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의원
[충북일보] 민주당 소속 청주시의원들이 신청사 건립 관련 이범석 청주시장의 행보를 맹폭했다.
시청사 본관동 철거 의지를 확고히 하는 등 이미 사회적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을 소통없이 뒤집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일부 시의원과 이 시장의 대결구도에 시민들은 발전적인 논의 없이 당리당략에 따른 공방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의회는 20일 본회의장에서 73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시정질문은 더불어민주당 △김영근 행정문화위원회 의원 △김성택 행정문화위원회 의원 △박완희 환경위원회 의원 △이영신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했다. 5분 자유발언은 허철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이 했다.
이 중 김영근 의원은 '시청사 건립의 정당성·공정성 확보되어야', 김성택 의원은 '상생하는 청주를 기대하며'라는 주제로 이 시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영근 의원은 "민선7기 본관 존치를 주장했던 청주시가 정반대로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본관 철거·재공모에 대해 정당한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거쳤느냐"고 질문했다.
이 시장은 "민선7기 존치 결정은 충분한 논의나 합의가 없는 결정이었다. 그 어느 때도 청주시는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한 적 없다. 지금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설계 효율화 재검토, 문화재적 가치 논란 등에 대해 시청사건립TF와 공약이행시민평가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검토와 시민의견을 전반적으로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김영근 의원의 발언 과정에서 '당대당 대결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김영근 의원은 "문화재와 관련된 아찔했던 옛 일화 하나를 소개하겠다"며 "'국보 1호 숭례문'을 일본의 조선주둔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교통장애를 이유로 없애려고 했던 가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역대 서울시장 가운데 한 사람이 '숭례문이 서울시 교통흐름에 막대한 지장을 주니 확 헐어버리고 길을 뚫어야겠다'고 주장했다면 어떻게 됐겠나"라고 이 시장을 저격했다.
반격(?)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측에서 나왔다. 홍성각 환경위원회 위원장은 추가질문을 요청해 단상에 올랐다.
홍 의원은 "시청사 본관동의 문화재적 가치에 '별 다섯개'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숭례문은 '별 백만개'를 줘야한다"며 "비교할 것을 비교해야 한다"며 김영근 의원의 지적을 반박했다.
시청사와 관련한 질타는 계속됐다.
김성택 의원
김성택 의원은 "청주병원 이전 문제는 강제력을 동원하기 이전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 시장은 "시는 원만한 협의를 도출하기 위하여 사업초기부터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위원회와 협의회를 구성해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강제집행 신청 전 청주병원의 최종 의사 확인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고 구 지북정수장 부지에 대해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통한 수의매각 의사가 있는지 재차 확인하였지만 답변은 없었다"며 "이에 시는 협의를 통한 이전 문제 해결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고심 끝에 강제집행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허철 의원은 "시청사 본관동 철거 불통행정 중단하고, 의견 수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이날 본회의가 '더불어민주당 대 국민의힘' 구도로 흘러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역의 한 원로는 "신청사 건립 문제를 두고 수년 째 행정력 소모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소속 정당이 바뀔 때마다 소모적인 논쟁만 이어진다면 이범석 시장 재임 시기에 신청사 착공이 될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며 "시와 시의회는 침묵하고 있는 다수 시민들의 의사가 어떨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 성홍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