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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09 17:00: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1월11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뭘까. 아마도 신세대들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공식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을 한자로 풀면 흙 토(土)가 두 번 겹친다. 땅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과 깊은 연관성을 느끼게 한다.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사철학 실천의지의 발현이기도 하다.

***농업은 가꿔야할 생명산업

농사는 하늘이 허락한 우리의 생업이다. 계절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농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다.

땅과 함께 하는 농업인은 어떤 경우라도 자만하지 않는다. 천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저 묵묵하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면서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 농자천하지대본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한다.

현대는 산업화와 공업화가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농업의 뒷받침이 없다면 한낮 사상누각이다. 농업은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식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모든 생활의 기초다.

따라서 인간이 돌아가야 할 최후의 보루는 농업이다. 그런데 그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 아니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농민들의 야적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벌써 몇 해째 계속되고 있다. 충북도내에서도 진천과 청원지역 농민들이 최근 군청 마당에 수 백 가마의 조곡 포대를 쌓아놓고 시위를 벌였다.

뿔난 농심은 쉽게 풀리지 않을 모양이다. 정부의 농업정책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농민들의 최우선 불만은 추곡수매가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정부 추곡수매가는 지난해에 비해 17~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업의 흔들림은 결국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과 같다. 나라 전체에 드리워진 먹구름이다.

정부의 추곡수매가는 1등급을 기준으로 조곡 40kg 1포대가 지난 2007년 4만8천773원이었다. 지난해 5만4천500원으로 11.7% 인상됐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농업인들이 화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농업인들은 내일 14회 농업인의 날을 맞는다. 각 지자체나 농업 단체마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흥이 나지 않는다. 농업인들이 단단히 화났다. 오히려 풍년농사의 기쁨은 뒷전인 채 온갖 시름으로 가득하다. 농업과 농업인 전반에 드리워진 암울한 사정 때문이다.

우리 농업은 1970년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일컬어졌다. 그만큼 우리 삶의 근간을 차지했다.

농업 비중도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3% 선까지 하락했다. 농업인 점유비는 7% 선이다. 당시 상황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농업이 가장 부러운 직업의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농업 포기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농업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래 세계에는 지금과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농업이 가장 부러운 직업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시대의 흐름과 인간의 보편적 행복추구라는 측면을 살피면 그렇다.

앞으로 시대를 주도할 산업은 생명과 환경 산업이다. 농업의 역할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생명산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 산업의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열쇠는 여전히 우리 농업인이 쥐고 있다. 예부터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새로운 비전 제시방안 나와야

농심(農心)은 본래 우리 민족의 본성이다. 자연의 법칙과 생명의 원리에 따라 모든 정성을 기울여 생명체를 가꾸어 가는 농업인의 마음이다.

농사는 수고하고 공들인 만큼 결실을 가져다준다. 한탕주의나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허허로움과 허황함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자연과 한 몸이 돼 함께 호흡할 뿐이다.

무언가를 심어서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은 기쁜 일이다. 바로 농부의 마음이다. 농심을 잃어버리고 살다보면 사회는 혼란해진다. 인성은 피폐해 질 수밖에 없다. 뿌린 대로 거두는 소박함 속에 과욕과 탐욕을 경계하는 절제의 미덕이 있다.

농업인들의 마음을 달랠 방법은 없나.

내일 농업인의 날은 우리 농업의 새로운 비전과 문제해결의 의지를 갖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리고 '빼빼로데이' 등 국적 불명 행사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인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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