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깨어나는 빗줄기를 따라 걷는다. 꽃은 떠나도 신록이 아직 여기 남아 있다. 이즈음 연초록에 묻혀 사는 사람이 많다. 연두색이 만발하니 마음도 화사해 진다. 맑은 햇살에 봄의 축복이 뚝뚝 떨어진다. 며칠 만에 하얀 꽃잎의 흔적이 아예 없다. 하루 빗물로 아름답게 작별인사를 한다. 반가운 봄비가 초목에 생기를 돋워준다. 겨울의 흔적을 다 지우고 봄을 완성한다. [충북일보] 봄의 중턱에 목포 유달산으로 달려간다. 유달산이 비가 오는데도 영롱히 빛난다. 봄날 쉬어가는 연초록에 마음이 설렌다. 우람한 거대바위들이 가슴을 뛰게 한다. 상록활엽수들은 남국 정취를 선물한다. 벌써 피고 진 동백꽃은 땅 아래서 뒹군다. 빨간 얼굴이 짙게 무르고 상처투성이다. 4월 중순 봄 흐름이 기막히게 빨라진다. 유달산 둘레길은 순환형 여행길과 같다. 산언저리 오솔길과 유적들이 조화롭다. 각종 경승지들이 선형으로 줄서 반긴다. 다도해 해상공원 전경도 즐길 수가 있다. 유달산 정상에 서면 목포시가 들어온다. 저 멀리 다도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산 아래는 누구나 부담 없는 둘레길이다. 많은 시민이 운동과 휴식을 위해 찾는다. 노적봉은 홀로 외롭게 있는 바위산이다. 해발 60m로 둘레길 들머리 역할을 한다. 일제 때 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리됐다. 원래는 아름다운 유달산의 봉우리였다. 유달산 둘레길의 시작점은 노적봉이다. 물론 전설처럼 압도당할 만큼은 아니다. 그 정도까지 높지도 크지도 않은 바위다. 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계속 돌계단이다. 유달산 둘레길에는 들고 나는 길이 많다. 대표 들머리는 노적봉유료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곧바로 산 쪽에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면 숲길이다.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 보고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 길에서 처음 만나는 곳이 목포시사다. 노적봉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는다. 도심 가운데서 여유롭게 봄을 만끽한다. 굽이굽이 이어진 오래된 삶을 따라 간다. 흐린 하늘과 우뚝한 산이 함께 들어온다. 봄이면 벚꽃의 개화와 낙화로 꽃길이다. 숲길에 얽힌 갖가지 스토리도 흥미롭다. 역사와 문화가 곳곳에 숨어 있는 길이다. 우거진 숲에서 다양한 나무 감상도 좋다. 붉은 꽃 떨어진 동백 숲은 그중 으뜸이다. 유달산 한 모서리에 빨갛게 불을 지른다. 잘 가꿔진 길에 붉은 동백꽃이 지천이다. 새빨간 입술을 쭉 내밀고 환하게 웃는다. 온통 하얀 봄날을 빨간 색으로 수놓는다. 새붉은 동백과 순백의 벚꽃이 어울린다. 한 옆에서는 노란 수선화가 방긋 웃는다. 연록의 산과 들에 생명의 기운이 넘친다. 4월초 유달산 일주도로는 온통 하얗다. 벚꽃 군락이 바람결에 맞춰 큰 춤을 춘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꽃비 같다. 하얀 꽃길과 파란 하늘이 잘도 어울린다. 영롱하고 경쾌한 숲 분위기가 이어진다. 등 떠미는 이 없는 숲에서 여유를 부린다. 비스듬히 비치는 태양광선이 따사롭다. 산새들 소리가 산꽃들의 군무를 돕는다. 만물 소생의 4월, 세상이 마법에 걸린다. 봄에는 벚꽃 여행인데 벚꽃이 지고 없다. 2주전 답사 때와 달리 하얀 팝콘이 없다. 대신 수선화가 사뿐히 지르밟고 나선다. 숲속의 무채색이 유채색으로 확 바뀐다. 분홍과 빨강, 노랑 등 온갖 색으로 물든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생동감이 넘친다. 봄이 수놓은 노란 수채화를 만나러 간다. 길은 달성사로 이어져 우물에 닿게 한다. 부정한 사람이 우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 우물물이 없어진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달성사 마당에선 목포 시내가 다 보인다. 달성사를 나와 유달산 철거민 탑을 본다. 억지로 꾸미고 치장하지 않아 수수하다. 탑 모양도 압도하거나 짓누르지 않는다. 얼마쯤인가 걸어가니 자생식물원이다. 식물원 앞쪽에 철거민 탑이 또 하나 있다. 유리온실 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이 있다. 모두 4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똑바로 시야가 트이는 정자에 올라선다. 목포 시내와 삼학도 등이 어울려 보인다. 조각공원에서 다양한 조각들을 구경한다. 이등바위 아래 조각공원이 들어서 있다. 국내 최초 야외 조각공원으로 문 열었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들 작품이 많다.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야외음악당, 분수, 휴게소를 갖추고 있다. 조각 작품들이 희귀목들과 잘 어울린다. 찾는 이들의 쉼터로, 포토 명소로 인기다. 이등바위로 오르는 등산로도 연결된다. 호젓한 오솔길에서 돌담의 흔적을 본다. 수십 년 전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던 터다. 가다 보면 북항 방향의 바다가 잘 보인다. 지금 북항 일대는 예전에 뒷개로 불렸다. 뒷개는 뒤에 있는 포구라는 뜻을 갖는다. 바다들 바라보며 걷다가 샘터를 만난다. 푯말에 봉후샘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20~30년 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빨래도 하고 물을 길어가기도 한 샘이다. 산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의 생명수였다. 걷는 중에 낙조대 정자가 보여 잠시 쉰다. 육지와 고하도를 잇는 대교를 바라본다. 바다에 떠 있는 풍경이 꽤나 이국적이다. 해 질 무렵이 되면 더 멋진 풍경일 것 같다. 서쪽으로 해 기울자 그림자가 길어진다. 꽤나 높은 아리랑고개를 천천히 넘는다. 고개를 넘으니 그 옛날 수원지가 나온다. 머잖아 길은 출발했던 곳으로 이어진다. 유달산 둘레길 매력은 무엇보다 숲이다. 숲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기암괴석과 다도해 절경 감상은 덤이다. 일주도로의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쉽다. 누구나 안전하게 걸으면서 즐길 수 있다. 옛 수원지 이용 친수공간도 자랑거리다. 생태 연못과 암벽의 폭포는 환상적이다. 산객의 발길을 멈춰 세우기에 충분하다. 대부분 오래전부터 걷던 흙길 구간이다. 흙길이 심신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한다. 전체길이 6.3㎞로 걷는 데 부담이 없다. 2시간 30분 내외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걷기 좋은 오솔길 곳곳엔 볼거리가 많다. 다양한 문화유적과 경승지가 즐비하다. 눈앞으로 다도해 해상공원이 시원하다. 고하도와 목포대교 사이로 배가 지난다. 유달산을 한 번도 안 오른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한번만 오른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한 번 오르면 또 오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보물찾기 놀이처럼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야기가 있는 유달산 길은 꽤 재미있다. 하나하나가 담은 매력이 차고도 넘친다. 접근성 뛰어나 드는 길만 10여 곳이다. 걷는 멋과 맛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유달산은 예나 지금이나 목포 상징이다. 시민들이 사랑하는 아주 고마운 산이다. 고도가 낮지만 기암괴석과 절벽이 많다. 고산준령 못지않은 신경관을 자랑한다. 유달산은 엄청나게 크거나 높지는 않다. 서남쪽으로 노령산맥 마지막 봉우리다. 잘 뻗어 내려서 다부지고 잘생긴 산이다. 여기까지 와서 육지가 다도해로 바뀐다. 둘레길을 마치면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 정상과 이어지는 길은 여기저기 꽤 많다. 정상까지 멀지 않고 대개 안전한 길이다. 시간이 허락을 한다면 다녀오는 게 좋다. 정상은 일등바위라고 불리는 돌산이다. 정상 밑에는 이등바위, 삼등바위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사자의 영혼이 옮겨간다. 극락과 용궁 등 지정받은 곳에서 머문다. 오포대에서 유달산 정상 쪽으로 올라간다. 오포대는 1909년 설치돼 정오를 알렸다. 오포가 터지면 점심식사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달산공원 전망대로 사용된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600m로 아주 짧다. 하늘 위론 정상 가는 케이블카가 지난다. 바윗길 시나브로 올라서면 일등바위다. 목포시내와 삼학도가 가깝게 다가온다. 산에 안겨 견뎌온 사람들의 삶이 빛난다. 식물들이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트린다. 곳곳에서 형형색색 색깔 향연을 펼친다. 봄나들이 나선 이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클마 회원들이 마법 같은 순간에 맞춘다. 주변에 문화재와 전시관 등이 널려 있다. 작은 공원 등이 많아 둘러보기 그만이다. 목포의 영혼이 깃들어 한결 달리 보인다. 유달산 둘레길은 억지로 낸 길이 아니다. 예부터 자연스레 난 길을 정비한 길이다. 이런 저런 사람을 품어 훨씬 더 깊어진다. 유달산 둘레길에는 오늘도 사람이 많다.·봄날 마음 녹이며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연록 세상이 거룩한 순례처럼 다가온다. 매 순간 새로운 연두색의 그림을 그린다. 유달산 숲이 환상적인 색감을 자랑한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목포 유달산 둘레길 글·사진=함우석 주필 봄의 중턱에 목포 유달산으로 달려간다. 유달산이 비가 오는데도 영롱히 빛난다. 봄날 쉬어가는 연초록에 마음이 설렌다. 우람한 거대바위들이 가슴을 뛰게 한다. 상록활엽수들은 남국 정취를 선물한다. 벌써 피고 진 동백꽃은 땅 아래서 뒹군다. 빨간 얼굴이 짙게 무르고 상처투성이다. 4월 중순 봄 흐름이 기막히게 빨라진다. 유달산 둘레길은 순환형 여행길과 같다. 산언저리 오솔길과 유적들이 조화롭다. 각종 경승지들이 선형으로 줄서 반긴다. 다도해 해상공원 전경도 즐길 수가 있다. 유달산 정상에 서면 목포시가 들어온다. 저 멀리 다도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산 아래는 누구나 부담 없는 둘레길이다. 많은 시민이 운동과 휴식을 위해 찾는다. 노적봉은 홀로 외롭게 있는 바위산이다. 해발 60m로 둘레길 들머리 역할을 한다. 일제 때 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리됐다. 원래는 아름다운 유달산의 봉우리였다. 유달산 둘레길의 시작점은 노적봉이다. 물론 전설처럼 압도당할 만큼은 아니다. 그 정도까지 높지도 크지도 않은 바위다. 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계속 돌계단이다. 유달산 둘레길에는 들고 나는 길이 많다. 대표 들머리는 노적봉유료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곧바로 산 쪽에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면 숲길이다.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 보고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 길에서 처음 만나는 곳이 목포시사다. 노적봉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는다. 도심 가운데서 여유롭게 봄을 만끽한다. 굽이굽이 이어진 오래된 삶을 따라 간다. 흐린 하늘과 우뚝한 산이 함께 들어온다. 봄이면 벚꽃의 개화와 낙화로 꽃길이다. 숲길에 얽힌 갖가지 스토리도 흥미롭다. 역사와 문화가 곳곳에 숨어 있는 길이다. 우거진 숲에서 다양한 나무 감상도 좋다. 붉은 꽃 떨어진 동백 숲은 그중 으뜸이다. 유달산 한 모서리에 빨갛게 불을 지른다. 잘 가꿔진 길에 붉은 동백꽃이 지천이다. 새빨간 입술을 쭉 내밀고 환하게 웃는다. 온통 하얀 봄날을 빨간 색으로 수놓는다. 새붉은 동백과 순백의 벚꽃이 어울린다. 한 옆에서는 노란 수선화가 방긋 웃는다. 연록의 산과 들에 생명의 기운이 넘친다. 4월초 유달산 일주도로는 온통 하얗다. 벚꽃 군락이 바람결에 맞춰 큰 춤을 춘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꽃비 같다. 하얀 꽃길과 파란 하늘이 잘도 어울린다. 영롱하고 경쾌한 숲 분위기가 이어진다. 등 떠미는 이 없는 숲에서 여유를 부린다. 비스듬히 비치는 태양광선이 따사롭다. 산새들 소리가 산꽃들의 군무를 돕는다. 만물 소생의 4월, 세상이 마법에 걸린다. 봄에는 벚꽃 여행인데 벚꽃이 지고 없다. 2주전 답사 때와 달리 하얀 팝콘이 없다. 대신 수선화가 사뿐히 지르밟고 나선다. 숲속의 무채색이 유채색으로 확 바뀐다. 분홍과 빨강, 노랑 등 온갖 색으로 물든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생동감이 넘친다. 봄이 수놓은 노란 수채화를 만나러 간다. 길은 달성사로 이어져 우물에 닿게 한다. 부정한 사람이 우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 우물물이 없어진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달성사 마당에선 목포 시내가 다 보인다. 달성사를 나와 유달산 철거민 탑을 본다. 억지로 꾸미고 치장하지 않아 수수하다. 탑 모양도 압도하거나 짓누르지 않는다. 얼마쯤인가 걸어가니 자생식물원이다. 식물원 앞쪽에 철거민 탑이 또 하나 있다. 유리온실 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이 있다. 모두 4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똑바로 시야가 트이는 정자에 올라선다. 목포 시내와 삼학도 등이 어울려 보인다. 조각공원에서 다양한 조각들을 구경한다. 이등바위 아래 조각공원이 들어서 있다. 국내 최초 야외 조각공원으로 문 열었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들 작품이 많다.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야외음악당, 분수, 휴게소를 갖추고 있다. 조각 작품들이 희귀목들과 잘 어울린다. 찾는 이들의 쉼터로, 포토 명소로 인기다. 이등바위로 오르는 등산로도 연결된다. 호젓한 오솔길에서 돌담의 흔적을 본다. 수십 년 전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던 터다. 가다 보면 북항 방향의 바다가 잘 보인다. 지금 북항 일대는 예전에 뒷개로 불렸다. 뒷개는 뒤에 있는 포구라는 뜻을 갖는다. 바다들 바라보며 걷다가 샘터를 만난다. 푯말에 봉후샘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20~30년 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빨래도 하고 물을 길어가기도 한 샘이다. 산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의 생명수였다. 걷는 중에 낙조대 정자가 보여 잠시 쉰다. 육지와 고하도를 잇는 대교를 바라본다. 바다에 떠 있는 풍경이 꽤나 이국적이다. 해 질 무렵이 되면 더 멋진 풍경일 것 같다. 서쪽으로 해 기울자 그림자가 길어진다. 꽤나 높은 아리랑고개를 천천히 넘는다. 고개를 넘으니 그 옛날 수원지가 나온다. 머잖아 길은 출발했던 곳으로 이어진다. 유달산 둘레길 매력은 무엇보다 숲이다. 숲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기암괴석과 다도해 절경 감상은 덤이다. 일주도로의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쉽다. 누구나 안전하게 걸으면서 즐길 수 있다. 옛 수원지 이용 친수공간도 자랑거리다. 생태 연못과 암벽의 폭포는 환상적이다. 산객의 발길을 멈춰 세우기에 충분하다. 대부분 오래전부터 걷던 흙길 구간이다. 흙길이 심신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한다. 전체길이 6.3㎞로 걷는 데 부담이 없다. 2시간 30분 내외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걷기 좋은 오솔길 곳곳엔 볼거리가 많다. 다양한 문화유적과 경승지가 즐비하다. 눈앞으로 다도해 해상공원이 시원하다. 고하도와 목포대교 사이로 배가 지난다. 유달산을 한 번도 안 오른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한번만 오른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한 번 오르면 또 오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보물찾기 놀이처럼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야기가 있는 유달산 길은 꽤 재미있다. 하나하나가 담은 매력이 차고도 넘친다. 접근성 뛰어나 드는 길만 10여 곳이다. 걷는 멋과 맛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유달산은 예나 지금이나 목포 상징이다. 시민들이 사랑하는 아주 고마운 산이다. 고도가 낮지만 기암괴석과 절벽이 많다. 고산준령 못지않은 신경관을 자랑한다. 유달산은 엄청나게 크거나 높지는 않다. 서남쪽으로 노령산맥 마지막 봉우리다. 잘 뻗어 내려서 다부지고 잘생긴 산이다. 여기까지 와서 육지가 다도해로 바뀐다. 둘레길을 마치면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 정상과 이어지는 길은 여기저기 꽤 많다. 정상까지 멀지 않고 대개 안전한 길이다. 시간이 허락을 한다면 다녀오는 게 좋다. 정상은 일등바위라고 불리는 돌산이다. 정상 밑에는 이등바위, 삼등바위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사자의 영혼이 옮겨간다. 극락과 용궁 등 지정받은 곳에서 머문다. 오포대에서 유달산 정상 쪽으로 올라간다. 오포대는 1909년 설치돼 정오를 알렸다. 오포가 터지면 점심식사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달산공원 전망대로 사용된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600m로 아주 짧다. 하늘 위론 정상 가는 케이블카가 지난다. 바윗길 시나브로 올라서면 일등바위다. 목포시내와 삼학도가 가깝게 다가온다. 산에 안겨 견뎌온 사람들의 삶이 빛난다. 식물들이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트린다. 곳곳에서 형형색색 색깔 향연을 펼친다. 봄나들이 나선 이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클마 회원들이 마법 같은 순간에 맞춘다. 주변에 문화재와 전시관 등이 널려 있다. 작은 공원 등이 많아 둘러보기 그만이다. 목포의 영혼이 깃들어 한결 달리 보인다. 유달산 둘레길은 억지로 낸 길이 아니다. 예부터 자연스레 난 길을 정비한 길이다. 이런 저런 사람을 품어 훨씬 더 깊어진다. 유달산 둘레길에는 오늘도 사람이 많다.·봄날 마음 녹이며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연록 세상이 거룩한 순례처럼 다가온다. 매 순간 새로운 연두색의 그림을 그린다. 유달산 숲이 환상적인 색감을 자랑한다. 초록이 깨어나는 빗줄기를 따라 걷는다. 꽃은 떠나도 신록이 아직 여기 남아 있다. 이즈음 연초록에 묻혀 사는 사람이 많다. 연두색이 만발하니 마음도 화사해 진다. 맑은 햇살에 봄의 축복이 뚝뚝 떨어진다. 며칠 만에 하얀 꽃잎의 흔적이 아예 없다. 하루 빗물로 아름답게 작별인사를 한다. 반가운 봄비가 초목에 생기를 돋워준다. 겨울의 흔적을 다 지우고 봄을 완성한다.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단체사진 동백꽃 낙화 철거민탑 봉후샘 조각공원 '서로 바라보기' 조각상 달성사 수원지폭포 오포대 오포 유달산 표지석 노적봉과 목포시내 전경
교룡산 둘레길에 가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부부가, 친구가, 연인이 함께 걷기도 한다. 사는 시간 중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 같다. 클마회원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간다. 때론 침묵으로 자연과 원초교감을 한다. 무아의 경지에서 본래 나를 잊기도 한다. 무념무상으로 평온해진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금방 현실로 돌아 나와 웃곤 한다. 왕복 7km 거리 순환 코스가 참 여유롭다. 하늘을 여는 교룡의 여의주 꿈이 보인다.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교룡산을 간다. 옷을 가볍게 챙겨 입고 남원으로 달린다. 교룡산이 멀리서도 한눈에 그대로 잡힌다. 곧 피어날 듯 꽃봉오리 두 개로 보인다. 터널 빠져나가니 두 봉우리가 우뚝하다. 밀덕봉과 복덕봉이 형제처럼 바로 선다. 때를 잘못 타고난 두 영웅호걸이 반긴다. 교룡이란 이름이 정말로 예사롭지 않다. 교룡산이 남원을 감싸며 시선을 붙든다. 산허리 낀 둘레길이 교룡산성을 감싼다. 임도로 이뤄진 길은 완만해 걷기 편하다. 남원시내와 인접해 시민들의 휴식처다. 임도를 따라 둘레길을 싸목싸목 걷는다. 노란 생강나무꽃이 먼저 나와 인사한다. 수채 물감을 뿌려놓은 듯 노랗게 물든다. 기려한 모습으로 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지역과 사람을 잇는 들녘 길을 따라 간다. 길가에서 수많은 풀꽃들이 웅성거린다.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사람 소통의 길이다.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왕래의 길이다. 옛사람의 체취를 느끼는 역사의 길이다. 서로 다른 삶이 만들어 낸 문화의 길이다. 오순도순 걸어가는 사람 이야기 길이다. 울창한 소나무 사이를 느릿느릿 걷는다. 숲속의 산책길이 순간순간 새로워진다. 길은 구불구불 산허리 따라 돌아서간다. 산의 지형을 따라 곡선으로 쭉 이어진다. 주변은 숲으로 덮여 부드럽고 포근하다. 길이 완만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걷다보면 마을 내려가는 쪽길도 만난다. 주변 과수원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튼다. 감나무들이 곧 부름켜를 열 준비를 한다. 임도 북쪽 아래로 밭들이 넓게 자리한다. 산자락을 개간해 만들어낸 땀의 밭이다. 대부분 감나무가 식재돼 가을에 예쁘다. 숨이 좀 가쁘고 종아리 근육이 묵직하다. 걷는 강도에 맞게 깊은 호흡을 반복한다.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걷기 삼매에 든다. 임도 따라 걷는 길이 조금은 지루해진다. 이내 우회로가 나타나 산길로 안내한다. 숲의 속살에 봄 색이 더 진득이 묻어난다.·된 비알 오르노라면 허벅지가 묵직하다. 배낭 등에는 어느 결에 땀이 흥건해진다.·숲길을 걸어야 하는 까닭이 선명해진다.·골짜기의 풍경이 수고를 무색하게 한다. 산길의 끝은 다시 임도와 합을 맞춰 간다.·길이 다시 굴곡 없이 편안하게 이어진다.·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옆으로 도열한다. 중간 중간에 쉴 수 있는 사각정자가 있다. 둘레꾼들을 위한 전망대의 역할도 한다. 숲 사이로 가끔씩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 산과 들판을 담장과 마당삼은 풍경이다. 언제 봐도 포근하고 정겨운 마을들이다. 길은 지역과 지역을 잇는 소통 공간이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개울이 돼 흐른다. 마을과 들판을 적시며 풍요를 선물한다. 둘레길 걸으며 하는 임도 밖 감상도 좋다. 문덕봉과 고리봉이 능선을 이루며 간다. 아름다운 산을 만들어 감탄을 자아낸다. 산악인들에게는 인기 있는 등산코스다. 한참을 뻗다가 섬진강을 만나 내려간다. 아기자기한 들녘의 구획이 인상적이다. 둘레길이 잠시 대밭 사이를 지나간다. 대숲 속에서 청량한 기운이 전해져 온다. 듣기 좋은 바람 소리가 귓가에 머무른다. 청대나무들이 집단으로 소리를 뿜는다.·지적 욕망까지 잠재우는 마법을 펼친다. 얼마 지나서 만난 사방댐은 반갑지 않다. 계곡 물길에 쌓은 석축이 아름답지 않다. 교룡산은 임진왜란과 동학의 역사터다. 작지만 유서 깊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고불고불 고갯길 오르니 전망이 꽤 좋다. 숨결이 가쁘고 종아리 근육이 단단하다. 호흡을 크게 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조그만 웅덩이에 비친 하늘색이 파랗다. 산하가 포개지고 펼쳐지며 길이 보인다. 나무들이 묵언수행을 마치고 꿈틀댄다. 수액을 끌어올리며 초록 삶을 준비한다. 좀 내려서니 풍악산 산줄기가 잘 보인다. 커다란 바위 위에 쌓은 돌탑들을 만난다. 작은 돌들을 쌓아놓은 정성이 수고롭다. 그 틈에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늠름하다. 생명의 강함을 새삼 알려주는 풍경이다. 생존 불가능한 공간서 뿌리를 내려 산다. 곧게 솟은 적송들의 붉은 줄기가 힘차다. 길이 솔숲 사이를 S자로 굽이쳐 흐른다. 간벌로 적당한 여백이 아름다운 숲이다. 불규칙하고 역동적인 바람이 지나간다. 규칙적이고 부드러운 봄이 바람을 탄다. 마주선 풍경에서 벌써 푸르름을 읽는다. 교룡산 경색미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맑은 바람 한 점이 봄을 가까이 부른다. 부풀어 오른 새 움과 자주 눈이 마주친다. 생명을 불어넣는 찬란한 시간에 머문다. 시간의 깊이와 아름다움이 잘 맞춰간다. 산은 어떤 생명체보다 더 정열을 지닌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곤 한다. 때론 민감하게 거창하게 몸을 드러낸다. 어떤 땐 생명의 실체를 섬세히 보여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그 때 그 때 특별하다. 의지와 정열로 시간 따라 계절을 만든다. 산정의 늠연한 풍채는 위대한 감동이다. 겨울이 지나니 어김없이 다시 봄이 온다. 교룡산의 봄볕이 개울물을 타고 흐른다. 물소리에 음향의 부드러움이 더해진다. 하늘도 산도 땅도 기지개를 켜고 반긴다. 시간마다 날마다 시나브로 봄이 스민다. 눈 녹은 자리에 새파란 쑥이 싹을 돋운다. 마른 나뭇가지도 잔뜩 부풀어 힘을 준다. 부풀어 오른 새 움과 자주 눈이 마주친다. 생명을 불어넣는 찬란한 시간에 머문다. 3월의 저무는 해가 능선 가까이 닿는다. 가까운 봉우리가 어둠 속으로 불려간다. 해가 산그리메 그리며 찬란하게 진다. 들판에 닿은 붉은 강이 노을 속에 흐른다. 사람도 자연도 초연하게 시간을 보낸다. 일상이 줬던 상처를 봄바람에 씻어낸다. 보드라운 흙길 따라 마음이 푹신해진다.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낭도는 섬 모양이 이리 같다 해 붙여졌다. 여우 호(狐)가 아닌 이리 낭(狼)자를 쓴다. 연륙교로 이어진 4개의 섬 중 가장 크다. 여산과 규포리 2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섬 내 곳곳의 풍경이 아름답고 수려하다. 공룡 발자국 화석과 퇴적층은 압권이다. 바닷물이 빠지는·썰물 때 주로 드러난다. 낭도의 자랑거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갱번길은 좀 더 편하게 다듬은 산책로다. 작지만 아름다운 해수욕장도 여럿이다. 젖샘 막걸리는 낭도의 또 다른 매력이다. [충북일보] 청주에서 네 시간 남짓 달려서 도착한다. 구름떼가 스멀스멀 고갯마루를 넘는다. 바닷물에 햇볕이 내려와 윤슬로 빛난다. 맹렬추위 물러나고 바람이 숨을 고른다. 남녘의 태양이 지나간 시간을 알려준다. 이방인을 설레게 하는 매력적인 섬이다. 젓가락 장단 맞추던 한 시대를 떠올린다. 정말 이리를 닮았을까, 여우를 닮았을까. 푸른 바다에 반짝이는 햇살이 아주 곱다. 감춰졌던 섬의 비경과 전설을 드러낸다. 하나둘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을 모은다. 차창 밖으로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파란 하늘과 바다가 한 몸으로 환영한다. 낭도가 이름 하나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낭만낭도 이름을 처음 들으면서 설렌다. 여수 낭도가 봄날의 향기를 피워 올린다. 얼음장 밑의 겨울향이 녹아 흘러내린다. 엄동 물리치고 소리 없이 섬에 다가온다. 긴 공백 끝에 만난 옛날 친구처럼 반갑다. 낭도는 여수의 353개 섬 가운데 하나다. 이제 자동차 타고 들어가도 되는 섬이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연륙·연도교 덕이다. 여수와 고흥 사이의 4개 섬을 연결한다. 조발도와 둔병도, 낭도, 적금도를 잇는다. 그 중에 낭도가 가장 크고 매력이 넘친다. 여수 쪽에서 남쪽으로 26㎞ 떨어져 있다. 면적이 5.33㎢이고 해안선이 19.5㎞다. 200여 가구 300여 명이 모여 살고 있다. 바닷가 마을 정취가 물씬물씬 묻어난다. 마을의 벽화부터 사뭇 달라 또 가고 싶다. 담장에 그려진 그림이 추억을 소환한다. 그림마다 낭도 낭만을 한껏 추켜세운다.·함께 새겨진 시의 한 구절들도 명품이다. 섬 여행의 설렘을 부풀어 타오르게 한다. 여행객의 편의시설도 하나 둘 늘고 있다. 낭도 둘레길의 정체성은 금방 알 수 있다. 섬으로 들어설 때 이미 예고돼 알기 쉽다. 마을 어귀에서 갱번미술관이 알려준다. 사진과 그림, 설치미술 작품이 즐비하다. 걷는 내내 담장과 골목을 장식하고 있다. 갱번은 조개 캐고 물고기를 잡는 곳이다. 낭도와 주민들 풍경을 고스란히 담는다. 낭도 둘레길은 곧 갱번을 오가는 길이다. 클마 회원들과 1코스 걷기를 결정한다. 골목마다 '낭만낭도'라는 표어가 보인다. 벽화와 지붕 색깔이 서양화처럼 예쁘다. 빨강과 노랑, 파랑이 잘 어울려 조화롭다. 전형적인 과거풍의 벽화마을 풍경이다. 조금 유치해도 나름대로 예쁜 분위기다. 낭도 갱번미술길을 싸목싸목 지나간다. 파란 하늘을 이고 낭도의 봄을 산책한다. 작은 어촌마을이 시선을 멈추게 붙든다. 마을 초입부터 기념사진 찍느라 바쁘다. 포구를 끼고 정겨운 벽화들이 포근하다. 돌담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이 조붓하다. 잦은 젖샘막걸리 간판이 호기심을 끈다. 처음 보는 게 많은 낯섦이 마음에 닿는다. 담벼락에 별들이 돋아나와 와글거린다. 파란 바닷물에 비친 하늘이 하나가 된다. 바다 속을 그려 놓은 벽화들이 앙증맞다. 대문마다 주인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다. 정겨운 문패도 살포시 웃음을 짓게 한다. 마을 곳곳이 마음결까지 푸근하게 한다. 섬에서 쉬어 갈만한 민박집도 있어 좋다. 저녁에 바다 보며 잠들 수 있어 행복하다. 아침에 바다와 인사 나눌 수 있으니 좋다. 부지런한 해가 가장 먼저 대지를 밝힌다. 큰 도로를 따라 도로 끝까지 빨리 걷는다. 1코스 정점인 주차장 포토존에 닿는다. 클마 회원들이 삼삼오오 인증샷을 한다. 푸른 조끼 여우인형이 여행객을 맞는다. 외나로도 우주발사전망대가 희미하다. 해수욕장과 방파제가 잇따라 이어진다. 저 멀리 우뚝하게 선 빨간 등대가 보인다.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들어와 믿음직하다. 길 끝에 이르니 남해안 비경이 툭 터진다. 야자수 매트 깔린 좁은 산길로 들어선다. 여유로운 오솔길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아열대 상록수가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거리 띄운 나무 사이로 햇살이 충분하다. 한 걸음 느리게 걸어야 어울릴 것 같다. 느리게 걸어도 전망대가 금방 나타난다. 짙푸른 바다를 한 아름씩 담고 걸어간다. 낭도 둘레길은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다. 해안 숲길이 지루할 쯤 해변이 나타난다. 데크길에 이어 오솔길이 다시 등장한다. 바닷가로 내려가면 바윗길로 연결된다. 절리의 해변이 깜짝 선물로 감동을 준다. 능선에서 보았던 산타바 비밀해변이다. 공룡 발자국 있는 침식해안이 드러난다. 모래 위로 공룡화석이 펼쳐져 아름답다. 갯바위 위에 우뚝 선 남포 등대로 간다. 하얀 정장 입은 말쑥한 모습이 아름답다. 등대 건너편에 보이는 섬이 모래섬이다. 이 섬엔 공룡이 살았다는 옛 전설이 있다. 여수의 꽃섬 하화도가 멀리 눈에 안긴다.·강한 흡인력으로 꾼들의 마음을 흔든다. 각진 자태로 은밀하게 미모를 드러낸다. 늘 고도의 깨끗함을 유지해 매력적이다. 암벽 등반하듯 양손 쓰며 안돌이를 한다. 낮은 바위를 넘자 흰 남포등대가 보인다. 바위 위에 하얀색의 등대가 세워져 있다. 눈앞에 사도가 낮고 길쭉하게 늘어선다. 왼편의 추도는 2개로 갈라진 듯 보인다. 등대에서 방파제 해안까지 길이 예쁘다. 바닷물이 항아리처럼 육지로 파고든다. 아주 작은 해변이 주는 매력이 꽤나 크다. 남포등대 주변에는 기묘한 지층이 있다. 주상절리가 잘 어우러진 갯바위 지대다. 낭도 바닷가 지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름다운 해안과 해식애가 잘 드러난다. 해안 낭떠러지, 단애는 깎아 세운 것 같다. 절리대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아름답다. 귀를 씻기고 가슴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퇴적층이 드넓은 바다와 어우러져 좋다. 해안 언덕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숲길을 내려와 해안 둘레길로 들어선다. 어렵지 않게 해안바윗길을 따라서 간다. 다시 둘레길을 따라 걸어가자 천선대다. 주상절리 지나 쌍용굴을 한참 바라본다. 절벽 두 개의 굴에 바닷물이 출렁거린다. 고즈넉한 풍경에 인공의 구조물이 없다. 바다가 하늘과 코발트빛으로 펼쳐진다. 해안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이 편안하다. 싸목싸목 걸으며 바닷가 낭만을 즐긴다. 볕 좋은 날 연인과 뉘엿뉘엿 걸어도 좋다. 쪽빛 바다가 모래사장과 잘 어우러진다. 이 곳 저곳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해안 퇴적층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다. 특이한 타포니 바위들이 켜켜이 쌓인다. 거대한 바위의 해안 퇴적층이 장관이다. 낮은 해안의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소나무 숲으로 난 오솔길을 웃으며 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탄성이 쏟아진다. 눈길을 돌릴 때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언덕에서 해안으로 갈래길이 연결된다. 저 멀리 신선대 풍경이 정말 빼어나다. 신선이 내려와 살만할 정도로 절경이다. 바다 건너편 고흥 외나로도가 잘 보인다. 신선대 가는 길에 콘테이너 카페가 있다. 오래된 오디오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후박나무 사이로 신선대 풍경이 보인다. 경치가 너무 좋아 선녀들의 놀이터란다. 켜켜이 쌓인 바위들이 악어 모양을 한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섬을 지킨다. 바닷길이 섬의 속삭임을 길게 들려준다. 바람에 실려 온 낭도 갯내음이 풋풋하다. 바위 아래 바다가 쪽빛으로 출렁거린다. 하늘의 흰 구름이 신선의 터를 연출한다. 점점이 떠 있는 섬과 등대가 서로 웃는다. 해안 둘레 곳곳엔 주상절리가 즐비하다. 갯바위의 그림 같은 풍광은 감동적이다. 낭도자연이 빚어낸 풍경이 환상적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지친 심신이 치유된다. 신선대 가기 전에 카페에서 잠시 머문다. 언덕 위 카페는 더할 나위 없는 뷰포인트다. 좋은 자리의 으리으리한 카페가 아니다. 이름처럼 자연 속에 묻힌 순박한 카페다. 넓지 않은 밭에 꾸민 작은 정원이 예쁘다. 시설이라고는 컨테이너 조리실 하나다. 야외 테이블 몇 개와 오디오가 전부다. 길손들은 파전 하나에 막걸리를 찾는다. 한 쪽 한 모금 하고 다시 둘레길로 나선다. 신선이 내려와 놀다 간 신선대로 향한다. 마침내 수억 년 지질의 역사와 마주한다. 수직의 주상절리와 넓은 암반의 구조다. 풍광이 특이하고 빼어나 한참 머문다. 건너편으로 우주발사전망대가 가깝다. 새하얀 암반 아래로 파도가 넘실거린다. 바닷가엔 공룡시대 유적이 숨겨져 있다. 물론 바닷물이 빠져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바닷바람 뒤로하고 둘레길을 이어간다. 돌을 하나 둘 올려 만든 돌탑들이 많다. 길마다 무수히 늘어서 장관을 연출한다. 모래 해변이 비단처럼 예쁘게 펼쳐진다. 낭도해수욕장이 두 눈 속으로 들어온다. 모래가 곱고 파도가 잔잔해 놀기에 좋다. 낭도항 방파제 끝 빨간 등대는 특이하다. 관광객들의 인생 샷 장소로 각광받는다. 원석의 거친 고요 속을 싸목싸목 걷는다. 섬의 숲 사이로 바다의 윤슬이 반짝인다. 쾌청한 하늘 한낮 기온이 10도를 웃돈다. 낭도에는 어느새 매화 향기가 가득하다. 단아 도도한 매화꽃이 자태를 드러낸다. 꽃향기로 섬을 휘감으며 봄을 재촉한다. 은은히 풍기는 매향이 탐매를 부추긴다. 파란 바닷물이 매화 밭에 운치를 더한다. 볕 좋은 날 느리게 걸으니 자연이 말한다. 언제나 그렇듯 대화 값은 따지기 어렵다. 서리 맞아 숨이 죽은 참나무가 흔들린다. 붉은 잎들 모두 떨어트리고 부르르 떤다. 시간 앞에 무너진 영광의 시대를 보낸다. 산을 오른 겨울 해가 바다 건너 내려간다. 2월 어느 날 문득 저무는 해를 바라본다. 클린마운틴 회원들의 안녕을 소망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낡음과 바뀜, 과거와 현재를 뒤바꿔본다. 시대와 세상에 맞게 변할 건 변해야 한다. 정체돼 고여 있다 보면 낡아서 쇠퇴한다. 지금을 위해 어제는 자주 바뀌어야 된다. 고집스러운 정체는 빠른 퇴보의 길이다. 시공간의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야 한다. 2024년 성숙한 낭도의 봄을 기다린다. / 글·사진=함우석 주필
겨울이다. 바다가 있는 산으로 달려간다. 겨울만큼 바다가 맛있는 계절도 없다. 꽤 많은 바다 먹거리가 겨울에 제일 맛있다. 가장 풍요롭다. 겨울 여행의 목적을 잘 채워준다. 황금산이 더불어 풍요로워진다. 을씨년스러움을 풍요로운 바다가 보상한다. 겨울바다 형상이 마음의 인식보다 화려해 호화롭다. 허나 겨울바다는 모질고 춥다. 풍요와 모짐이 교차한다. 이중성의 공간이다. 가을이 서둘러 달아나고 한창 겨울이다. 나무들이 단풍놀이 끝내고 동면에 든다. 마른 갈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뒹군다. 밀려온 눈보라에 숲속길이 얼어붙는다. 산 전체가 바람에 움찔움찔 하며 웃는다. 코끝이 점점 더 시려지는 추운 겨울이다. 삭아 매달린 애기단풍잎이 파르르 떤다. 잦은 흔들림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무채색 속으로 겨울 한파가 기습을 한다. 흩날리는 쌀눈을 보며 사색에 빠져든다. 하얀 눈 보푸라기가 부드럽게 일렁인다. 하늘에서 흰 눈 내리니 바다가 포효한다. 해변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너울댄다. 호호 불며 걷는 겨울 해변길이 상쾌하다. 흰 구름 사이로 햇살 한줌이 피어오른다. 낯선 행성에서 느끼는 이상한 행복이다. 황금산의 트레킹 코스는 대략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 정상에 오르는 게 무난하다. 몽돌해변과 코끼리바위를 보기가 쉽다. 그 다음 굴금을 둘러보고 돌아가면 된다. 썰물 때에는 해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략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해안 트레킹 코스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출발지로 가면 된다. 황금산은 아라메길 3코스의 들머리다. 독곶리에 위치한 해발 156m의 산이다. 서정적인 겨울 바다와 일몰이 아름답다. 해질녘 바다는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다. 가슴 저릴 만큼 꼭두서니 색으로 빛난다. 겨울 바다의 낭만을 품고 있어 그만이다. 예전엔 일부분만 연결돼 고립 상태였다. 지금은 육지와 완전히 이어진 내륙이다. 들머리에서 장승이 탐방객들을 반긴다. 나무계단 지나 널찍한 흙길이 이어진다. 솔숲 사이로 대산공단이 눈에 들어온다. 급한 경사의 솔숲이 500m쯤 이어진다. 오르막길에서 가쁜 숨을 몇 번 몰아쉰다. 머잖아 산 중턱의 쉼터 공간에 다다른다. 산길이 온통 해송과 잡목으로 울창하다. 걷다 보면 중간 중간 햇살이 새들어온다. 눈부신 서해 풍경이 발길을 더디게 한다. 바다 풍경이 막혔던 가슴을 트이게 한다. 어느 샌가 시나브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황금산 정상 떡갈나무 숲에 돌탑이 있다. 황금산 높이 156m를 알리는 표지석이다. 임경업 장군 모신 황금산사가 함께 한다. 멀리 바다 보며 가다보면 정상에 닿는다. 황금산이 서산 쪽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 황금산사는 무엇보다 조망이 빼어나다. 가로림만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황금산사엔 임경업 장군 초상화가 있다.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기 위한 기도처다. 지금도 매년 4월 1일에 동제를 지낸다. 황금산의 앞바다는 황금목으로 불린다. 물이 깊고 파도가 높아 험난한 뱃길이다. 임경업 사당을 뒤로 하고 해안으로 간다. 사거리 쉼터에서 바닷가 길로 내려선다. 내려가는 도중에 소망의 돌탑도 만난다. 산악회 리본과 소망 쪽지가 펄럭거린다. 자연과 대화하며 자신을 돌아보기 좋다. 숨겨놓고 몰래 찾는 명승지로 유명하다. 울창한 솔숲에서 삼림욕을 하기 딱이다. 산길과 숲길을 걷고 오르고 다시 채운다. 행복 기원하는 돌탑이 만복 건강탑이다. 탁 트인 바다의 파도 소리가 요란하다. 모래 대신 크고 작은 자갈들이 깔린다. 아담한 몽돌해변이 우아하게 펼쳐진다. 몽돌들이 사그락 사그락 흔들며 떠든다. 돌길을 따라 가니 코끼리바위를 만난다. 눈과 사진, 마음에 욕심껏 풍경을 담는다. 순간을 받아들이니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해안과 어울리는 바다가 낭만을 품는다. 나무계단 오르니 다시 계단이 이어진다. 몸에 스미는 솔 향으로 발걸음이 가볍다. 완만한 숲길과 탁 트인 바다가 어울린다. 주상절리의 절벽해안 풍경은 압권이다. 몽돌해변 코끼리바위는 극한 비경이다. 해질녘 낙조 풍광은 황홀함을 넘어선다. 산길과 숲길을 걷고 오르고 다시 채운다. 황금산에서 산과 바다의 정취를 즐긴다. 코끼리바위는 황금산 최고의 절경이다. 단연코 산객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든다. 기념사진을 찍게 만드는 명소 중 명소다. 높이 5m 넘는 거대한 긴 코가 압권이다. 바닷물 마시는 듯한 형상은 사실적이다. 자연의 신비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암벽 틈새 뿌리박은 소나무는 경이롭다. 강인한 생명력과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나무 사이로 몽돌해변이 살짝 드러난다. 회원들마다 와∼ 하는 탄성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 파도가 해낸 일들을 떠올린다. 몽돌로 온통 뒤덮인 해변이 참 아름답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눈부시게 좋다. 서로 부대끼며 신비로운 소리를 만든다.·완만한 숲길과 몽돌로 가득 찬 해변이다. 주상절리의 풍광이 조화로운 공간이다. 코끼리바위를 중심으로 해변이 나뉜다. 썰물 때면 코끼리바위 아래를 오고간다. 아치형 코끼리 목 부위쯤 되는 구멍이다. 몽돌해변서 계단 넘으면 다른 세상이다. 가파른 언덕 너머 해안 절경이 일품이다. 주상절리 절벽이 수만 년 세월을 말한다. 해안은 온통 넓적한 돌무더기 공간이다. 모두 몽돌이 아니라 주상절리 파편이다. 장대하게 치솟은 돌산 노송이 아름답다. 암벽 틈에서 자라 하늘로 곧게 뻗어간다.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 동양화를 그린다. 촛대 같은 바위 꼭대기서 독야청청 한다. 다시 계단 넘어 몽돌해변으로 돌아온다. 몽돌의 재잘거림을 뒤로하고 올라온다. 햇빛 가리던 마지막 단풍잎이 떨어진다. 지는 낙엽의 나직한 속삭임이 강렬하다. 졸참나무 낙엽들이 융단길을 선물한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겨울을 알려준다. 속삭임을 귀로 즐기며 생각에 젖어든다. 산책로에 각종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다. 코끝 얼리는 겨울바람이 산중을 지난다. 찬바람이 어깨만 스쳐 지나도 헛헛하다. 계절이 스스로 하루하루 절로 깊어진다. 황금산 바닷가에서 저무는 하루를 본다. 앞에 놓인 풍경에 몸과 마음을 맡겨본다. 가까운 산도 먼 산도 아름답게 드러난다. 해변 바람이 들리고 이어 모래가 보인다. 하늘에 구름 들어오니 바다가 펼쳐진다. 억새꽃 보푸라기가 부드럽게 일렁인다. 낯선 행성에서 느끼는 이상한 행복이다. 무채색 속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이 크다.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사색에 빠져든다. 황금산은 아라메길 종착지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통제됐다. 산과 바다의 정취로 각광받는 공간이다. 산의 서쪽은 주상절리의 바위절벽이다. 깊은 바다와 마주한 해식동굴들이 있다. 예부터 금을 캐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 이름은 항금산(亢金山)으로 전한다. 실제로 금이 발견되면서 황금산이 됐다. 서산9경 중 7경으로 그리 높지는 않다. 살짝 가파르고 너덜로 된 구간이 나온다. 등산로가 전반적으로 평탄해 걷기 쉽다. 땀을 좀 내면 눈앞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해변은 모래가 아닌 굵직한 몽돌 밭이다. 뒷다리를 접은 거대한 코끼리도 보인다. 해가 바다로 잠기면 바닷물은 금빛이다. 온통 물들면 가슴이 벅찰 만큼 아름답다. 황금산은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계도다. 동쪽은 육계사주와 습지로 이뤄져 있다. 서쪽 해안에는 해식애와 파식대가 있다. 해식애와 파식대가 만나는 부분이 높다. 해안선 가까이에서 파도에 깎이기 쉽다. 침식과 풍화를 거친 해식동이 많이 있다. 침식 지형으로 시 아치(sea·arch)도 있다. 시 스택(sea·stack)의 위용도 훌륭하다. 가을 보낸 황금산이 겨울을 빨리 맞는다. 완만한 숲길 속이 적요하고 고즈넉하다. 밀려오는 바닷바람에 옛일을 반추한다. 가슴 속에서 시원한 함성이 흘러나온다. 불어온 바람이 방전된 마음을 충전한다. 마음이 어둠 속 성냥불처럼 환히 빛난다. 마법처럼 순간의 공간이동에 성공한다. 바람이 심장을 관통해 서해바다로 간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 정리하는 때다. 시간은 영원하지만 내 시간은 유한하다. 적절하게 효율적으로 잘라 잘 써야 한다. 황금산에서 한 해를 찬찬히 되돌아본다. 호젓한 산길이 성찰하기 좋은 공간이다. 앙상한 나무와 형형한 바위가 어울린다. 맑은 날 덕에 대나무가 반짝반짝 빛난다. 겨울 빛과 낙엽 밟는 소리가 모두 고맙다. 서해바다 윤슬이 바람 따라 일렁거린다. 물빛이 은색에서 금색으로 교대를 한다. 햇빛에 비친 잔물결들이 신비를 더 한다. 나무 사이로 내려온 햇볕이 숲을 데운다. 볕뉘가 숨바꼭질 하듯 나무 사이로 든다. 찰나의 아름다움에 시간을 반추해 본다. 12월 황금산에 뉘엿뉘엿 해가 떨어진다. 사방 숲으로 짙은 겨울 풍경이 펼쳐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두여 해변은 노을길 구간에서 압권이다. 해변과 습곡을 한 꺼 번에 조망할 수 있다. 해변에선 붉은 모래가 사구를 조각한다. 습곡은 꿈틀대는 용의 등지느러미 같다. 승천을 꿈꾸는 용이 격렬하게 꿈틀댄다. 물결 모양의 구부러진 형태가 특이하다. 대규모 지각운동에 의해 생긴 지층이다. 만조 시간엔 지구의 신비가 물에 잠긴다. 바위 사이로 해루질 하는 사람이 지난다. 산 아래 해수욕장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충북일보] 태안반도가 바다를 마주하고 휘어진다. 해변과 닿은 땅이 많아 해수욕장도 많다. 바닷가 모습들이 닮은 듯 조금씩 다르다. 리아스식 해안 갯벌과 사구가 이어진다. 때론 아름다운 기암괴석 경관이 버틴다. 해안선의 길이만 약 530km에 이른다. 국내 유일무이의 해안형 국립공원이다. 풍경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7개 코스로 된 해변길을 따라 가면 된다. 길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북쪽 학암포에서 남쪽의 영목항까지다. 노을길은 백사장항서 꽃지로 이어진다. 솔숲과 바다 풍경에 지루할 틈새가 없다. 해송과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시원하다. 파도에 젖고 석양에 물드는 해변길이다. 느리게 걸으면 더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충남 태안으로 만추 서해를 만나러간다. 울긋불긋 단풍 대신 하얀 겨울을 만난다. 서산A지구 방조제부터 바람이 거세다. 천수만 바다와 간월호가 넓게 펼쳐진다. 안면대교를 건너서 안면도로 들어선다. 노을길 들머리인 백사장항에 다다른다. 수산물 어시장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해변으로 가니 해송과 넓은 백사장이다. 해변길 5코스 노을길 탐방을 시작한다. 아침 길이 꽤 호젓한데 바다가 소란하다. 거센 바람에 하얀 눈이 솔숲을 뒤덮는다. 마지막 남은 이파리를 떨어트리고 간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하얀 파도를 타고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자연 속에 사람이 만든 걸작에 다가선다. 닿는 곳마다 거센 바람이 겨울을 알린다. 백사장항 개펄이 썰물로 드러나 휑하다. 육지서 내려온 물이 갯골을 타고 흐른다. 백사장 위는 걸어도 발이 빠지지 않는다. 하얀 조개껍질들이 널브러져 신비롭다. 해변 따라 이어진 해송 터널을 걸어간다. 잘 자란 안면송 군락이 장관을 연출한다. 신발 아래 흰 눈과 솔잎 감촉이 폭신하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상쾌하게 지난다. 백사장항에서 서남쪽으로 쭉 걸어간다. 걷는 내내 파도가 내는 소리가 말동무다. 해변 곰솔 밭이 겨울 분위기를 물씬 낸다. 해변길 안내도와 이정목이 세워져 있다. 솔밭 아래 백사장이 널찍하게 펼쳐진다. 파도의 숨소리가 해안에 길게 퍼져간다. 백사장항에서 삼봉해변으로 이어진다. 길로 길의 이름을 알려주는 보는 길이다. 삼봉해변 쪽 해송숲길로 계속 이어간다. 꽃지해수욕장 11km 지점서 좌회전 한다. 소화기 보관함 있는 데크 쉼터를 지난다. 침목계단으로 내려와 해변길을 걷는다. 삼봉해변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백사장항 쪽으로 솔숲이 길게 이어진다. 마음이 절로 순해지는 노을길 풍경이다. 해질녘이면 석양과 노을빛이 아름답다. 2km를 가니 3개의 산봉우리가 보인다. 삼봉해수욕장의 세 봉우리가 인사한다. 높이 22m, 20m, 18m의 낮은 삼봉이다. 세 갈래 갈라져 높이가 아주 낮은 봉우리다. 삼봉해수욕장을 대표하는 세 봉우리다. 일몰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면 장관이다. 백사장 모래가 넓고 경사가 매우 느리다. 길이가 수km에 달해 한참을 걸어야 한다. 삼봉해수욕장 끝나고 솔숲이 이어진다. 울창한 솔숲에 야영장이 길게 펼쳐진다. 머잖아 또 새로운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안면도 해안가엔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10여 곳이 나란히 늘어서 길을 이어준다. 겨울바다의 낭만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모래밭이 단단하고 부드러워 걷기 좋다. 해가 진 뒤에는 붉은 잔영이 환상적이다. 해안사구 해송숲길서 해변풍경을 본다. 하늘과 바다와 해변이 하나로 이어진다. 안전쉼터를 지나니 소나무길이 끝난다. 데크길을 빠져나와 시멘트길을 걷는다. 소나무길을 따라 기지포 해변으로 간다. 기지포 해변의 해안사구 특별보호구역. 동식물 보호시스템이 아주 인상적이다. 하얀 숲길과 데크길을 번갈아 걸어간다. 해변 갈매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곧 드넓은 안면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텅 빈 모래사장에 파도소리만 가득하다. 달뿌리가 해안사구를 튼튼하게 감싼다. 기지포 탐방지원센터를 천천히 지난다. 소나무길 사이로 난 데크길이 포근하다. 큰 도로 포장길로 올라 창정교를 건넌다. 다리 건너 우측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매트길이 산뜻하게 솔숲을 가로지른다. 모래언덕을 내려와 안면해변을 걷는다. 안면해변은 다른 해수욕장과 좀 다르다. 들머리 주변이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다. 해안마을 들어가는 풋풋함이 느껴진다. 넓은 소나무 밭과 백사장 역시 장관이다. 해변길을 따라 두여해변으로 들어선다. 송림숲길과 데크길이 아우토반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노을길을 이어간다. 마침내 두여해수욕장이 반갑게 맞는다. 썰물 때면 500m 넓은 개펄이 펼쳐진다. 만조 때면 바위섬이 돼 또 다른 분위기다. 리아스식 해안의 멋스러움을 살려 준다. 경사가 완만하고 만조 수심도 깊지 않다. 안전하고 편한 수영을 하기에 적당하다. 산책을 하거나 해루질을 하기에도 좋다. 두여해수욕장엔 사계절 찾는 이가 많다. 안면도 서쪽에서 가장 큰 리아스식이다. 모래사장이 많아 해수욕하기 적당하다. 최근 영화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다. 물론 인근 꽃지해수욕장 만큼은 아니다. 종주려로 불리는 바위 풍경이 멋스럽다. 침목계단과 흙길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두여 전망대가 언덕 위의 하이라이트다. 여는 밀물 때 바닷물 속에 잠기는 바위다. 썰물 때는 크고 웅장한 바위로 드러난다. 두여는 바위가 두 개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수욕장 면적은 약 10 만평에 달한다. 길이는 3km이며 해안 폭은 250m다.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크게 우거져 있다. 고운 모래 깔린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다. 정중앙 소나무 한 그루가 예사롭지 않다. 해송 한그루가 해변의 운치를 더해 준다. 파도소리가 모래사장을 나와 다가온다. 산 위의 전망대 아래로 습곡이 펼쳐진다. 물 빠진 해변에 드러난 계곡이 기막히다. 물결 모양이 억겁 원시의 시간을 알린다. 낙조 내리면 너른 백사장이 붉게 물든다. 거대한 물결모양을 한 암반이 춤을 춘다. 지각변동이 창조한 멋진 예술작품이다. 밀물 때와 썰물 때의 명소가 아주 다르다. 썰물 무렵 두여전망대 전망은 압권이다. 붉은 해변과 습곡을 한 꺼 번에 볼 수 있다. 검은 바위가 해안 전체를 가득 채워간다. 습곡은 꿈틀대는 용의 등지느러미 같다. 승천을 꿈꾸는 용이 격렬하게 꿈틀댄다. 철지난 모래사장은 적막으로 가득하다. 구멍 난 가슴을 메우러 오기에 제격이다. 햇살 고운 날 지난 세월이 알알이 맺힌다. 11월 풍경이 낮볕에 부서져 하늘거린다. 깜작 지나간 인연이 무리 지어 떠오른다. 시간 가로질러 옛날 기억을 되짚어 본다. 이미 스쳐간 이전 가을 추억을 떠올린다. 남은 발자취 더듬어 옛날 향기를 찾는다. 하얀 모래가 가을과 유난히 잘 어울린다. 버스 타고 꽃지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강천섬이 가을 전성기 맞을 채비를 한다. 거대한 초지 위에 억새 군무가 화려하다. 미루나무가 잔디밭을 병풍처럼 두른다. 거대한 초지 위에 억새 군무가 화려하다. 걷기 좋은 은행나무길이 한참 이어진다. 강은 굽이굽이 흘러가고 산은 그림 같다. 강천섬은 여강 둘레에 위치한 하중도다. 1~2시간 걸으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천천히 걷기에 좋다.강천마을서 출발해 원점회귀 할 수 있다. 여강을 눈앞에 두고 강변길을 걸어간다. [충북일보] 새파란 하늘이 점점 강렬하게 다가온다. 높고 청명한 하늘에서 가을이 내려온다. 하늘과 땅에 온통 가을 풍경이 가득하다. 단양쑥부쟁이 등이 흐드러지게 웃는다. 눈부시게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간다. 발아래 보이는 세상을 지그시 굽어본다. 무언가 따뜻하고 힘찬 기운이 가득하다. 은행 한 알이 익어 저절로 땅에 떨어진다. 가을이 한 알 한 알 떨어지는 고운 날이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강천섬엘 간다. 강변을 따라 섬 하나가 새로 만들어진다. 억새와 어울려 외딴 섬길에 담장을 친다. 강물이 땅을 잘라내 외로운 섬을 만든다. 억새 군락 사이로 시멘트길이 뚜렷하다. 다리 건너자 그림엽서 풍경이 이어진다. 하얀 억새꽃 솜털이 바람에 흩날려 간다. 지난여름 폭우로 숲 풍경이 다시 바뀐다. 가을날의 평화로운 섬 풍경이 아름답다. 여주 남한강 샛강 아래 강천섬을 찾는다. 65만㎡ 넓은 잔디밭에 여러 길이 있다. 1.2㎞의 은행나무 길은 이미 인기 명소다. 얼마 전엔 강천섬 힐링센터도 들어섰다. 친환경놀이터와 휴게공간이 훌륭하다. 1층에는 어린이 독서광장이 이채롭다. 2층은 관리사무소와 매점, 강의실이다. 옥상에는 정원과 휴게공간이 마련됐다. 여강길은 여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전체 118.8km로 여주시 전역을 거친다. 11개 코스에 두 개의 작은 코스를 덧댔다. 강천섬을 걷는 길은 '여강길 3-1코스'다. 강천섬 주차장서 강천다리를 지나간다. 섬을 한 바퀴 돈 후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보물 같은 풍경들을 곳곳서 만나게 된다. 여강은 여주를 지나는 남한강을 말한다. 10월 중순 햇살이 고슬고슬하게 내린다. 여강의 맑은 강심이 잔물결로 일렁인다. 찬란한 태양이 온 몸으로 빛을 알게 한다. 선선한 바람은 사람을 상쾌하게 만든다. 심신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충전해 준다. 강가 둘러싼 나무들이 아주 고풍스럽다. 은행나무길이 잔디밭과 길게 어울린다. 하늘과 강과 나무와 사람이 하나가 된다. 강물줄기와 황금평야가 한 폭 산수화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기미를 보인다. 푸른 설렘이 붉은 설렘으로 살짝 바뀐다. 푸르름을 따라가니 어느새 붉은 색이다. 미루나무가 잔디밭을 병풍처럼 두른다. 강은 굽이굽이 흘러가고 산은 그림 같다. 눈부신 계절 아름답지 않은 공간이 없다. 강천섬 길이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한다. 가을이면 쑥부쟁이 무리가 수줍게 핀다. 보랏빛 단양쑥부쟁이가 반갑게 웃는다. 멸종 위기종 단양쑥부쟁이가 자생한다. 강변에 서식지 두 군데가 자리 잡고 있다. 섬의 한 가운데 드넓은 잔디광장이 있다. 그 옆으로 긴 은행나무길이 환상적이다. 가을 풍경을 만들어내며 곧게 뻗어 있다. 제멋대로 자란 억새도 나와 몸을 흔든다. 어느 쪽으로 걸어서 둘러봐도 상관없다. 늘 출발지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섬 안에선 너른 잔디밭이 두 팔을 벌린다. 잔디밭 주변으로 키 큰 미루나무가 선다. 고목들까지 가세해 열두 폭 병풍을 친다. 길 끝 군데군데서 이국적 정취가 나온다. 부는 바람에 물과 흙, 풀 냄새가 뒤섞인다. 한낮 햇빛에 비친 강물은 윤슬로 빛난다. 보름달이·뜨는·밤이 되면 더 환상적이다. 강물과·달빛이·어울려·그림을·연출한다.·10월 이즈음엔·은행나무·단풍이 예쁘다. 노란색이 잔디광장·가운데를·가로지른다. 노란 가로수가 섬·전체를·환하게·밝힌다.·느티나무·고사목 군락은 정말 신비롭다. 지금·되살아나는·가지도 생겨나고·있다.·강천섬이 사시사철 다른 색으로 바뀐다. 섬을 둘러싼 강물 위로 햇살이 떨어진다. 섬 근처 마을까지 굽이쳐 흘러 황홀하다. 숲과 들과 마을이 소리 없이 잘 이어진다. 숲 사이로 이어진 흙길이 더 없이 편하다. 여전히 맑은 초록의 기운이 스며 나온다. 들꽃들의 수런거림이 고요를 깨트린다. 가을 한낮 천천히 물든 보랏빛 절경이다. 강천섬으로 가는 길이 여울처럼 흐른다. 가을꽃이 지천인 강천섬 둘레를 걷는다. 하나 둘 사그라지고 있지만 참으로 곱다. 완만하게 굽어진 길과 잘도 어우러진다. 가을 서정 잔뜩 뿜어내는 꽃밭 풍경이다. 급하게 걷지 않고 천천히 말하며 걷는다. 몽골몽골 피어나는 구름이 느리게 간다. 가을날 오전 강물 위로 윤슬이 반짝인다. 가을 들녘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바뀐다. 전망데크 아래 강물이 예쁘게 흘러간다. 옅은 안개가 가을의 운치를 고조시킨다. 붕긋붕긋 솟은 산봉우리들과 어울린다. 듬직하게 솟은 마감산은 다정한 벗이다. 금방까지 춤추던 옅은 안개가 사라진다. 잔잔한 강물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산이 높아지니 강물이 굽이굽이 흐른다. 강천섬이 어느새 깔끔하게 단장을 한다. 강물에는 똑같은 산과 나무가 반영된다. 산인지 강인지 알 수 없는 데칼코마니다. 그 말간 공간으로 하얀 새들이 날아든다. 산과 나무는 그저 하나의 검은 덩어리다. 무심한 먹물은 자연스럽게 번져나간다. 먹물 번진 여강의 그림 속에 물이 흐른다. 숲속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강천섬에서 시간이 꽤나 느릿느릿하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 걷다보면 특별하다. 고유풍경이 된 고사목 군락지를 만난다. 강천섬의 생태계를 이루던 느티나무다. 지금은 다른 생명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죽은 모습이 새로운 풍경으로 선물이다. 마지막까지 사람 위한 경관을 제공한다. 수목의 삶에 경외감을 갖게 하는 장소다. 은행 알의 구린 향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강천섬은 라이더들에게·성지로·통한다. 섬·중앙의 드넓은·잔디광장은·쾌적하다. 보는·것만으로도·가슴을·시원하게·한다.·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경치가 탁 트인다. 단양쑥부쟁이 무리가 환하게 반겨준다. 부지런히 보랏빛 꽃잎을 피워내고 있다. 선명한·보라색의 꽃이 귀하고 우아하다. 반겨주는 꽃잎을 보니 마음이·흡족하다. 강천섬은 백팩커들의 성지이기도 했다. 2021년 초부터 숙박 야영이 금지됐다. 이제는 취사나 낚시를 일체 하지 못한다. 덕분에 조용하고 깨끗한 쉼터로 변했다. 누구나 찾아와 언제든 편안히 쉴 수 있다. 때를 가리지 않고 쉽게 쉼을 누릴 수 있다. 자연이 선물한 달콤한 휴식의 공간이다. 남한강과 강천섬이 건네는 휴헐 장소다. 억새 물결이 한적한 풍경을 잘도 그린다. 은빛 수채화가 바람을 타고 일렁거린다. 섬 옆으로 맑은 강물이 조용하게 흐른다. 시월의 강천섬에 은빛 물결이 가득하다. 거대한 초지 위에 억새 군무가 화려하다. 무더기로 일렁이며 하얗게 반짝거린다. 강천섬이 보랏빛 쑥부쟁이로 일렁인다. 풍경에 취한 채 유쾌한 반나절이 지난다. 시월의 가을이 뭉게구름 타고 내려온다. 강천섬 하얀 억새밭에 살짝 내려앉는다. 여강의 억새와 합을 맞춰 그림을 그린다. 때론 갈대가 한옆서 사각소리 내며 운다. 태양이 붉은 노을로 미소를 띠기도 한다. 하늘이 호젓한 강변길과 잘도 어울린다. 가을날을 축복하며 참 눈부시게 빛난다. 평화와 휴식이 머무는 공간 속 시간이다. 강천섬 나들이 길에 만난 하늘이 가깝다. 하늘이 구름 너머로 점점 푸르게 흐른다. 걷기 좋은 은행나무길이 한참 이어진다. 섬길 끝 모퉁이 도니 아름다운 매력이다. 작은 기쁨이 모여 행복 둘로 거듭난다. 여럿이 함께 걸어가니 훨씬 더 멀리 간다. 어느새 걸음을 멈추고 동쪽 하늘을 본다. 온 힘을 다해 처음 보는 풍경을 바라본다.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달천 노래가 살갑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버드나무 무리가 가을 강가에서 물든다. 강 옆으로 길게 늘어서 풍경을 연출한다. 달천강이 몽환적인 풍경을 피워 올린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가마우지가 날아들어 주인 노릇을 한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유보했던 열망을 참지 못하고 찾아간다. 결핍이 길어진 만큼 욕망의 폭이 한없다. 열띤 나들이가 고된 삶을 부드럽게 한다. 정직한 수고로 얻어낸 달콤함이 꽤 크다. 산 풍경이 물속에 들고 물이 산을 품는다.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나지막한 산봉우리가 길게 병풍을 친다. 물길 들길 숲길 마을길이 이어져 흐른다. 여행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전략이다. 삶의 쉼표와 여백미를 가꾸는 시간이다. 새로운 에너지 얻어내는 비상 탈출구다. 마음의 양식을 거두는 수확의 시간이다. 삶이 고단해진 사람은 여행을 생각한다. 유목민이란 원시성이 만들어낸 결과다. 예정에 없던 사전답사를 선뜻 저지른다. 빨리 찾아간 곳은 미원면 옥화구곡이다. 옥화구곡의 하늘이 나날이 푸르러 간다. 들판은 강물 따라 황금빛으로 익어간다. 하늘 아래를 걷다가 더 푸른 하늘을 본다. 깊어서 더 푸른 강물 속 하늘과 함께 간다. 새파란 하늘이 배경화면으로 등장한다. 강변 쪽으로 가을 햇살이 날아와 박힌다.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날들이 이어진다. 사람 발길도 줄어 분위기까지 한적하다. 14.5㎞ 달천강 물길이 이어져 흘러간다. 소리 없이 흐르다 부서지고 다시 모인다. 자연과 세월이 빚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아름답고 예쁘고 군더더기 없어 더 좋다. 억새의 마음이 바람의 현을 타고 흐른다. 물길엔 생성과 소멸이 끝없이 교차한다. 숲과 계곡은 마을을 품어 사람을 살린다. 억겁의 세월이 또 다른 길을 만들어낸다. 옥화구곡 관광길이 점점 더 붉게 바뀐다. 어진바람길이 달천을 따라 이어 달린다. 꽃바람길 지나니 이내 신선바람길이다. 수직 절벽에 하얀 바위무늬가 뚜렷하다. 벼랑 위로 푸른 소나무가 우뚝우뚝 선다. 파란 하늘이 푸른 솔을 병풍처럼 감싼다. 흉해진 인공 구조를 자연 공간이 메운다. 수려한 옥화풍경이 가을 단풍을 가꾼다. 옥화대는 누각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용소 일대 강 언덕을 두루 두루 일컫는다. S자형 달천이 연속으로 곡선을 그린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옥화리다. 강 언덕 마을 입구 느티나무가 두 그루다. 숲속으로 옮겨가면 세 개의 정자가 있다. 추월정과 만경정, 세심정이 고즈넉하다. 옥화4경이 옥화구곡의 하이라이트다. 옥화대는 누각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용소 일대 강 언덕을 두루 두루 일컫는다. S자형 달천이 연속으로 곡선을 그린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옥화리다. 강 언덕 마을 입구 느티나무가 두 그루다. 숲속으로 옮겨가면 세 개의 정자가 있다. 추월정과 만경정, 세심정이 고즈넉하다. 옥화4경이 옥화구곡의 하이라이트다. 옥화구곡이 다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천년의 비경이 물길 따라 흐르고 자란다. 숲과 나무, 기암괴석, 물길이·길게 흐른다.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공간이 되고 있다. 옛날의 향기로운 감성을 우러나게 한다. 마음의 현이 흐르는 강물처럼 낭창거린다. 수달, 쏘가리, 원앙 등 귀한 동식물도 많다. 징검다리 건너는 기분은 그야말로 좋다. 청석굴을 품은 바위가 하늘 높이 솟는다. 차디찬 동굴 신비가 선사시대로 흐른다. 용이 살았다는 용소가 손거울처럼 맑다. 천경대는 달빛과 사람의 마음까지 비춘다. 옥화대는 여행객들을 시심에 젖게 한다. 금관 숲은 지금도 천년 신비로 가득하다. 가마소뿔은 신화에 젖고 물살에 젖는다. 금봉과 신선봉, 박대소엔 전설이 지난다. 운암리에 옥화구경 1경인 청석굴이 있다.·미원천이 휘감고 도는 암벽 바위굴이다. 구석기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선사인들의 생활의 터전임이 밝혀졌다. 황금박쥐 서식지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황금박쥐는 곧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청석굴 옆을 가로질러 오르면 전망대다. 미원천에서 솟아오른 절벽의 꼭대기다. 2경 용소는 달천이 처음 만든 풍경이다. 미원천이 달천과 만나 이름까지 바꾼다.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가 동쪽을 향한다. 3경은 천경대로 물에 비친 달을 비춘다. 하늘 비추는 거울 같다고 해서 천경대다.·4경은 만경정, 추월정, 세심정을 품는다. 옥화대란 이름으로 옥화리 마을 전체다. 절벽 아래 달천에 뜬 달 풍경을 그려본다. 옥화대 정자를 돌아보고 마을을 나선다. 5경 금봉의 가을나무 사이로 빛이 든다. 그 아래 흐르는 달천에 갈대가 흔들린다. 바람에 서걱대는 풍경 속으로 걸어간다. 6경은 금봉서 3.5km 떨어진 금관 숲이다. 7경 가마소뿔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8경 신선봉은 어암2리 냇가서 보인다. 9경 박대소는 옥화구곡의 끝 풍경이다. · 가을 지나는 달천 물길에 단풍물이 든다. 지나는 바람이 겹겹의 색을 실어 나른다. 출렁다리 위로 비친 하늘색이 아름답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이 가까이 다가온다. 하늘 아래 강물이 예쁜 그림을 그려낸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무념무상 자연풍경으로 삶을 충전한다. 옥화구곡길 걷기가 치유하는 여행이다. 흙냄새와 물 냄새가 시간을 되살려낸다. 느린 걸음과 어울리는 옥화구곡이다. 걸어서 보기만 해도 특별해 지는 길이다. 사부작사부작 산책 하듯이 걷기에 좋다. 물 위의 징검다리는 특별한 경치가 된다. 이국적인 그림 속으로 들어온 풍경이다. 달천의 물길이 한낮의 윤슬로 반짝인다.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이 참 아름답다. 문득 문득 서늘한 바람 불더니 가을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간다.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들녘에서 노닌다. 산 너머 금빛 게으른 노을이 해설피 진다. 어암 마을의 들판이 황홀하게 익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비한 풍경을 더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적한 마을 모습이다. 강물 따라 동서로 구름바다가 아름답다. 햇살이 숨어도 옥화구곡 물길은 빛난다. 강변에 퍼진 시월의 고졸미가 아름답다. 흐린 하늘에서는 하얀 구름이 조화롭다. 산과 강이 예쁘게 가을 풍경화를 그린다. 한 발짝 더 들어가니 깊은 풍경을 만난다. 가을 길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그림이다. 산길 따라 물길을 따라 가을이 다가온다. 옥화구곡 산천의 채도가 점점 붉어진다. 어암 마을의 서쪽 자락이 완만히 흐른다. 치장한 팬션과 조용한 마을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하다. 굵은 나무들의 열 맞춘 도열이 씩씩하다. 군데군데 단풍나무들이 조화를 이룬다. 파릇파릇했던 잎에 조금씩 색이 물든다. 맑은 숲 그늘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분다. 하얀 쑥부쟁이가 무덕무덕 예쁘게 핀다.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오래된 소나무 향이 치유약제로 바뀐다. 사랑으로 나무를 지켜내고 효과를 낸다. 현실로 환기되지 않은 시간을 보여준다. 구름 아래에 핀 달천의 풍경이 신비롭다. 한낮 볕 받은 활엽수의 단풍이 붉어진다. 가을의 보석들이 풍요롭게 길을 채운다. 숲길에는 피톤치드가 가득 차 흘러간다. 공기 속에 잘 섞여 공간을 편안하게 한다. 길옆선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소란하다. 흐르는 강물에 슬쩍 나뭇잎 배를 띄운다. 서쪽 저편이 꼭두서니 빛으로 빨개진다. 노랗고 붉은 꽃 진 곳에 열매가 매달린다. 자연의 이치가 이토록 슬프고 아름답다. 땀 흘린 노력 뒤에 맺는 결실이 달콤하다. 결실은 아픔과 슬픔을 견디는 고통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 성과가 활짝 드러난다. 오곡백과만큼 풍성한 풍경을 연출한다. 사방의 숲이 건강하니 상쾌하고 예쁘다. 쑥부쟁이꽃을 보며 시간을 에둘러 간다. 가을 강가 들꽃들과 눈 맞춤을 계속한다. 낯선 인연꽃을 만날 기대감으로 설렌다. 제 몸 내주고 열매 살리는 꽃을 생각한다. 뭉게구름 내려와 흰 구절초로 환생한다. 오늘보다 찬란한 내일 기대하며 걷는다. 매혹의 자연과 유구한 역사가 함께 한다. 지금 느낌표 한 점이 시간의 정거장이다. 뭉게구름 기둥 세운 하늘 길을 바라본다. 추풍에 나를 겸허히 낮추고 남을 높인다. 생각 너머에 깃든 참다운 본성을 찾는다. 맑은 사유를 거쳐서 근원으로 다가간다. 옥화구곡의 풍경 따라서 세상사를 푼다. 자연과 조우하며 천천히 마음을 챙긴다. 신선봉에 금봉에 생각을 묻어두고 온다. 하늘색이 환해지며 해가 해맑게 웃는다. 물가 억새가 빛나는 은빛으로 유혹한다. 청석골부터 어암리까지 황금들판이다. 하늘과 구름, 산과 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가을날 자연과 동화돼 하나가 되어 본다. 강물의 들숨소리와 날숨소리가 가득하다. 물의 부드러움이 만든 명작 중 명작이다. 작은 기쁨과 작은 기적이 길가에 흐른다. 전형적인 농촌 가을날 풍경이·펼쳐진다.·쓸쓸한 고독의 시간이 조용히 밀려온다.· 고개 아래 내려다보니 사방이 시원하다. 멀리 널찍한 벌판이 눈 안에 가득 잡힌다. 가을들판이 머리에 황금빛을 이고 간다. 키를 덮는 억새가 강변 수풀에서 웃는다. 바람을 타고 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노란색 마타리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진다. 길가서 장렬하게 최고의 순간을 맞는다. 시간 따라 산풍경이 강풍경이 그윽해진다. 햇살 머금은 물살이 잔잔하게 일렁인다. 눈부신 풍경만으로 몸의 휴식을 얻는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연중기획)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글·사진=함우석 주필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유보했던 열망을 참지 못하고 찾아간다. 결핍이 길어진 만큼 욕망의 폭이 한없다. 열띤 나들이가 고된 삶을 부드럽게 한다. 정직한 수고로 얻어낸 달콤함이 꽤 크다. 산 풍경이 물속에 들고 물이 산을 품는다.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나지막한 산봉우리가 길게 병풍을 친다. 물길 들길 숲길 마을길이 이어져 흐른다. 여행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전략이다. 삶의 쉼표와 여백미를 가꾸는 시간이다. 새로운 에너지 얻어내는 비상 탈출구다. 마음의 양식을 거두는 수확의 시간이다. 삶이 고단해진 사람은 여행을 생각한다. 유목민이란 원시성이 만들어낸 결과다. 예정에 없던 사전답사를 선뜻 저지른다. 빨리 찾아간 곳은 미원면 옥화구곡이다. 옥화구곡의 하늘이 나날이 푸르러 간다. 들판은 강물 따라 황금빛으로 익어간다. 하늘 아래를 걷다가 더 푸른 하늘을 본다. 깊어서 더 푸른 강물 속 하늘과 함께 간다. 새파란 하늘이 배경화면으로 등장한다. 강변 쪽으로 가을 햇살이 날아와 박힌다.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날들이 이어진다. 사람 발길도 줄어 분위기까지 한적하다. 14.5㎞ 달천강 물길이 이어져 흘러간다. 소리 없이 흐르다 부서지고 다시 모인다. 자연과 세월이 빚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아름답고 예쁘고 군더더기 없어 더 좋다. 억새의 마음이 바람의 현을 타고 흐른다. 물길엔 생성과 소멸이 끝없이 교차한다. 숲과 계곡은 마을을 품어 사람을 살린다. 억겁의 세월이 또 다른 길을 만들어낸다. 옥화구곡 관광길이 점점 더 붉게 바뀐다. 어진바람길이 달천을 따라 이어 달린다. 꽃바람길 지나니 이내 신선바람길이다. 수직 절벽에 하얀 바위무늬가 뚜렷하다. 벼랑 위로 푸른 소나무가 우뚝우뚝 선다. 파란 하늘이 푸른 솔을 병풍처럼 감싼다. 흉해진 인공 구조를 자연 공간이 메운다. 수려한 옥화풍경이 가을 단풍을 가꾼다. 옥화대는 누각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용소 일대 강 언덕을 두루 두루 일컫는다. S자형 달천이 연속으로 곡선을 그린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옥화리다. 강 언덕 마을 입구 느티나무가 두 그루다. 숲속으로 옮겨가면 세 개의 정자가 있다. 추월정과 만경정, 세심정이 고즈넉하다. 옥화4경이 옥화구곡의 하이라이트다. 옥화구곡이 다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천년의 비경이 물길 따라 흐르고 자란다. 숲과 나무, 기암괴석, 물길이·길게 흐른다.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공간이 되고 있다. 옛날의 향기로운 감성을 우러나게 한다. 마음의 현이 흐르는 강물처럼 낭창거린다. 수달, 쏘가리, 원앙 등 귀한 동식물도 많다. 징검다리 건너는 기분은 그야말로 좋다. 청석굴을 품은 바위가 하늘 높이 솟는다. 차디찬 동굴 신비가 선사시대로 흐른다. 용이 살았다는 용소가 손거울처럼 맑다. 천경대는 달빛과 사람의 마음까지 비춘다. 옥화대는 여행객들을 시심에 젖게 한다. 금관 숲은 지금도 천년 신비로 가득하다. 가마소뿔은 신화에 젖고 물살에 젖는다. 금봉과 신선봉, 박대소엔 전설이 지난다. 운암리에 옥화구경 1경인 청석굴이 있다.·미원천이 휘감고 도는 암벽 바위굴이다. 구석기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선사인들의 생활의 터전임이 밝혀졌다. 황금박쥐 서식지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황금박쥐는 곧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청석굴 옆을 가로질러 오르면 전망대다. 미원천에서 솟아오른 절벽의 꼭대기다. 2경 용소는 달천이 처음 만든 풍경이다. 미원천이 달천과 만나 이름까지 바꾼다.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가 동쪽을 향한다. 3경은 천경대로 물에 비친 달을 비춘다. 하늘 비추는 거울 같다고 해서 천경대다.·4경은 만경정, 추월정, 세심정을 품는다. 옥화대란 이름으로 옥화리 마을 전체다. 절벽 아래 달천에 뜬 달 풍경을 그려본다. 옥화대 정자를 돌아보고 마을을 나선다. 5경 금봉의 가을나무 사이로 빛이 든다. 그 아래 흐르는 달천에 갈대가 흔들린다. 바람에 서걱대는 풍경 속으로 걸어간다. 6경은 금봉서 3.5km 떨어진 금관 숲이다. 7경 가마소뿔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8경 신선봉은 어암2리 냇가서 보인다. 9경 박대소는 옥화구곡의 끝 풍경이다. · 가을 지나는 달천 물길에 단풍물이 든다. 지나는 바람이 겹겹의 색을 실어 나른다. 출렁다리 위로 비친 하늘색이 아름답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이 가까이 다가온다. 하늘 아래 강물이 예쁜 그림을 그려낸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무념무상 자연풍경으로 삶을 충전한다. 옥화구곡길 걷기가 치유하는 여행이다. 흙냄새와 물 냄새가 시간을 되살려낸다. 느린 걸음과 어울리는 옥화구곡이다. 걸어서 보기만 해도 특별해 지는 길이다. 사부작사부작 산책 하듯이 걷기에 좋다. 물 위의 징검다리는 특별한 경치가 된다. 이국적인 그림 속으로 들어온 풍경이다. 달천의 물길이 한낮의 윤슬로 반짝인다.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이 참 아름답다. 문득 문득 서늘한 바람 불더니 가을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간다.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들녘에서 노닌다. 산 너머 금빛 게으른 노을이 해설피 진다. 어암 마을의 들판이 황홀하게 익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비한 풍경을 더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적한 마을 모습이다. 강물 따라 동서로 구름바다가 아름답다. 햇살이 숨어도 옥화구곡 물길은 빛난다. 강변에 퍼진 시월의 고졸미가 아름답다. 흐린 하늘에서는 하얀 구름이 조화롭다. 산과 강이 예쁘게 가을 풍경화를 그린다. 한 발짝 더 들어가니 깊은 풍경을 만난다. 가을 길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그림이다. 산길 따라 물길을 따라 가을이 다가온다. 옥화구곡 산천의 채도가 점점 붉어진다. 어암 마을의 서쪽 자락이 완만히 흐른다. 치장한 팬션과 조용한 마을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하다. 굵은 나무들의 열 맞춘 도열이 씩씩하다. 군데군데 단풍나무들이 조화를 이룬다. 파릇파릇했던 잎에 조금씩 색이 물든다. 맑은 숲 그늘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분다. 하얀 쑥부쟁이가 무덕무덕 예쁘게 핀다.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오래된 소나무 향이 치유약제로 바뀐다. 사랑으로 나무를 지켜내고 효과를 낸다. 현실로 환기되지 않은 시간을 보여준다. 구름 아래에 핀 달천의 풍경이 신비롭다. 한낮 볕 받은 활엽수의 단풍이 붉어진다. 가을의 보석들이 풍요롭게 길을 채운다. 숲길에는 피톤치드가 가득 차 흘러간다. 공기 속에 잘 섞여 공간을 편안하게 한다. 길옆선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소란하다. 흐르는 강물에 슬쩍 나뭇잎 배를 띄운다. 서쪽 저편이 꼭두서니 빛으로 빨개진다. 노랗고 붉은 꽃 진 곳에 열매가 매달린다. 자연의 이치가 이토록 슬프고 아름답다. 땀 흘린 노력 뒤에 맺는 결실이 달콤하다. 결실은 아픔과 슬픔을 견디는 고통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 성과가 활짝 드러난다. 오곡백과만큼 풍성한 풍경을 연출한다. 사방의 숲이 건강하니 상쾌하고 예쁘다. 쑥부쟁이꽃을 보며 시간을 에둘러 간다. 가을 강가 들꽃들과 눈 맞춤을 계속한다. 낯선 인연꽃을 만날 기대감으로 설렌다. 제 몸 내주고 열매 살리는 꽃을 생각한다. 뭉게구름 내려와 흰 구절초로 환생한다. 오늘보다 찬란한 내일 기대하며 걷는다. 매혹의 자연과 유구한 역사가 함께 한다. 지금 느낌표 한 점이 시간의 정거장이다. 뭉게구름 기둥 세운 하늘 길을 바라본다. 추풍에 나를 겸허히 낮추고 남을 높인다. 생각 너머에 깃든 참다운 본성을 찾는다. 맑은 사유를 거쳐서 근원으로 다가간다. 옥화구곡의 풍경 따라서 세상사를 푼다. 자연과 조우하며 천천히 마음을 챙긴다. 신선봉에 금봉에 생각을 묻어두고 온다. 하늘색이 환해지며 해가 해맑게 웃는다. 물가 억새가 빛나는 은빛으로 유혹한다. 청석골부터 어암리까지 황금들판이다. 하늘과 구름, 산과 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가을날 자연과 동화돼 하나가 되어 본다. 강물의 들숨소리와 날숨소리가 가득하다. 물의 부드러움이 만든 명작 중 명작이다. 작은 기쁨과 작은 기적이 길가에 흐른다. 전형적인 농촌 가을날 풍경이·펼쳐진다.·쓸쓸한 고독의 시간이 조용히 밀려온다.· 고개 아래 내려다보니 사방이 시원하다. 멀리 널찍한 벌판이 눈 안에 가득 잡힌다. 가을들판이 머리에 황금빛을 이고 간다. 키를 덮는 억새가 강변 수풀에서 웃는다. 바람을 타고 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노란색 마타리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진다. 길가서 장렬하게 최고의 순간을 맞는다. 시간 따라 산풍경이 강풍경이 그윽해진다. 햇살 머금은 물살이 잔잔하게 일렁인다. 눈부신 풍경만으로 몸의 휴식을 얻는다.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달천 노래가 살갑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버드나무 무리가 가을 강가에서 물든다. 강 옆으로 길게 늘어서 풍경을 연출한다. 달천강이 몽환적인 풍경을 피워 올린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가마우지가 날아들어 주인 노릇을 한다. 1,청석굴바위 인공폭포 2,인공폭포 아래 황금들판 3,청석굴 4,징검다리 5,옥화구곡 데크길 6,마을입구 느티나무 7,세심정 8,만경정 9,추월루 10,천경대 11,옥화자연휴양림 안내도 12,구철초꽃길 13,옥화9경 표지석
흙길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고즈넉하다. 참나무 밤나무 행렬이 한동안 계속된다. 소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 잎에 물이 든다. 색감에도 별다른 기교가 없어 정이 간다. 일찍 찾은 단풍에 마음도 반갑게 물든다. 이음 길과 갈래 길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오솔길 들어서면 어김없이 갈림길이다. 솔숲 지나고 가지런한 계단이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쉬엄쉬엄 숲과 꽃향기 맡으며 걸어간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은적산(208m) 늦은 아침을 먹고 강내면으로 내달린다. 탑연리 친구네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오전 10시 친구와 함께 길을 찾아 나선다. 가을들녘의 풍요가 스멀스멀 피어난다. 지나는 들녘마다 가을녹음이 한창이다. 곧 다가올 풍요로운 만추를 대비 중이다. 산길 풍경이 번갈아 자리를 바꿔 변한다. 큰 힘 들이지 않고서 풍경을 즐기며 간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걸어간다. 흙길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고즈넉하다. 참나무 밤나무 행렬이 한동안 계속된다. 숲길이 고도를 올려 능선으로 안내한다. 소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 잎에 물이 든다. 색감에도 별다른 기교가 없어 정이 간다. 일찍 찾은 단풍에 마음도 반갑게 물든다. 이음 길과 갈래 길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숲길 여기저기에 들고나는 샛길이 많다. 허나 갈 길 찾기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정표가 알려주는 대로 가면 분명하다. 솔숲 지나고 가지런한 계단도 올라간다. 산자락 아랫도리로 길이 길게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자연을 빼닮은 작은 벤치에 앉아도 본다. 쉬엄쉬엄 숲과 들 향기 맡으며 걸어간다. 출발한 지 30여분 지나 수타리봉이다. 널찍한 쉼터서 한동안 시원함을 즐긴다. 수타리봉을 내려와 은적산 쪽으로 간다. 청주하이테크 산업단지 도로를 따른다. 돼지감자꽃과 야관문꽃이 길가에 핀다. 연노랑 들판 거쳐 불당골 굿당에 닿는다. 연정고개에서 산딸나무 숲을 헤쳐 간다. 수타리봉 지나 고개까지는 어렵지 않다. 연정고개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걷는다. 불어오는 10월의 산들바람이 시원하다. 완만한 산줄기를 따라 느릿느릿 오른다. 은적산 가는 능선길이 온통 알밤 밭이다. 한 옆에선 보랏빛 산박하 꽃이 그윽하다. 좁았던 오솔길은 어느새 넓은 길이 된다. 아쉬움은 남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하다. 숲길이 끝나며 시멘트 포장길을 만난다. 여기서 바로 은적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시멘트 길을 몇 걸음 하면 단군성전이다.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풍경을 펼친다. 평화로운 명상의 세계가 마음에 퍼진다. 산에 든 빈 마음이 깊은 곳으로 따라간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눈과 귀가 쭉 열린다. 오감이 예민해지고 코 평수가 넓어진다. 느끼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국조 단군의 얼이 서린 은적산 정상이다. 활고개 연꽃마을서 쉽게 올라가도 된다. 고속전철 다니는 고가철도 바로 밑이다. 그 아래 산으로 오르는 포장길이 보인다. 도로가 산 정상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는 길이다. 산길 따라 15분이면 모두 오를 수 있다. 유서 깃든 산으로 여기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긴 시간의 순환형 산길코스도 있다. 들머리를 연정리 쪽으로 정할 수도 있다. 연정리 마을에 차를 세워놓고 가면 된다. 연정고개서 활고개 쪽으로 가는 길이다. 은적산 동쪽 능선을 밟아가는 구간이다. 청주와 조치원 잇던 594번 옛 도로다. 36번 도로 전까지 길로 오래 사용됐다. 저산 역참이 저산리에 있었을 정도다. 단군문화를 만나면 감회가 새로워진다.·조상의 뿌리를 만나 흐뭇하기 그지없다. 개천절과 3월15일(음) 어천제가 열린다. 국조 단군 돌아가신 날을 기리는 행사다. 최근에는 1월1일 해맞이 행사도 치른다. 산정서 내려다보면 시야가 환히 트인다. 주변 환경이 명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단군성전이 입지할만한 그런 공간이다. 은적산은 작고 낮지만 나름 산세가 있다. 정상에 서면 멀리까지 보는 조망이 좋다. 논밭과 함께 펼쳐진 마을들이 꽤 정겹다. 그런데 산행거리가 짧아 싱겁기는 하다. 그렇다고 무시할만한 산은 결코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단군성전이 여기 있다. 저산산성과 봉수터는 역사를 말해준다. 걸어가면서 주변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정상부의 단군성전은 역사의 현장이다. 단군성전 옆에 단군상 모습도 근엄하다. 저산산성 봉수가 서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초기까지 이용하던 봉수터다. 단군성전을 건립하며 대부분 훼손됐다. 산성과 봉수터가 함께 복원됐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더 훌륭한 성전이 됐을 게다. 단군성전 앞이나 정자에서 쉬기도 좋다. 은적산은 200m급 낮은 준 산간에 있다. 빠르게 오른 산 정상은 하나의 망루 같다. 멀리 보이는 시원스런 전망도 매력이다. 정상서 남쪽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서쪽으로 미호강 건너면 오송 신도시다. 좀 더 멀리로는 세종시가 건너다보인다. 동북쪽으로는 부모산이 멀리 조망된다. 동남쪽으로는 팔봉산 능선이 시원하다. 은적산 가는 길 곳곳에는 묘지가 참 많다. 언뜻 보면 동네 뒷산의 평범한 모습이다. 산세의 특징이 크게 뛰어난 산도 아니다. 하지만 산객들이 자주 찾는 까닭이 있다. 서쪽 산줄기 아래엔 저산리 마을이 있다. 저산 들판의 풍광이 시원하고 풍요롭다. 건너에선 부강지역이 대전과 마주본다. 거기 너머론 세종시내 전월산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오룡리 수타리봉이 보인다. 그 뒤로 부모산이 서청주로 쭉 이어진다. 우암산이 희미하게 내려앉을 때도 있다. 서쪽으로는 오송 들녘이 노랗게 물든다. 조천 너머 세종시가 슬며시 다가온다. 동쪽으론 팔봉산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열 개 넘는 봉우리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한남금북정맥 팔봉지맥이 힘차게 뻗는다. 은적산은 대표적인 청주 해맞이 명소다. 높지는 않지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었다. 정상에는 삼국시대에 축성된 성이 있다. 테뫼식 산성인 저산성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 시대 봉수터가 남아 있어 복원됐다. 단군성전과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미뤄 보면 주변에서는 크고 높은 산이다. 은적산이란 이름의 어원이 궁금해진다. 지명사를 통시적으로 확인할 길은 없다. 어원을 통계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 추정해보면 은적산은 온적산서 변했다. 잣산에서 적산, 저산으로 변이된 것 같다. 은자는 잣(山)을 수식하는 말로 추정된다. 대체로 크다는 의미로 온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은적산은 주변에서 큰 산이다. 단군문화유적은 전국적으로 3곳 있다.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이 대표적이다. 태백산 천제단과 구월산 천제단도 있다. 드물게도 은적산은 제단 아닌 성전이다. 은적산의 뿌리는 백두산에서 근거한다. 속리산서 시작한 한남금북정맥 가지다. 금강줄기에 뿌리내린 지맥의 중심이다. 정상에 단군성전이 자리하는 까닭이다. 전국의 명산과 명당은 대략 절집 몫이다. 허나 은적산은 드물게 성전이 차지한다. 단군묘 여부도 모르고 돌아가기 일쑤다. 단군 진묘가 아니라 가묘로 조성돼 있다. 1985년 홍익문을 건립하고 10년만이다. 북한의 정치적 단군릉 조성과는 다르다. 은적산 단군성전 단군묘는 신앙적이다. 좌우에는 단군석상과 천부경비가 있다. 좌청룡 우백호처럼 명당 기운이 서린다. 천부경비는 전국에서 2번째로 건립됐다. 단군 성전 앞에 장승 부부가 해학스럽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정보소 역할을 한다. 돌 솟대를 지나면 3개의 문이 기다린다. 홍살문과 배달문, 홍익문이 쭉 이어진다. 신선계로 한 걸음씩 들어가는 기분이다. 단군성전은 홍익문을 지나 그 안에 있다. 나갈수록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진다. 성전의 역사는 1945년으로 올라간다. 일제로부터 해방되면서 건립 추진됐다. 독립운동가 김재형 선생이 나서 앞섰다. 여러 뜻을 모아 단군봉찬회를 조직했다. 국조단군환검지비를 세우고 제도 올렸다. 현재 성전은 군비보조를 받아 건립됐다. 단군성전 뒤편 단군묘가 아주 흥미롭다. 이화정에서 내려다 본 전경이 멀리 간다. 아침이면 연정소류지에 물안개가 핀다. 솔숲 너머 골짜기가 흰 안개로 가득 찬다. 농담 짙게 밴 수묵의 풍경화가 따로 없다. 현실 속의 아침 산골풍경이 몽환적이다. 소류지의 아침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안개 품은 소류지가 산수화의 주인이다. 한낮엔 오송, 세종시가 주인공 풍경이다. 가을이 살포시 다가와 슬쩍 자리 잡는다. 맑은 고을에 파랗게 온 빛깔이 노래진다. 뜨거운 한낮의 볕은 숲과 들판을 익힌다. 소나무가 가을볕을 받아 기세가 오른다. 참나무엔 노란 단풍이 스르륵 다가온다. 이즈음 은적산 산길엔 호젓함이 넘친다. 단군성전 비탈길 너머로 알밤이 터진다. 여기저기서 가을이 달콤하게 익어간다. 가을날 말간 햇빛이 푸른 숲에 부딪친다. 나무냄새가 숲의 향기를 풍성하게 한다. 나무 위로 바람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소나무 너머로 파란 하늘이 작게 보인다. 흔들리는 갈참나무 소리가 자작거린다. 얽매였던 긴장의 감정이 스르륵 풀린다. 바람에 섞여 온 피톤치드 향이 편안하다. 숲이 이젤을 펴고 물감을 풀어서 놓는다. 은적산의 새 이미지가 별도로 각인된다. 수직 세상서 수평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연중기획)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글·사진=함우석 주필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은적산(208m) 늦은 아침을 먹고 강내면으로 내달린다. 탑연리 친구네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오전 10시 친구와 함께 길을 찾아 나선다. 가을들녘의 풍요가 스멀스멀 피어난다. 지나는 들녘마다 가을녹음이 한창이다. 곧 다가올 풍요로운 만추를 대비 중이다. 산길 풍경이 번갈아 자리를 바꿔 변한다. 큰 힘 들이지 않고서 풍경을 즐기며 간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걸어간다. 흙길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고즈넉하다. 참나무 밤나무 행렬이 한동안 계속된다. 숲길이 고도를 올려 능선으로 안내한다. 소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 잎에 물이 든다. 색감에도 별다른 기교가 없어 정이 간다. 일찍 찾은 단풍에 마음도 반갑게 물든다. 이음 길과 갈래 길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숲길 여기저기에 들고나는 샛길이 많다. 허나 갈 길 찾기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정표가 알려주는 대로 가면 분명하다. 솔숲 지나고 가지런한 계단도 올라간다. 산자락 아랫도리로 길이 길게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자연을 빼닮은 작은 벤치에 앉아도 본다. 쉬엄쉬엄 숲과 들 향기 맡으며 걸어간다. 출발한 지 30여분 지나 수타리봉이다. 널찍한 쉼터서 한동안 시원함을 즐긴다. 수타리봉을 내려와 은적산 쪽으로 간다. 청주하이테크 산업단지 도로를 따른다. 돼지감자꽃과 야관문꽃이 길가에 핀다. 연노랑 들판 거쳐 불당골 굿당에 닿는다. 연정고개에서 산딸나무 숲을 헤쳐 간다. 수타리봉 지나 고개까지는 어렵지 않다. 연정고개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걷는다. 불어오는 10월의 산들바람이 시원하다. 완만한 산줄기를 따라 느릿느릿 오른다. 은적산 가는 능선길이 온통 알밤 밭이다. 한 옆에선 보랏빛 산박하 꽃이 그윽하다. 좁았던 오솔길은 어느새 넓은 길이 된다. 아쉬움은 남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하다. 숲길이 끝나며 시멘트 포장길을 만난다. 여기서 바로 은적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시멘트 길을 몇 걸음 하면 단군성전이다.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풍경을 펼친다. 평화로운 명상의 세계가 마음에 퍼진다. 산에 든 빈 마음이 깊은 곳으로 따라간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눈과 귀가 쭉 열린다. 오감이 예민해지고 코 평수가 넓어진다. 느끼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국조 단군의 얼이 서린 은적산 정상이다. 활고개 연꽃마을서 쉽게 올라가도 된다. 고속전철 다니는 고가철도 바로 밑이다. 그 아래 산으로 오르는 포장길이 보인다. 도로가 산 정상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는 길이다. 산길 따라 15분이면 모두 오를 수 있다. 유서 깃든 산으로 여기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긴 시간의 순환형 산길코스도 있다. 들머리를 연정리 쪽으로 정할 수도 있다. 연정리 마을에 차를 세워놓고 가면 된다. 연정고개서 활고개 쪽으로 가는 길이다. 은적산 동쪽 능선을 밟아가는 구간이다. 청주와 조치원 잇던 594번 옛 도로다. 36번 도로 전까지 길로 오래 사용됐다. 저산 역참이 저산리에 있었을 정도다. 단군문화를 만나면 감회가 새로워진다.·조상의 뿌리를 만나 흐뭇하기 그지없다. 개천절과 3월15일(음) 어천제가 열린다. 국조 단군 돌아가신 날을 기리는 행사다. 최근에는 1월1일 해맞이 행사도 치른다. 산정서 내려다보면 시야가 환히 트인다. 주변 환경이 명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단군성전이 입지할만한 그런 공간이다. 은적산은 작고 낮지만 나름 산세가 있다. 정상에 서면 멀리까지 보는 조망이 좋다. 논밭과 함께 펼쳐진 마을들이 꽤 정겹다. 그런데 산행거리가 짧아 싱겁기는 하다. 그렇다고 무시할만한 산은 결코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단군성전이 여기 있다. 저산산성과 봉수터는 역사를 말해준다. 걸어가면서 주변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정상부의 단군성전은 역사의 현장이다. 단군성전 옆에 단군상 모습도 근엄하다. 저산산성 봉수가 서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초기까지 이용하던 봉수터다. 단군성전을 건립하며 대부분 훼손됐다. 산성과 봉수터가 함께 복원됐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더 훌륭한 성전이 됐을 게다. 단군성전 앞이나 정자에서 쉬기도 좋다. 은적산은 200m급 낮은 준 산간에 있다. 빠르게 오른 산 정상은 하나의 망루 같다. 멀리 보이는 시원스런 전망도 매력이다. 정상서 남쪽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서쪽으로 미호강 건너면 오송 신도시다. 좀 더 멀리로는 세종시가 건너다보인다. 동북쪽으로는 부모산이 멀리 조망된다. 동남쪽으로는 팔봉산 능선이 시원하다. 은적산 가는 길 곳곳에는 묘지가 참 많다. 언뜻 보면 동네 뒷산의 평범한 모습이다. 산세의 특징이 크게 뛰어난 산도 아니다. 하지만 산객들이 자주 찾는 까닭이 있다. 서쪽 산줄기 아래엔 저산리 마을이 있다. 저산 들판의 풍광이 시원하고 풍요롭다. 건너에선 부강지역이 대전과 마주본다. 거기 너머론 세종시내 전월산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오룡리 수타리봉이 보인다. 그 뒤로 부모산이 서청주로 쭉 이어진다. 우암산이 희미하게 내려앉을 때도 있다. 서쪽으로는 오송 들녘이 노랗게 물든다. 조천 너머 세종시가 슬며시 다가온다. 동쪽으론 팔봉산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열 개 넘는 봉우리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한남금북정맥 팔봉지맥이 힘차게 뻗는다. 은적산은 대표적인 청주 해맞이 명소다. 높지는 않지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었다. 정상에는 삼국시대에 축성된 성이 있다. 테뫼식 산성인 저산성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 시대 봉수터가 남아 있어 복원됐다. 단군성전과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미뤄 보면 주변에서는 크고 높은 산이다. 은적산이란 이름의 어원이 궁금해진다. 지명사를 통시적으로 확인할 길은 없다. 어원을 통계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 추정해보면 은적산은 온적산서 변했다. 잣산에서 적산, 저산으로 변이된 것 같다. 은자는 잣(山)을 수식하는 말로 추정된다. 대체로 크다는 의미로 온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은적산은 주변에서 큰 산이다. 단군문화유적은 전국적으로 3곳 있다.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이 대표적이다. 태백산 천제단과 구월산 천제단도 있다. 드물게도 은적산은 제단 아닌 성전이다. 은적산의 뿌리는 백두산에서 근거한다. 속리산서 시작한 한남금북정맥 가지다. 금강줄기에 뿌리내린 지맥의 중심이다. 정상에 단군성전이 자리하는 까닭이다. 전국의 명산과 명당은 대략 절집 몫이다. 허나 은적산은 드물게 성전이 차지한다. 단군묘 여부도 모르고 돌아가기 일쑤다. 단군 진묘가 아니라 가묘로 조성돼 있다. 1985년 홍익문을 건립하고 10년만이다. 북한의 정치적 단군릉 조성과는 다르다. 은적산 단군성전 단군묘는 신앙적이다. 좌우에는 단군석상과 천부경비가 있다. 좌청룡 우백호처럼 명당 기운이 서린다. 천부경비는 전국에서 2번째로 건립됐다. 단군 성전 앞에 장승 부부가 해학스럽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정보소 역할을 한다. 돌 솟대를 지나면 3개의 문이 기다린다. 홍살문과 배달문, 홍익문이 쭉 이어진다. 신선계로 한 걸음씩 들어가는 기분이다. 단군성전은 홍익문을 지나 그 안에 있다. 나갈수록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진다. 성전의 역사는 1945년으로 올라간다. 일제로부터 해방되면서 건립 추진됐다. 독립운동가 김재형 선생이 나서 앞섰다. 여러 뜻을 모아 단군봉찬회를 조직했다. 국조단군환검지비를 세우고 제도 올렸다. 현재 성전은 군비보조를 받아 건립됐다. 단군성전 뒤편 단군묘가 아주 흥미롭다. 이화정에서 내려다 본 전경이 멀리 간다. 아침이면 연정소류지에 물안개가 핀다. 솔숲 너머 골짜기가 흰 안개로 가득 찬다. 농담 짙게 밴 수묵의 풍경화가 따로 없다. 현실 속의 아침 산골풍경이 몽환적이다. 소류지의 아침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안개 품은 소류지가 산수화의 주인이다. 한낮엔 오송, 세종시가 주인공 풍경이다. 가을이 살포시 다가와 슬쩍 자리 잡는다. 맑은 고을에 파랗게 온 빛깔이 노래진다. 뜨거운 한낮의 볕은 숲과 들판을 익힌다. 소나무가 가을볕을 받아 기세가 오른다. 참나무엔 노란 단풍이 스르륵 다가온다. 이즈음 은적산 산길엔 호젓함이 넘친다. 단군성전 비탈길 너머로 알밤이 터진다. 여기저기서 가을이 달콤하게 익어간다. 가을날 말간 햇빛이 푸른 숲에 부딪친다. 나무냄새가 숲의 향기를 풍성하게 한다. 나무 위로 바람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소나무 너머로 파란 하늘이 작게 보인다. 흔들리는 갈참나무 소리가 자작거린다. 얽매였던 긴장의 감정이 스르륵 풀린다. 바람에 섞여 온 피톤치드 향이 편안하다. 숲이 이젤을 펴고 물감을 풀어서 놓는다. 은적산의 새 이미지가 별도로 각인된다. 수직 세상서 수평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흙길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고즈넉하다. 참나무 밤나무 행렬이 한동안 계속된다. 소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 잎에 물이 든다. 색감에도 별다른 기교가 없어 정이 간다. 일찍 찾은 단풍에 마음도 반갑게 물든다. 이음 길과 갈래 길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오솔길 들어서면 어김없이 갈림길이다. 솔숲 지나고 가지런한 계단이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쉬엄쉬엄 숲과 꽃향기 맡으며 걸어간다. 1,개천절 경축식 2,이화정 3,단군성전 전경 4,장승부부 5,은적산 가는 길 들판 풍경 6,당산봉 정자 7,수타리봉 정상석 8,수타리봉 이정표 9.산딸나무 열매 10,연정고개 생태탐방로
동림산 숲길의 변화가 비교적 느릿하다. 녹색 풍경이 느림보처럼 천천히 흐른다. 고요한 산의 숨결이 바람으로 전해진다. 골을 따라온 바람에 산객의 숨이 트인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청정한 풍경에 몸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짙푸르러진 숲길에 고요만이 가득하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동림산(458m) 금성마을 동림사 절집 앞에 차를 세운다. 절집을 눈으로 쓱 살피고 산행에 나선다. 오전 10시 마을 운동시설을 빨리 지난다. 동림산성 안내판을 살펴보고 들어간다. 들머리서 박문수 어사 조부 묘를 살핀다. 우측 잡초 우거진 길을 따라가 올라간다. 윗동림 마을의 느티나무는 둥구나무다. 수령이 400~500년을 지났다고 한다. 숲속으로 산길을 천천히 10여분 오른다. 잡초 잡목 우거져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푸른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스친다. 쑥부쟁이 등 들꽃들이 가을 화원을 꾸민다. 녹음 우거진 길에 여러 들꽃이 피어난다. 산길이 야생화의 보고(寶庫)로 거듭난다. 큰 일교차 견뎌낸 덕에 채도가 선명하다. 거센 바람을 이겨내고 피어나 강인하다. 30여분을 더 구불구불 숲길을 헤쳐 간다. 시원한 산허리쯤에서 하늘 구경을 한다. 불어오는 산바람에 청량한 원시림이다. 꽃무리마다 태양 빛을 좇아 허리를 편다. 들꽃들이 풍경의 한 조각으로 자리한다. 생태계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산객들을 매료시키며 발길을 붙잡는다. 하늘이 맑아 대충 찍어도 너무나 예쁘다. 9월말 서늘한 가을 산속으로 들어선다. 가을을 부르는 솔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울창한 숲길 한 옆에서 들꽃들이 반긴다. 하늘 위엔 뭉게구름이 느릿느릿 흐른다. 가을 하늘이 모든 걸 한꺼번에 제공한다. 걷기 편한 호젓한 흙길이 길게 이어진다. 시원하고 싱그러운 솔숲이 짙어져 간다. 옛길과 새 길이 공존하며 서로 이어준다. 동림산 중턱이 활엽수로 울울창창하다. 넉넉한 숲 구불구불 산길이 걷기에 좋다. 용자사터를 지나 장동삼거리에 닿는다. 장동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충북과 충남 도경계선이 지나는 길이다. 오전 11시30분 느리게 정상에 다다른다. 묘지 가까이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하늘 위에 흰 구름이 양떼처럼 움직인다. 미호강 바람이 한동안 동림산에 머문다. 산 아래선 까치내 물이 윤슬로 반짝인다. 옛 추억을 전달하듯 태양빛에 일렁인다. 굽이친 여울이 산에 푸른 낭만을 보탠다. 빛의 세례를 받아 강물 색이 더 짙어진다. 자연과 사람들이 아름답게 공존을 한다. 미호강의 물빛이 점점 가을을 닮아간다. 가을이 내리쬐는 옥산 풍경이 따스하다. 추석 연휴 가을햇볕이 따갑게 이어진다. 햇살의 눈부신 움직임이 아주 상서롭다. 들판마다 햇볕에 타며 물드는 시간이다. 벼의 색깔이 점점 연노랑으로 채색된다. 땅 위의 온갖 생명에 결실의 힘을 보탠다. 아직은 덜 익은 과일과 곡식을 익혀준다. 남을 비추는 소임을 완수한 태양 덕이다. 정봉 뜰이 점점 더 황금들판으로 바뀐다. 자연이 만드는 결실 과정이 참 숭고하다. 곱게 익어가는 풍경이 참으로 그윽하다. 맑은 숲 향기가 가을볕과 잘 어우러진다. 가을바람의 연주가 소란함을 떨쳐낸다. 마음을 집중하니 바로 갈 곳이 드러난다. 청정한 풍경에 몸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짙푸르러진 숲길에 고요만이 가득하다. 동림산으로 간 답사 산행이 꽤 행복하다. 동림산은 이름처럼 숲이 빼어난 산이다. 동쪽의 산으로 청주 북서쪽에서 젤 높다. 충북의 도계가 세종시와 이웃하고 있다. 강감찬 장군이 노년에 은거하던 곳이다. 산길은 다른 산과 마찬가지로 여럿이다. 도계 탐사를 겸해 하는 산행 방법도 있다. 장동삼거리서 도계 따라 가면 정상이다. 하산은 자명골 장동저수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나홀로 승용차 이용은 불편하다. 금성마을 쪽으로 들머리로 잡는 게 좋다. 여기서 순환형 산길을 따르면 편리하다. 옥산면 소재지를 지나 장동리로 쭉 간다. 21번 도로를 따라 동림사거리를 지난다.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개천이 눈에 띈다. 동림산 북쪽 자명골에서 흘러온 물이다. 머잖아 산 아래 있는 금성마을이 보인다. 마을 좌측으로 동림산 모습이 조화롭다. 들판과 산이 잘 어울리는 금성마을이다. 마을 주변의 재미있는 지명도 눈에 띈다. 요수수미엔 용이 올라갔단 전설이 있다. 동림사거리 뒤편 버드러지들도 재밌다. 윗동림 너머엔 둥구나무들이 펼쳐진다. 버드러지들의 서쪽 골짜기는 소롱골이다. 윗동림과 금계리로 가는 동고개도 있다. 동림산서 세종 쪽으로 미호강이 흐른다. 넓은 들판이 살만한 터전으로 보인다. 청주권 서북지역의 중심이 되는 산이다. 낮은 구릉지 사이에서 높이 솟아오른다. 주변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높은 산이다. 주변에서 봐야 더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정상에서 북쪽 주능선을 따라가면 도계다. 우측 동북 방향은 금성마을 쪽 능선이다. 순환형 하산은 도계를 따라가지 않는다. 동쪽능선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면 된다. 장동리 당골 마을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사람 흔적이 별로 없어 약간은 불편하다. 정비 안 돼 거칠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다. 길을 찾아내는 맛도 느끼며 갈 수도 있다. 장동과 금성마을 코스가 조금 편리하다. 종주 산길도 다 좋지만 정비가 필요하다. 취재답사팀은 장동저수지로 내려간다. 동림사 쪽과 장동마을 쪽을 포기한다. 내려가는 길은 내내 가파른 비탈길이다.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다. 계단도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는 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하산 길을 쭉 이어간다. 가을볕을 받아들이며 무상에 빠져본다. 길게 이어진 오솔길이 여유를 선물한다. 흰 구름과 함께 동림산 숲길을 걸어간다. 여기저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아주 천천히 자연의 숨결을 길게 느낀다. 오래된 시골집처럼 아늑함이 밀려온다.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 하나를 담아 간다. 서로 알려했던 마음을 조금 더 알아간다. 아름다운 자연색이 마음속을 색칠한다. 떠가는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다. 동림산 숲길의 변화는 비교적 느릿하다. 녹색 풍경이 느림보처럼 천천히 흐른다. 가을 맞은 산야가 아직도 짙은 녹색이다. 가을 복판에서 치열하게 고유색을 낸다. 구름을 경계로 파란 나무가 몸을 뻗는다. 고요한 산의 숨결이 바람으로 전해진다. 골을 따라온 바람에 산객의 숨이 트인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바위에 몸을 기댄다. 깊고 짙은 산속으로 고즈넉이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첩첩한 산길이 파도처럼 길게 일렁인다. 가을바람이 찬란한 하늘을 실어다준다. 적막한 숲에서 자연을 고즈넉이 즐긴다. 녹음 짙은 나무숲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가버린 여름이 슬픈 듯 요란하게 알린다. 땅 아래서는 쑥부쟁이가 시선을 잡는다. 어디를 쳐다봐도 파란 풍경이 경이롭다. 나뭇잎 사이로 빛이 산란해 더 신비롭다. 심연에서 금방 길어 올려 밝아진 색이다. 품격 갖춘 천고마비 계절을 잘 증명한다. 공기 속에 섞인 숲 향기가 아주 편안하다. 느끼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솜사탕 구름떼가 진경산수화를 그린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동림산 숲속 세상이 어느 순간 뒤바뀐다. 계절의 경계를 허물며 고유색을 지킨다. 바람결에 영롱히 빛나며 꿈을 꾸게 한다. 하늘이 그림처럼 현실 너머를 알려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강활이나 꽃향유 등 저지대 꽃도 보인다.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하고 날씨가 차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밤낮 기온차가 크다. 농촌 들녘에선 농작물 거둘 준비를 한다. 파란 하늘 아래를 황금색으로 꽉 채운다.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대추는 나뭇가지에 한가득 열려 빨갛다. 과수원의 배는 잘 익어 튼실함을 알린다. 여기저기 모두 잘 자라 수확을 기다린다. 가을은 누구에게나 그리움의 계절이다. 사계의 절기는 계절시계와 다를 바 없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라도 왔다가 간다. 한 뼘의 땅에서 미소 한 번 던지고 간다. 짧은 시간에 흔적 없이 말없이 스러진다. 아쉬움 없이 그냥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아름답지만 슬픈 계절의 유한성을 본다. 귀를 기울이니 자연의 소리가 잘 들린다. 산은 점차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마음 급한 나무들이 낙엽을 떨어트린다. 저 멀리 장동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명골 벌목산간 뒤로 하늘이 드러난다. 그 아래 장동저수지가 쪽빛으로 빛난다. 콜택시를 불러 금성마을 쪽으로 옮긴다. 마을 어귀서 코스모스가 바람에 나부낀다. 모두 다 가을이 반가워 춤을 추는 듯하다. 숲을 뚫고 들어온 볕뉘에 두 눈이 부시다. 가볍고 느린 걸음으로 가면서 사색한다. 무언가 생각이 떠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편안함과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살짝 눈뜬 보상이다. 산허리 타고 지나는 길 아래가 아득하다.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으로 찾아 떠난다. 들꽃은 소리 없이 피었다 소리 없이 진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연중기획)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글·사진=함우석 주필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동림산(458m) 금성마을 동림사 절집 앞에 차를 세운다. 절집을 눈으로 쓱 살피고 산행에 나선다. 오전 10시 마을 운동시설을 빨리 지난다. 동림산성 안내판을 살펴보고 들어간다. 들머리서 박문수 어사 조부 묘를 살핀다. 우측 잡초 우거진 길을 따라가 올라간다. 윗동림 마을의 느티나무는 둥구나무다. 수령이 400~500년을 지났다고 한다. 숲속으로 산길을 천천히 10여분 오른다. 잡초 잡목 우거져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푸른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스친다. 쑥부쟁이 등 들꽃들이 가을 화원을 꾸민다. 녹음 우거진 길에 여러 들꽃이 피어난다. 산길이 야생화의 보고(寶庫)로 거듭난다. 큰 일교차 견뎌낸 덕에 채도가 선명하다. 거센 바람을 이겨내고 피어나 강인하다. 30여분을 더 구불구불 숲길을 헤쳐 간다. 시원한 산허리쯤에서 하늘 구경을 한다. 불어오는 산바람에 청량한 원시림이다. 꽃무리마다 태양 빛을 좇아 허리를 편다. 들꽃들이 풍경의 한 조각으로 자리한다. 생태계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산객들을 매료시키며 발길을 붙잡는다. 하늘이 맑아 대충 찍어도 너무나 예쁘다. 9월말 서늘한 가을 산속으로 들어선다. 가을을 부르는 솔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울창한 숲길 한 옆에서 들꽃들이 반긴다. 하늘 위엔 뭉게구름이 느릿느릿 흐른다. 가을 하늘이 모든 걸 한꺼번에 제공한다. 걷기 편한 호젓한 흙길이 길게 이어진다. 시원하고 싱그러운 솔숲이 짙어져 간다. 옛길과 새 길이 공존하며 서로 이어준다. 동림산 중턱이 활엽수로 울울창창하다. 넉넉한 숲 구불구불 산길이 걷기에 좋다. 용자사터를 지나 장동삼거리에 닿는다. 장동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충북과 충남 도경계선이 지나는 길이다. 오전 11시30분 느리게 정상에 다다른다. 묘지 가까이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하늘 위에 흰 구름이 양떼처럼 움직인다. 미호강 바람이 한동안 동림산에 머문다. 산 아래선 까치내 물이 윤슬로 반짝인다. 옛 추억을 전달하듯 태양빛에 일렁인다. 굽이친 여울이 산에 푸른 낭만을 보탠다. 빛의 세례를 받아 강물 색이 더 짙어진다. 자연과 사람들이 아름답게 공존을 한다. 미호강의 물빛이 점점 가을을 닮아간다. 가을이 내리쬐는 옥산 풍경이 따스하다. 추석 연휴 가을햇볕이 따갑게 이어진다. 햇살의 눈부신 움직임이 아주 상서롭다. 들판마다 햇볕에 타며 물드는 시간이다. 벼의 색깔이 점점 연노랑으로 채색된다. 땅 위의 온갖 생명에 결실의 힘을 보탠다. 아직은 덜 익은 과일과 곡식을 익혀준다. 남을 비추는 소임을 완수한 태양 덕이다. 정봉 뜰이 점점 더 황금들판으로 바뀐다. 자연이 만드는 결실 과정이 참 숭고하다. 곱게 익어가는 풍경이 참으로 그윽하다. 맑은 숲 향기가 가을볕과 잘 어우러진다. 가을바람의 연주가 소란함을 떨쳐낸다. 마음을 집중하니 바로 갈 곳이 드러난다. 청정한 풍경에 몸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짙푸르러진 숲길에 고요만이 가득하다. 동림산으로 간 답사 산행이 꽤 행복하다. 동림산은 이름처럼 숲이 빼어난 산이다. 동쪽의 산으로 청주 북서쪽에서 젤 높다. 충북의 도계가 세종시와 이웃하고 있다. 강감찬 장군이 노년에 은거하던 곳이다. 산길은 다른 산과 마찬가지로 여럿이다. 도계 탐사를 겸해 하는 산행 방법도 있다. 장동삼거리서 도계 따라 가면 정상이다. 하산은 자명골 장동저수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나홀로 승용차 이용은 불편하다. 금성마을 쪽으로 들머리로 잡는 게 좋다. 여기서 순환형 산길을 따르면 편리하다. 옥산면 소재지를 지나 장동리로 쭉 간다. 21번 도로를 따라 동림사거리를 지난다.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개천이 눈에 띈다. 동림산 북쪽 자명골에서 흘러온 물이다. 머잖아 산 아래 있는 금성마을이 보인다. 마을 좌측으로 동림산 모습이 조화롭다. 들판과 산이 잘 어울리는 금성마을이다. 마을 주변의 재미있는 지명도 눈에 띈다. 요수수미엔 용이 올라갔단 전설이 있다. 동림사거리 뒤편 버드러지들도 재밌다. 윗동림 너머엔 둥구나무들이 펼쳐진다. 버드러지들의 서쪽 골짜기는 소롱골이다. 윗동림과 금계리로 가는 동고개도 있다. 동림산서 세종 쪽으로 미호강이 흐른다. 넓은 들판이 살만한 터전으로 보인다. 청주권 서북지역의 중심이 되는 산이다. 낮은 구릉지 사이에서 높이 솟아오른다. 주변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높은 산이다. 주변에서 봐야 더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정상에서 북쪽 주능선을 따라가면 도계다. 우측 동북 방향은 금성마을 쪽 능선이다. 순환형 하산은 도계를 따라가지 않는다. 동쪽능선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면 된다. 장동리 당골 마을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사람 흔적이 별로 없어 약간은 불편하다. 정비 안 돼 거칠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다. 길을 찾아내는 맛도 느끼며 갈 수도 있다. 장동과 금성마을 코스가 조금 편리하다. 종주 산길도 다 좋지만 정비가 필요하다. 취재답사팀은 장동저수지로 내려간다. 동림사 쪽과 장동마을 쪽을 포기한다. 내려가는 길은 내내 가파른 비탈길이다.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다. 계단도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는 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하산 길을 쭉 이어간다. 가을볕을 받아들이며 무상에 빠져본다. 길게 이어진 오솔길이 여유를 선물한다. 흰 구름과 함께 동림산 숲길을 걸어간다. 여기저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아주 천천히 자연의 숨결을 길게 느낀다. 오래된 시골집처럼 아늑함이 밀려온다.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 하나를 담아 간다. 서로 알려했던 마음을 조금 더 알아간다. 아름다운 자연색이 마음속을 색칠한다. 떠가는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다. 동림산 숲길의 변화는 비교적 느릿하다. 녹색 풍경이 느림보처럼 천천히 흐른다. 가을 맞은 산야가 아직도 짙은 녹색이다. 가을 복판에서 치열하게 고유색을 낸다. 구름을 경계로 파란 나무가 몸을 뻗는다. 고요한 산의 숨결이 바람으로 전해진다. 골을 따라온 바람에 산객의 숨이 트인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바위에 몸을 기댄다. 깊고 짙은 산속으로 고즈넉이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첩첩한 산길이 파도처럼 길게 일렁인다. 가을바람이 찬란한 하늘을 실어다준다. 적막한 숲에서 자연을 고즈넉이 즐긴다. 녹음 짙은 나무숲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가버린 여름이 슬픈 듯 요란하게 알린다. 땅 아래서는 쑥부쟁이가 시선을 잡는다. 어디를 쳐다봐도 파란 풍경이 경이롭다. 나뭇잎 사이로 빛이 산란해 더 신비롭다. 심연에서 금방 길어 올려 밝아진 색이다. 품격 갖춘 천고마비 계절을 잘 증명한다. 공기 속에 섞인 숲 향기가 아주 편안하다. 느끼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솜사탕 구름떼가 진경산수화를 그린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동림산 숲속 세상이 어느 순간 뒤바뀐다. 계절의 경계를 허물며 고유색을 지킨다. 바람결에 영롱히 빛나며 꿈을 꾸게 한다. 하늘이 그림처럼 현실 너머를 알려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강활이나 꽃향유 등 저지대 꽃도 보인다.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하고 날씨가 차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밤낮 기온차가 크다. 농촌 들녘에선 농작물 거둘 준비를 한다. 파란 하늘 아래를 황금색으로 꽉 채운다.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대추는 나뭇가지에 한가득 열려 빨갛다. 과수원의 배는 잘 익어 튼실함을 알린다. 여기저기 모두 잘 자라 수확을 기다린다. 숲을 뚫고 들어온 볕뉘에 두 눈이 부시다. 가볍고 느린 걸음으로 가면서 사색한다. 무언가 생각이 떠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편안함과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살짝 눈뜬 보상이다. 산허리 타고 지나는 길 아래가 아득하다.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으로 찾아 떠난다. 들꽃은 소리 없이 피었다 소리 없이 진다. 가을은 누구에게나 그리움의 계절이다. 사계의 절기는 계절시계와 다를 바 없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라도 왔다가 간다. 한 뼘의 땅에서 미소 한 번 던지고 간다. 짧은 시간에 흔적 없이 말없이 스러진다. 아쉬움 없이 그냥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아름답지만 슬픈 계절의 유한성을 본다. 귀를 기울이니 자연의 소리가 잘 들린다. 산은 점차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마음 급한 나무들이 낙엽을 떨어트린다. 저 멀리 장동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명골 벌목산간 뒤로 하늘이 드러난다. 그 아래 장동저수지가 쪽빛으로 빛난다. 콜택시를 불러 금성마을 쪽으로 옮긴다. 마을 어귀서 코스모스가 바람에 나부낀다. 모두 다 가을이 반가워 춤을 추는 듯하다. 동림산 숲길의 변화가 비교적 느릿하다. 녹색 풍경이 느림보처럼 천천히 흐른다. 고요한 산의 숨결이 바람으로 전해진다. 골을 따라온 바람에 산객의 숨이 트인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청정한 풍경에 몸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짙푸르러진 숲길에 고요만이 가득하다. 1,강활꽃 2,산박하꽃 3,자명골 폭포 4,쓰러진 나무 5,고압선 철탑 6,물봉선화 군락 7,동림산성 석축 흔적 8,동림산 정상표지석 9,동림산성 안내판 10,금성마을 운동시설
목령산 햇빛과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정갈한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조우한다. 조르륵 햇빛 받은 나뭇잎이 반들거린다.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드넓은 오창 뜰을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걷는 능선길이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천천히 접어든다. 거미줄을 피하니 나뭇가지가 콕 찌른다. 좁은 계단을 지나니 숲길이 더없이 맑다. 평소의 아름다움과 사뭇 다르게 울린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목령산(228m) 이른 산행을 위해 일찍 준비하고 나선다. 알싸한 피톤치드 많은 푸른 숲으로 간다. 솔 향 짙은 고즈넉한 산속으로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녹음 짙은 나무숲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풀벌레도 가버린 여름을 요란히 알린다. 이제야 막 핀 가을꽃들이 고개를 내민다. 추석 앞둔 목령산에 가을 정취가 흐른다. 오전 9시30분께 장미공원을 출발한다. 200여 개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가파른 계단 끝나니 벤치 쉼터가 반긴다. 소나무와 참나무, 밤나무가 잘 어울린다. 잘 익은 알밤과 도토리가 툭툭 떨어진다. 삼거리 지나 목령산 쪽은 아주 편안하다. 기막히게 호젓한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산객 반기는 새소리가 청아하게 울린다. 목령산의 가을산수 풍경이 꽤 호젓하다. 솔숲 너머 저수지에 안개가 뭉게뭉게다. 산골짜기마다 하얀 운무가 피어오른다. 상상 속의 수묵 수채 풍경화가 따로 없다. 몽환적 아침풍경이 그림처럼 빼어나다. 안개를 품은 저수지가 산수의 주인이다. 들녘엔 가을이 달콤하게 익어가고 있다. 붉은 단풍으로 물들 날 멀지 않아 보인다. 다시 작은 오르막, 그 끝에 벤치가 두 개다. 산 아래로 오창읍 조망이 살짝 드러난다. 벤치 옆의 굵은 벚나무가 운치를 돕는다. 계단 끝 돌무더기 지나면 운동시설이다. 여기서 흙길을 번갈아 오르면 정상이다. 계단을 따라 능선 안부를 보고 직진한다. 천천히 오르니 어느새 정상이 나타난다. 장미공원 출발한 지 30분 정도 걸린다. 팔각정에 올라 청주 쪽을 길게 조망한다. 오창과 옥산, 진천까지 조망할 수가 있다. 수목이 우거져 조망이 예전 같지는 않다. 그래도 여기저기 한 눈에 담을 수는 있다. 아주 작지만 어느 풍경에 비할 바 아니다. 오창과 진천, 청주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이어진 갈림길에서 정면으로 직진한다. 계단을 내려서면 목령산 유래비가 있다. 정상까지 완만한 오름길이 쭉 이어진다. 쉼을 하는 곳곳이 전망대고 구경거리다. 싱그러운 가을이 하늘을 파랗게 칠한다. 새파랗다는 말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다. 아주 예쁜 파랑색이 하늘 위를 뒤덮는다. 조망이 좋아질수록 걸음이 조심스럽다. 천천히 느끼며 걷는 맛도 제법 쏠쏠하다. 거침없이 펼쳐진 경치를 마음껏 누린다. 팔각정에서 송천서원 쪽으로 이어간다. 숲길 분위기가 오를 때와 사뭇 달라진다.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청량감을 높인다. 헬기장에는 밤나무 가지가 뻗어 가린다. 예쁘게 난 두 갈래 길을 돌아 다시 만난다. 좀 더 내려가니 밤 줍는 사람들이 보인다. 길옆으로 실한 알밤 물은 밤나무 밭이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벚나무 터널이다. 가을날 가장 쉬우면서도 예쁜 산길이다. 야트막한 마루금이 부드럽게 일렁인다. 가을바람이 찬란한 하늘을 실어다준다. 적막한 숲에서 자연을 고즈넉이 즐긴다. 느슨해진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뭉게구름 솜사탕이 하늘 위로 떠다닌다. 높고 깨끗한 하늘이 가을을 더 맑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리는 가을 하늘이다. 목령산은 예전의 황량했던 산이 아니다.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소나무가 많다. 숲 속으로 들면 시원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피톤치드는 인체 면역력 강화에 최고다.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리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방출량이 많다. 시나브로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왔다. 밤 기온이 자주 이슬점 이하로 내려간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도 지나간다. 그러나 한낮 기온은 30도 가까이 오른다. 맑은 하늘 아래 가을볕이 기세를 올린다. 그 덕분에 산속 나무들은 여전히 푸르다. 그러나 조만간 목령산도 붉게 변할 거다. 절정의 가을 신호탄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을산행은 그 말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걸어갈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당장에라도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진다. 목령산 걷기의 큰 즐거움은 숲멍 하기다. 시작부터 끝까지 숲길이 굽이쳐 흐른다. 햇빛 반짝이는 초록 물결이 휘돌아간다.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마주친다. 한순간 눈 맑아지고 머리가 개운해진다. 청주에서 목령산은 사랑방 같은 산이다. 마음먹으면 언제라도 찾기 쉬운 거리다. 오창 도로가 좋고 등산로까지 완만하다. 유명산은 대개 험하고 걷는데도 힘들다. 실제로는 지루하고 힘들 때가 더 많다. 도심근교 산행의 매력은 편리함에 있다. 주말과 휴일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 초심자들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다. 목령산의 들머리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많은 등산객이 오르내릴 만큼 알려졌다. 횡단과 종단, 원점 산행 등을 다 할 수 있다. 체력에 알맞은 산행 계획을 세우면 된다. 청주산길 중에서 걷기 좋은 길 중 하나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 산책로가 한적하다. 청주 근교의 산처럼 북적대지도 않는다. 주말과 휴일이면 적당히 붐비는 정도다. 9월이 단풍의 계절을 천천히 준비한다. 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날씨다. 맑은 시야에 감탄사가 연신 흘러나온다. 목령산에서 바라본 청주 쪽이 이채롭다. 아파트가 쉼 없이 성냥갑처럼 빽빽하다. 하지만 주변 산 위세를 뛰어넘지 못한다. 상당산성이 선을 그리며 청주를 알린다. 한남금북정맥이 인간의 것을 압도한다. 목령산은 도심과 붙은 매우 낮은 산이다. 산의 모양이 마치 따오기 같다고 전한다. 등산코스는 꽤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 대부분 등산로라 하기보단 산책코스다. 오창 지역 학교마다 소풍장소로 찾는다. 산 정상에는 목령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설치 당시엔 동서남북 조망이 시원했다. 지금은 앞뒤로 나무가 우거져 별로다. 그 옛날 정상부에서는 산신제를 지냈다. 자연을 숭배하고 재해예방을 위해서다. 일제강점기 사라졌다가 최근 부활했다. 매년 정월 보름날이면 산신제를 지낸다. 그 신성한 곳에서 바람이 잠시 쉬어간다. 정백한 순수의 향을 맡고 한참을 머문다. 숨통을 트이게 하는 치유 공간을 만든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너무 즐겁다. 저 멀리 오창평야에도 가을이 찾아든다. 소리 없이 느리게 다가와 풍요를 알린다. 내리쬐는 가을볕에 들판이 물들어간다. 한낮 볕이 여전히 뜨겁게 대지를 달군다. 왼 종일 녹색 숲과 들판을 익어가게 한다. 그늘진 작은 계곡은 무량하게 청량하다. 숲은 가을볕을 받아 더욱 기세가 오른다. 목령산정에 우뚝 선 소나무가 기운차다. 자연을 도심 곁에 두고 마음껏 즐겨본다. 느리게 걷고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시원한 바람 하나만으로도 쉼을 즐긴다. 일상을 다시 소중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흙 밟는 소리가 조용히 마음속에 스민다. 복잡한 세상과 만날 준비를 다시 한다. 작은 기쁨이 모여 삶의 행복을 선물한다. 시원한 바람 높은 하늘에 가슴이 벅차다. 청주 하늘이 뭉게구름 뜬 코발트빛이다. 가을 초록 숲이 만드는 정취가 향긋하다. 단풍나무 하나가 벌써 노란 잎을 만든다. 홀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준비 중이다. 산야의 채도가 어느새 조금씩 변해간다. 가을이 불러온 바람이 산 공기를 바꾼다. 숲은 강렬한 볕을 받아 색감이 건강하다. 자연의 숨결이 사람의 마음까지 품는다. 목령산 햇빛과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정갈한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조우한다. 조르륵 햇빛 받은 나뭇잎이 반들거린다. 바람결에 나뭇잎 하나가 투둑 떨어진다. 정자의 그늘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본다. 떨어진 졸참나무 잎이 꽃잎처럼 예쁘다.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목을 길게 내밀고 다음 낙엽을 기다린다. 정말 오랜만에 목령산 정자에서 쉼이다. 내려오는 길에 구름 뒤로 숨은 해를 본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급경사를 지난다. 9월의 들꽃들이 한들거리며 손짓한다. 짙게 흘러가는 구름이 지금을 선물한다. 평범했던 삶의 순간이 순식간 달라진다. 남은 인생을 저 고운 구름에 맡기고 싶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위안이 정말 크다. 드넓은 오창 뜰을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걷는 능선길이다. 낮지만 넓은 목령산의 품을 다시 느낀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천천히 접어든다. 거미줄을 피하니 나뭇가지가 콕 찌른다. 좁은 숲길을 지나니 하늘이 더없이 맑다. 소나무 한 그루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평소의 아름다움과 사뭇 다르게 울린다. 미답 샛길이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한다. 숨은 소류지가 생명의 숨결을 내뿜는다. 생명의 심장이 맥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치유의 공간에 다시 선 건강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물은 자연의 축복이고 생명 고동소리다. 걷던 중 홀연히 나타난 행복 오아시스다. 목령산길의 건강한 생태계에 감사한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연중기획)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글·사진=함우석 주필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목령산(228m) 이른 산행을 위해 일찍 준비하고 나선다. 알싸한 피톤치드 많은 푸른 숲으로 간다. 솔 향 짙은 고즈넉한 산속으로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녹음 짙은 나무숲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풀벌레도 가버린 여름을 요란히 알린다. 이제야 막 핀 가을꽃들이 고개를 내민다. 추석 앞둔 목령산에 가을 정취가 흐른다. 오전 9시30분께 장미공원을 출발한다. 200여 개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가파른 계단 끝나니 벤치 쉼터가 반긴다. 소나무와 참나무, 밤나무가 잘 어울린다. 잘 익은 알밤과 도토리가 툭툭 떨어진다. 삼거리 지나 목령산 쪽은 아주 편안하다. 기막히게 호젓한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산객 반기는 새소리가 청아하게 울린다. 목령산의 가을산수 풍경이 꽤 호젓하다. 솔숲 너머 저수지에 안개가 뭉게뭉게다. 산골짜기마다 하얀 운무가 피어오른다. 상상 속의 수묵 수채 풍경화가 따로 없다. 몽환적 아침풍경이 그림처럼 빼어나다. 안개를 품은 저수지가 산수의 주인이다. 들녘엔 가을이 달콤하게 익어가고 있다. 붉은 단풍으로 물들 날 멀지 않아 보인다. 다시 작은 오르막, 그 끝에 벤치가 두 개다. 산 아래로 오창읍 조망이 살짝 드러난다. 벤치 옆의 굵은 벚나무가 운치를 돕는다. 계단 끝 돌무더기 지나면 운동시설이다. 여기서 흙길을 번갈아 오르면 정상이다. 계단을 따라 능선 안부를 보고 직진한다. 천천히 오르니 어느새 정상이 나타난다. 장미공원 출발한 지 30분 정도 걸린다. 팔각정에 올라 청주 쪽을 길게 조망한다. 오창과 옥산, 진천까지 조망할 수가 있다. 수목이 우거져 조망이 예전 같지는 않다. 그래도 여기저기 한 눈에 담을 수는 있다. 아주 작지만 어느 풍경에 비할 바 아니다. 오창과 진천, 청주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이어진 갈림길에서 정면으로 직진한다. 계단을 내려서면 목령산 유래비가 있다. 정상까지 완만한 오름길이 쭉 이어진다. 쉼을 하는 곳곳이 전망대고 구경거리다. 싱그러운 가을이 하늘을 파랗게 칠한다. 새파랗다는 말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다. 아주 예쁜 파랑색이 하늘 위를 뒤덮는다. 조망이 좋아질수록 걸음이 조심스럽다. 천천히 느끼며 걷는 맛도 제법 쏠쏠하다. 거침없이 펼쳐진 경치를 마음껏 누린다. 팔각정에서 송천서원 쪽으로 이어간다. 숲길 분위기가 오를 때와 사뭇 달라진다.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청량감을 높인다. 헬기장에는 밤나무 가지가 뻗어 가린다. 예쁘게 난 두 갈래 길을 돌아 다시 만난다. 좀 더 내려가니 밤 줍는 사람들이 보인다. 길옆으로 실한 알밤 물은 밤나무 밭이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벚나무 터널이다. 가을날 가장 쉬우면서도 예쁜 산길이다. 야트막한 마루금이 부드럽게 일렁인다. 가을바람이 찬란한 하늘을 실어다준다. 적막한 숲에서 자연을 고즈넉이 즐긴다. 느슨해진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뭉게구름 솜사탕이 하늘 위로 떠다닌다. 높고 깨끗한 하늘이 가을을 더 맑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리는 가을 하늘이다. 목령산은 예전의 황량했던 산이 아니다.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소나무가 많다. 숲 속으로 들면 시원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피톤치드는 인체 면역력 강화에 최고다.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리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방출량이 많다. 시나브로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왔다. 밤 기온이 자주 이슬점 이하로 내려간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도 지나간다. 그러나 한낮 기온은 30도 가까이 오른다. 맑은 하늘 아래 가을볕이 기세를 올린다. 그 덕분에 산속 나무들은 여전히 푸르다. 그러나 조만간 목령산도 붉게 변할 거다. 절정의 가을 신호탄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을산행은 그 말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걸어갈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당장에라도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진다. 목령산 걷기의 큰 즐거움은 숲멍 하기다. 시작부터 끝까지 숲길이 굽이쳐 흐른다. 햇빛 반짝이는 초록 물결이 휘돌아간다.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마주친다. 한순간 눈 맑아지고 머리가 개운해진다. 청주에서 목령산은 사랑방 같은 산이다. 마음먹으면 언제라도 찾기 쉬운 거리다. 오창 도로가 좋고 등산로까지 완만하다. 유명산은 대개 험하고 걷는데도 힘들다. 실제로는 지루하고 힘들 때가 더 많다. 도심근교 산행의 매력은 편리함에 있다. 주말과 휴일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 초심자들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다. 목령산의 들머리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많은 등산객이 오르내릴 만큼 알려졌다. 횡단과 종단, 원점 산행 등을 다 할 수 있다. 체력에 알맞은 산행 계획을 세우면 된다. 청주산길 중에서 걷기 좋은 길 중 하나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 산책로가 한적하다. 청주 근교의 산처럼 북적대지도 않는다. 주말과 휴일이면 적당히 붐비는 정도다. 9월이 단풍의 계절을 천천히 준비한다. 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날씨다. 맑은 시야에 감탄사가 연신 흘러나온다. 목령산에서 바라본 청주 쪽이 이채롭다. 아파트가 쉼 없이 성냥갑처럼 빽빽하다. 하지만 주변 산 위세를 뛰어넘지 못한다. 상당산성이 선을 그리며 청주를 알린다. 한남금북정맥이 인간의 것을 압도한다. 목령산은 도심과 붙은 매우 낮은 산이다. 산의 모양이 마치 따오기 같다고 전한다. 등산코스는 꽤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 대부분 등산로라 하기보단 산책코스다. 오창 지역 학교마다 소풍장소로 찾는다. 산 정상에는 목령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설치 당시엔 동서남북 조망이 시원했다. 지금은 앞뒤로 나무가 우거져 별로다. 그 옛날 정상부에서는 산신제를 지냈다. 자연을 숭배하고 재해예방을 위해서다. 일제강점기 사라졌다가 최근 부활했다. 매년 정월 보름날이면 산신제를 지낸다. 그 신성한 곳에서 바람이 잠시 쉬어간다. 정백한 순수의 향을 맡고 한참을 머문다. 숨통을 트이게 하는 치유 공간을 만든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너무 즐겁다. 저 멀리 오창평야에도 가을이 찾아든다. 소리 없이 느리게 다가와 풍요를 알린다. 내리쬐는 가을볕에 들판이 물들어간다. 한낮 볕이 여전히 뜨겁게 대지를 달군다. 왼 종일 녹색 숲과 들판을 익어가게 한다. 그늘진 작은 계곡은 무량하게 청량하다. 숲은 가을볕을 받아 더욱 기세가 오른다. 목령산정에 우뚝 선 소나무가 기운차다. 자연을 도심 곁에 두고 마음껏 즐겨본다. 느리게 걷고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시원한 바람 하나만으로도 쉼을 즐긴다. 일상을 다시 소중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흙 밟는 소리가 조용히 마음속에 스민다. 복잡한 세상과 만날 준비를 다시 한다. 작은 기쁨이 모여 삶의 행복을 선물한다. 시원한 바람 높은 하늘에 가슴이 벅차다. 청주 하늘이 뭉게구름 뜬 코발트빛이다. 가을 초록 숲이 만드는 정취가 향긋하다. 단풍나무 하나가 벌써 노란 잎을 만든다. 홀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준비 중이다. 산야의 채도가 어느새 조금씩 변해간다. 가을이 불러온 바람이 산 공기를 바꾼다. 숲은 강렬한 볕을 받아 색감이 건강하다. 자연의 숨결이 사람의 마음까지 품는다. 목령산 햇빛과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정갈한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조우한다. 조르륵 햇빛 받은 나뭇잎이 반들거린다. 바람결에 나뭇잎 하나가 투둑 떨어진다. 정자의 그늘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본다. 떨어진 졸참나무 잎이 꽃잎처럼 예쁘다.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목을 길게 내밀고 다음 낙엽을 기다린다. 정말 오랜만에 목령산 정자에서 쉼이다. 내려오는 길에 구름 뒤로 숨은 해를 본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급경사를 지난다. 9월의 들꽃들이 한들거리며 손짓한다. 짙게 흘러가는 구름이 지금을 선물한다. 평범했던 삶의 순간이 순식간 달라진다. 남은 인생을 저 고운 구름에 맡기고 싶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위안이 정말 크다. 드넓은 오창 뜰을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걷는 능선길이다. 낮지만 넓은 목령산의 품을 다시 느낀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천천히 접어든다. 거미줄을 피하니 나뭇가지가 콕 찌른다. 좁은 숲길을 지나니 하늘이 더없이 맑다. 소나무 한 그루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평소의 아름다움과 사뭇 다르게 울린다. 미답 샛길이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한다. 숨은 소류지가 생명의 숨결을 내뿜는다. 생명의 심장이 맥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치유의 공간에 다시 선 건강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물은 자연의 축복이고 생명 고동소리다. 걷던 중 홀연히 나타난 행복 오아시스다. 목령산길의 건강한 생태계에 감사한다. 목령산 햇빛과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정갈한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조우한다. 조르륵 햇빛 받은 나뭇잎이 반들거린다.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드넓은 오창 뜰을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걷는 능선길이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천천히 접어든다. 거미줄을 피하니 나뭇가지가 콕 찌른다. 좁은 계단을 지나니 숲길이 더없이 맑다. 평소의 아름다움과 사뭇 다르게 울린다. 1,오창호수공원 2,목령산 청설모 3,목령산 팔각정 4,야생버섯 5,목령산 유래비 6,오창읍 전경 7,산불조심 현수막 8,이정표 9,목령산 안내도 10,목령산 200계단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간다. 바다 산책로가 수려한 경관을 드러낸다. 해안 비경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데크 아래 바다에 하얀 포말이 부서진다. 파도소리 삼키는 울창한 해송도 멋지다. 파도 소리 더해지니 절로 감성에·젖는다. 해안초소가 길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찾는 사람들에게 안보의식을 전해준다. 결코 풍경을 해치지 않아 나름 의미 있다. 사진을 남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누구나 추억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다.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영랑호를 찾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외옹치항에 들른다. 영랑호와 외옹치에서 가을을 만끽한다. 호수와 바다 보며 감성충전을 시도한다. 행사 당일 전국엔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회원들은 비 한 방울 맞지 않았다. 영랑호에도 외옹치에도 내리지 않았다. 맑아진 하늘에 감사하며 보낸 하루였다. 여행기는 답사 당일 풍경으로 작성했다. 맑았던 풍경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다. 너무나 선명했던 바다와 호수가 그립다. ◇영랑호 물윗길 영랑호에 도착하니 울산바위가 반긴다. 거대한 암릉이 일행을 반갑게 맞아준다. 오전 10시, 중천에 태양이 이글거린다. 울산바위가 영랑호 수면 위에 반사된다. 태양빛에 푸른색을 띠며 손을 흔든다.·햇빛 각도에 따라 다양한 빛을 발한다. 하늘이 높고 푸른 날 호수색이 유별나다. 잉크 빛으로 빛나 눈이 시릴 지경이다. 넓고 푸른 호수 가운데서 설악산을 본다. 해넘이도 좋지만, 설악 경치가 압권이다. 울산바위 등 설악암봉이 한눈에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보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넓은 호수와 어우러져 가슴이 시원하다. 멀리 설악능선이 한 줄기로 쭉 이어진다. 울산바위는 이질적이면서도 기이하다. 물위 다리는 지난해 개설돼 유명해졌다. 호수 윗길 다리 건너 호수를 가로지른다. 다리 중앙에 설치된 원형 광장에 머문다. 건너편 설악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속초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랗다. 하늘 아래 영랑호 물빛도 아주 청아하다. 더 많이 더 오래 더 느리게 호수를 즐긴다. 푸른 빛 나는 영랑호가 오래 머물게 한다. 원형 광장서 설악산 줄기기는 압권이다. 호수 윗길 다리를 건너 둘레길을 걷는다. 둘레길은 잘 가꾸어져 예쁘고 아름답다. 물론 길을 걷다 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길가에 흉물스러운 폐가가 더러 보인다. 몇 채는 너무 낡아 잔해만 남은 것도 있다. 알고 보니 예전에 별장으로 쓰던 집이다. 몇 년 전 대형 산불로 불타 그냥 버려졌다. 밤이라면 더 으스스했을 듯한 풍경이다. 영랑호변에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린다. 범 바위가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한다. 누워있는 자세로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일단 오른 사람마다 바위 크기에 놀란다. 신비한 경이로움에 또 한 번 감탄한다. 꼭대기에서 바라본 영랑호는 찬란하다. 그야말로 말로 형언이 어려운 풍경이다. 영랑호 주변의 경관이 그만큼 아름답다. 물가 산책로 억새가 가을 햇살에 빛난다. 수면에선 가끔씩 철새들이 날갯짓한다. 물에 잠긴 설악산 능선들이 아름답다. 달마봉과 울산바위의 자태가 아름답다. 범의 자태를 닮은 범 바위가 범상치 않다. 영랑호의 명물로 속초 8경 중의 하나다. 호수를 배경으로 거대한 장관을 이룬다. 더욱 쾌적한 도심 호수공원으로 만든다. 걷다 보면 빠르게 걷는 사람을 자주 본다. 영랑호 옆 별장과 콘도를 찾은 이들이다. 물론 오피스텔도 많아 거주민들도 있다. 8km 구간을 1시간 10분 정도에 마친다. 허나 사진 찍다 보면 두 시간도 모자란다. 머무는 사람들은 다음 날 또 돌기도 한다. 풍경에 반해서 아침저녁 찾는 이도 있다. 개미 쳇바퀴 돌 듯 돌아도 더 돌고 싶다. 영랑호는 강원도 북부 해안을 따라 있다. 모래톱이 발달하며 막혀 형성된 석호다. 영랑호와 청초호와 함께 대표 담수호다. 영랑호 경관이 청초호에 비해 빼어나다. 속초 여행자 대부분이 이 풍경을 놓친다. 도심권을 둘러보느라 호수에 소홀하다. 중앙전통시장이나 동명항을 선호한다. 갯배를 타고 아바이 마을에 가기도 한다. 영랑호는 둘레 8㎞ 동서로 길게 눕는다. 호숫가 따라 찻길과 산책로가 함께 있다. 차로 돌려면 시계 방향으로 몰아야 한다. 호수 서북쪽 길은 일방통행로라 그렇다. 영랑호 동쪽 바닷가에는 장사항이 있다. 가볼만한 어촌체험마을로 선정이 됐다. 도심의 바닷가 끝에 자리한 작은 포구다. 본래 바다였던 자리에 마을이 들어섰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가꿔져 있다. 리조트가 들어서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 이름에서 따왔다. 영랑이 호수를 발견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랑호반의 전체 둘레는 8km에 이른다. 속초시내 영랑 장사 금호 동명동 일대다. 요즘엔 영랑 호수 윗길로 먼저 다가온다. 영랑호 가로지르는 수상교가 볼거리다. 영랑호가 호수주변 따라 길게 돌아간다. 울산바위가 병풍처럼 가깝게 펼쳐진다. 손에 잡힐 듯 아름답게 배경을 연출한다. 바다인 듯, 호수인 듯 그림같이 아름답다. 산들바람이 기막힌 청량감을 선물한다. 여유와 낭만을 즐기며 한적하게 걷는다. 범바위에 올라서 내리는 햇살을 받는다. 사계절 언제나 매력적인 영랑호변이다. ◇외옹치 바다향기로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날씨 덕을 본다. 세월 이길 장사 없다더니 더위 물러간다. 기세등등하던 폭염 밀어내고 가을이다. 회원들이 여행을 기록할 기회를 갖는다. 푸른 바다와 하늘, 초록의 초목을 담는다. 더욱 상쾌하고 길게 바다 내음을 맞는다. 전망대에서는 함께 단체사진도 남긴다. 추억에 남을 바다와 해변이 여기저기다. 둘레길은 외옹치항 상가에서 시작한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옛 군사지역이다. 65년 만에 민간 개방된 1.5km 길이다. 강원 속초시 대포동 일대에 조성돼 있다. 외옹치라는 지명은 옛 고갯길 이름이다. 조선 시대에 옹진이라 불리던 고개였다. 외옹치 바다향기로가 행복을 선물한다. 군사시설의 빗장을 푼 절경이 다가온다. 바다향기로는 세 주제의 길로 구분된다. 먼저 주차장서 대나무명상길을 만난다. 하늘데크길 지나 안보체험길도 걷는다. 동해의 푸른 바다 거친 파도와 마주한다. 해수욕장으로 데크길이 길게 이어진다. 파도가 부딪치며 하얀색 포말을 만든다. 파도 이겨낸 거대한 암석과도 조우한다. 가을날에 최고의 시원함을 누리며 간다. 방문하기 전 개방 시간 확인이 필요하다. 하절기와 동절기 이용 시간이 상이하다. 하절기엔 일출 시간과 가깝게 문을 연다.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된다. 동절기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푸른 바다와 하늘, 짧은 여유 즐기기 좋다. 해수욕장까지 이어져 풍경감상에 최고다. 쭉 따라 가면 외옹치 해수욕장에 닿는다. 클마 회원들이 외옹치 둘레길에 닿는다. 마침내 바다향기로 산책길을 걸어본다. 해의 기운을 가슴에 온전히 받아들인다. 새하얀 포말이 바다 향을 길게 전해준다. 포구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철책선이다. 해안초소가 길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찾는 사람들에게 안보의식을 전해준다. 결코 풍경을 해치지 않아 나름 의미 있다. 해안 경비초소가 옛 추억으로 다가온다. 철조망은 이제 화해 협력의 상징물이다. 보존할 만한 정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두 추억사진 찍을 수 있는 특별장소다. 해변 길을 걸으며 좀 느긋해지니 더 좋다. 날 맑아지니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아침 길이 참 조용하고 햇살은 눈부시다. 어느새 여름 물러가고 가을의 시작이다. 걷는 내내 청량한 파도 소리와 함께 한다. 그저 잉크 빛 한 색감만으로도 충분하다. 얼마 전까지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이다. 여전히 해안초소와 철조망이 남아 있다. 화해와 협력의 상징물로 사람을 맞는다. 해송의 노랫소리가 바람과 어우러진다. 외옹치항은 비교적 작은 횟집타운이다. 항구라고 하기보단 포구가 더 어울린다. 북쪽 해안은 군부대 철조망이 막고 있다. 철책을 쭉 따라 내려가면 해변과 만난다. 바다 산책로가 수려한 경관을 드러낸다. 연륜 넘치는 노송들이 맞아줘 편안하다. 여행자들의 훌륭한 포토 존 역할을 한다. 고운 모래와 시원한 바닷물이 조우한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간다. 그저 바라만 봐도 그대로 멋진 풍경이다. 해안 비경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데크 아래 바다에 하얀 포말이 부서진다. 파도소리 삼키는 울창한 해송이 멋지다. 산책로가 가파르지 않아 걷기 편안하다. 파도 소리 더해지니 절로 감성에·젖는다. 전망 좋은 외옹치 해안 초소에 다다른다. 바다 산책로 경관이 빼어나게 수려하다. 동해 특유의 거칠고 대담한 암석지대다. 군사 시설 등의 흔적이 아픔으로 남는다. 안보의식이 습관처럼 머릿속에 맴돈다. 모처럼 특별한 추억으로 가슴을 채운다. 쾌청한 날 동해 초록물이 가슴을 적신다. 걷다 보면 금방 바다에 가장 가까이 있다. 바다 위 길에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깊고 짙은 고즈넉한 산속으로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시나브로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온다. 청허해진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뭉게구름 솜사탕이 하늘 위로 떠다닌다. 높고 깨끗한 하늘이 가을을 더 맑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리는 가을 하늘이다. 백로 지난 산마루에 가을 정취가 흐른다. 가을바람이 찬란한 하늘을 실어다준다. 시리도록 푸르고 맑은 미동산 하늘이다. 8.미동산(557m) 징글징글했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다. 백로 지나면서 더위가 시나브로 꺾인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물론 한낮 더위는 9월말까지 이어진다. 무더위에 숨어든 산객도 하안거를 푼다. 아침 동틀 때부터 산행 채비를 서두른다. 생각 만해도 등짝이 땀에 젖어 뜨끈하다. 슬며시 생각 하나를 가슴 속에 담고 간다. 미동산행 들머리는 수목원 주차장이다. 수목원 입구서 우측 길을 따라가면 된다. 정자가 있는 쉼터 지나 산길로 이어진다. 200m 정도 정돈된 시멘트 길을 따른다. 이어 100m 정도 나무계단을 이어 걷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상큼한 나무향이 난다. 저쪽 산의 숲 향이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구름과 햇빛이 서로 편을 갈라 드나든다. 주차장 나와 호흡 가다듬고 산길로 든다. 찾던 시기 나무가 우거져 전망은 별로다. 하지만 그런대로 좋은 산길이 이어진다. 남쪽능선 따라가면 옥화대도 볼 수 있다.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면 묘지가 나온다. 소나무 숲길이 발걸음을 편하게 해준다. 강한 초록의 압박에 잠시 시간이 멈춘다. 파란 하늘 위로 떠가는 구름이 장관이다. 숲 속으로 난 희미한 오솔길을 따라 간다. 비탈길엔 지난가을 낙엽들이 수북하다. 숲길로 접어들면 순간 깜짝 놀라게 된다. 분위기가 여느 숲길과 다르게 느껴진다. 길 양쪽으로 나무와 풀이 길을 포위한다. 초가을 초록의 절정에 탄성이 절로 난다. 숲길은 타래 풀린 명주실처럼 이어진다. 이슬 맺힌 거미줄이 대발처럼 늘어진다. 길은 평지처럼 순하게 스미듯이 흐른다. 초록 풍경이 끝날 때까지 그저 평이하다. 허나 머잖아 수직의 계단이 버티고 선다. 500여 미터를 헐떡이며 올라서야 한다. 고갯마루 쉼터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다. 수평의 세상과 수직의 세상이 조우한다. 원시림 방불케 하는 거대한 숲 중심이다. 참나무 숲은 나름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깔딱 고개를 지나면 벌목지에 다다른다. 잡목 우거지고 가끔 소나무가 우아하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한참 동안 내려선다. 숲 주변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동거한다. 단풍나무와 생강나무, 산초나무도 있다. 첩첩산중 숲길을 걷는 기분이 황홀하다. 어떤 소리도 틈입하지 않는 고요함이다. 변덕스런 하늘 풍경에 잠깐 넋을 놓는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정말 신기하게 서 있다. 벌목 숲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존재한다. 멀리서 마음을 열고 서로 서로 대화한다. 점점 더 소나무 무성한 숲길로 접어든다. 하얀 거미줄 피하니 나뭇가지가 찌른다. 좁은 숲길 헤쳐 지나니 하늘이 맑아진다. 내리쬐는 가을 햇볕이 갈수록 강렬하다. 존재하는 순간 자체로 소중한 시간이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점점 더 커진다. 밤이면 언제 더웠나 싶을 정도로 차갑다. 아침엔 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상쾌하다. 산에 들어 숲과 호흡하기 적당한 온도다. 머잖아 불볕의 더위를 그리워할 것 같다. 마음속에 소망을 담아 간절히 바라본다. 늘 푸른 소나무 한 그루가 희망이 된다. 깊은 산속 울림이 바람소리와 어울린다. 산과 숲은 여전히 짙은 녹음과 어울린다. 숲길은 원시적 시원의 길일 때 가치 있다. 빛과 바람의 소리가 차례로 들려야 한다. 그러한 숲길이 언제나 보루처럼 남는다. 숲이 원시적으로 남아야 사람이 찾는다. 화려하기보다 고운 숲에 사람이 모인다. 시원의 감정 오롯이 담아 직접 전달한다. 숲에 깃든 자연의 생명력을 넘치게 한다. 파란 창공에 뭉게구름이 빨리 흘러간다. 구름에 실려 온 물기가 붉은 꽃에 맺힌다. 매미가 절규하듯 울음소리를 높이 낸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목청을 크게 한다. 간절한 수컷의 구애가 숲에 울려 퍼진다. 마침내 짝을 만난 매미 사랑이 아름답다. 매미 울음소리에 하늘이 금방 맑아진다. 오랜만에 가을햇살이 힘찬 응원을 한다. 미동산 중턱 들꽃 한 송이가 볕을 받는다. 조금은 가난하고 모자란 색이 돋보인다. 심장이 뛰며 마음이 밝아지고 순해진다. 꽃 한 송이가 많은 걸 느끼고 배우게 한다. 한발 한발 걸음을 되도록 느리게 놓는다. 바람에 묻은 건너편 산의 소식을 듣는다. 자꾸 마음에 남아 오랫동안 감동을 준다. 아주 천천히 자연의 품에 스르륵 안긴다. 하늘로 솟은 키 큰 소나무가 해를 가린다. 숲이 머금은 짙은 녹색이 능선을 숨긴다. 산이 그늘을 받아들이며 곱게 인사한다. 가을바람이 좋고 숲의 습도가 적당하다. 머무는 바람을 마음속에 살며시 품는다. 눈부시게 푸르렀던 여름이 훅 지나간다. 계절에 따라 숲이 내는 냄새가 달라진다. 나무 향에 취한 마음이 오랫동안 머문다. 숲속의 맑은 공기가 깊은 생각을 돕는다. 발의 한 동작과 느낌에 온전히 집중한다. 기를 모은 마음에 높고 낮음이 생겨난다. 숲 한 가운데 녹색 묘미를 다시 발견한다. 간밤에 그린 수묵화가 산수화로 바뀐다. 숲 향이 깃든 풍경을 오래오래 담아둔다. 속세 뛰어넘는 선사의 풍경이 뒤덮는다. 미동산에 머문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다. 바람의 흐름과 새소리로 나무를 느낀다. 길섶 흙과 섞인 향기로 계절을 알게 된다. 숲속 나무와 산행의 연관성에 골몰한다. 한동안 생각 없이 새 소리를 따라나선다. 홀로 걸어가면서 나무여행을 시작한다. 느릿느릿 집중하기 좋은 속도로 걷는다. 떡갈나무 녹색 이파리가 땅에 떨어진다. 도토리의 고단함이 온 마음에 전해진다. 소나무가 뿌리와 뿌리 맞대고 연대한다. 솔방울 하나 툭하고 머리 위로 떨어진다. 손바닥을 살짝 대고 깊은 향을 느껴본다. 미동산에 가을이 살짝 깃들어 아름답다. 어느새 동쪽의 해가 남쪽 산머리에 있다. 파란 하늘 맑은 햇살이 산객을 응원한다. 막바지 청록이 살짝 살짝 가을을 부른다. 햇빛이 퍼진 미동산의 얼굴이 영롱하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안으로 들수록 녹색 어울림이 계속된다. 과거의 수많은 지나간 시간과 마주한다. 반복되는 자연의 깊은 순환에 감사한다. 여름 꽃이 막바지 화려함을 잘 드러낸다. 뒤엉벌 날갯짓 소리가 더 크게 윙윙댄다. 꿀과 꽃가루의 배급소가 점점 줄어든다. 뒤엉벌에게는 힘든 보릿고개의 시기다. 주변 참나무 숲길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우측으로 청석굴 쪽 계곡이 길게 보인다. 정상을 알리는 안내판 앞서 숨을 고른다.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서로 교차한다. 숨을 고르고 10분 정도 더 가니 정상이다. 밋밋한 정상서 산불감시초소가 반긴다. 정자가 있는 밋밋한 봉우리가 정상이다. 데크 정자에서 주변 조망을 길게 즐긴다. 정자 2층서 점심을 먹고 낮잠을 즐긴다. 하산은 다시 미동산 수목원 쪽으로 한다. 금관 숲이나 청천 방면으로 갈 수도 있다. 하산 길은 급경사 지역이 20여분 지속된다. 임도를 만나면 좌우로 가는 길이 달라진다. 우측으로 옥화대, 좌측으로 수목원이다. 이곳부터는 등산길이 임도로 연결된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살살 걸어가면 된다. 미동산 마루금이 동서로 길게 이어진다. 괴산 청천지역과 청주 미원면을 잇는다. 산세에 힘이 있고 능선 전망이 아름답다. 미원지역을 살피며 걷는 종주산행지다. 미원면 동쪽에 있어 미동산이기도 하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다. 미동산 수목원이 들어서며 유명해졌다. 산길과 임도를 이용한 걷기코스가 있다. 저녁노을 빛이 닿은 산 얼굴이 영롱하다. 바람도 햇살도 사람들도 잠시 쉬어간다. 수직의 시간이 수평으로 바뀌어 흐른다. 크로노스가 카이로스로 바뀌어 머문다. 초록 숲 한가운데 여름 시간이 남아있다. 깊고 아득한 숲 저편이 마치 신기루 같다. 세상과 등지고 꼭꼭 숨은 오지 모습이다. 시간의 변화를 거부하는 그런 공간이다. 수목원 야생화에 가을이 먼저 찾아든다. 사람의 몸도 마음도 가을날을 준비한다. 산야 수목들은 한껏 농염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초록 잃지 않고 무성함을 보인다. 신비로운 자연에서 힘찬 숨결을 느낀다. 파란 물감 들인 듯한 하늘이 환히 웃는다. 햇살이 나무 아래 포근하게 널리 퍼진다. 사람과 산이 함께 어울리니 참 아름답다. 바람에 새소리가 실려 도심 속으로 간다. 하늘에선 가을 구름의 향연이 펼쳐진다. 숲 한 곳에선 생명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숲속 심장의 고동에서 숨결이 전해진다. 샛길에선 다른 신비한 만남이 이어진다. 파란 숲 요정과 하얀 하늘 선녀가 만난다. 온 종일 행복한 마음으로 숲속을 거닌다. 청아한 새소리가 온 숲에 멀리 퍼져간다. 해질 무렵 찬 기운이 오슬오슬 밀려온다. 박하향이 스미듯이 상큼하게 퍼져간다. 서늘해진 숲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피톤치드의 기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차가운 바람이 화선지 먹물처럼 번진다. 시간 잊고 숨은 미동산과 수목원 숲이다. 오늘은 미동산 숲속이 치유의 공간이다.
둘레길이 산허리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늘진 숲길로 부담 없이 걷기 적당하다. 구름과 햇빛이 편을 갈라 서로 드나든다. 변덕스런 풍경 조화에 잠깐 넋을 놓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습도가 점점 높아진다. 숲 향이 바람을 타고 길을 따라 전해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시원한 하늘에 탁 트인 조망은 별로 없다. 그러다 세상을 발밑에 두는 경험을 한다. 산 아래로 가끔 드러난 조망이 장쾌하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7,부모산(234m) 9월 대기가 유난히 시원하고 청명하다. 부모산은 여전히 초록으로 몸을 불린다. 녹음으로 천혜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녹색 이파리가 점점 더 진한 초록이 된다. 모든 색 통틀어 가장 온화하고 평화롭다. 고요와 안정의 색채로 생명을 상징한다. 이제 막 핀 가을꽃들이 해맑게 불러댄다. 야생화들이 좀 쉬어가라고 몸짓을 한다. 비하동의 효성아파트 입구가 들머리다. 산세가 순해선지 찾는 이들이 제법 있다. 초가을 녹음의 채도가 한결 더 짙어간다. 솔숲을 스쳐 지나는 솔바람이 시원하다. 적막하게 울창한 숲에 푸른빛이 감돈다. 숲이 모아둔 고요한 흔적이 너무 예쁘다. 풀빛 가득한 찬란한 경이가 숲에 흐른다. 나뭇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앙증맞다. 숨결 하나가 모여 생명을 고이 지켜낸다. 숲의 상처를 몽땅 흡수하는 풍경도 있다. 이름값을 하는지 유난히도 산소가 많다. 맑고 시원한 숲에 비친 햇살이 아련하다. 바람에 불어오자 풍경이 더 초록해진다. 짧은 시간 철탑이 있는 산정에 다다른다. 정상을 알려주는 표지석을 찾을 수 없다. 흉물스러운 철탑이 정상석을 대신한다. 눈앞으로 미호강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미호평야가 펼쳐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멀리서 보면 넓은 들판에 솟은 육산이다. 큰 바가지 하나가 엎어져 있는 모양이다. 서울이나 조치원 방향에서 올 때 만난다. 청주의 서쪽을 막아주는 중요 산줄기다. 낮더라도 청주의 수문장 역할을 다한다. 덩치에 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모산세가 순하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심장이 맥동하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맑고 청명한 치유의 공간에 든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충분히 머물며 건강한 생태를 둘러본다. 숲은 자연의 축복이고 생명의 숨소리다. 홀연히 나타나 오아시스의 행복을 준다. 녹음의 솔숲을 지나는 바람이 시원하다. 부모산의 옛 이름은 아양산(我養山)이다. 옛 마한의 땅으로 역사와 문화의 보고다. 한국식동검은 대표적 청동기 유적이다. 지금까지 삼국시대 토기들이 출토된다. 부모산성 주봉토성은 아직 복원 전이다. 학천토성과 모유정 역시 미복원 상태다. 모유정은 여전히 울타리 속에 숨어 있다. 정상 부근 철탑은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 시선을 동쪽으로 하니 우암산이 보인다. 부모산 오솔길은 시민들에게 추억이다. 1980년대 청주의 명품 숲길로 꼽혔다. 연화사 역시 젊은 시절 추억의 한자리다. 하지만 오솔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다. 흙길은 포장도로로 바뀌어 정감이 없다. 사방으로 샛길이 만들어져 보기 흉하다. 적당한 수용능력을 넘어 훼손되고 있다. 부모산은 청주의 서쪽 관문으로 통한다. 서청주권을 굽어보는 전망 좋은 산이다. 산정에선 동림산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가로수길 걷기와 산행을 겸하면 더 좋다. 송상현을 모신 충렬사를 돌아볼 수 있다. 동쪽을 살펴보는 산길로 가도 행복하다. 연화사와 부모산성을 잇는 길이 편하다. 서청주 지역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모유정 이야기는 고려 고종 때 생겨난다. 몽고군 침입 때 고려인들 목숨을 구했다. 산성으로 피한 백성들에게 생명수였다. 성 한쪽에서 갑자기 샘물이 솟아올랐다. 부모와 같은 은혜를 입어 부모산이 됐다. 아무튼 그런 설화가 줄 곳 전해 내려온다. 산성 유적에선 백제사의 비밀이 나온다. 미호평야 보호를 위한 요새라고 전한다. 지명엔 세월 흐르며 이미지가 부여된다. 단순한 지형의 형태와 묘사를 넘어선다. 오랜 세월 지나며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때때로 사상과 철학이 스며들기도 한다. 새로운 생명 가진 지명으로 재탄생한다.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역사가 스쳐 간다. 전설과 유래가 보완되고 다듬어져 간다. 민족문화를 이루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지명변화 과정은 마치 언어의 마술 같다. 부모산의 이름 형성도 감탄을 자아낸다. 고려 시대 몽고군 침입으로 거슬러간다. 부모산성 피난 시절 이야기서 비롯된다. 목숨을 건지게 된 일화가 산 이름이 됐다. 산의 은혜가 부모와 같다 해 부모산이다. 은혜로운 진산으로 찬란하게 변모한다. 그야말로 이름 자체가 역사의 현장이다. 미호강은 음성서 발원해 청주를 거친다. 세종시를 지나 공주로 통하는 물줄기다. 백제왕도 웅진(熊津)의 인후(咽喉)와 같다. 본래 백제인들이 쌓았어야 합리적이다. 그런데 발굴결과 신라의 유구가 나왔다. 백제인들은 성을 보축한 거로 확인됐다. 백제가 사용했던 기와를 보고 알게 됐다. 부여 궁성서만 나왔던 인각와가 나왔다. 부모산은 백제와 신라의 전쟁 공간이다. 본래 아양산과 악양산 등으로 불려졌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가 제대로 증명한다. 신라 모산성은 주요한 공격 대상이었다. 한성시대부터 웅진사비시기까지 그랬다. 서로 뺏고 뺏는 역사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모산성은 어디일까 궁금하다. 전설만 남았으니 부모산성일 수도 있다. 부모산의 주변에는 그리 높은 산이 없다. 금강의 지류인 미호강 유역이 퍼져 있다. 구릉과 평야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주 서쪽지역을 넓게 조망할 수 있다. 전략적 요충지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부모산성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청주 동서를 지키는 외곽 방어시설이다. 적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성이다. 부모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다. 서청주권 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이다. 미호평야와 청주시내 일원이 시원하다. 오송 뜰과 상당산성까지 한눈에 보인다. 산길은 이미 잘 다듬어져 다니기 편하다. 많은 사람들의 족적에 의해 단단해졌다. 둘레길도 숲도 안내팻말도 잘 갖춰 있다. 결정적인 흠이라면 너무 많은 샛길이다. 시민들은 가로수 길을 가장 많이 찾는다. 대개 주봉마을 연꽃방죽에서 시작한다. 봉덕사 뒤로 난 등로를 이용해 오른다. 비하동 아양마을 연화사 진입로도 좋다. 청주광역쓰레기 매립장 쪽은 신선하다. 진약고개, 지동동 등 등로는 다양하다. 어느 곳에서든 40분서 1시간이면 된다. 부모산성 돌아 연화사를 경유해도 좋다. 부모산은 인가, 밭, 논과 숲이 인접해 있다. 다양한 들풀들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논과 밭 주변으로 쇠뜨기가 잘도 자란다. 양지바른 산소에는 할미꽃이 줄지어 핀다. 컴컴한 밤에 곤충 짝짓기는 그냥 다큐다. 다양한 새들도 풍부한 먹잇감에 만족한다. 텃새로 서식지를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 생물에게도 부모산으로 거듭나고 있다.하지만 숲 자락들은 점점 훼손되고 있다. 낮은 능선에는 전원주택들이 들어섰다. 물론 부모산에서만 생겨난 일은 아니다. 도심 주변의 숲들이 누렇게 드러나 있다. 부모산엔 둘레길과 숲속길이 조성됐다. 숲을 가까이서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몇 십 년 된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참나무와 소나무들도 잘려서 쌓여 있다. 울창한 부모산에 짙은 푸른빛이 감돈다. 여름내 숲이 모아둔 푸른 흔적이 예쁘다. 풀빛 가득한 찬란한 경이가 숲에 흐른다. 푸른 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앙증맞다. 숨결 하나하나가 모여 생명을 지켜낸다. 상처를 몽땅 흡수하는 고운 풍경도 있다. 맑은 숲속에 내려 비친 볕뉘가 아련하다. 바람에 숲속 풍경도 점점 더 초록해진다. 둘레길은 산허리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늘진 숲길로 부담 없이 걷기 적당하다. 한 바퀴 돌면 2시간여 시간이 소요된다. 마을 주변 숲속의 생태도 관찰할 수 있다. 참나무는 원래 자리 잡고 살아온 나무다. 소나무 역시 오래전부터 군락으로 있다. 리기다소나무, 밤나무, 목련은 식재됐다. 밤나무는 골짜기 주변에 넓게 펼쳐 있다. 구름과 햇빛이 편을 갈라 서로 드나든다. 변덕스런 풍경 조화에 잠깐 넋을 놓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습도가 점점 높아진다. 숲 향이 바람을 타고 길을 따라 전해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시원한 하늘에 탁 트인 조망은 별로 없다. 그러다 세상을 발밑에 두는 경험을 한다. 산 아래로 가끔 드러난 조망이 장쾌하다. 전망대 같은 데서 잠시 잠깐 숨을 고른다. 친구가 풀어놓은 냉맥주로 목을 축인다. 시원하게 한 모금 하고 큰 소리로 웃는다. 떠드는 소리가 숲길에 한껏 울려 퍼진다. 사람들 발길이 없으니 호젓해서 더 좋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다시 오르막길. 자연은 야위어 보여도 대지 기운을 품는다. 정중동, 가을이 자박자박 느릿느릿 온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연중기획)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글·사진=함우석 주필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7,부모산(234m) 9월 대기가 유난히 시원하고 청명하다. 부모산은 여전히 초록으로 몸을 불린다. 녹음으로 천혜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녹색 이파리가 점점 더 진한 초록이 된다. 모든 색 통틀어 가장 온화하고 평화롭다. 고요와 안정의 색채로 생명을 상징한다. 이제 막 핀 가을꽃들이 해맑게 불러댄다. 야생화들이 좀 쉬어가라고 몸짓을 한다. 비하동의 효성아파트 입구가 들머리다. 산세가 순해선지 찾는 이들이 제법 있다. 초가을 녹음의 채도가 한결 더 짙어간다. 솔숲을 스쳐 지나는 솔바람이 시원하다. 적막하게 울창한 숲에 푸른빛이 감돈다. 숲이 모아둔 고요한 흔적이 너무 예쁘다. 풀빛 가득한 찬란한 경이가 숲에 흐른다. 나뭇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앙증맞다. 숨결 하나가 모여 생명을 고이 지켜낸다. 숲의 상처를 몽땅 흡수하는 풍경도 있다. 이름값을 하는지 유난히도 산소가 많다. 맑고 시원한 숲에 비친 햇살이 아련하다. 바람에 불어오자 풍경이 더 초록해진다. 짧은 시간 철탑이 있는 산정에 다다른다. 정상을 알려주는 표지석을 찾을 수 없다. 흉물스러운 철탑이 정상석을 대신한다. 눈앞으로 미호강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미호평야가 펼쳐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멀리서 보면 넓은 들판에 솟은 육산이다. 큰 바가지 하나가 엎어져 있는 모양이다. 서울이나 조치원 방향에서 올 때 만난다. 청주의 서쪽을 막아주는 중요 산줄기다. 낮더라도 청주의 수문장 역할을 다한다. 덩치에 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모산세가 순하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심장이 맥동하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맑고 청명한 치유의 공간에 든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충분히 머물며 건강한 생태를 둘러본다. 숲은 자연의 축복이고 생명의 숨소리다. 홀연히 나타나 오아시스의 행복을 준다. 녹음의 솔숲을 지나는 바람이 시원하다. 부모산의 옛 이름은 아양산(我養山)이다. 옛 마한의 땅으로 역사와 문화의 보고다. 한국식동검은 대표적 청동기 유적이다. 지금까지 삼국시대 토기들이 출토된다. 부모산성 주봉토성은 아직 복원 전이다. 학천토성과 모유정 역시 미복원 상태다. 모유정은 여전히 울타리 속에 숨어 있다. 정상 부근 철탑은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 시선을 동쪽으로 하니 우암산이 보인다. 부모산 오솔길은 시민들에게 추억이다. 1980년대 청주의 명품 숲길로 꼽혔다. 연화사 역시 젊은 시절 추억의 한자리다. 하지만 오솔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다. 흙길은 포장도로로 바뀌어 정감이 없다. 사방으로 샛길이 만들어져 보기 흉하다. 적당한 수용능력을 넘어 훼손되고 있다. 부모산은 청주의 서쪽 관문으로 통한다. 서청주권을 굽어보는 전망 좋은 산이다. 산정에선 동림산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가로수길 걷기와 산행을 겸하면 더 좋다. 송상현을 모신 충렬사를 돌아볼 수 있다. 동쪽을 살펴보는 산길로 가도 행복하다. 연화사와 부모산성을 잇는 길이 편하다. 서청주 지역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모유정 이야기는 고려 고종 때 생겨난다. 몽고군 침입 때 고려인들 목숨을 구했다. 산성으로 피한 백성들에게 생명수였다. 성 한쪽에서 갑자기 샘물이 솟아올랐다. 부모와 같은 은혜를 입어 부모산이 됐다. 아무튼 그런 설화가 줄 곳 전해 내려온다. 산성 유적에선 백제사의 비밀이 나온다. 미호평야 보호를 위한 요새라고 전한다. 지명엔 세월 흐르며 이미지가 부여된다. 단순한 지형의 형태와 묘사를 넘어선다. 오랜 세월 지나며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때때로 사상과 철학이 스며들기도 한다. 새로운 생명 가진 지명으로 재탄생한다.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역사가 스쳐 간다. 전설과 유래가 보완되고 다듬어져 간다. 민족문화를 이루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지명변화 과정은 마치 언어의 마술 같다. 부모산의 이름 형성도 감탄을 자아낸다. 고려 시대 몽고군 침입으로 거슬러간다. 부모산성 피난 시절 이야기서 비롯된다. 목숨을 건지게 된 일화가 산 이름이 됐다. 산의 은혜가 부모와 같다 해 부모산이다. 은혜로운 진산으로 찬란하게 변모한다. 그야말로 이름 자체가 역사의 현장이다. 미호강은 음성서 발원해 청주를 거친다. 세종시를 지나 공주로 통하는 물줄기다. 백제왕도 웅진(熊津)의 인후(咽喉)와 같다. 본래 백제인들이 쌓았어야 합리적이다. 그런데 발굴결과 신라의 유구가 나왔다. 백제인들은 성을 보축한 거로 확인됐다. 백제가 사용했던 기와를 보고 알게 됐다. 부여 궁성서만 나왔던 인각와가 나왔다. 부모산은 백제와 신라의 전쟁 공간이다. 본래 아양산과 악양산 등으로 불려졌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가 제대로 증명한다. 신라 모산성은 주요한 공격 대상이었다. 한성시대부터 웅진사비시기까지 그랬다. 서로 뺏고 뺏는 역사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모산성은 어디일까 궁금하다. 전설만 남았으니 부모산성일 수도 있다. 부모산의 주변에는 그리 높은 산이 없다. 금강의 지류인 미호강 유역이 퍼져 있다. 구릉과 평야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주 서쪽지역을 넓게 조망할 수 있다. 전략적 요충지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부모산성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청주 동서를 지키는 외곽 방어시설이다. 적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성이다. 부모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다. 서청주권 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이다. 미호평야와 청주시내 일원이 시원하다. 오송 뜰과 상당산성까지 한눈에 보인다. 산길은 이미 잘 다듬어져 다니기 편하다. 많은 사람들의 족적에 의해 단단해졌다. 둘레길도 숲도 안내팻말도 잘 갖춰 있다. 결정적인 흠이라면 너무 많은 샛길이다. 시민들은 가로수 길을 가장 많이 찾는다. 대개 주봉마을 연꽃방죽에서 시작한다. 봉덕사 뒤로 난 등로를 이용해 오른다. 비하동 아양마을 연화사 진입로도 좋다. 청주광역쓰레기 매립장 쪽은 신선하다. 진약고개, 지동동 등 등로는 다양하다. 어느 곳에서든 40분서 1시간이면 된다. 부모산성 돌아 연화사를 경유해도 좋다. 부모산은 인가, 밭, 논과 숲이 인접해 있다. 다양한 들풀들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논과 밭 주변으로 쇠뜨기가 잘도 자란다. 양지바른 산소에는 할미꽃이 줄지어 핀다. 컴컴한 밤에 곤충 짝짓기는 그냥 다큐다. 다양한 새들도 풍부한 먹잇감에 만족한다. 텃새로 서식지를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 생물에게도 부모산으로 거듭나고 있다.하지만 숲 자락들은 점점 훼손되고 있다. 낮은 능선에는 전원주택들이 들어섰다. 물론 부모산에서만 생겨난 일은 아니다. 도심 주변의 숲들이 누렇게 드러나 있다. 부모산엔 둘레길과 숲속길이 조성됐다. 숲을 가까이서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몇 십 년 된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참나무와 소나무들도 잘려서 쌓여 있다. 울창한 부모산에 짙은 푸른빛이 감돈다. 여름내 숲이 모아둔 푸른 흔적이 예쁘다. 풀빛 가득한 찬란한 경이가 숲에 흐른다. 푸른 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앙증맞다. 숨결 하나하나가 모여 생명을 지켜낸다. 상처를 몽땅 흡수하는 고운 풍경도 있다. 맑은 숲속에 내려 비친 볕뉘가 아련하다. 바람에 숲속 풍경도 점점 더 초록해진다. 둘레길은 산허리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늘진 숲길로 부담 없이 걷기 적당하다. 한 바퀴 돌면 2시간여 시간이 소요된다. 마을 주변 숲속의 생태도 관찰할 수 있다. 참나무는 원래 자리 잡고 살아온 나무다. 소나무 역시 오래전부터 군락으로 있다. 리기다소나무, 밤나무, 목련은 식재됐다. 밤나무는 골짜기 주변에 넓게 펼쳐 있다. 구름과 햇빛이 편을 갈라 서로 드나든다. 변덕스런 풍경 조화에 잠깐 넋을 놓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습도가 점점 높아진다. 숲 향이 바람을 타고 길을 따라 전해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시원한 하늘에 탁 트인 조망은 별로 없다. 그러다 세상을 발밑에 두는 경험을 한다. 산 아래로 가끔 드러난 조망이 장쾌하다. 전망대 같은 데서 잠시 잠깐 숨을 고른다. 친구가 풀어놓은 냉맥주로 목을 축인다. 시원하게 한 모금 하고 큰 소리로 웃는다. 떠드는 소리가 숲길에 한껏 울려 퍼진다. 사람들 발길이 없으니 호젓해서 더 좋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다시 오르막길. 자연은 야위어 보여도 대지 기운을 품는다. 정중동, 가을이 자박자박 느릿느릿 온다. 둘레길이 산허리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늘진 숲길로 부담 없이 걷기 적당하다. 구름과 햇빛이 편을 갈라 서로 드나든다. 변덕스런 풍경 조화에 잠깐 넋을 놓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습도가 점점 높아진다. 숲 향이 바람을 타고 길을 따라 전해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시원한 하늘에 탁 트인 조망은 별로 없다. 그러다 세상을 발밑에 두는 경험을 한다. 산 아래로 가끔 드러난 조망이 장쾌하다. 1,연화사 다층석탑 2,연화사 전경 3,서청주권 전경 4,모유정 5,건강쉼터 6,등산안내도 7,돌탑 8,비하동 지하도
가을이 내리는 작두산 풍경이 포근하다. 산 아래선 대청호가 그리움을 불러낸다. 인생풍파를 견뎌낸 삶의 여정을 비춘다. 호수와 하늘이 그저 경계 없이 어울린다. 해 뜰 무렵 발밑에서 물안개가 솟아난다. 해 질 때면 물과 숲이 까맣게 고요해진다. 물과 숲, 하늘의 정취가 묘한 감동을 준다. 산과 물의 조화가 작은 근심을 덜어낸다. 가을볕을 받아들이며 무상에 빠져본다. 맑은 숲 향기가 하늘의 볕과 어우러진다. 6,양성산(297m) 작두산(429.9m) 이글이글 타는 듯한 여름의 끄트머리다. 슬렁슬렁 불당골 자연 속으로 빠져든다. 대청호가 적당한 시선 변화에 열려간다. 실제와 착시가 함께 한 공간에 공존한다. 숨을 천천히 내쉬고 들이마시며 걷는다. 걷는 자체만 느끼고 걸음에만 집중한다. 가벼운 바람결에 맑은 소리가 들려온다. 같은 풍경이 정보와 경험 따라 달라진다.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화장실 뒤편 길이 초입부터 꽤 가파르다. 양성산 성터 거쳐 국태정까지 내쳐간다. 양성산성이 있는 좌측 산길을 따라간다. 국태정 있는 봉우리까지도 가풀막지다. 하지만 대청호를 바라보며 오르기 좋다. 낮지만 산을 타는 재미가 쏠쏠한 산이다. 여름 지나며 나뭇잎의 색도 차츰 바뀐다. 신록과 어울린 대청호 풍경은 압권이다. 여름엔 짙은 녹음이 호수와 어우러진다. 양성산은 작은 산세와 달리 유서가 깊다. 백제 때는 일모산, 신라 때는 연산이다. 승병 양성소라 해 양승산이 되기도 했다. 이후 산성 흔적이 있다 해 양성산이 됐다. 예전에는 정상석이 팔각정 아래 있었다. 지금은 '작두산 능선'이라고 새겨져 있다. 동쪽 지능선 봉우리도 제 이름을 찾았다. 양성산이란 본래 명으로 사람을 맞는다. 팔각정 정자 부근에도 산성 흔적이 있다. 산성이 작두산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양성산성 규모가 매우 큰 성으로 보인다. 국태정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호수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우측능선 아래 문의문화재단지가 있다. 대청호를 건너 멀리 샘봉산까지 보인다. 북쪽으론 작두산이 국사봉까지 잇는다. 그 뒤로 청주 분평동이 아련하게 숨는다. 위로 양성산, 아래로 작두산으로 나간다. 팔각정 아래 능선 위의 삼거리를 지난다. 고민도 없이 작두산으로 곧장 이어간다. 국태정서 북쪽으로 가는 능선을 따른다. 짧은 산행이 아쉬워서 작두산까지 간다. 살짝 내려서면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작두산 가는 길은 아주 호젓한 분위기다. 짧지만 줄곧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팔각정서 작두산까지 능선은 유순하다. 우거진 소나무숲길을 완만하게 지난다. 초가을 산길이 한결 호젓하고 조용하다. 산길이 장마 뒤 흙빛 낙인처럼 선명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새소리가 크다. 바람과 햇살, 비와 구름이 호수를 키운다. 호수와 하늘에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해 뜰 무렵엔 발밑서 물안개가 솟아난다. 숲 사이로 햇살이 하얗게 비쳐 신비롭다. 해 질 때면 물과 숲이 까맣게 고요해진다. 물과 숲, 하늘의 정취가 묘한 감동을 준다. 더 굵어진 소나무와 활엽수가 뒤섞인다. 나무를 벗 삼아 걸어가는 편한 구간이다. 능선은 아담한 산속터널로 산책길 같다. 하지만 호사스런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철탑 삼거리를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가파르다. 오르막 시작되면 비지땀을 쏟아야 한다. 멀어진 호수 바라보며 작두산을 오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뙤약볕은 가시 같다. 이즈음 다시 대청호가 얼굴을 드러낸다. 호수의 바람이 쉬어가는 산정에 머문다. 헬기장 있는 정상에 서면 호수가 보인다. 툭 터진 조망은 아니지만 그냥 볼만하다. 나무 사이로 터지는 조망이 좀 답답하다. 그래도 호수변 곡선이 한 폭의 유화 같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넉넉함이 전이된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지키고 있다. 나무가 웃자라서 대청호 조망은 별로다. 산성 흔적이 있다고 했지만 볼 수가 없다. 북쪽능선으로 내려서면 덕은 마을이다. 문의문화재단지가 손에 닿을 듯 가깝다. 파란 호수의 물결이 윤슬로 곱게 빛난다. 추억을 전달하듯 햇살을 받아 일렁인다. 대청호반이 삶에 푸른 낭만을 보태준다. 시원함을 느끼며 신체여행을 체험한다. 너른 공터에 산불감시초소가 어색하다. 산불감시초소가 눈엣가시처럼 불편하다. 뙤약볕만 아니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망설이다 양성산 쪽으로 다시 돌아간다. 작두산을 내려와 국태정 쪽으로 걷는다. 철탑 삼거리에서 정자 쪽으로 다시 간다. 바람의 연주가 매미의 소란을 떨쳐낸다. 마음을 집중하니 바로 갈 곳이 나타난다. 오늘 그리움이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한다. 나무와 사람의 관계가 정말로 절묘하다. 서로가 목숨을 담보하는 특별한 관계다. 서로의 날숨과 들숨이 생명을 연결한다. 사람의 날숨으로 나무가 건강하게 산다. 나무의 날숨을 들숨으로 해 사람이 산다. 숲이 내려가는 산객들을 길게 배웅한다. 산길은 한동안 편안한 소나무 그늘이다. 꾸역꾸역 느린 걸음으로 점잖게 걷는다. 작두산엔 목숨을 담보하는 풍경이 있다. 산의 모양이 까치 머리 같아 작두산이다. 산의 인기를 말해 주듯 사람들이 많다. 등산로는 뚜렷하고 소나무가 무성하다. 솔잎이 깔려 있어 발 디딤이 푹신하다. 처음 찾는 낯선 이마저 편안하게 한다. 긴장과 피곤한 마음을 지워버리게 한다. 능선을 따라 조금 가니 다시 국태정이다. 가을이 내리는 작두산 풍경이 포근하다. 국태정에 오르니 멀리 수초섬이 반긴다. 대청호 색이 빛의 세례를 받아 짙어진다. 태초의 비밀들을 고이 간직한 채 숨는다. 수몰민의 슬픔과 고통까지 덮으려 한다. 자연과 사람이 아름답게 어울려 잘 산다. 산 아래서 대청호가 그리움을 불러낸다. 인생풍파를 견뎌낸 삶의 여정을 비춘다. 외진 곳에서 호수만을 망연히 바라본다. 잠기기 전 산과 들의 풍경을 그리워한다. 동시대의 산하가 겪은 아픔을 추억한다. 섬이 된 호수 안 산들이 수몰을 슬퍼한다. 은결 양지말 등 마을 이름까지 기억한다. 아득한 그리움이 호수 속으로 잠겨든다. 시간과 기억이 물을 따라 천천히 흐른다. 파란 창공과 흰 구름이 수채화로 비친다. 하산길 전망 멋진 독수리바위를 만난다. 둥글둥글 순둥이 흙산이 성질을 부린다. 재빨리 능선 위의 커다란 바위에 오른다. 뾰족한 머리 모양이 독수리 부리와 같다. 불끈 치솟아 날카롭고 늠름한 모양이다. 독수리바위 이름이 잘 어울리는 바위다. 바위에 올라서자 대청호가 반짝거린다.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차분히 펼쳐진다. 한동안 양성산의 정상은 국태정이었다. 지금은 한참 아래 소봉에 돌탑이 지킨다. 문의 대교로 향하는 능선 길을 바라본다. 독수리바위가 양성산의 랜드마크 같다. 유순한 산줄기 가운데 유독 도드라진다. 완만한 산길에서 만난 유별난 광경이다. 호수와 산이 정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초가을 한 폭의 진경산수화가 펼쳐진다. 하산길에도 문득 문득 전망대가 나온다. 산행 내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잔잔한 오르내림에도 많이 힘들지 않다. 멀리 대청호가 모습을 제대로 드러낸다. 바위서 내려다보는 물 풍경이 장관이다. 거대한 호수가 산줄기에 갇혀 찬란하다. 햇빛을 받은 물결이 황홀한 빛을 뿜는다. 대청호 물빛이 점점 더 가을을 닮아간다. 잘 다져진 오솔길에 소나무가 빽빽하다. 한눈에 보아도 많은 사람이 다닌 길이다. '대청호 오백리길' 이정표가 자주 보인다. 휴일이라 산길 오가는 사람이 제법 많다. 배낭조차 생략한 가벼운 산객들이 많다. 산책하듯 오가며 대청호 조망을 즐긴다. 사계절 풍광 변화를 느끼며 오르내린다. 키 큰 나무들이 줄어들면 시야가 터진다. 녹색 숲이 파란 하늘과 또 다시 조우한다. 두 빛이 만나서 화려하게 세상을 만든다. 여름꽃들의 정갈한 미소가 용기를 준다. 마지막 여름 뙤약볕이 따갑게 이어진다. 햇살의 눈부신 행보가 상서롭게 닿는다. 땅 위의 온갖 생명들에 결실의 힘을 준다. 아직 덜 익은 과일과 곡식에 영양을 준다. 오늘도 햇살 받은 생명에 기운을 전한다. 시원한 마른 바람이 특별한 소리를 낸다. 그리워하는 울음을 슬쩍 소리로 덮는다. 길게 뻗은 산자락이 호숫가로 내려간다. 반짝거리는 물보라가 눈물을 씻어준다. 두 산 틈에서 강물이 나와 호수를 이룬다. 간절기 대청호가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거리낌 없는 시원스런 조망을 선사한다. 넉넉한 숲과 산이 주는 커다란 선물이다. 문의문화재단지가 바람 따라 이동한다. 역사의 오솔길 따라 수몰현장으로 간다. 나무 사이 햇살이 지붕 사이로 부서진다. 옛 건물 한 동 물건 하나가 새롭게 보인다. 조상들의 삶과 얼이 오롯이 배어나온다. 한 걸음 더 들어가니 안락한 쉼이 번진다. 물길이 모이는 자리에 발길이 모여든다. 그림 같은 물안개가 한 서린 듯 흘러간다. 머잖아 들판이 노랗게 익어갈 시간이다. 벼 색깔이 점점 연노랑으로 바뀌어간다. 남을 비추는 소임을 완수한 태양 덕이다. 가을볕을 받아들이며 무상에 빠져본다. 곱게 익어가는 들녘의 풍경이 그윽하다. 맑은 숲 향기가 하늘의 볕과 어우러진다. 자연이 생산하는 결실 과정이 숭고하다.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더 길게 머물러라.
고봉이 없는 청주에서 500m는 꽤 높다. 선도산과 선두산 모두 500m가 넘는다. 한남금북정맥의 청주본류 주능선이다. 상당산성에서 남쪽으로 기지개를 편다. 풍경 대신 간간이 터지는 조망이 더 좋다. 지금 시기 파란 들녘이 발아래 펼쳐진다.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모습이 풍요롭다. 해질녘 꼭두서니 빛은 정말로 신비롭다. 기도와 그리움이 동시에 만나는 공간이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5,선도산(547m) 선두산(526.5m) 세상만물이 기지개 켜는 이른 아침이다. 동살이 퍼진 낭성 들녘이 푸르스름하다. 부지런한 농부가 트랙터를 몰고 나간다. 농부들의 일상화된 고단함이 묻어난다. 목련공원을 지나 현암 삼거리에 닿는다. 청주시 월오동과 낭성면을 잇는 고개다.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에 직접 걸친다. 길은 수레너미 마을 묵집 앞서 시작한다. 수레너미에서 선도산까지는 3.4km다. 수레너미 마을의 느티나무가 들머리다. 마을보호수인 느티나무 뒷길을 따른다. 수묵화 같던 아침 풍경이 곧 맑게 바뀐다. 아침 감상에 젖어들 무렵 현실을 만난다. 숲에 들어서자 날파리가 극성을 부린다. 8월 하순 여름더위가 산객을 괴롭힌다. 햇살도 바람도 구름도 여전히 여름이다. 오래된 소나무와 잡목들이 뒤엉켜 있다. 하지만 어느새 바람이 행복을 나눠준다. 흐린 하늘 열심히 이고 날라 맑게 바꾼다. 짙은 녹음 속으로 순한 길이 쭉 이어진다. 숲속의 기운이 산객의 정신을 맑게 한다. 장마와 태풍의 뒤 끝에도 청량한 숲이다. 한남금북정맥에 짙은 녹음이 피어난다. 길과 산, 숲이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 녹음 짙은 정맥 길 위로 흰 구름이 흐른다. 한여름 진녹색의 나무 그늘이 시원하다. 한동안 산책하듯 가볍게 발을 내딛는다. 고요한 숲에서 뒷짐 지고 가볍게 걷는다. 스님들의 포행 흉내도 제 마음껏 내본다. 최고의 자연에서 최고의 호사를 누린다. 푸른 숲이 그늘로 뒤덮이니 더 아늑하다. 차라리 덜 붐비고 덜 유명해 아주 더 좋다. 유장한 능선이 녹색으로 한참을 흐른다. 수많은 시간을 품고 속리산까지 달린다. 가끔은 별거 아닌 숲속 경관이 신비롭다. 여름에 내는 색이 수묵담채화처럼 곱다. 언제 봐도 시원한 녹색의 그림풍경이다. 걷기가 일상의 고된 짐을 내려놓게 한다. 걸을수록 활기찬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푸르디푸른 청춘을 닮아가게 도와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숲속 길이 울창해진다. 입추와 처서 지나니 더위가 한풀 꺾인다. 가끔 소낙비가 무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그래도 푹푹 찌는 한낮 폭염은 강렬하다. 깊은 밤이나 이른 새벽이 돼야 서늘하다. 데워진 몸은 찬물 신세 져야 시원해진다. 이 생각 저 생각하다 가 선도산 정상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조그만 표지석이 있다. 우거진 나무의 그늘이 햇살을 가려준다. 내뿜는 피톤치드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어두운 원시림 속에 말갛게 자란 숲이다. 숲 사이로 길게 난 정맥길이 오솔길이다. 한 여름 태우는 소리가 바람 타고 흐른다. 새소리 매미울음이 성장소리로 울린다. 무인산불감시초소 옆 철망이 화려하다. 개인·단체 알리는 표식기들이 펄럭인다. 숲이 가장 우거진 계절은 늦은 여름이다. 어느 때보다도 나뭇잎들이 넓고 푸르다. 숲은 울울창창하다 못해 아주 빽빽하다. 여름 햇볕을 방해 없이 바로 받은 덕이다. 그만큼 넓고 진한 그늘을 숲에 드리운다. 바람은 나뭇잎에 스며들며 시원해진다. 숲의 내음과 함께 새로운 향기를 전한다. 산객의 발걸음이 구름 위를 걷는 듯하다. 후텁지근 더운 공기가 점차 시원해진다. 시간 지나며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진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순도가 맑아져간다. 숲길의 수종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수많은 꽃들이 돌아가면서 피고 또 진다. 기승을 부리는 염제 치하를 곧 벗어난다. 역시 산이 답이고 이열치열이 신무기다. 숲이 내는 청량한 피톤치드를 만끽한다. 바람이 살살 불면서 더위가 누그러진다. 순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길게 이어진다. 숲속 길은 눅눅하고 땀은 온몸을 적신다. 구름이 산 능선을 타고 올라 회색빛이다. 짙게 흘러가는 구름이 지금을 선물한다. 내려오는 길에 구름 뒤로 숨은 해를 본다. 평범했던 삶의 순간이 순식간 달라진다. 남은 인생을 저 고운 구름에 맡기고 싶다. 선도산 오른쪽은 목련공원과 이어진다. 북쪽계곡은 무심천 주요 수계지역이다. 길은 것대산 활공장까지 길게 이어진다. 두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물줄기가 흐른다. 이 물이 가덕면에 한계저수지를 만든다. 손맛 보려는 꾼들이 즐겨 찾는 낚시터다. 환히 웃으며 손짓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이제 수변공원이 조성돼 산책하기 좋다. 선도산은 청주시 행정구역상 제일 높다. 선두산까지 이어서 가는 길은 꽤 곡지다. 미테재에서 월오동으로 내려가면 쉽다. 한계지서 안건이 고개를 따라 가도 된다. 말구리재에서 한계지로 내려서도 된다. 선도산은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에 있다. 전설 등 많은 이야기도 간직하고 있다. 주말이면 정맥종주 산악인들이 보인다. 신속하게 방향을 바꾸어 다시 출발한다. 속리산 방면 참나무 능선길을 따라 간다. 완만한 능선에는 그저 잡목만 빽빽하다. 평화로움이 정상의 미진함을 대신한다. 길 위로 튀어나온 잔돌이 발목을 잡는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선 땀이 줄줄 흐른다. 미끄러지듯 살짝 내려서니 안건이재다. 출발한 지 2시간 지나 고갯마루에 닿는다. 안건이재의 낡은 이정표가 길을 알린다. 선도산 선두산 쪽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낭성면 지산리 마을회관이 멀리 보인다. 쉼도 없이 선두산 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능선이 곧게 뻗어 헷갈릴 일이 거의 없다. 한참 고되게 비탈 올라서면 또 비탈이다. 경사 심한 흙길이 한동안 길게 이어진다. 동서남북으로 산마루금이 길게 흐른다. 무거운 발걸음을 선두산으로 옮겨간다. 선도산 쪽으로 가는 길은 나름 부드럽다. 상대적으로 가는 길이 비교적 완만하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사면을 대신한다. 선두산 쪽은 산정까지 힘들게 이어진다. 안건이재에서 정상까지는 꽤 가파르다. 숲은 금방이라도 산짐승이 나올 듯 깊다. 멧돼지가 헐떡이며 달려 나올 풍경이다. 길옆엔 산짐승 지나간 흔적이 뚜렷하다. 파헤쳐지고 아직 마르지 않아 촉촉하다. 멧돼지 발자국이 여기저기 흔하게 있다. 낙엽위의 까만 똥은 아마도 영역표시다. 헛기침과 종소리로 존재를 알리며 간다. 숲길은 한동안 급한 경사지로 이어진다. 나무뿌리가 많이 나와 미끄러지기 쉽다. 가파른 길을 느릿느릿 쉬어가며 걷는다. 가파른 비탈 힘겹게 오르니 또 비탈이다. 숲이 워낙 깊어 꼭대기까지 한참 걸린다. 동행의 도움을 받아 닫힌 길을 열어 간다. 마침내 펼쳐진 푸른 장관의 숲을 만난다. 늘씬한 소나무들이 하늘로 곧게 향한다. 서로 서로 자랑질 하며 멋지게 도열한다. 저마다 가지를 버리고 키 높이를 키운다. 뻗어 올라간 수세가 후련하고 시원하다. 산 벗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 고즈넉하다. 걸으며 먹는 사탕 맛이 피로를 잊게 한다. 쉬어가라 내준 바위에서 다리쉼도 한다. 이따금 나타나는 조망에 마음이 즐겁다. 편히 앉아 산 아래 고요한 풍경을 즐긴다. 충만해진 가을 기운이 산길에 배어든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위안이 정말 크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내내 행복하다. 정맥길 구름들이 엷게 흩어지며 떠간다. 선두산이 숨긴 이야기보따리를 만난다. 구불구불 산길을 휘저으며 에둘러간다. 사위가 조용한데 심장이 마구 고동친다. 구름과 바람이 길옆으로 함께 다가선다. 땀 좀 나는 정맥 숲길을 지나니 개운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광 조화가 신비하다. 산객들의 잦은 발걸음을 금방 확인한다. 늦여름 초록 채색에 사방이 만화경이다. 이끼마저 파래서 곧 정령이 나올 것 같다. 시공 초월한 세계에서 영혼이 맑아진다. 청주근교 산의 원시림이 주는 선물이다. 수백 년 산 나무 풍경은 경외감을 준다. 시간을 되돌려 유한 존재임을 잊게 한다. 유한 시간을 잊고 선계에 무한 머무른다. 잠시 시간의 굴레를 벗어난 행복이었다. 오래된 숲길에선 오감이 더 싱싱해진다. 숲에 들어서야 비로소 진가를 확인한다. 알싸한 나무향이 폐부 깊숙이 파고든다. 몇 번의 호흡만으로도 온몸이 청량하다. 청정한 숲길에서 나는 나무 향이 진하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귀를 활짝 열어준다. 숲의 여유가 앙금을 치유하는 힘이 된다. 선도 선두 산길이 어느 때보다 넓고 깊다. 종일 땀 흘린 몸에 스르륵 소름이 돋는다. 박하향이 스미듯이 시원하게 퍼져간다. 서늘해진 숲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피톤치드 기운 속으로 훅 빨려 들어간다. 차가운 바람이 화선지 먹물처럼 번진다. 바람도 햇살도 사람들도 잠시 쉬어간다. 속세 뛰어넘는 녹색의 풍경이 뒤덮는다. 시간 잊고 숨은 선도산 선두산 숲길이다. 숲에선 빛과 바람의 소리가 들려야 한다. 그런 숲길이라야 은밀한 보루처럼 남는다. 늦여름 숲길이 곱게 남아야 사람이 찾는다. 화려하기보다 예쁘고 고와야 친근하다. 선도 선두 산길이 그런 깊이를 선물한다. 짙은 녹음이 여름 산길과 잘도 어울린다. 숲속의 시원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다. 숲길은 시원의 길일 때 정말로 가치 있다. 가다보면 녹색 숲이 파란 하늘과 만난다. 하늘 땅 두 빛이 찬란하게 세상을 만든다. 철지난 주황의 나리꽃이 환히 웃는다. 생명 다한 고사목도 한 풍경을 돕는다. 기도와 그리움이 동시에 만나는 공간이다. 산길과 물길, 사람길이 정말 다르지 않다. 좋은 친구들과 걸으며 깨달음을 얻는다. 좌우봉원 위학일익이 산길에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