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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간디가 영국의 런던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식민지 출신의 젊은 학생을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이름의 교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점심을 먹기 위해 대학식당에 든 간디가 피터스 교수를 발견하고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간디를 슬쩍 곁눈질한 피터스 교수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같이 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네."

교수의 이야기를 들은 간디는 그다지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말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교수님. 제가 새가 되어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

졸지에 돼지가 되어 버린 교수는 자신을 놀린 간디를 골탕 먹이기 위해 며칠 후 치러진 시험에서 의도적으로 식민지 출신으로서는 해결이 어려운 매우 영국적인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그러나 간디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자, 간디를 불렀습니다. 그리곤 본인 수준에서 생각하기에, 쉽게 답하기 어려운, 앞뒤가 꽉 막혔다 싶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길을 걷다가 돈이 든 자루와 지혜가 든 자루를 발견했다네. 자네라면 어떤 자루를 택하겠나?" 간디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그야 당연히 돈이 든 자루죠." 교수는 혀를 끌끌 찼습니다. "나라면 돈이 아니라 지혜를 택했을 거라네." 그러자 간디가 말했습니다. "뭐, 각자 부족한 것을 택하는 것 아니겠어요?"

히스테리 상태에 빠진 교수는 간디의 시험지에 'idiot(멍청이)'라고 써 돌려주었습니다. 시험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간디가 말했습니다. "교수님, 제 시험지에는 점수는 없고 교수님의 서명만 있는데요?"

교수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또 다른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스승이 제자를 만나 물었습니다.

"가시 달린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예, 보았습니다."

"어떤 나무들이 있던가?"

제자는 자신이 본 가시나무를 나름대로 나열했습니다.

"탱자나무, 찔레나무, 장미, 아카시아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시 달린 나무 중 굵기가 한 아름이 넘는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못 보았습니다."

"그럴 것이다. 가시 달린 나무는 한 아름이 넘도록 자라질 못한다. 가시가 없어야 큰 나무로 성장해 집을 지을 재목이 될 뿐 아니라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가시 있는 나무는 쓸모가 별로 없느니라."

제자의 반응을 살핀 스승은 틈을 두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시 없는 사람이어야만 용도가 많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느니라. 가시는 남을 찔러 아프게 한다. 그리고 상처를 주어 피를 흘리게 한다. 나무에 가시가 없어야 다용도로 널리 쓰이듯, 사람 또한 입을 통해 나온 말의 가시, 손발을 통해 나온 육신의 가시, 욕심을 통해 나온 마음의 가시가 없어야 인류를 살려내고 우주를 개척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되느니라. 가시 있는 사람은 별로 쓸모가 없는 법이다."

간디를 골탕 먹이기 위해 골몰한 피터스 교수가 훗날 어떤 인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가시를 빼내어 훌륭한 석학(碩學)이 되었는지, 아니면 가시를 그대로 지닌 채 학생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저열(低劣)한 교수로 정년을 마쳤는지.

이 아침, 필자에게는 어떤 마음의 가시가 존재하는지 가만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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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