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업백화점 직원 신분보장은 필수다

2011.11.08 17:44:56

충북지역 마지막 향토백화점인 청주흥업백화점이 13년간의 법정관리를 마감했다. 법정관리가 끝나면서 옛 영광 재현의 기틀도 마련됐다. 청주시민들의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흥업백화점은 부도 이후 그동안 지역 사회의 관심과 우려 속에서 16년을 버텨왔다. 그래서 이번 인수협상 과정은 충북인들, 특히 청주사람들에게 관심이 컸다. 따라서 흥업백화점의 앞으로 행로, 즉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청주지법 제10민사부(재판장 최병준 부장판사)는 지난 7일 흥업백화점 매각을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 정리계획 변경(안)이 가결돼 (주)LS네트웍스에 매각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13년 만에 경영권을 되찾은 셈이다.

흥업백화점의 법정관리 시한은 내년 3월이다. 따라서 이날 정리계획 변경안이 부결됐을 경우 자칫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다행히 채권단 모두 특별한 이견 없이 정리계획안에 동의해 자체적 경영권 회복과 함께 인수 절차 실행이 가능했다.

흥업백화점의 매각절차는 지난 2003년 9월 처음 시도됐다. 흥업백화점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법정관리상태인 흥업백화점에 대한 기업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매각방법은 보유자산 매각 또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로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다. 그러나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8년이 더 지났다. 결국 부도 16년 만에 흥업백화점은 겨우 부활의 기회를 잡게 됐다. 하루 빨리 채권단에 대한 채무 변제와 회사정리 절차 마무리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무리도 아니다.

물론 정상적인 업무처리에 앞으로 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인수자인 LS네트웍스에서 정상 운영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직원들도 안정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 시민들 역시 전폭적인 신뢰와 함께 기대를 키울 수 있다.

LS네트웍스는 회사채를 포함해 모두 135억 7천200만 원에 흥업백화점을 인수했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 정리채권과 담보권의 변제를 완료하는 등 정리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정리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내부 문제 해결에 신경써야 한다고 판단한다. 인수계약 당시 흥업백화점 전 직원의 고용 승계와 영업활동 보장 등이 대표적이다. 약속한 사항이니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전 직원 완전 승계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여전히 있다. 다른 기업의 인수과정에서 나타난 현상 때문이다. 흥업백화점 직원들은 지난 1995년 말 부도 이후 각종 어려움을 겪었다. 그 중 일부는 자신을 희생하며 지금까지 일해 왔다.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다.

LS네트웍스는 새로운 방향으로 경영방침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 기존 직원들의 목이 걸려선 곤란하다. 그들은 모두 어려움 속에서 흥업백화점을 지켜낸 장본인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지켜주는 것도 새로운 인수자가 해야 할 몫이다.

현 흥업백화점 직원들에 대한 신분보장은 향후 2년간 보장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 후에 대한 약속은 없다. 보장이 필요하다. LS네트웍스에 대한 청주시민들의 기대는 아주 크다. LS네트웍스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지혜를 갖춘 기업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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