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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7.18 15:26:58
  • 최종수정2023.07.18 15:26:58

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 공학박사

# 런던, 템스강을 걷다

런던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빅벤, 런던 아이. 테이트모던 미술관, 타워브리지, 여기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런던의 랜드마크라는 것, 다른 하나는 템스강변에 위치하는 것. 이뿐 아니다. 서머셋 하우스, 런던 타워, 세인트 폴 대성당, 런던 시청 등 런던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템스강을 따라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영국의 찬란한 역사를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강변 보행로는 다시 크고 작은 공원, 박물관, 까페, 레스토랑과 연결된다. 어느 곳을 걸어도 즐겁다. 워털루브리지 아래에서는 중고책 시장이 사시사철 열린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무료로 개방한다. 무료 공연도 열린다. 런더너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연을 관람하거나, 강변 벤치에서 M&S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 무심천에는 무엇이 있나?

무심천은 청주를 대표하는 수변공간이다. 그렇다면 무심천변에는 무엇이 있나?

청주대교를 중심으로 사직동은 재개발구역으로 묶여 유령 동네가 되고 있다. 중앙동은 청주공업고등학교와 주성초등학교 울타리로 막혀있다. 서문교 보행다리는 뼈다귀 다리라 불리고, 남사교 하부의 벽화는 칠이 벗겨진 채 방치되어 있다. 남주동 천변 야경은 모텔 네온사인뿐이다. 무심서로에는 체육공원과 보행로가 일부 조성되어 있지만, 무심동로는 하상도로와 공영주차장이 보행을 가로막는다. 벚나무만 봄 한철 사람을 불러 모은다.

# 무심천 해법을 템스강에서 찾다

템스강과 비교하면 무심천의 문제가 선명해진다. 무심천은 무심천 그대로 매력적이다. 다만 무심천 주변에 어떤 공간들이 조성되느냐에 따라 무심천이 진정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공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심천은 곧 원도심이다. 무심천이 살면 원도심이 산다. 그럼 어떤 공간들이 조성되어야 할까. 원도심의 높은 지가를 뚫고 어떤 공간들이 조성될 수 있을까?

우선 커다란 그늘과 숲이 필요하다. 한낮의 무심천은 너무 뜨겁다. 증평의 보강천이 사랑받는 이유는 미루나무숲이 있기 때문 아닐까. 나무 그늘로 이어진 보행길을 따라 우리밀 빵집과 채식 식당과 할랄푸드를 파는 아랍식당이 있고, 복합문화공간이 있고, 공연장이 있고, 미술관과 서점이 있으면 좋겠다. 보행이나 대중교통으로 원도심에 진입한다면 더 좋겠지만, 자동차와 뗄 수 없는 일상이라면 주차장도 필요하다. 원도심 상인들도 주차장을 가장 원한다. 물론 공영주차장이 많으면 좋겠지만, 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데 1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고 한다. 1억 원을 가지고 1면의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그럼 대안은 무엇일까?

# 만병통치약,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

정부는 2000년대부터 학교시설 복합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 내 건물이나 유휴 부지를 활용해 돌봄교실·문화센터·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기존의 학교시설과 달리 지역주민도 함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2020년 3월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올해 6월 17일 교육부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도심이 재생이든 재개발이든 활성화되지 않는 근본 요인은 지가다. 무심천에서 지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장소는 청주공업고등학교와 주성초등학교가 유일하다. 청주공업고등학교 지하에 대규모 주차장이 생기면 원도심 주차난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원도심 초입이라 지리적으로도 더없이 훌륭하다. 학교 운동장에는 도심 숲이 조성되어 사계절 소풍이 가능하면 좋겠다. 유휴 건물에는 공공에서 운영하는 영어유치원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빵집이 들어서면 어떨까. 시민참여예산, 공동체사업, 재생사업 등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한 도시건축시민학교가 들어서도 근사하겠다. 무엇이든, 두 곳이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 시의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을 통해 원도심에 갤러리와 공연장이 촘촘히 들어서고 있다. 사직3구역 재개발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천변으로 상가가 들어서면 까페나 레스토랑도 생겨날 것이다. 무심천에 시민들이 북적이면 사직동과 남주동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천변에 시민들이 모인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삼삼오오 모여 계절을 즐긴다. 어떤 시설도 조성되지 않은 다리 밑에서도 시민들은 나름의 쓸모를 찾는다. 한여름 밤 제1운천교 아래에선 무명의 연주가가 첼로를 연습하고, 제2운천교 아래에선 동네 아저씨들이 족구를 한다. 이제는 공공이 응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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