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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임상심리사인 야마노 유코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면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입버릇을 습관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경험이나 환경에 따라 말하는 습관의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인데, 부정적인 입버릇은 상담을 통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고, 그 결과는 당사자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그녀는 '입버릇을 바꾸니 행운이 시작됐다'는 자신의 저서에서 묻습니다. 최근에 "이거 진짜 맛있다"라고 말해 본 경험이 있느냐고. 그런 질문을 던지면 "그러고 보니 요즘 통 맛있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네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답니다. 특히 바쁜 일정에 쫓기는 직장인은 스케줄 중간 중간에 의무적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맛있다고 느낄 여유조차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는군요.

그녀는 그런 사람일수록 일부러라도 식사 중에 "맛있네"라고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충고합니다. 맛은 엄밀하게 혀가 아니라 뇌가 느끼는 것이어서 미각은 물론 여러 감각 기관에서 오는 정보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맛있다"와 같은 좋은 정보는 즉시 우리 몸과 마음에 생기를 가져오고 뇌 기능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지요.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때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네요" "육즙이 살아있네요" "냄새가 새콤달콤한 게 입맛을 자극하네요" 등으로 구체적인 맛을 표현하게 된다면 상대방의 흥미와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고 그에 따라 대화도 쉬워지겠지요.

그녀는 다시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러니까"와 같은 말을 자주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본인이 상대방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흐름 속에서 나오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상대방이 말하고 있는 도중에 느닷없이 끼어들어서는 "그러니까 그 말은 이런 거라는 이야기잖아" 하면서 말을 중단시키는 나쁜 입버릇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런 입버릇은 상대방에게 매우 실례되는 행동이면서 동시에 폭넓게 자라날 수 있는 대화의 가능성을 싹둑 자르는 우를 범하는 태도라는 것이지요. 마치 "당신 말은 정리가 안 된다. 나처럼 간결하게 말할 수 없어·"라고 지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두서없이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그 말 속에는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정과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점을 무시한 채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리한다면서 말을 중단시키는 행동은 아무리 상대방을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반감을 살 수밖에 없겠지요.

심리학에서 인지왜곡을 논할 때 나오는 관점 가운데 하나로 '흑백사고'가 있습니다. 이는 사물과 현상 모두를 가릴 것 없이 '흑' 아니면 '백'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러한 인지왜곡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주로 서둘러 결론을 내고 결과를 도출하려고 의도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래서" "정리해서 말하자면" 식의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흑과 백, 두 가지로 나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결론적으로"를 붙임으로써 흑과 백 이외의 다른 색을 배제해 버린다면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색깔들은 영영 볼 수가 없겠지요.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얻게 되어 고개가 저절로 끄덕거려집니다.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말이 버릇이 되어 일상을 지배한다는 것을 시나브로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그녀의 말대로 입버릇을 바꾸면 행운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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