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쯤이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고 있다. 너무 요식화 되고 상투적인 문구여서 올해는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난 1년의 족적을 돌아보니 그 문구를 또 끄집어낼 수밖에 없다.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에 한줄기 빛을 남기고 선종한데 이어 노무현, 김대중 두 분 대통령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우리 사회의 거목을 연이어 보내면서 인생무상과 정치권력의 덧없음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팝의 황제로 반세기를 풍미했던 마이클 잭슨도 세상을 떴고 청주대 출신 여성 산악인 고미영 씨는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에, 직지원정대 민준영 등반대장과 박종성 대원은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에 청주와 충북과 대한의 명예를 심으려다 설산에 몸을 묻었다. 비록 그들은 만년설에 투신하였지만 도전정신 만큼은 한 송이 에델바이스가 되어 히말라야에 영원히 피어나리라… 신종 플루의 창궐은 참으로 걱정할 만한 일이었다. 겨울로 접어들며 기세가 한풀 꺾이긴 했으나 이 해괴한 바이러스는 지구촌의 곳곳을 강타하며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타미플루로 바이러스의 공격을 꺾고 부랴부랴 개발한 백신으로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잔여
기대와 우려 속에 미소금융이 출범했다. 언론들도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소금융재단 지점에는 서민들의 문의·상담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그 곳엔 씁쓸함이 있다. 서민금융기관을 표방한 미소금융에 서민들이 미소 짓지 않기 때문이다. 미소금융 설립 취지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방에선 더욱 그렇다. ***재단 설립 취지 제대로 살려야최근 미소금융에 서민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75%가 자격 미달이라고 한다. 신용등급, 사업자등록 기간, 일정비율의 자기자금 보유 등 이런 저런 사유로 대출수혜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소금융을 찾는 고객들 상당수는 일반 금융기관에서 배척된 사람들이다. 당연히 기대와 희망을 갖고 찾았을 게다. 그런데 상담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슨 생각을 하며 돌아갔을까.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미소금융에 도움을 청하는 이들도 한때는 경제적·심리적으로 건강한 시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귀책사유든, 사회적 요인이든 지금은 소액의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다. 심하게 말하면 우리 사회에서 소외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또 있다. 미소금융은 저신용·저소득층에 자활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신라와 백제의 전투가 잦았던 보은지역엔 유달리 산성이 많다. 사적 제235호인 삼년산성을 비롯하여 노고산성, 문암산성, 백현산성, 태봉산성, 관기산성, 매곡산성, 주성산성, 호점산성, 국사봉산성, 노성산성, 동학대도소 산성, 벙어리산성, 다라니보루 등 14개의 크고 작은 산성이 보은을 둘러싸고 있다. 이런 산성을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산성 마케팅은 보은의 역사도 알리고 경기도 부양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보은의 강점을 사장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보은의 산성중에서 중심이 되는 산성은 역시 삼년산성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일보직전서 복원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으나 여전히 대기상태인 잠정목록에 올라있다. 보은읍 어암리에 있는 삼년산성은 현존하는 삼국시대 성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다. 다른 곳에서 성을 쌓을 때, 삼년산성은 늘 그 기준점이 되었다. '삼년산성이 몇 자 몇 치이므로 이에 준한다' 고 근거를 삼았다. 성벽을 보면 그 웅장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구들장처럼 납작한 현무암 계통의 돌을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가로 세로로 엇물려 쌓았다. 안쪽 바깥쪽 모두가 돌이고 가
지난 한주 매우 추웠다. 산과 들도, 강과 바다도, 하늘도 꽁꽁 얼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의 열기는 강추위 속에서도 뜨겁다. 해병대에 입대하려는 지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젊은 시절을 보다 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란다. 요즘 군대에 가지 않으려 애쓰는 젊은이들도 있다. 그래서 고생을 사서하겠다는 모습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안보가 유지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겠다. ***강한 정신과 몸이 최고 경쟁력'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말이 있다. 해병대의 대표적 표어로 해병대 의식 구조를 한 마디로 웅변하는 말이다. 해병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 명예를 잊지 말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해병대 정신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문구는 또 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병 교육훈련단 입구에 이런 표어가 걸려 있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강한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해병대는 100% 지원자로 구성된다. 그래서 해병대 특유의 교육훈련·전우애·충성심 등을 표현하는 용어들이 유난히 많다. 모두 자기 자신이 해병대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내포하고 있다. 해병대는 징집제 군대다. 그래서 해병대에…
보은에 사는 시인 송찬호 씨가 드디어 일을 냈다. 창작문화의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93년 교보생명의 창업자인 대산 신용호(1917~2003)가 제정한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대산문학상 시 부문에서 송시인은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으로 큰 타이틀을 따냈다. 그의 작품은 최종심에서 백무산, 나희덕, 김기택, 정희성 등 한국 시단에 내로라는 중진들과 겨룬 끝에 올해의 수상자로 결정됐다. 시상금 3천만 원도 짭짤하지만 그보다도 수상작이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다는 점이 더욱 매력을 당기게 한다. 이미 그의 시가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이름 있는 문학지에 소개되고 하버드 대학의 한국문학 교재에 실린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번역되어 외국에 알리는 일은 이번부터 추진되기 때문이다. 보은 관기리에서 살고 있는 그는 시골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써 세계화에 앞장서게 되었으니 보은 차원을 넘어서 충북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대산 문학상 시 부문 역대 수상자를 보면 송 시인의 중량감이 상대적으로 느껴진다. 1993년, 고은 씨를 필두로 이형기, 황동규, 정현종, 김춘수, 신경림, 황지우, 최
내가 운전을 시작한 것은 1988년 여름부터다. 21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 사고도 냈다. 주로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 원칙무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차량 성능에 관한 기본 상식 부족도 또 다른 원인이 됐다. 운전과 속도는 불가분의 관계다. 운전을 잘 하고 못하는 것은 속도 조절과 아주 큰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속도는 사고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국가 정책 시행도 마찬가지다. ***거시적 합의 필요한 세종시새 정권이 들어서면 국가 장래를 위한 각종 정책들이 세워진다. 그러나 너무 급한 추진으로 곧잘 불협화음을 내곤 한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일부 정책들도 여기저기서 충돌을 빚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시가 있다. 세종시 함수의 변수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 중 속도란 변수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온 정치권이 세종시 속에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니 세종시 여론 공간 속으로 들어간 셈이다.참여정부 시절 정책 시행은 곧잘 자동차 운전과 비교되곤 했다. 주로 '과속정책'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문가의 말을 빌면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조건은 대략 세 가지다. 첫째, 자동차의 성능이다. 둘째, 운전자의 속도적응능
선조의 얼이 담긴 문화재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문화재 보존은 우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유형문화재는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그 형체를 간직하고 있는데 반해 농악, 춤, 줄타기, 농요, 탈춤 등 무형문화재의 상당수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그 명맥을 잇기가 힘들어졌다.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아 전승 지원금이 지급되는 분야는 그런대로 계보를 잇고 있으나 농촌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민속은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충북의 곳곳에도 소중한 민속이 존재하고 있으나 극심한 이농현상과 농업인구의 노령화로 이를 이어갈 젊은 세대가 거의 없다. 지난 1972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탄금대 방아타령'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중원 마수리 농요'는 기능 전수자인 지기선 씨가 타계하여 보존과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는 전수관이 건립되어 있고 농요의 가락도 채보되었지만 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별로 없다. 그나마 지난해 동영상 작업을 한 것이 천만 다행이다. 1975년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영동 설계리 농요'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능 전수자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는 통에 농요의…
세종시 정국이 꼬여만 가고 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 지사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종시 원안추진에 도지사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해 왔다. 주민과 약속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현직 도지사 3명이 중도 사퇴했다. ***세종시는 충청권 전체의 문제이완구 지사의 사퇴는 충청권의 세종시 수정 반대 여론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파장도 적지 않다.그러나 역설적으로 세종시 해법의 새로운 변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세종시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더 어려운 길로 빠져들 공산이 높아졌다. 향후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여권 내 움직임도 혼란스럽다. 일부 의원들은 세종시로 인해 지방의 기업·혁신도시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수정 추진 반대 목소리의 내부 표출이다. 정부의 발언도 혼란스럽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세종시 정부부처 이전과 관련, "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성의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은 과연 몇 부가 발행되었을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20여부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는 게 서지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1234년에 인쇄된 고려 첫 번째 금속활자본인 '고금상정예문'의 발행부수가 28부인 점을 감안하면 '직지' 또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만약 수백 부를 발행하였다면 오늘날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직지 찾기 운동이 훨씬 탄력을 받고 직지의 발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터인데 불행히도 당시의 직지 간행부수는 그리 많지 않아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직지 하권 외에도 또 다른 직지 상·하권의 존재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마치 한강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충북참여자치연대의 전신 격인 청주시민회에서는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직지 찾기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으나 직지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전국 각 사찰을 누비고 여러 도서관을 섭렵했으나 직지는 아직껏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몇몇 인사는 중국까지도 탐방하면서 직지 찾기에 나섰으나…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원래 그렇다'는 표현이 있다. '고부관계라는 게 원래 그런 거야', '정치가들은 원래 다 그렇잖아'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얼핏 위로의 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아주 무책임하다.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런 곳이라는 뉘앙스가 속에 숨겨져 있다. 자기합리화와 자조의 깊은 함정이다. 결국 자신과 상대방을 함몰시키는 무서운 말이다. ***원안추진의 결정적 근거 충분세종시 문제가 연일 시끄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 변경에 대한 사과도 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들끓는 아우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충청권 주민들은 분노 상태다. 세종시를 찾은 정운찬 총리는 계란세례까지 받았다.왜 그럴까. 세상 이치가 원래 그런 것이어서 그런가. 아니다. 원래의 세상 이치를 무시한 결과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노는 신뢰가 무너진 충격에서 비롯되는 감정 표출이다. 신뢰는 아주 중요하다. 세종시 문제는 '원래 그렇잖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원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도 그렇다. 원래부터 위인이었던 사람은 없다. 원래부터 살인자였던 사람 역시 없다. 세상이치가 그렇다. 세종시 건설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3대 읍성하면 서산 해미읍성, 고창읍성, 순천의 낙안읍성을 꼽는다. 세 읍성의 공통점이라면 왜구를 막기 위해 해안가에 축조된 평지읍성이라는 점이다. 이중에서 고창읍성은 읍성으로서의 고색창연한 멋과 맛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조선 세종 때 축조되기 시작하여 단종 때 완공된 고창읍성은 길이 1684m, 높이 4~6m 크기로 없어진 청주읍성과 규모가 비슷하다. 축성당시 여인들이 성 돌을 머리에 이고 날라 성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도 성 돌을 이고 성을 도는 성 돌이 행사가 재현되고 있다.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를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고창읍성은 성 둘레 전 구간과 성내의 여러 관아시설이 완전히 복원되었다. 3개의 문에는 성문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며 보호하는 옹성(甕城)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고 대나무 해자(垓字:적병의 침투를 막기 위해 성 둘레에 파놓은 연못)가 특이하다. 6개의 치성(雉城:성의 돌출된 부분)도 잘 남아 있다. 읍성은 평지성과 산성이 결합된 형태이다. 이 성도 정유재란과 동학농민운동 당시 불에 타 많은 부분이 소실된 것을 1976년 거의 원형에 가깝게…
"지역 인재가 지역 발전을 이끈다."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지역 출신 인재들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대두된 지는 오래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은 없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엊그제 발표한 공무원 지역추천제 확대방안은 눈길을 끈다.***지역인재가 지역을 키운다지역인재 공무원 추천채용은 바람직하다. 의미를 넓히든 좁히든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의 제도개선이 우선 눈에 띈다. 행안부는 2010년부터 선발직급을 현재의 6급에서 7급으로 낮췄다. 추천요건도 학과석차 상위 5% 이내에서 10% 이내로 완화했다. 수습기간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매년 50명이던 선발인원도 60명으로 20% 늘렸다. 대학이나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충북도내 대학들의 취업경쟁력은 허약한 편이다. 전국 지방대학들이 거의 비슷하다. 각 학교별로 취업률 높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충북의 경우 국립대인 충북대의 지난해 순수취업률은 59.7%였다. 정규직 취업률은 41.8%로 훨씬 낮다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행간을 거닐다보면 인류문화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걸출한 두 여인을 발견하게 된다. 한 분은 '직지'의 간행 당시 발간 비를 부담한 비구니 묘덕(妙德)이요, 또 한 분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서가에서 '직지'를 찾아내 세상에 알린 재불 학자 박병선 박사다. '직지'의 간기에 보면 시주 비구니 묘덕(施主 比丘尼 妙德)이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책의 편찬은 백운화상의 제자 석찬, 달담이 담당하였지만 그 출판 비는 비구니 묘덕이 댔다.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을 여자가 해냈으니 가히 여장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직지'하면 우선 백운화상을 떠올리고 이 책을 편찬한 석찬, 달담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직지'의 탄생은 한 두 사람의 공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합작에 의한 것이고 막대한 출판 비를 댄 한 비구니의 시주에 탄력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어미자를 깎은 장인이라든지 쇠를 다루는 주물공, 활자를 다듬고 짜 맞추는 식자공과 조판공, 한지를 만든 장인, 출판용 유연묵을 생산한 장인 및 인쇄 제본공 등 수많은 사람들이 호흡을 맞춘 결과 인류
대한민국 행정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세종시가 그러더니 행정구역 개편이 그렇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주 6개 지역 16개 시·군을 행정구역 자율통합 대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두 곳을 제외했다. 행정구역 개편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했기에 이런 실책이 나왔는지 개탄스럽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참 웃긴다. ***여론조사가 능사는 아니다행정구역 통합은 해당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쉽다. 갈등 유발 요인도 많은 사안이다. 당연하다. 수십 수백 년 간 따로 형성된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분명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일 처리는 졸속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통합을 주도하는 행정안전부의 업무처리능력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당연히 행안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달 통합 건의 지역을 대상으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벌였다. 찬성이 50%를 넘지 않더라도 반대에 비해 현저히 높으면 통합을 추진한다는 선정 기준도 만들었다. 통합 대상을 늘리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기준이다.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다. 정부 방침을 존
단풍이 곱게 물들고 대추가 빨갛게 익어갈 때면 보은 사람들의 마음이 설렜다.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 미어지고 대추를 팔아 시집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추 수확기에 비가 내리면 보은 처녀들은 눈물을 흘렸다. 수확량이 줄어들어 혼수를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구한 날, 속리산과 대추에 목줄을 대고 살아온 보은 사람들이다. 1960년대까지 보은에서 속리산을 오가는 유일한 차량은 '쓰리 쿼터'였다. 물론 승합차도 있었으나 운임이 비싸 보은 사람들은 주로 쓰리 쿼터를 이용하였다. 미군이 쓰다버린 쓰리 쿼터를 적당히 수리하여 쓴 것이다. 쓰리 쿼터는 4분의3톤을 일컫는데 사람들은 일본식 발음으로 그냥 '쓰리꼬다'라 불렀다. 이 차를 타려면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발판이 있기는 하나 너무 높아 부녀자나 아이들은 밟고 올라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자동차 바퀴를 발판삼아 밟고 올라탔다. 양쪽으로 좌석이 있기는 했으나 늘 콩나물 시루여서 좌석 차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흔들리는 차량 속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속리산을 찾았다.그 후에는 버스가 운행되었다. 전세버스도 꼬리를 물었다. 속리산은 수학여행 단골코스였으며 이름난 신혼 여행지였다. 버스는 말티 앞
11월11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뭘까. 아마도 신세대들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공식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을 한자로 풀면 흙 토(土)가 두 번 겹친다. 땅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과 깊은 연관성을 느끼게 한다.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사철학 실천의지의 발현이기도 하다. ***농업은 가꿔야할 생명산업 농사는 하늘이 허락한 우리의 생업이다. 계절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농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다. 땅과 함께 하는 농업인은 어떤 경우라도 자만하지 않는다. 천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저 묵묵하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면서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 농자천하지대본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한다. 현대는 산업화와 공업화가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농업의 뒷받침이 없다면 한낮 사상누각이다. 농업은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식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모든 생활의 기초다. 따라서 인간이 돌아가야 할 최후의 보루는 농업이다. 그런데 그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 아니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유한식 연기군수와 나는 충북대 축산학과 69학번 동기동창이다. 대전고를 졸업한 그는 농촌재건과 낙농입국의 원대한 꿈을 안고 충북대 축산학과를 지원, 수석 입학하였다. 그는 공부벌레였다. 공부이외에는 캠퍼스내의 다른 일들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학내 카니발이나 여학생과의 미팅 등에도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축산학과에는 실습동과 목장이 있었다. 목장에서는 젖소, 돼지, 닭, 꿀벌 등 가축을 키웠고 실습동에는 목부나 가난한 수재들이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며 면학에 열중하였다. 학생 유한식 역시 가난한 천재였다. 늘 학과에서 1등을 차지했으므로 등록금을 면제받았다. 벌어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그는 온기가 전혀 없는 실습동 냉방에서 오기로 황소바람을 맞으며 혹한을 났다. 석유를 살 정도의 형편이 못 된 그는 사각의 나무틀을 짜서 그 안에 60촉 백열등을 넣고 그 온기로 겨울 추위를 이겨냈다. 주위에서 몸이 상한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4년 내내 이 무정한 실습동에서 4번의 겨울을 났다. 그는 대통령상을 받으며 축산학과는 물론 충북대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농업기술원에 입사하여 농민의 벗으로 젊음을 불태웠다. 물론 공직 말년에는 연기군 농업기술원장을 지
최근 정치권 최고의 화두는 세종시다. 그리고 약속(約束)이다. 단적으로 말해 세종시와 관련된 약속이다. 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연말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올라 폭풍전야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 추진을 재확인함에 따라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갈등의 중심축에 '세종시 약속··이 있다. 원안 이행과 수정을 놓고 크게 한판 벌일 기세다. 약속은 늘 진정성이 문제다. ***국가와 국민간 실천 약속세종시 문제는 이미 충청도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문제로 확대됐다. 그런데 세종시에 대한 원안 건설 확신보다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정치권 스스로도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세종시 건설은 국민 누구의 계획도 아니다. 정치권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그 결정을 번복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론분열과 정치불안을 운운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정략적 접근이 계속돼선 곤란하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대부분 정부와 정치의 불신에서 비롯된다. 불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서 온다. 국민의 신뢰도 추락은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킨다. 당연한 일이다. 세종시 건설은 국가와 국민간의 약속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1960년대~1970년대에 펼쳐진 새마을 운동은 제 3공화국의 국정 기조이자 철학이었다. 국민소득 200달러의 문턱에서 보릿고개를 힘겹게 오르내릴 때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펼치던 농촌부흥 운동이 바로 새마을 운동이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는 정확하게 새벽 6시만 되면 동네 스피커로 울려 퍼지며 고단한 농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 기상나팔 소리와도 같은 이 노래를 들으며 국민들은 새벽청소를 했고 재건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직장들은 출근길을 서둘렀다. 인사말조차도 '재건합시다'라고 나누었다. 아이들은 일정한 곳에 집합하여 향우반 별로 등교했다. '먹뱅이(묵방리)' '바람불이(풍취리)' 깃발을 앞세운 아이들은 좌측통행을 하며 질서정연하게 학교 길에 나섰다. 이 운동은 농촌에서만 전개된 것이 아니라 도시나 공업지대에서도 동참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교통질서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스티커를 떼는 것이 아니라 다음 위반 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사각의 통 속에서 벌을 받았다. 미니스커트는 무릎 위 30cm이상은 안 된다 하여 지나가는 아가씨의 노출된 부위를 경찰관이 재었고 바리깡을 든 경찰관은 장발족을 붙잡아 정수리에다 고속도로를 내주
내일은 10·28 재보궐 선거일이다. 선거 때마다 한 번쯤은 유권자를 칼럼 주제로 삼고 있다. 선거는 유권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충북 중부4군(증평·괴산·진천·음성)에서도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문제는 유권자 의무 이행 여부다. 선거에서 투표는 유권자 모두가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 나가야 할 의무다. 하지만 말뿐이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권자들이 선거를 바꾼다선거 제도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민주주의가 이룩해 낸 가장 큰 쾌거이기도 하다. 그 쾌거의 중심에 유권자가 있다.선거는 현대 민주정치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다. 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깊은 이해와 함께 올바른 참여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타락한 입후보자와 조롱당한 유권자들이 그렇다. 선거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사람을 선출하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의 높은 안목과 비판정신은 필수적 요소다. 더불어 활발한 참여의식은 기본이다. 유권자들은 우선 정치 무관심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투표에 참여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선거는 투표로 완성된다. 투표는 국민의
충북의 가을은 단양으로부터 시작된다. 소백산 정수리에 내려앉은 가을은 이내 하산을 하며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들어낸다.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등 단양팔경도 가을 옷으로 갈아입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호반 억새밭으로 부는 소슬한 가을바람은 자연과 역사를 연주하며 삶에 지친 나그네의 여수(旅愁)를 슬며시 보듬어 앉는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금수강산이지만 이중에서도 역사문화와 자연경관이 가장 잘 결합된 곳을 손꼽으라면 주저 없이 단양을 꼽게 된다. 예로부터 '울고 갔다 울고 온다'는 단양. 단양 군수, 현감이 이곳으로 발령을 받으면 궁벽한 산골로 쫓겨 간다는 말에 울고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면 정든 산천과 이웃을 못 잊어 또 울고 나온다는 단양이니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파도를 더 한다(別淚年年添綠波)'는 정지상(鄭知常)의 시구가 비단 대동강에서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월 영춘에서부터 경기도 두물머리(양수리)에 이르기까지 갈지(之)자 양반걸음으로 천리 길을 느긋하게 걷는 남한강은 상류에서부터 절경을 빚고 문명의 지문을 무수히 찍어나갔다. 절경은 다름 아닌 단양팔경을 일컬음이다.…
세종시 논란이 본론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치권 논란은 심각하다. 지난 주 충남 연기군에선 대규모 군민집회와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상가철시와 등교거부 등 극한 투쟁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여론의 추이만 살피고 있다. 논란의 본질은 세종시 원안 수정이다. 그러나 충청권 주민들은 여야 정치권이 여론 수렴을 통해 합의한 원안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국민과 약속한 국책사업세종시 신세가 참 우스워졌다. 그런데 섭섭해 할 겨를도 없다. 청와대가 속내를 드러냈다. 말은 다르지만 결론은 세종시 원안 수정이다. 충청권에 섭섭잖은 보상을 하겠으니 잠자코 있으란 의미도 내포돼 있다. 세종시 논란은 이제 주변에서 맴돌던 논란이 아니다. 본론으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모순이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수정안이 가능하려면 지난 2005년 국회에서 통과된 행정중심도시 특별법이 폐지돼야 한다. 세종시 원안 추진은 또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내건 공약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차질 없는 건설을 약속했다. 그런데 수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정치권이 충청권을 달래는 사이 청와대는 뒤에서 수정 작업을 벌여 온 셈이다. 지금 진행되는 상황
10월은 여러 문화행사가 달력의 행간을 빼곡히 점령하고 있다. 국군의 날, 개천절, 추석연휴, 한글날 등 국경일, 기념일, 명절, 시·군 축제 등이 징검다리처럼 펼쳐진다. 예전에는 쌍십절, 유엔 데이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달력에서 사라졌다. 가을걷이가 얼추 끝나가는 데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문화행사를 삶의 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문화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것도 인간의 욕망 중 하나다. 그래서 정부는 10월을 숫제 문화의 달로 정했다. 10월이 문화의 달이라는 점과 10월 20일이 문화의 날(2006년부터는 10월 셋째 토요일로 옮김)이라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어도 10월10일이 '문화원의 날'이란 사실은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문화원의 날을 아십니까"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거나 "그런 날도 있었나요"라는 신통치 않은 답변을 듣게 된다. 이는 평소 문화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전국에는 224개 지방문화원이 있고 이를 한데 묶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결성되어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지난 2007년 10월10일 문화비전을 선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를 앞두고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충북에선 두 곳에서 통합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청주·청원은 10년이 넘었다. 괴산·증평은 최근 촉발됐다. 행정구역 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최우선 가치는 여전히 주민의사다. 본란을 통해서도 여러 번 강조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은 지역일수록 주민의 정확한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니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 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통합 선언이 잇따랐다. 선언적이긴 해도 개편 논의는 활발하다. 충북에서는 어제(12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주관 간담회가 열렸다. 행안부는 이 자리에서 지방의원들에게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인센티브 등 자율통합 지원계획, 정부의 여론조사 등 향후 절차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재 이런저런 안을 내놓고 있다. 결정된 것 없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큰 줄기는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를 묶어 60~70개 정도로 광역화하자는 것이다.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 편의성 강화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자는 논리다.나는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에 총론적으로
구석기시대 채집경제에서 신석기시대 농경문화가 열리게 된 것을 관련학계에서는 신석기 혁명(Neolithic Revolution)이라 부른다. 선사인들은 이 시대부터 일정 지역에 정착하며 벼농사를 지은 것이다. 그 흔적들은 세계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고 있다. 중국 양자강 유역의 하모도, 회하 유역의 가호, 강서성 선인동, 호남성 옥섬암 유적에서 8천년~1만2천 년 전의 볍씨가 나온 바 있다. 종전에는 한반도로의 볍씨 전래가 인도나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았는데 지난 1997년 청원 옥산 소로리에서 충북대박물관 이융조 교수의 발굴조사로 1만3천년~1만5천 년 전의 볍씨가 출토됨으로서 종전의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볍씨의 전래설과 달리 한반도 자생설을 내놓게 되었다. 이처럼 쌀은 인류의 영원한 먹을거리다. 전 세계적으로 쌀을 먹는 인구가 60%에 달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전쟁원인 중 상당수가 먹을거리 확보에 있다. 기름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먹지 않고는 살 재간이 없다. 중국의 역대 왕조는 북방의 흉노족이 늘 골칫거리였다. 툭 하면 중원(中原)을 침입하여 약탈을 일삼았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진시황 때부터 만리장성을 쌓으며 흉노족의 침입을 막았고…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