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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정부는 지난해 11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나랏돈 3조원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300만 명에게 월 13만원씩을 지원한다는 것이지요. 2018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계획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언론은 민간기업의 근로자 임금을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선 공약에 맞추느라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놓고선 고용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세금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죠. 주목할 것은 수혜 대상인 소상공인과 영세기업들마저도 '불안감을 1년만 유예하는 미봉책'이란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정부는 이 대책이 한시적이긴 하지만 2018년 상반기의 집행 상황을 고려하여 하반기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추가 발표를 했더군요.

최저임금의 인상은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고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를 확대시켜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운 배경이지요. 그러나 감내할 수준을 넘어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고용을 줄이고 경제적 약자인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등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미 적지 않은 영세중소기업이 근로자를 줄이기 위해 무인기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계획이 시행되면 지원금을 받기 위해 종업원의 수를 30인 미만으로 낮추려는 영세기업도 많습니다.

지난해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만난 중소기업 사장인 지인 하나는 한숨을 토하더군요. 사업을 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야 할 것 같다고 풀죽은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평소 문재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여서 혹 반(反)문재인 발언이라도 있게 되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론을 펴던 그였습니다.

그의 불만은 최저임금 인상에 있었습니다. 소득 주도의 성장을 표방하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습니다. 더욱이 그것들을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과 기업생산성 향상, 경제성장을 함께 달성하겠다니 코미디라고 하더군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비용의 상승을 유발하여 일자리 창출은 어림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기업생산성의 향상은 일자리 증가와 맥을 같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못을 박더군요. 덧붙여 기업은 돈을 벌 가능성이 높아야 투자를 하는 것인데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은 기업의 돈 벌 기회를 빼앗아가므로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이었지요.

정부의 지원계획을 들추자 코웃음을 치더군요. 자신의 회사는 30인 이상의 회사여서 도움을 받을 수도 없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최저임금을 보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 오히려 반문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폭음을 하며 흥분해 토해 놓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사업에 문외한인 모두는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의 일로만 여겨지던 정부정책이 모두의 피부에 와 닿았던 것이지요. 때문에 일 년 동안 살아냈던 이야기로 어수선해야 할 분위기는 끝까지 침울했습니다. 참석자 서로 간에 분주하게 오가야 할 술잔도 그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울분에 찬 한 사람을 위로하는 송년회가 되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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