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 가든, 누굴 만나든 안부를 주고받을 때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라는 말과 "디자인회사는 경기 안타요?"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미국이 기침하면 캐나다는 감기에 걸리고 대한민국은 감기몸살에 걸린다." 라고 미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크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사실 경제나 사회에 대해 아직 많이 모르고 둔하기도 하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주변에서 '경기 좋다', '살기 좋다'라는 말을 많이 듣질 못했다. 그렇다면 언제 좋아질 것이라는 기약이 없는 불경기 속에서 일생을 인상 찌푸리며 불행하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필자의 학창시절은 부유하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직접 만들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살 수 있었다. 한창 예민하고 철이 없던 나이에 친구들과의 어울림에서도 존재했던 각종 아이템에 의해 작용했던 여러 가지 요소들과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에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다. 그 덕분에 청년실업이 최고 수준이었다는 시기에 '박학다식'까진 아니지만 여러 방면의 사회경험을 통해 겁도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처럼 경영, 세금, 채용, 관리 등 준비 없이 "디자인만 잘하면 되겠지."란 마음으로 시작한 사업이었다. "잃을 것이 없어서였을까?" 정말 겁이 없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충북테크노파크에서 지원사업에 대한 사업설명회가 있어 이동하던 중 지역 라디오방송에서 유망기업의 CEO를 초대하여 여러 가지 인터뷰를 하는 방송이었다. 사업 시작의 자본이 오천만 원이라는 말에 사업 초기 당시가 문득 떠오르며 살짝 부럽기도 했다. 물론 제조업체와 달리 설비에 큰 자본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 구매했던 PC 2대와 소액 대출로 시작해 열정 하나만 가지고 아직도 너무 어렵게 멀리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왜? 싸게만 하려고 할까?", "우린 뭐 먹고 살라고!"와 같은 막연한 불평 속에 고객의 needs를 분석해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어리석게도 원하는 고객을 찾기 우선이었다. 지금은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창업교육들과 다양한 지원 정책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필자의 치부를 보이는 것 같아 사실 다소 부끄럽지만, 지금이라도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함께 일하는 직원과 고객도 많이 늘었지만, 주변을 보면 다양한 지원사업과 정부정책이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부분을 아는 분들만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지원과 정책사업들이 정말 필요로 한 사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지금보다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홍보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도 많이 찾아보고 지원도 해보고 하지만, 사실 지원방법, 지원자격, 조건에 대한 벽이 높고, 어렵다. '컨설팅 제도'란 것도 있지만, 그조차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쉽지 않을 것이다.
늘 승승장구하는 사업장보다 사실 하루 한 달을 어렵게 버티는 소규모의 사업자들이 도움이 더 필요한데 정작 먼저 기관의 문을 두드려보기란 쉽지가 않다. 먼저 다가올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원사업들과 정책, 벽이 지금보다 조금 낮아진다면 지금보다 '불경기'라는 말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가 안 좋다는 핑계를 먼저 찾고 본인들 마음에 위안을 주기보다는, 정말 현명하고 냉철하게 주위를 살핀다면 지금보다 더 좋아지는 방법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파이팅!" 하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