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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교통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비바람과 함께 겨울이 성큼 문밖에 다가왔다. 금방 방안으로 몰아칠 기세다. 광야의 사람들은 겨울이 무섭다. 어제는 입동이다. 입동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겨울 마중을 하듯 이름에 걸맞게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 입동(立冬)이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이다.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10월 절기다.

입동이 되면 주부들의 마음은 바빠진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입동 무렵 김장을 시작했다. 입동 전후로 담그는 김장 맛이 좋기 때문이다. 입동 날 날씨가 추우면 그 해 바람이 심하게 분다는 속설도 있다. 또한 햇곡식으로 따끈한 시루떡을 쪄먹었으며 추어탕을 끓여 먹기도 했다. 입동 무렵의 미꾸라지들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진흙 속에 숨는데, 이때 논바닥과 도랑을 파면 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른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입동부터는 물이 얼기 시작한다. 가을의 풍요로운 결실을 뒤로 하며 산속의 동물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겨울을 준비한다. 어미들의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운 대로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한다. 긴 겨울잠에 들어가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나무들은 성장을 멈추고 겨울을 견디기 위한 변신을 한다. 이미 낙엽이 떨어지고 모든 기관들은 겨우살이를 위한 준비로 들어가 겨울을 준비한다.

농촌에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부산하게 겨울준비를 한다. 지난봄에 씨 뿌리고 여름 내내 돌보고 갈무리 했던 결과를 수확이라는 기쁨으로 거두는 것이다. 가끔 다녀가는 어머님 댁에서도 고구마, 고추, 호박, 콩, 팥 등을 거둬 양지쪽에 널어놓은 것을 보며 흐뭇함을 느낀다. 작은 씨앗을 심었을 뿐인데 이렇게 결실이 많다니. 생각보다 많은 결실에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

성경에 보면 주인이 멀리 여행을 떠나면서 하인들에게 각각 5개, 2개, 1개씩의 달란트를 나눠주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이 하인들을 불러 모아 나누어준 달란트를 어떻게 활용 했는가를 묻는다. 5개, 2개를 받은 사람은 나름대로 노력하여 더 많이 가져왔다. 그에 대하여 주인은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했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그런데 1개를 받은 하인은 그냥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그대로 가져온다. 이에 주인은 달란트를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꺼내온 하인에게 호통 친다. '저의 것을 빼앗아 많이 가진 자에게 주라,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2015 새해를 맞이하면서 계획하고 기대했던 일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얼마만큼 이루었는가·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새롭게 시작해 보자.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말고 느긋하게 비우고서 다시 시작해 보자. 여행을 위해 가방에 옷가지를 넣을 때 정리하며 가지런하게 넣으면 그냥 막 집어넣을 때보다 더 많은 옷을 넣을 수 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삶의 질서가 필요하다. 용서하지 못하고 마음에 쌓아놓은 과거의 파편들, 감사하지 못하고 지나간 일들. 마무리 못하고 미뤄둔 일들을 정리하고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자. 아직도 2달이 남아있다. 남은 시간을 좀 더 계획적으로 준비하며 살아보자. 마음을 비워야 새롭게 채울 수 있다. 무엇에 더 관심 갖고 가지런히 해야 할 것인가· 쉽게 포기하지 말고 찾아보자. 일단 부모님부터 방문해보자. 착하고 충성된 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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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