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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헌정

청주오송도서관 주무관

작년 10월 청렴 교육 참석 차 청주아트홀에 간 적이 있다. 청렴과 관련된 법령 중심의 교육이겠거니 별 기대 없이 참석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별주부전을 재해석한 판소리, 청렴을 주제로 한 샌드아트 공연, 그 사이에 집어넣은 관련 법령 특강! 솔직히 5개월 정도 지난 지금 특강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고 앞, 뒤에 있었던 공연만 생각난다. 보통 무언가를 하지 말라거나 해야 한다거나 하는 의무적인 내용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것이 쉽지가 않은데 공연팀과 관계자분들의 엄청난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청렴 교육' 관련 콘텐츠는 정말 다양하다. 의무 교육이 되다보니 관련 기관, 부서에서는 더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이 많은 듯하다. 청렴 토크 콘서트, 청렴 특강, 청렴 관련 공연(판소리, 연극, 뮤지컬), 청렴 유적지 탐방, 공직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 청렴자가학습 등. 청주시만 하더라도 작년에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청렴 관련 제도에 대한 퀴즈를 내고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온라인 청렴골든벨'을 운영하기도 했다. '청렴자가학습'은 청주시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업무 포털에 접속하자마자 마주하는 팝업창인데, 카드 뉴스(주요 이슈나 뉴스를 이미지와 간략한 텍스트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뉴스 포맷) 형태로 제공되어 짧은 시간 동안 마우스로 넘기거나 스크롤을 내려서 확인할 수 있다.

공직자윤리법, 공무원행동강령, 청탁금지법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매일 팝업창이 뜨지만 역시 법령은 잘 기억이 안 난다.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 5만 원',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등등. 하지 말아야 할 행위들과 다양한 숫자들이 공존한다. 솔직히 다 못 외우겠고 그냥 생각하게 된다. 안 주고 안 받으면 되는 거지 뭐.

'무언가'에 대한 교육이 중요해지는 건 마냥 좋은 일일까? '무언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직자의 경우 '청렴'이 필수 덕목으로 강조되면서 일상생활의 모든 곳에 '청렴'이 함께한다.

'고복격양(鼓腹擊壤)'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고복격양'은 배불리 먹고 흙덩이를 치는 놀이를 한다는 뜻으로 매우 살기 좋은 시절을 의미한다. 고대 중국의 요 임금이 민심을 살피러 거리로 나갔는데, 한 노인이 먹을 것을 입에 물고 배를 두드리고, 흙덩이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해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을 마시고, 농사지어 내 먹는데, 임금의 힘이 어찌 미치리오.' 이는 백성이 좋은 정치보다는 그것을 전혀 느끼지도 못하게 하는 정치가 위대한 정치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청렴'이 너무 당연한 거라서 굳이 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 공직자들이 '청렴한 공직사회'라는 말을 의식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도'청렴한 세상'이란 말을 쓸 필요가 없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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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