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기업 간의 신뢰와 의리

2024.04.03 14:44:58

문인규

플러그미디어웍스 대표

작년 5월 즈음 기술보증기금(기보)에서 지원과 투자를 받아 플랫폼 개발을 의뢰한 마케팅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일을 진행하고 50%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계약 시점부터 계약금에 대한 조율이 쉽지가 않았고 모든 항목을 의뢰업체 위주로 계약이 이뤄지고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개발비 50% 선금과 완료한 후 나머지 잔금 50%를 통상적으로 했었고 회사 내 계약서 역시 50% 기준을 잡고 있었지만 계약금을 10% 지급하고 일을 시작해달라는 업체의 요청에 맞춰서 진행을 했다.

계약 시 10%를 지급하고 디자인 완료 시 40% 지급을 해준다는 조건이었다. 조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사업초기에 도움을 줬던 친구의 당부도 있었고 튼튼한 회사라 판단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디자인을 완료하고 지급 신청을 위해 업무미팅을 요청했지만 시기가 미뤄지고 작업 스케줄이 지연되가고 있던 중 대표와 우여곡절 끝에 연락이 되어 다음 달에 지급해 준다는 시기가 작년 9월이었다. 약속된 9월에 아무 연락이 없어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이 안 되고 전화가 차단이 된 것처럼 바로 끊기는 상황에 회사로 연락하여 직원을 통해 연락을 달라는 메모를 남기고 기다렸더니 그제야 연락이 와서 11월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계약금 지급은 제쳐두고 경기가 요즘 많이 좋지 않다는 환경을 이해하고 기본 비즈니스 매너를 조금이나마 신경을 썼더라면 약속된 날짜가 지나기 전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왔었던 터라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물론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임기 응변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의견을 이야기하고 시간을 주고 12월 말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리스크가 있는 비용으로 분류가 되고 프로젝트에서도 대기 상태가 되었다. 작은 프로젝트가 아닌 이유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받지 못하고 프로젝트가 중지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업 초기 어려웠던 시간도 많았고 누군가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의 안도감과 든든함을 알기에 나름 배려를 한다는 것이 실수처럼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연결고리가 된 친구를 통해 아이디어와 기업의 현황을 바탕으로 '기보'에서 투자를 받은 돈을 플랫폼 개발에 쓰지 않고 다른 용도로 지출을 한 것 같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뒤로 의뢰 업체의 대표에겐 연락이 없었고 그 업체가 기존에 맡고 있던 프로젝트도 감당이 안돼 소송에 휘말리고 직원들의 임금체불에 회사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름 업력을 통해 노하우도 쌓이고 지금 상황과 같은 계약이 없을 거라 자부할 정도로 자만했던 탓인지 또 한 번 배움의 기회로 생각한다. 우려되는 것은 실제 필요한 기업과 수행업체들은 높은 문턱에 지원 사업이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상황들이 자주 발생됨으로써 정말 필요한 기업에 기회가 점점 더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또한 물품 구매나 프로젝트 의뢰를 계획할 때 신중히 자금 계획을 잘 세워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군가에게는 기회였던 상황이 큰 위기로 연세 부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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