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대학이 취업준비의 전당으로 변한지는 오래다. 그러나 대학가에 몰아친 취업 한파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대졸 취업준비자들은 스펙(spec)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취업재수는 일반화됐다.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도 극심해지고 있다. 전 과목 A+ 만점을 받고도 취업이 어렵다. 대학은 학칙을 어기면서까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후한 학점도 포퓰리즘이다대학생 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20년 전에 비해 두 배다. 대학설립 요건이 많이 완화되고 정원이 크게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 학력이 곧 자신의 가치수준이란 잘못된 인식도 크게 작용했다. 대학생 수의 증가는 곧 취업 전선에 양극화를 불러왔다. 대졸자들의 고학력 우월감은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만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는 매년 졸업자 중 극히 일부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다 보니 대졸자들의 청년 백수 전락은 당연한 순서다. 심각한 사회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학점 인플레이션은 학점을 더 이상 객관적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생 10명 중
김수환 추기경과 더불어 이 시대 지성과 양심의 표상이었던 법정 스님이 입적한 후, 그가 남긴 수필집 '무소유'가 화두로 등장하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 법정 스님은 유언을 통해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며 자신의 저서에 대한 절판을 부탁했다. 출판사들은 찍어내기가 무섭게 팔리는 보증된 베스트셀러임에도 유언을 따라 흥행카드를 접기로 합의했다. 어느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한 네티즌이 '무소유'를 올려놓았는데 낙찰가가 무려 21억1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물론 구입 의향이 없는 황당한 이야기였지만 이를 통해 '무소유' 신드롬이 삼투압처럼 번져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소유'를 '소유'하자는 독서 열풍이 봄의 문턱에서 일고 있으니 아무튼 반가운 현상이다. 다만 이 책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기심으로 가득 찬 현대인의 마음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길 바란다. 실제로 이 책은 초판본의 경우 30~50만 원 선에, 헌 책방에서는 5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에서도 로빈슨 크루소우 초판본 등은 수천달러를 호가한다. 무소유(simatiga)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것을 뜻한다. 가진 것이 없으면 번뇌도…
6·2 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시큰둥하다. 그동안 지방정부를 책임진 단체장과 의회의원들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생활고는 어제나 그제나 변함이 없다. 오늘도 답보상태다.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하기에우리나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6%다. 충북은 30%대다. 일부 기초단체의 경우 자체 재정으로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버겁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의 빚(지방채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2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타당성이나 수익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지자체 사업의 특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충북도는 지난해 1천801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청주시는 350억원에 이른다. 다른 기초단체들도 3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130억~15억에 이른다. 누계로는 엄청나다. 충북도 3천728억원, 청주시 1천340억원, 충주시 559억원에 달한다. 다른 곳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빛바랜 명함첩을 들춰본다.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이 거기에서 튀어 오른다. 3분의1쯤은 기억이 나고 나머지 분들은 상당히 미안하지만 기억에서 지워졌거나 기억의 저편에서 가물거린다. 망각의 강이라고 하는 레테의 강을 건넌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기억의 용량이 모자라는 모양이다. 누렇게 바랜 명함의 주인공이 문득 생각나 안부도 물을 겸, 전화를 해 본다. 10중 8, 9는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거나 "지금 거신 전화는 결번입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명함은 자기를 소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명함은 생활의 필수품이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명함을 주고받는 일이 매일 되풀이 된다. 상대방이 명함을 건네는데 받기만 하고 자기 명함을 주지 않으면 상당한 결례가 된다. 비즈니스맨에게 있어서 명함은 세일즈의 큰 도구가 된다. 어떻게 본인과 상품을 알려야 하나 고심을 하고 그 고심의 흔적은 명함에 남게 된다. 명함이 톡톡 튀지 않으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금세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명함을 만들고 있다. 직장의 마크를 넣는 것은 기본이다. 대개의 직장에서는 CIP(이미지 통일)작업을 하여 명함을 새기는 추세다. 오래 기억되기…
또 다시 선거철인가 보다. 무상급식이 6·2 지방선거 교육 분야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작 교육정책 경쟁은 사라졌다. 온통 무상급식 공방뿐이다. 야권의 공세에 허둥대던 여권은 궁리 끝에 저소득층 무상급식과 취학 전 아동 무상보육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로써 무상급식은 별다른 검토 과정도 없이 이번 선거판의 대세가 돼 버렸다. ***재원확보 돼야 정책도 효과민주당 등 야권이 먼저 무상급식을 간판공약으로 내걸었다. 표심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당의 많은 후보들도 호응했다. 내 아이에게 점심을 공짜로 주는 것을 뿌리칠 학부모는 별로 없다. 이 같은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싫어할 부모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선거정국에서 무상급식이 갖는 파괴력은 어느 때보다 크다. 보다 많은 내 자식들이 더 많은 복지혜택을 누리는 상황을 배격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전국의 초중학생 무상급식을 진행하려면 연평균 1조5천억∼2조원의 예산이 든다. 과연 충당이 가능한 일인가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51조원에 이른다. 올해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 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상급식 공약이 근시안적인 정치권의 발상이란 비판은 여기서…
시베리아의 앙칼진 칼바람이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겨우내 언 땅 밑에서 포복해 있던 달래, 냉이, 씀바귀 등 봄나물이 고개를 내밀고,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 매화도 수줍은 듯 노랗고 붉은 꽃잎을 틔우며 삼천리강산에 새 봄이 왔음을 알린다. 갖가지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지만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는 웃음꽃이다. 제아무리 기화요초가 맵시를 자랑한다 해도 사람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꽃만은 못하다. 웃음꽃은 어떻게 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기쁨과 행복, 마음의 평화라는 감정의 거름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슴에서 피어난다. 꽃은 피고 또 피어도 사람들의 얼굴엔 여간해서 웃음꽃이 피지 않는다. 얼마 전에 치러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선 감격의 눈물 속에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워냈는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각박한 삶 속에 부대끼다 보니 어느새 웃음을 잃어버렸다. 영어로 봄은 스프링(spring)이라 한다. 스프링은 '튀어 오른다'는 뜻이다. 땅 속에서 잠들어 있던 온갖 섭생이 튀어 오르니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봄의 문턱에서 튀어 오르는 삶의 의욕을 펼쳐야 할 대학 졸업생들이 높은 취업의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는다. T.S. 엘리엇의…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 지난 1995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 유명한 말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15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는 3류 언저리에 있다. 6.2지방선거가 곧 열린다. 이번 선거가 옛날 정치의 악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풀뿌리 정치 체제를 개혁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국익차원 정보수집은 필요3류 정치의 원인은 많다. 그러나 오늘 칼럼에선 정치권의 뒷조사로 제한해 보려 한다. 정치판에서 뒷조사는 늘 있다. 시대와 지역의 구분도 없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등 권위주의 시대에는 정권유지의 필수 수단이었다. 뒷조사는 마약 같다. 선거 등 주요 정치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등장했다. 어떤 이들이나 집단은 '뒷조사를 당하고 있다'는 설을 퍼뜨리곤 했다. 반사이익을 위해서다. 하지만 뒷조사의 끝이 항상 좋지는 않았다. 3월로 접어들면서 6.2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자 어김없이 뒷조사 설이 나돌고 있다.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주요 피대상은 지방선거에 뛰어든 전직 공무원들이다. 유력한 출마예상 후보 주변인들은 벌써 몇 차례 사법기관의…
1894년에 발생한 동학농민운동은 반외세, 반봉건을 주창한 농민운동으로 그 후에 일어난 의병운동과 3·1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충북은 동학농민운동 당시 남접과 북접이 모두 태생하고 활동한 특이한 지역성을 갖고 있음에도 정읍, 공주 등 다른 고장에 비해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현창사업이 매우 미진하다. 공주 우금치의 경우 기념사업회에서 오래전에 위령탑을 세웠고 동학군의 시체를 매장하던 '송장배미(용 못)'도 보존하고 있다. 갑오년 당시, 청주전투도 동학농민운동사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평가되고 있으나 전투현장인 무심천 일대에는 그 흔한 기념비 하나 없다. 그해 9월23일, 약 1만 명에 달하는 동학군은 서장옥과 손천민의 지휘아래 청주성을 공격하였다. 동학군의 숫자가 이처럼 많자 관군은 성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방어에 주력했다. 그러다가 불시에 신식 무기인 스나이더 소총을 앞세우고 동학군을 기습하였다. 동학군은 서서히 후퇴, 육거리를 거쳐 무심천 건너까지 퇴각하였다. 동학군은 남다리(꽃다리)서쪽 제방을 중심으로 지금의 모충동과 남들에 진을 치고, 병영군은 남다리 동쪽제방에 진을 치며 며칠 동안 대치하였다. 관군은 동학군의 기세를 꺾을 요량으로 처형한 동학군
요즘 20대는 괴롭다. 이유는 뻔하다. 7% 안팎의 청년 실업률이 4~5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를 상징하는 유행어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 된지는 오래다. 'NG족'(No Graduation·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대학생)도 생겨났다. 비슷한 의미의 '모라토리엄족(Moratorium)'도 있다. '캥거루족'(대졸 후에도 부모의 그늘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일반화 됐다.***중기환경 20대 눈높이에 맞게지난해 기업들은 경기불황으로 신규채용을 줄였다. 취업난은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청년실업 세태를 반영한 각종 신조어 등장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표적으로 '청년실신'이란 말이 있다. 대학 졸업 후 실업자나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의미다.등록금 1천만원 시대를 대변하는 신조어는 '알부자족'이다. 알부자는 원래 실속 있는 부자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선 '알바로 부족한 학자금을 충당하는 학생들'에 대한 반어적 표현이다. 지방 대학생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도 있다. '서울족'이 대표적이다. 취업 때문에 지방에서 상경해 구직활동을 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앞서 말했듯이 NG족이나 '모라토리엄족(Moratorium)'도 흔하다.…
이 글은 어느 독일인이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일본인을 원숭이라고 표현했다는 문제로 일본 유학생 중 한 명이 일본의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그 후 독일 사이트에도 퍼져나갔고 한국 유학생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열기에 이어 선열의 구국충정이 서린 3월을 맞아 이글의 중요부분을 소개하며 은근과 끈기로 대변되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다시 음미해본다. " 아마 당신이 알고 있을 중국과 일본 사이에 한반도가 있고 그곳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보일 것이다. 이야기는 이 조그만 나라의 어느 마라토너가 중심에 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무력에 의존하는 나라 사이에서 놀랍게도 2000년간 한 번도 자주성을 잃어본 적이 없는 기적에 가까운 나라이다. 어느 여름날, 우연히 본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나는 이 나라, 아니 이 민족의 굉장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1936년 히틀러 통치시절,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그때 두 일본인이 마라톤 경기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독일인이었다. 헌데, 시상대에 올라간 이 두 일본인 승리자의 표정, 이것은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슬픈 모습
요즘은 신문과 TV 보는 재미로 산다. 필자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신문 콘텐트의 생산자 중 한 사람인 내가 요즘엔 철저히 소비자로 돌아섰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들려오는 동계 올림픽의 낭보를 듣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을 대표하는 태극전사들의 금빛 질주에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코끝이 짠한 감동을 스스로 즐기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언제 저런 기량을 연마했나 그저 놀랄 뿐이다. 이승훈 선수가 남자 5000m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딸 때만 해도 그저 '우연이겠지' 했는데 날이 갈수록 나의 이런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무명에 가까웠던 모태범, 이상화 선수가 각각 남녀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딸 때는 "우리나라 선수 정말 맞아?" 하며 눈과 귀를 의심했다. 틀림없는 태극 전사들이다. 육상에 비하면 100m에 해당하는 종목이다. 순발력을 요하는 이 종목에서 빙상 강국인 독일도, 네덜란드도, 미국도 이룩하지 못한 남녀 동반우승을 우리가 해낸 것이다. 서양 선수의 롱다리에 비해 다리가 짧고 순발력이 부치는 핸디캡을 종종걸음과 투지로 극복하며 이 기적…
어떤 정치인은 세종시 원안 고수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위해 지사직을 버렸다. 모두 자신의 지조(志操)와 관련돼 있다. 지조란 자신의 신념체계를 삶과 일치시키는 태도다. 어떤 경우 생명까지도 걸어야 한다.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서 지조는 한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잣대다. ***참다운 힘은 명분에서 나와청원군의회 한 여성 의원이 어제 청주·청원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청주·청원 통합안 만장일치 반대 의결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한 여성 의원의 작은 선언일 수도 있다. 이 여성 의원은 청원군의회 12명의 의원 중 마지막까지 통합 찬성론자였다. 그러나 의결 과정에서 찬성 의사를 표출하지 못했다. 자신의 신념체계를 일관되게 관철하지 못한 셈이다. 그게 가장 큰 사퇴 이유다. 공인으로서 '직'을 버리는 일은 큰 결심 없인 불가능하다.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결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여성 의원의 사퇴 선언은 청주·청원 통합에 관한 자신의 신념 실천의 표현이다. 요즘 공인들로부터 지조의 흔적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겉모습과 속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많기
청주·통합의 마차가 마지막 고갯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마차를 끌며 험난한 고갯길을 오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마차를 끌어내리고 있다. 마차는 두 바퀴가 같은 속도로 굴러야 원하는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다. 한쪽 바퀴는 구르고 다른 쪽 바퀴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마차는 모가지가 꺾인 풍뎅이처럼 제자리에서 뱅뱅 돌 수밖에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통합의 마차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민심과 지혜를 모아 겉도는 바퀴를 돌려야 한다. 그것이 순리인데다 자칫 잘못하면 자율의 통합마차가 견인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달곤 행안부 장관이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충북도를 찾아 담화문 발표 및 청원군 의회 의원들과 공개 간담회를 가지며 시·군 통합을 촉구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충북도를 찾아 충북지역 언론사 사장 간담회에서 그 당위성을 설명했다. 시·군 통합에 국가의 최고 통치자자 참석하여 통합의 효율성을 피력하고 행안부 장관이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한 점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청주·청원의 통합이 시대의 화두가 될 정도로 절실하다는 반증이다. 청주·청원 통합은 시·군 통합의 신호탄이 될 만큼
조선시대에 민간인은 아무리 큰 집을 짓고 싶어도 99칸 이상 지을 수 없었다. 그 이상 지으면 궁궐 규모가 되기 때문이다. 권문세도가의 대문은 솟을 대문이 많았다. 이는 저택의 품격을 높이기 위함이지만 가마를 타고 드나드는데 불편함이 없게 하는 실용성도 작용한 것이다. 집의 칸수는 정면 칸수와 측면 칸수를 곱한 것이다. 정면 4칸, 측면 2칸이면 8칸짜리 집이다. 초가삼간은 정면 3칸 측면 1칸이다. 기둥과 기둥 사이를 1칸이라고 한다. 99칸 하면 방이 아흔 아홉 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면과 측면을 곱하여 99칸이 되는 것을 말한다.궁궐과 민가가 다른 것은 문지방 여부에 있다. 마차가 통과해야 하는 궁궐은 문지방이 없으나 민가는 제아무리 커도 문지방을 만들었다.조선시대 지방관아 건축 규모를 보면 일정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관아 중에서 목사(牧使), 현감(縣監)이 집무하는 곳을 동헌(東軒)이라 한다. 동헌은 목(牧)의 경우 28칸 정도 된다. 청주목 동헌 청녕각(淸寧閣)은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28칸 건물이다, 충주목 동헌 청녕헌(淸寧軒)도 마찬가지로 28칸이다. 현(縣)의 동헌은 목(牧)보다 1칸 정도 작다. 청안현의 동헌은 정면 6칸, 측면 3칸
충북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거는 기대는 아주 크다. 첨복단지 성공의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게 쉽지 않다. 지난 달 청주를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는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자 아주 시끄러워졌다. 충북도는 물론 충북도의회까지 발끈하고 나섰다. ***외자유치에 유리한 열쇠경제자유구역은 광범위하다. 주거와 의료, 교육, 방송, 금융 등 복합 주거지역으로서 도시생활 공간이 된다. 제조·물류뿐만 아니라 서비스업도 함께 입주한다. 외국기업의 생활편의시설 확보에 주력하고 생활공간환경개선을 목적으로 특화된다. 그러나 대상 면적과 범위 등에서 광의의 경제특구로 개발해 과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경제성과를 달성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단점도 있다. 사실 2003년 경제자유구역법 제정 이후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 등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현 정부가 들어선 직후에는 황해, 새만금·군산, 대구·경북 등 3곳이 추가로 지정됐다. 하지만 경제특구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충북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첨복단지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첨복단지는 의료산업…
고대국가에서 지배자는 철(鐵) 문화를 보유한 집단이었다. 철기 문화 이전에는 청동기 문화만으로도 지배자의 위치에 설 수 있었으나 철기 문화가 등장하면서 청동기 집단은 지배 권력을 철기 집단에게 넘겨준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 유물 중에 하나인 '비파형 동검'은 칼 모양이 악기인 비파처럼 생겼다. 만주 요령성에서 많이 발견되어 '요령 식 동검'이라고도 부른다. 부안 등 우리나라 청동기 유적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유물이다. 한반도에서 '비파형 동검'은 날이 좁고 길은 '세형(細形) 동검'으로 진화해 나간다. 고조선 시대는 세형 동검이 위세를 떨치던 시대다. 이 무기만으로도 국가를 통치할 힘을 지녔던 것이다. 나라에 따라서 다르나 우리나라의 철기 시대는 대략 AD 1세기쯤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의 지혜는 자꾸 발달하여 불의 온도를 1천500도 이상 올리게 되었고 그 온도에서 녹는 철을 생산하게 되었다. 청동보다 훨씬 단단한 철의 생산은 인류생활에 일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쇠 보습, 쇠 낫, 쇠도끼 등 철을 재료로 한 농기구의 생산은 곡식 산출량을 크게 늘렸고 칼, 창, 화살촉 등 무구류(武具類)의 생산은 강력한 지배 집단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고대국가에서 영토다툼
어제부터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다. 전망은 아주 흐리다. 무엇보다 세종시 수정안 입법예고를 계기로 여야 사이는 물론 여당 내부까지 완전히 편이 갈렸다. 치열한 공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오늘부터 6ㆍ2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도 시작된다. 사실상 선거 정국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여야 모두 강경론으로 치달아 민생이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스럽다. ***민생법안 처리도 중요하다세종시 시계는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국론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대립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는 분열돼 있다. 세종시가 대체 어디로 흘러갈지 걱정이다. 진짜 '블랙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세종시 논란의 양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확고부동한 정치권 대립이다. 정치권은 수정안이 나오기도 전에 찬반 대오를 갖춰버렸다. 통상적인 국회 논의절차로는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은 여기서 나온다. 다른 하나는 찬반이 뒤엉킨 국민 여론이다. 세종시 문제는 나라의 백년대계다. 민의를 최우선에 둬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여야나 정부 모두 다수의 민심을 따르고, 승복해야 한다. 자기주장은 상관없다. 그것이 대의민주정치의 기본질서다. 자기주장만 외쳐
세상 만물은 통합과 분할의 논리 아래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통합을 하는 개체와 분할을 하는 개체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개체가 두 논리를 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햇빛은 하나의 색깔로 존재하는 것 같으나 프리즘을 통과하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 일곱 가지 색깔로 변한다. 합치면 하나고 나누면 일곱이다. 나무의 가지와 뿌리는 물과 햇빛을 찾아 분할을 계속하지만 나뭇잎은 햇빛을 원료로 하여 광합성 작용을 부단히 전개한다. 원자폭탄은 핵분열을 이용한 것이요, 수소폭탄은 핵융합을 이용한 것이다. 태양은 핵융합의 원리아래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만 태양계의 행성으로 에너지를 방출할 때는 분할의 논리아래 골고루 그 빛을 나누어 준다. 전쟁을 할 때 대군(大軍)이 한 곳에 밀집해 있으면 대단히 위험하다. 그 상태에서 적의 집중포화를 받으면 전멸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적벽대전에서 서서(徐庶)의 연환계에 걸린 조조의 백만 대군은 제갈공명, 주유의 화공(火攻)을 받아 크게 패했다. 배 멀미와 수전(水戰)에 약한 조조의 군사들이 배를 한데 묶어두었다가 동남풍을 탄 오나라의 화공에 초토화 되었다. 바둑도 통합과 분할의 논리를 잘 이
'마초' 열풍이다. 요즘 뜨는 드라마나 영화 속 주제들도 마초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대부분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다. 의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 시청 층은 상당수가 여성이다. 그런데 마초들의 이야기가 뜬다. A급 마초를 동경하는 B급 마초들의 그리움 때문이다. 마초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지배적인 남성상을 동경하고 있다. ***군색한 현실 속 B급 많아마초(macho)는 스페인어 machismo에서 온 명사다. 지나친 남자다움을 뜻한다. 때때로 용기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요즘엔 점차 성차별주의 남성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마초의 특징은 뚜렷한 근거 없이 여성들을 공격하거나 비방한다. 폭력적인 언어로 여성을 곧잘 비하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성차별주의자나 남성우월주의자를 뜻하는 말로 굳어지고 있다. 마초의 범위는 다양하다. 좀 더 극적인 남자다움을 보여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는 위험한 모험을 즐기는 것을 남성의 권리로 믿는 점이다. 여성들의 역할은 집안에서 어머니와 아내로 제한된다고 생각한다. 마초 행위가 악명 높은 가정 폭력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그러나 요즘 마초는 본래 정의처럼 그렇게 가부장적이지 못하다. 남성적이지도…
집주인과 함께 전세나 사글세를 사는 사람이 문패를 다는데 집주인 문패를 떼어 버리고 자기 문패를 달거나 집주인 문패보다 더 큰 문패를 달면 아주 곤란한 일이 될 것이다. 세입자라고 해서 문패를 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 문패는 어디까지나 주인 문패와 균형감각을 이뤄야 한다. 주인 문패를 폐기하고 세입자의 문패를 크게 다는 넌 센스가 청주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것도 개인 집이 아닌 세계인쇄문화의 메카라고 불리는 청주 흥덕사지에서 이런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청주시 운천동 866에 위치한 흥덕사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탄생시킨 인쇄문화의 중흥지이다. 만약 흥덕사지가 청주에서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직지'의 가치가 반감될 뿐만 아니라 '직지'를 청주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내놓을 수도 없을 것이다. 지난 1985년 10월과 1986년 5월에 이름 모를 절터가 청주대박물관에 의해 발굴 조사되며 서원부 흥덕사(西原府 興德寺)명 금구(쇠북)와 황통십년(皇統十年)...흥덕사(興德寺)라고 새겨진 청동불발(절에서 사용한 청동 그릇)이 발견됨으로서 이 절터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흥덕사임이 밝혀진 것이다. 그 이전 까지는 '직지' 간기에 명시된…
떠들썩한 하루하루다. 지난 11일 총리실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났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첨예하게 대립구도로 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면전을 선포했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삭발투쟁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으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나타난 충청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론 분열상이 걱정스럽다. ***여론몰이식 홍보는 해법 안 돼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열리고 있는 '국정현안 공유를 위한 국정설명회' 자리에는 여지없이 실·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들이 소집되고 있다. 10개 부처 장관들은 수정안 발표 이후 지역별로 나눠 홍보에 나서고 있다. 각종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부처의 수장이 자리를 비우고 세종시 홍보에만 올인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이렇게까지 올인하는 이유는 뭘까. 세종시 문제가 단순히 정책 갈등의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정권의 명운을 건 정치적 승부수로 변질된 까닭이다. 어떻게든 여론의 향배를 지지 쪽으로 돌리려는 게 정부·여당의 심산이다. 그 대표적 당근책이 원형지 공급 전국 확대다. 세종시 역차별 논란에 따른 수
겨울은 역시 춥고 눈이 와야 제 맛이 난다. 그동안 이상 난동으로 눈 구경을 제대로 못했는데 올해는 30cm가량의 적설량을 보여 겨울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눈 내리는 골목길에서 팽이치기를 하고 메나리 꽝에서 썰매를 타며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던 유년의 기억이 아물거린다. 초가에 매달린 고드름을 어름 과자인양 아작 아직 깨물어 먹고 눈밭을 누비며 눈싸움을 하던 추억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어린 날의 초상이다. 영화 '러브스토리'에서 두 남녀 주인공 올리버와 제니퍼가 눈밭에서 뒹구는 모습은 아직도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예로부터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눈은 보리밭의 두꺼운 이불이다. 쌓였던 눈은 한꺼번에 녹지 않고 겨울햇빛에 슬슬 몸집을 줄이며 겨울 가뭄을 해소해 준다. 눈은 너무 많이 와도 탈, 안 와도 탈이다. 눈이 전혀 내리지 않으면 우선 겨울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린다. 그 반대로 이번처럼 일시에 쏟아 부으면 설난(雪亂)을 불러일으킨다. 교통사고, 낙상환자, 출근전쟁, 농작물 피해 등 여러 사회문제가 파생된다. 적설량에 따라 눈은 고운 눈과 미운 눈 사이를 오간다. 스키장은 눈이 오면 흥하고 안 오면 망한다. 선인들은 새해 아침에 눈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됐다. 이미 알려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행정부처 이전계획은 전면 백지화 됐다. 세종시 개념도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전환됐다. 정부는 본격적으로 수정안에 대한 호의적 여론몰이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이미 혼란은 시작됐다. ***수정안 발표로 변화 기로 서세종시는 이번 수정안 발표를 계기로 전면적 변화의 기로에 섰다. 충청권 주민들의 반대 투쟁은 거세지고 있다. 야당의 반대 기세도 아주 세다. 여당 안에서도 계파 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수정안은 내용만 보면 정부가 원하는 명품도시를 만드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우선 정부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다. 대기업들도 줄지어 투자한다. 그럼에도 찬반 논란의 영역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당초 세종시 건설 취지인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개발 대안이 온 데 간 데 없기 때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06년 보고서에서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정부가 이 사실을 알고 세종시 수정안을 결정했는지 궁금하다. 정운찬 총리는 국토균형개발에 수정안이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기업과 기관들
새해 아침에 청주문화원은 어린이 문화교육 확대를 가늠하며 복대동, 가로수 길이 시작되는 지점인 서울 아동병원 지하에 어린이 전용 미술관인 '청주어린이 미술관'을 개관했다. 학교 공부에 찌든 어린이들에게 예능교육, 인성교육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서울 아동병원은 메세나 차원에서 건물의 지하 공간을 어린이 미술교육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고 수천 만 원에 달하는 실내 인테리어 비용까지 부담했다. 병원 측은 이 공간을 청주문화원에 무료로 임대해주었다. 143㎟에 달하는 이 공간은 어린이의 재능을 펼칠 꿈의 공간이다. 청주시내에 화랑은 여러 곳에 달하나 어린이 전용미술관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단 청주뿐만이 아니라 어린이 미술관은 전국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문화의 도시에다 학습도시로 지정된 청주의 캐릭터에 꼭 맞는 일이다. 관장은 아동미술교육을 깊이 연구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경민 씨가 맡았다. 김 씨는 개관 기념으로 대성초등학교 6학년 곽우영 군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우영이는 이 전시에서 '신기하네·'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들을 성장기의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였다. 우영이의 소박한 꿈과 재능이 화
"문화가 경제를 창출하면 선진국가다. 경제가 문화의 젖줄이면 후진국이다." 다소 모순적이고 일방적인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문화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한 마디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문화적 공간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다른 삶을 산다. 그러나 비슷함을 추구한다. 그런 경향성이 문화를 만든다. ***사람들이 모여 문화 만든다201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충북 관광 문화에 획기적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충북을 비롯한 대전·충남 등 충청권 3개 시도가 공동으로 유치한 '대충청방문의 해' 서막이 올랐기 때문이다.문화는 다름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다. 우리가 낯선 도시를 방문했을 때 시장을 둘러보고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찾는 이유는 뭘까.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까. 물론 아니다. 이질성 속에서 동질성을 찾으려는 욕망 때문이다. 한 마디로 문화적 욕망이다. 충북이 올 한 해를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조건은 많다. 그 중 가장 기본적으로 중요한 조건은 사람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의 문제다.충북 곳곳에서는 올 한 해 동안 수려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볼거리를 볼 수…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