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시간문제다. 탄핵을 피할 길이 없다. 국민의힘 역량으로는 탄핵을 막을 수도 없다.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추후 절차를 밟아 나가는 것이 헌법정신이다.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태생부터 결기란 게 없다.
***국민 역린 건드린 비상계엄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망동이었다. 비상계엄은 성공할 수도, 성공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계엄이라는 말만 들어도 증오의 언어가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국민들의 역린을 대통령이 건드렸다. 취임 이후 계속 위태롭던 대통령의 언행을 지켜봐 온 국민들에게 계엄선포는 너무 큰 충격이었다. 2024년의 대한민국에 비상계엄이라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헌법 제77조 1항에는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같은 헌법 조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비상계엄선포였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계엄선포에 대응하여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대통령이 선포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이렇게 될 줄 예상 못했단 말인가. 민주당과 야권 의석만으로도 과반수를 훌쩍 넘기 때문에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무얼 믿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인지 모르겠다. 과거의 군부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갈 작정이 아니었다면 설명되지 않는 이 대목에서 섬뜩하다. 그런 세상으로 회귀하자는 데 동의할 국민은 소수다.
비상계엄선포의 명분으로 내세운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에 찬성할 국민은 많아도 그 수단은 비상계엄이 아니어야 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부합되는 정상적 행정·사법 시스템에 의해야 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자체가 국가를 민주적으로 이끌 능력이 없다는 선언이므로 대통령 직 수행은 무리다.
비상계엄에 실패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내란혐의 피의자가 됐고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탄핵 여부에 의해 달라지겠지만, 머지않아 현직 대통령 최초의 수사 기관 출두 장면이 나오고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사태가 현실화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언제 탄핵 될지, 구속될지에 관계없이 대통령으로서 운명은 여기서 끝이다. 법적 대통령 신분으로서의 유·무죄와 합당한 처벌은 추후 관련 절차에 맞도록 헌법재판소와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나 정치적 대통령 신분은 12월 3일 밤 종료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차기 정권을 누가 잡느냐다. 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다. 민주당은 여러 범죄로 법원 재판을 받아 코너에 몰린 이재명 대표를 감싸기 위해 국회가 가진 모든 입법 권력을 총동원하여 무리수를 두며 많은 욕을 먹었다. 그런데 아닌 밤중에 비상계엄선포로 인하여 그야말로 기사회생 직전이다. 하루속히 탄핵을 성사시켜야 확정판결 전에 조기 대선을 치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말하지만 이재명 대표 판결 이후에 대선이 치러지도록 대통령 궐위 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질서 있는 그림이다. 한동훈 대표가 수시로 말을 바꾸며 대통령 직무집행정지, 탄핵, 질서 있는 퇴진을 오락가락한 본질적 이유이기도 하다. '한덕수 총리-한동훈 대표 공동 국정운영' 발언으로 욕망이 드러나 신뢰도 잃었다.
***절망적인 차기 대선 인물
어리석기만 한 비상계엄이었다. 대통령이 국격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절망적인 것은 차기를 노리는 인물들도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한동훈 대표,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에게서 윤 대통령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긴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