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각수 군수 5차 공판… 창과 방패의 싸움

외식업체 J사 임원 1억 전달 배경 놓고 공방
檢 "지방선거 정치자금 명목" VS 辯 "앙심 품고 기획돈 시나리오"

2015.09.07 20:23:04

[충북일보] 각본 없는 한편의 법정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7일 오후 2시부터 청주지법 621호 대법정에서 11형사부(재판장 정선오 부장판사) 심리로 임각수(68·무소속 3선·구속) 괴산군수의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법정은 매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뜨거운 열기만큼 검찰과 변호인측 법정공방도 치열했다.

"재판장님, 검찰 측이 증인에게 유도신문을 하고 있습니다. 제지해 주십시오", "변호인측이 강압적인 자세로 증인신문을 하고 있습니다."

임 군수의 혐의를 공판과정에서 입증하려는 검찰의 창과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인의 방패가 사안 사안마다 부딪치며 불을 튀겼다.

쉼 없이 5시간 이상의 증인신문이 이어졌지만 방청객들은 흥미진지하게 전개되는 검·변간 논리싸움에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도 이날 공판에서 새롭게 공개됐다.

외식(노래방) 프랜차이즈사업을 하는 J사 임원 등이 임 군수에게 전달했다던 5만원권 20개 묶음의 1억원이 담긴 종이박스가 홍삼드링크제가 아닌 ㅈ사의 과립형 홍삼 박스였다는 점과 J사 대표 K(46) 회장이 이날 핵심 증인으로 출석한 F(52·구속) 전 상무 등을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 등이었다.

검찰은 F 전 상무를 상대로 임 군수에게 1억원을 전달하게 된 배경과 과정 등을 수사기록을 중심으로 신문했다.

수용자복을 입고 증인석에 앉은 F 전 상무는 회장 등과 공모해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둔 3월12일 오후 6시30분 괴산 모음식점에서 임 군수에게 1억원의 현금을 건넨 상황을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뇌물공여 이유에 대해 그동안 괴산공장 증설과 관련해 임 군수가 도움을 줬고 앞으로 추진할 새로운 사업(식품외식산업단지 조성·힐링파크조성)과 지방선거 정치자금 명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임 군수 뇌물공여 부분은 F 전 상무 등이 이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A(J사 전 이사·전 지방의원)씨와 공모해 2014년 12월 말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함께 해고된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K회장 협박 카드로 가공된 이야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취지로 검찰 공소사실 각각의 내용을 증거를 들어 반박했다.

다시 말해 임 군수 변호인측은 임 군수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순수한 동기에서 K회장의 비리의혹을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폭로한 게 아니라 자신들이 해고된데 앙심을 품고 기획된 협박용 카드가 A씨의 일방적 행동으로 선관위 등에 알려져 자신들도 영어의 몸이 된 게 아니냐는 논리를 폈다.

만약 재판부가 임 군수 변호인측 논리에 힘을 실어준다면 J사 정관계 금품로비의혹사건은 김호복 전 충주시장 뇌물사건에도 영향을 줘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임 군수는 외식 전문프랜차이즈업체인 J사의 괴산군 식품외식산업단지·힐링파크 조성사업 등 인허가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3월12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 2009년 12월 이 업체에 편의제공 명목으로 무직인 아들을 채용하도록 해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도 받고 있다.

임 군수에게 뇌물을 건넨 J사 회장 K씨 등 임직원 4명은 2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혐의와 업체의 세무조사 축소·무마 청탁을 위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인 김 전 시장과 세무법인 사무장,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형사사건 해결을 위해 전 괴산경찰서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받은 김 전 시장, 세무법인 사무장 H(58)씨, 서울지방국세청 전 직원 K(57)씨는 구속 기소됐고, 전 괴산경찰서장 C(61)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임 군수측은 지난 4일 재판부에 보석신청을 했다. 보석신청 결정 여부는 신청일로부터 7일 안에 이뤄진다. 이들에 대한 6차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예정돼 있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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