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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09 17:12: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2편: 소요유의 정신적 가치2
ⓒ 강호생
그림에 있어서 대개 대상을 충실히 묘사한다고 하는 사실적인 방법에는 연필이나 펜이나 대(竹)와 같은 것을 사용하는데, 모필에 의한 사실적 묘사는 이와 같은 재료와는 처음부터 다른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말하자면 모필에 의한 수묵의 성격에는 언제나 사실寫實에서 이탈되려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심경心境'에 따라 노니는 그러한 경지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화를 사의寫意의 예술이라고 하는 것도 묵화의 이와 같은 정신에서 붙여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미美라는 것이 우리들의 감성적 인식이라 한다면, 인식은 그 자체가 일종의 표현인 것으로 그것은 하나의 '심의의 과정(心意의 過程)'을 의미 한다. 그 심의의 과정을 통과함으로 말미암아, 의미나 의의가 지각 속에 체현體現된다. 또한 그것이 체현됨으로써 지각이 된다. 때문에 그 지각은 하나의 대상으로서 인식 앞에 위치한다.

예술이란 때로는 인간의 정신을 세속적인 집착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고, 한편으로는 삶을 더욱 보편적이고 비인격적인 방식으로 간주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인간정신을 보다 높은 영역으로 고양하는 수단으로 용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학은 종교화에 개입하게 되는 당위성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정신에 의해서 미적 가치가 산출되는 예술은 실용적 기술과 같이 외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일정한 규칙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천부의 예술적 소질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이른바 영감의 힘에 의해 예술작품이 창조되는 것으로 용인되고 있다.

동양, 중세 유럽, 현대 유럽에 있어서 신비주의의 3자간의 지속적인 친연관계는 예술의 소위 '정신적 가치', 즉 '정신적' 이라는 용어가 초자연주의 신학의 입장에서 용인된, 그러한 예술의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뚜렷이 나타나 있다. 따라서 "예술미는 정신에서 생긴 것이며, 정신에서 재생산된 美"라고 했듯이 莊子는 인간의 정신적 자유무애한 생활을 '소요유'라고 하였는데, 예술이 유희적 본능에서 유래한다고 하는 장자의 관점은 서구 미학자들과 일치되고 있다. 쉴러는 "美의 원천은 실제적 이익을 떠난 쾌감이요, 따라서 예술은 유희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유희와 예술을 동일선상에서 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실용(實用)과 구지(求知)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상태에서 쾌감을 누리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유희와 예술은 그 정신적인 출발점이 공통되는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앞에 인용한 쉴러의 관념과 장자의 道에 대한 견해는 일치되고 있는 것이다.

장자의 이른바 '지인至人'·'진인眞人'·'신인神人'은 모두가 정신적인 유희인遊戱人이다. 이처럼 유희인은 바로 예술정신의 체현자이며 동시에 예술화 한 자者인 것이다. 장자가 첫 장에서 '소요유'로 시작되어 끝 장까지 '遊'의 정신으로 일관되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遊'의 정신에 있어서 여백의 예술이라는 동양회화가 사의寫意의 세계를 묘사해 '흉중작화胸中作畵' 즉 가슴속의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형이상학적 조형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정신적 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양회화의 독특한 조형미는 화면에 나타난 표현 형태보다는 표현 형태로써 형성된 '여백餘白'을 더욱 중요시 여기며, 생략적이고 함축적인 骨法에 의한 필묵법의 예술로 형성되면서 발전하였는데, 여백이란 필요한 부분의 본질만을 표현하면서도 무한한 배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감상자로 하여금 그 '여백을 상상 속에서 유희한다.'라고 정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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