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CCTV 드라마 채널에서 '무릎팍 도사'란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됐다. 지난해 10월29일 밤 11시 국내 모 방송에 방영됐던 대문호 황석영이 출연했던 오락프로의 재방송이었다. 방송 프로그램의 재미를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황석영의 '작가는 시정배라고 생각해요'란 말의 의미를 곱씹기 위해서다. ***시정배의 의미가 깊은 이유화면 속 황석영은 개그맨 강호동 앞에 주저 없이 앉아 있었다. 시청자 입장에선 다소 어색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불편함은 사라졌다. 개그맨 3명과 죽도 잘 맞았다. 격의도 없었다. 시시껄렁한 연예 잡담이 관심사가 아니다. 전하려는 메시지는 황석영의 말 속에 배어 있는 작가론이다. "작가는 시정배라고 생각을 해요. 시정 사람들 속에 있는 거야, 같이. 시시껄렁한 일상을 살고 글 쓰는 데만 엄정함을 유지하고, 일상이라든가 자기 자아라든가 이런 건 그냥 열어놓는…. 나도 사실 광대거든."시정배란 말이 머릿속에 꽝하고 꽂혔다. 그리고 고민에 쌓였다. 이 말이 갖는 보편적 부정성 때문이다. 그동안 각인돼 있던 황석영의 이미지는 이 말 한 마디에 무너져 내렸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존경과 경외의 대문호…
한국노래를 대표하는 아리랑은 전국적으로 수도 없이 존재한다. 긴 아리랑을 비롯하여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이 가장 많이 불러지고 있다. 이외에도 수 백 종을 헤아리는 노랫말의 변종까지 합치면 우리나라의 아리랑은 수천 곡에 이른다. 게다가 아리랑 곡조를 골격으로 하는 요즘의 창작곡까지 합치면 그 숫자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우리나라가 아리랑의 천국임에도 국토의 중심부에 있는 충북에 아리랑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어찌 아리랑이 없었을까. 아리랑 역시 민초의 애환을 담은 농요일진대 충북에서 실종된 것일까, 아니면 애당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러한 의문의 해답은 의외로 충북인의 이민사에서 찾아졌다. 1938년, 만척주식회사는 충북에 사람을 파견하여 이주민을 모집하였다. 일제의 침탈에 멀미가 난 사람들은 조밥이라도 실컷 먹어볼까 해서 정든 고향을 떠났다. '북간도의 감자는 물동이만 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도 나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때 180세대가 만주로 향했는데 대개 청주, 청원, 보은, 옥천 사람들이었다. 이중 왕청현 대흥구로 1백 세대가 가고, 80세대는 두만강에서 20여리 떨어진 양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태풍이나 눈, 비, 바람 등으로 인한 자연 재앙을 별로 겪지 않는다. 경관도 수려하다. 물론 물도 맑고 공기도 좋다. 그래서 종종 '천혜의 고장' '복 받은 땅'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그러나 주민 삶의 질이나 소득수준 등 다른 조건들을 따져보면 아주 달라진다. 그리 자랑할 만한 것들이 없다. ***○○하면 ○○시·군 떠올라야충북은 우선 지역 특성상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제한받는 곳이 많다. 그러다 보니 각종 규제에 묶여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각종 공장 유치·설립이 어렵다. 산은 높고 골은 깊어 곡창지대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 기여도도 아주 낮다. 산업의 중심에 서야 하는 인구 역시 많지 않다. 고령화 진입 속도까지 아주 빠르다.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곤 인구수가 자꾸 줄고 있다. 지자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인구 비상사태라 해도 틀리지 않다. 대한민국 출산율은 1.2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홍콩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8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될 전망이다. 충북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경제·사회적 활력을 잃게 한다. 노인 의료·복지비 급증에 따른 재정악
랜드 마크(Land Mark)란 특정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말한다. 본래 경계 표시를 의미하는 랜드 마크는 탐험가등이 특정지역을 이동하는 중에 출발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표식을 해 둔 지리학상의 상징물을 일컫는다. 선사시대 우리나라의 랜드 마크는 선돌과 고인돌이었다. 그중에서도 선돌은 경계를 표시하며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3천 년 전, 청동기 시대에 이정표 구실을 한 선돌은 그동안 많이 없어졌으나 아직도 상당수가 남아 오가는 길손을 손짓하고 있다. 역사시대로 접어들며 선돌의 기능은 솟대나 돌장승, 나무장승, 서낭당 등으로 이어진다. 장승이나 서낭당이 보이면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장승과 더불어 교차로나 길가에 있던 주막(酒幕)은 만남과 약속의 장소였다는 점에서 랜드 마크의 기능을 일부 수행했다. 충주 달래 강가에는 유주막(有酒幕)이라는 유명한 주막이 있었다. 용수를 씌운 깃발은 문패와 번지수를 대신했다. 조선시대부터 서울의 랜드 마크는 숭례문이었으나 근대로 접어들며 남산타워가 그 반열에 올랐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그 국가나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는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구조물로 대변되는데 공통적인 점은 거의가 역사성을
참 신통방통하다. 귀신 용병술이 또 통했다. 어쩌면 이렇게 정확할 수 있을까. 김인식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예찬이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한국시간) 한국 대표 팀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진출시켰다. 사상 처음이다. WBC 결승행은 김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用兵術)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표 팀의 투타 전력은 3년 전 1회 대회 팀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결승에 올랐다. ***김인식 감독 용병술을 배우자한국 대표 팀은 미국 다저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서 선발로 나선 타자나 대주자 등 모두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김 감독의 용병술 덕이다. 김 감독은 승부처마다 흐름을 바꿨다. 상대 전략을 훤히 꿰뚫어보는 듯 했다. 수 싸움은 귀신같았다. 기발한 수 싸움은 지난 18일 일본전에서도 나타났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선발 엔트리 구성은 단적인 예다. 용병술은 전쟁에서 군사를 지휘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나 기술을 말한다. 운동 경기에선 선수를 부리는 기술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제 아무리 잘난 주연 명배우라도 조연이 없으면 가치가 없다. 주연과 조연이 제대로 어울려야…
진천~청주 분지를 가로 지르는 미호천(美湖川)의 발원지에 대해선 포털 사이트 백과사전에 탑재된 내용이 제 각각이어서 어느 것이 맞는 답인지 아리송하다. 다음(daum)에서는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普賢山)에서 발원한다고 돼있고, 야후(yahoo)에서는 진천 광혜원 무제산(武帝山) 등과 음성 가엽산(加葉山) 등지에서 흘러나오는 지류가 만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느 기록에서는 음성군 생극면과 충주시 신니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부용산에서 발원한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 대해 송태호 청주삼백리 답사대장은 "부용산은 금강수계라기보다 한강수계라"며 "답사결과 음성 망이산 옹달샘에서 발원한 성산천과 칠장사 계곡에서 내려오는 칠장천을 미호천의 발원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나 조선시대도 아닌데 국가하천인 미호천에 대한 기록이 서로 다른 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음성, 진천에서 발원하여 구릉지대의 고만고만한 산허리를 감돌아 진천~오창~청주 분지에 기름진 땅을 남겨놓고 서남행을 하는 미호천은 진천, 청원, 청주사람들의 젖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충청도 양반걸음을 닮았는지 급할 것도 없다는 듯 갈지(之)자 모양으로 서행을 한다. 상류에서는 백곡천
최근 충북 제천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지난달엔 석면 공포로 몸살을 앓았다. 이번엔 에이즈 공포다. 에이즈 감염자인 20대 택시운전사가 수많은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에이즈 감염자는 통상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기피한다. 그러나 제천의 20대 택시운전사는 달랐다. 세상에 복수하듯 여성들에게 무분별한 성 접촉을 시도했다. ***숨겨서 해결될 일 아니다이 택시기사가 성관계를 맺은 여성은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와 가정주부들이다. 대부분 에이즈 감염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 여성의 신원파악이 쉽지 않다. 다만 보건소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에이즈 검사 장면만 목격될 뿐이다. 2002년에도 전남 여수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 에이즈 감염자 2명이 수많은 남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난리가 났다. 소동은 한동안 계속됐다. 2006년에는 동성애자인 남자 에이즈 감염자가 "세상을 저주한다"며 동성애자 7명과 성 접촉을 해 구속됐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계속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에이즈 감염자의 강제 격리나 검사가 인권 침해라는 이유에서다. 현행 에이즈예방법은…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떠난 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 가소/ 도토리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 구나 발달재의 금봉이야" 1948년 박재홍이 불러 히트한 '울고 넘는 박달재' 2절 노랫말이다. (반야월 작사, 김교성 작곡) 박달도령의 장원급제와 다시 만남을 비는 금봉이의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마을 어귀나 산모퉁이에 있던 서낭당은 마을의 안녕과 풍년농사 및 각자의 소원을 빌던 곳이다. 하루하루가 고달팠던 민초들의 마음속에는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는 서낭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서낭당은 노랫말이나 소설의 소재가 되어 자주 등장했다. 민초들의 생활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 순이는 기쁨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쏜살같이 고개를 달음질쳐 내려왔다. 다시 언덕을 뛰어서 집을 향해 올라올 때 순이는 성황님, 성황님, 하고 부르짖었다. 이 모든 것이 성황님의 덕택 같았다." (정비석의 소설 '성황당 중에서) 엄밀히 따지면 성황당(城隍堂)과 서낭당은 약간 다르다. 성황당이 국가적 차원에서 경영된데 비해 서낭당은 민간신앙으로 존재했다. 성황당은 북제(北霽)시대에 출현하여 송대(宋代)에 번창하였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문종 때 들어왔다. 고려
청주가 또 시끄럽다. 이구동성이다. 청주국제공항 민영화 찬반 논란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주 공항 선진화 방안으로 청주공항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지역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럴 만하다. 청주공항 활성화에 거는 청주시민들의 기대는 정말 크다. 따라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면 된다.***인프라 구축 안 되면 추락충북도와 청주공항활성화대책위원회는 대체로 공항 민영화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시민단체 쪽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 외에는 실익이 없다는 논리다. 실익을 챙기자는 찬성 쪽의 주장은 다르다. 활주로 시설 개선과 정기노선 배정 등 그동안의 요구사항을 관철시켜 청주공항을 활성화 하자는 논리다. 반대 쪽은 이렇다. 민영화는 필연적으로 공항이용료와 임대료 상승 등을 불러 이용자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논리다. 처음부터 한결같다. 공항 자체가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분야를 다루는 곳은 아니다. 소극적으로 말하면 청주공항 민영화는 서민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국익의 문제라고 보는 적극적 주장이 더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사기업의 뱃속만 채워주는 민영화라면 영 다르다.
그 지방의 사투리는 그 지방의 정서와 기후, 풍토 속에 피어나는 언어생활의 꽃이다. 어느 곳엘 가든 어떤 사람의 말소리를 들으면 그가 어느 지방 출신인가를 대뜸 알 수 있다. 서울에 가 살든, 외국으로 이민을 가든 자기 말투는 좀체로 바꾸기 힘들다. 상당 시간이 흘러 현지 말투에 동화되었다 해도 급하면 고향 사투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1930년대에 중국으로 이민을 간 청주, 청원, 보은, 옥천 사람들은 도문시 양수진 정암촌에 정착하였다. 이민 2~3세대는 중국 본토와의 교류로 충청도 사투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이민 1세대에게는 아직도 "난 충청도 양반이구먼유"하는 충청도 말씨가 남아 있다. 땅덩어리가 비좁은 한반도임에도 각 지방 사투리와 억양은 각양각색이다. 주변의 강한 억양 속에 둘러싸인 충청도 말투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듯 느려터지고 제3자가 듣기에 갑갑증마저 불러일으킨다. 다른 고장에서는 흔히 "아부지 돌 굴러가유"하는 식으로 충청도 말투를 비아냥대지만 충청도 사투리는 생각보다 축약적이고 경제적이다. 충청도 말투에 대한 우스갯소리는 여러 편이 회자된다. 어느 날, 충청도 춤꾼이 서울 카바레에 갔다. 다른 고장의 춤꾼들은 파트너를 향해 "사모님 춤…
충북도체육회가 요즘 또 뒤숭숭한가 보다. 아니 어수선해 보인다. 임원 선임 때문이다. 임원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 여기저기서 이상한 얘기도 많이 나온다. 체육회 임원은 감투가 아니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충북체육 발전을 논의하는 자격을 위임받은 자리다. 그런데 그 자리 역시 사무처장 자리처럼 감투로 인식되나 보다. 씁쓸하다. ***충북체육부터 사랑하자충북도체육회는 지난 달 25일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향후 4년 임기의 임원 선임을 위해 전형위원회를 구성했다. 따라서 이번 주나 다음 주중 새로운 임원진이 구성된다. 문제는 임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있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까지 나서 골치가 아플 정도다. 충북도지사나 전형위원들의 고민도 여기 있다. 충북도체육회는 지난 한 해 사무처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급기야 사무처장이 사의를 표하고 물러났다. 현재까지 차기 사무처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이나 임원들은 충북체육 발전을 이끌 인사가 맡아야 한다. 여기에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지역체육의 화합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항간에는 체육계에서,…
결국 세종시 건설은 용두사미로 전락하고 말았다. 용머리를 그리려다 뱀 꼬리를 그렸고,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린 셈이 되었다. 충남 공주 · 연기 일대에 행정수도를 건설한다는 거창한 밑그림은 위헌 판정을 받으며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로 위상을 바꾸더니 이제는 그 법적지위마저 충북이 원하던 정부직할광역시(특별자치시)가 아닌 특례시로 추진될 모양이다. 그동안 국회에서 표류하던 세종시 특별법은 애물단지 신세를 전전하다 결국 특례시라는 어정쩡한 형태로 추진될 것 같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을 다루었으니 오늘 4월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엊그제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충남북 · 도의회와 공주 시의회, 청원 · 연기군의회 등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수렴키로 했으나 의견수렴은 법적절차로 참고할 뿐, 반대의견이 대두되더라도 법안통과에 반영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특례시라는 용어는 상당히 낯설다. 우리나라에 특별시, 직할시 등은 있고 인구 50만 명을 넘는 도시에 특례규정은 있어도 특례시라는 형태의 도시는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특례시가 등장하여 우리를 어리둥절케 만들고 있다.…
이 번 주 충북지역의 관심사는 도내 주요 경제단체장들의 거취다. 오는 25일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선출에 이어 26일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청주상의 회장 선거는 그동안 지역사회에 많은 말들을 만들어냈다. 대부분 부정적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위상과 역할에 회의적청주상의 회장 선거는 그동안 일반 대중들로부터 이목을 끌지 못했다. 현 이태호 회장도 3번째까지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사실 일반 서민들과 큰 연관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팍팍한 살림에 거기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던 것도 까닭이다. 그러나 이태호 회장의 4번째 무혈입성 굳히기 과정은 그렇지 않다. 언론에선 연일 선거 과정과 배경, 일정 등에 대해 세세히 보도하고 있다. 4번째 출마 과정에 여러 가지 웃기는 일들도 많았다. 한 열흘 전까지만 해도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가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다. 그의 출마와 불출마 과정은 지역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우선 인의 장벽의 두터움이다. 무소신과 무기력도 나타났다. 여기에 지역사회에 내재된 복합적 비합리성까지 시니컬하게 드러났다. 평소 경제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사…
요즘 진천에서는 생거진천(生居鎭川)의 정체성 확립에 관한 논쟁이 기관장 급 사이에 심심찮게 일고 있다. 살기 좋은 고장을 의미하는 생거진천은 오래 전 부터 진천의 표제어가 되었는데 도대체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가에 대한 지리적, 고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생거진천에 대한 유래를 설화에만 의존하는 데는 뭔가 한계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설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진천에 사는 한 여인이 개가를 하여 용인과 진천에 두 아들을 두었는데 두 아들의 효심이 모두 넘쳐 서로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다투었다. 이 문제가 송사로 이어지자 진천현감은 고민 끝에 '살아서는 진천에 모시도록하고(生居鎭川) 죽어서는 용인에 모시도록 하라(死去龍仁)'는 명 판결을 내렸다는 얘기다. 전설이외에도 생거진천의 유래는 지리적, 고고학적 고찰을 통해 포괄적으로 드러난 진천의 성격과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우선 지리적으로 볼 때 내륙 깊숙이 위치한 진천은 풍 수해 등 자연 재앙이 적었다. 해발 100m 안팎의 노령화된 구릉지대는 삶의 쾌적한 조건을 마련해주었고 소백, 차령산맥을 굽이 돈 실오라기 미호천은 기름진 땅을 일궈 풍족한 농경문화를 생성했다. 택리
조용하던 충북 제천 시골 마을이 난리다. 석면 공포 때문이다. 지금쯤이면 마을회관 등에 옹기종기 모여 윷놀이와 자식들 살아가는 이야기로 정담을 나눌 시기다. 절기상으로도 여느 때처럼 농사일을 다 끝내고 비교적 한가할 때다. 그런데 제천시 수산면 일대 마을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석면 공포로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빛이 좋지 않다. ***심리적 불안감 상상 초월충남 홍성·보령 주민들의 석면관련 질환 집단발병 사실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이다. 이번에는 충북 수산면 일대에서 석면관련 환자 2명이 확인됐다. 토양분석결과도 8개 지역 중 4곳에서 토양에 백석면과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섞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조용한 시한폭탄' '죽음의 먼지' '침묵의 살인자' 등으로 불린다. 종류로는 백석면과 청석면 등 6종이 있다. 길고 가느다란 섬유조직으로 돼 있다. 공기 중에 먼지 등의 형태로 떠다닌다. 인체에 들어오면 폐에 박혀 빠져나가지 않는다. 잠복기는 10~30년이다.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을 유발한다. 언론 보도 이후 그동안 잠재돼 있던 불안감이 일순간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너도 나도
"화석으로 굳은 천년의 잠/ 동녘 새 빛으로 깨우려 해도/ 설움의 이불 너무 두꺼워/ 새벽 꿈 조차 빼앗겼다/ 고려 강아지(高麗犬) 동무 삼아/ 지신(地神) 달래던 청주의 꿈도/ 무심천 물소리 맞춰 어깨 스치던 정인(情人)의 숨소리도/ 상당의 별빛으로 남아/ 역사의 미로를 맴돌았다/ 일제가 압수했던 조선 무지개 옛터에 다시 띄우니/ 육중하던 돌다리 그 오랜 침묵 깨고/ 부활의 몸짓으로 청주의 시나위를 연주한다/ 가얏고를 퉁겨라, 새납을 불어라/ 달 그림자 밟으며 충청도 허튼 춤 밤새워 춘들 어떠랴/ 개꼬리 열 두발 상모 돌아가던 그 다리 위에서" 청주 육거리 재래시장 간선도로를 따라 묻힌 이 천년의 돌다리 남석교(南石橋)의 발굴 복원을 바라며 써본 필자의 졸작 시이다. 박혁거세 즉위 원년에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남석교는 직지심체요절, 청주읍성, 용두사지철당간, 상당산성 등과 더불어 역사도시 청주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청주의 대표적 문화재다. 남석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이자 가장 규모가 큰 돌다리이다. 1923년 일인 오오꾸마 쇼지(大熊春峰)가 쓴 청주연혁지에는 남석교가 한(漢)나라 선제(宣帝) 오봉원년(五鳳元年)에 건립했다고 적고 있다. 이는 BC…
충북도민들은 지금 충북협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내부 갈등에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충북협회 내홍은 벌써 수 년 째다. 회원 간 갈등으로 극도의 분열 속에 있다. 거듭된 파행은 충북협회를'식물협회··로 만들 지경이다. 독선운영이 제일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정인 위한 단체 아니다충북협회는 현재 이필우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화합과 결속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아니 갈등의 골만 더욱 넓히고 있다. 이 상태에서 도민 기대에 부응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홍의 여진은 앞날마저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취임한 이 회장은 그동안 신년교례회를 한 번도 갖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 주 서울에서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1회 충북인의 밤··을 겸한 신년교례회가 열렸다. 하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한계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협회 임원진들은 참석자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했다. 실수가 잇따랐고 참석자들의 불만도 컸다. 너무 오랜만에 열다 보니 생긴 일이다. 충북협회는 재경 충북인사들의 모임이다. 협회 임원들이 초청 인사들의 얼굴을 파악해 놓는 것은 너무 당연한 예의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협회가
기축 년 새해, 설날의 뒤를 이어 정월대보름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세시풍속으로 보면 설날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나 쥐불놀이, 달맞이, 다리 밟기 등 민속 행사는 정월 대보름에 집중적으로 펼쳐졌다. 설날의 분위기는 대보름까지 이어지며 한 해의 안녕과 희망의 소지(燒紙)를 올렸던 것이다. 비교적 마당이 넓었던 필자의 고향집에선 어김없이 마당 굿이 펼쳐졌다. 걸립패는 마당, 부엌, 장광, 우물가를 번갈아 돌며 지신을 밟았다. 굿거리 장단으로 천천히 운을 뗀 농악대는 차츰 중모리, 중중모리로 빨라지기 시작했고 휘몰이를 몰아칠 때는 농악대나 구경꾼 모두가 한데 어울려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할머니는 뒤주를 긁어 한 두말 가량의 쌀을 내놓았고 고사떡과 막걸리를 대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대문에 액막이를 한다며 엄나무를 걸어 두었고 청솔가지를 지붕위에 던져 노래기의 서식을 막았다. 할머니는 고사떡을 준비하여 떡 시루를 들고 마을 앞 냇가로 나가 용왕님께 자손 잘 되기를 빌었다. "슬하자손 상남 자손 굽어 살피시고 앉아서 천리, 서서 만리를 볼 수 있는 슬기를 주옵소서..." 할머니는 손이 발이 되도록 용왕님께 비는데 동네의 악동들은 냇둑에
요즘 언론매체가 가장 경쟁적으로 보도한 뉴스는 '강호순'이다. 강호순은 자신이 7명의 부녀자를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일부 언론사는 이미 강호순의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범죄자의 인권보다 범죄예방을 더 중시해서다. 엽기적 살인사건은 잊을만하면 터지고 있다. 인간의 인격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참 기막히고 어처구니없다. ***흉악범 신원 반드시 공개해야강호순은 사이코패스(psychopath)일 가능성이 크다. 범죄 수법과 연속성으로 볼 때 그렇다. 평범해 보이는 강호순은 7명의 부녀자들을 차례로 죽였다. 잔인성·연속성 등 사이코패스의 범죄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극단적인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의 병적 행위는 범행을 통해서만 드러난다. 평소엔 내부에 잠재돼 주변에서 눈치 채기 쉽지 않다. 사이코패스는 '사회질서를 파괴하고도 죄책감을 못 느끼는 인간··으로 정의된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해하는 측면에서 '인간 흉기'임이 분명하다. 범죄 유형도 일반 범죄와 아주 다르다. 사이코패스 범죄는 연쇄 살인으로 종종 이어진다. 그럴 가능성도 아주 크다. 범죄표적은 주로 직장 내 약자나 외로운 여성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의 화두는 변화(change)와 희망(hope)에 있다. 그는 쇠퇴기로 접어든 미국의 위상을 바로 잡고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활황을 위해 구원투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나 경제면에서 미국의 비중은 종전보다 다소 낮아졌다 해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최강국이며 오바마 또한 팍스 아메리카나에 의한 세계질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그는 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절규를 구현했다. 미국사회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흑백 갈등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택함으로서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의 의식(意識) 속에 잔존한 흑인비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거나 거대한 흐름 속에 작은 포말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흑인의 인권투쟁 결과라기보다는 대다수 백인의 선택에 의해 흑인 대통령을 뽑음으로서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정치는 유권자 혁명과도 같은 역사적인 새 장을 열었으며 흑인 대통령에 의한 통치의 실험무대에 서게 됐다. 흑인 대통령의 선출은 흑인뿐만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에도 큰 희망
문화산업 시대에는 계절마저 훌륭한 문화상품으로 등장한다. 만년설로 뒤덮인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 자체가 관광 상품이다. 협궤 열차가 1년 내내 몽블랑, 필라투스 등 알프스의 험준한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산록에 핀 청초한 에델바이스를 뒤로하고 산 정상에 오르면 언제나 한 겨울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산맥 주변의 수많은 스키장에서는 연일 겨울 이야기가 눈꽃을 피운다. 일본 홋가이도의 중심도시인 삿포로는 계절마다 축제를 연다. 봄에는 꽃 축제를 열고 여름에는 맥주축제를 열며 겨울에는 그 유명한 눈 축제(유키 마츠리)를 연다. 세계 3대축제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삿포로의 눈 축제는 눈이 많이 내리는 설국(雪國)의 기후조건을 이용하여 축제로 가꾼 것이다. 삿포로 시 오오토리 공원의 눈 축제와 스스키노의 얼음축제는 설국의 정취를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혼슈 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에서 해저 터널을 이용하면 눈 축제의 감동이 배로 늘어난다. 이 축제를 찾는 관광 인파는 연 230만 명에 이른다. 중국 하얼빈의 빙등제(氷燈祭)도 꽤나 유명한 겨울 축제다. 송화강의 얼음을 하얼빈 조린 공원으로 실어와 얼음조각, 눈조각의 향연을 펼친다
취재 기자들에게 특종(特種)과 낙종(落種)은 불가분의 관계다. 특종의 그늘에는 늘 낙종이 있다. 한 기자에게 특종은 다른 기자에게 낙종이다. 그래서 종종 특종에 눈이 멀어 동업자 의식을 저버리는 기자들도 있다. 특종의 영광보다 더한 낙종의 괴로움 때문이다. 십 수 년 전 경찰 보도 자료를 통째로 들고 달아났던 옛 동료기자의 심정도 그랬을 것이다. ***기사 경쟁이 질을 높인다특종과 낙종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기자는 사건·사고를 주로 다루는 경찰 출입기자들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는 식의 말이 가장 많이 떠도는 곳도 이곳이다. 그래서 출입기자들 사이에 경쟁심도 가장 강하다. 소문은 무언가 있을 거라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여기서 기자들의 취재본능은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특종 기사들의 단서는 떠도는 말, 즉 소문에 근거할 때가 많다. 소문을 잘 다루는 기자가 특종을 터트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소문은 잘 다루면 기자에게 특종의 원천이 된다. 하지만 누군가의 음모나 계략에 이용될 소지 역시 높다. 그동안 자신이 쌓아 놓은 신뢰를 무너트릴 수도 있다. 심한 경우 잃을 것 다 잃고 조직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
프랑스의 충직한 장교 뒤레프스는 독일의 스파이였다는 누명을 쓰고 처형되었다. 뒤레프스의 무죄가 밝혀졌음에도 매카시즘과 반 유태 정서가 작용하여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지식인들의 구명활동에도 불구하고 뒤레프스는 단지 유태인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죄를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반 유태정서와 마녀사냥 식 재판의 희생물이 된 것이다.세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은 불멸의 명작이지만 그 이면에는 반 유태주의가 폭넓게 깔려있다. 안토니오는 친구인 바사니오의 결혼을 위해 자기 배를 담보로 유태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채무계약서에는 인육을 담보로 한 구절을 명시했다.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는 1파운드의 살을 떼기로 했다. 안토니오가 빚을 못 갚게 되자 살을 도려낼 위기에 처했다. 이에 바사니오의 약혼녀인 포샤는 베니스 법정의 재판관으로 변장을 하고 명 판결을 내린다. '약속대로 1파운드의 살을 떼어 가되 절대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었다. 샤일록은 패소하여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 명령을 받는다. 유태인은 이 작품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2차대전 당시, 유태인들은 나치 정부에 의해 수백만 명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육회(肉膾)'를 'six times(6회)'로 번역해 놓은 것과 관련, 국내외 인터넷이 다시 시끄럽다. 엉터리 번역으로 인한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번역의 오류는 대개 우리말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외국 유학 열풍으로 유아 때부터 외국어를 접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 실상이다. 하지만 우리말 실력은 엉망이다. '국어 지진아'들이 부지기수다. ***번역 오류 이대로 곤란하다번역(飜譯 translation)은 한 나라 말로 된 글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기는 행위다. 이 때 원래 쓰인 언어가 소재언어다. 그 소재언어로 표현된 글은 원전이 된다. 나중에 바꿔 쓰는 언어는 목표언어다. 그 언어로 옮긴 글이 번역물이다. 모두가 원전으로 다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한 사람이 세계 각국의 말을 고루 다 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이 필요하다.세계 각국의 각 언어는 서로 문법과 말의 뜻이 다르다. 역사와 관습도 다르다. 따라서 원문의 뜻을 정확하게 옮기기가 쉽지 않다. 고도의 훈련을 거쳐야 가능하다. 당연히 그 나라의 역사와 관습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직역과 의역을 적절히 조화
한국인은 매사에 너무 서두른다. 서둔다고 해서 일이 빨리 끝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옛 사람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매어 못쓰는 법이다. 한국인의 과속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어느 학자가 걸음걸이의 빠르기를 재어보니 지구상에서 한국인의 걸음이 제일 빨랐다고 한다. 1분 동안 한국인은 60~70보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양인 20~30보에 비해 2~3배 빠른 속도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에도 한국인의 조급성은 그대로 나타난다. 층수버튼을 누르면 조금 있다가 문이 닫히는데 그걸 못 참고 닫힘 버튼을 누르기 예사다. 이렇게 해서 낭비되는 전력이 만만치 않은 데에도 말이다. 자동판매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커피가 잔에 차기도 전에 출구로 손을 넣는다. 그로인해 번번이 와이셔츠를 버리면서도 이 습관을 고치려 들지 않는다. 식당에서는 더욱 심한 진풍경이 벌어진다. 음식은 익혀야 먹을 수 있다. 요리를 하려면 그만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걸 못 참아 빨리 달라고 재촉하니 설익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 와인은 단숨에 마시는 게 아니다. 천천히 몇 번에 걸쳐 마시면서 촉각, 미각, 후각 등 신체의 감각기관을 동원해야만 진미를 만끽할…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