사랑하고, 남자는 직접화법을 사용합니다. 여자는 감정에 예민하고 감성적이며, 남자는 외형에 예민하고 이성적입니다.

아내가 집안일을 남편한테 도와달라고 했을 때 남편이 대답이 없거나 꾸물대면 아내는 화가 나서 소리를 칩니다.

"당신, 한 번이라도 집안일을 도와준 적 있어?"

사실 이 말에는 '혼자서는 힘드니까 함께 해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한번'이라는 말에 감정이 상해 되받아칩니다.

"내가 한 번도 안 했다고? 지난달에 한 건 뭔데?"

그렇게 되면 문제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한 번 했느냐 두 번 했느냐를 가지고 기나긴 다툼에 들어갑니다.

부부 간에도 서로가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반응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하는 말 속에 숨어 있는 감정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하고,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그러나 정중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영혼을 안아 주는 것이며 '당신은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지인이 메일로 전한 이야기를 뼈대만 간추렸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봉사의 달인, 김문식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전국협의회장

[충북일보] "남 돕는 일이 좋아 시작했는데 벌써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었네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국협의회 김문식(63·사진) 회장은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말보단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19대 전국협의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봉사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2000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남들봉사회원을 시작으로 23년간 재난 및 취약계층 구호, 이산가족 지원, 위기가정 구호 등의 분야에서 약 1만10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간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 적십자 봉사원 대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대한적십자사 충북협의회 회장, 전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을 수십년간 이어온 계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시계방을 운영하며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남을 돕고 사는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자랐다"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금은방을 운영하며 밤과 주말에는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