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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교통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저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할 중요한 사항이 참 많았습니다. 쉽게 결정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결정은 확실히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저의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 뮤리엘은 저와 함께 있으면 기뻐했고 함께 있지 않으면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없으면 두려워했습니다. 공포에 질렸고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저만 있으면 기쁘고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이젠 아내와 24시간 있어야합니다. 결혼식에서 저는 약속했습니다.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항상 지켜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약속을 지키는 남자가 되려합니다. 제 아내는 40년간 오늘날의 제가 있도록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이제 제가 아내를 위해 희생할 차례입니다. 저는 앞으로 40년을 돌본다 해도 여전히 빚진 자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내를 돌보는 것이 의무가 아닌 특권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내를 돌보는 일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저에게 아내는 더없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신실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에 결혼하여 아내 뮤리엘과 함께 일본에서 12년간의 선교사역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소재한 콜롬비아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했다. 사역이 한창 성장 일로에 있을 때 사랑하는 아내 뮤리엘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상태가 악화되자, 로버트슨 맥퀼킨은 22년간 섬기던 학교를 사임하고 공직을 내려놓으며 행한 연설문이다. 아내를 돌보며 정리한 것들이 '서약을 지킨 사랑'이라는 책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요즈음에는 이혼이 너무 쉬운 단어가 되었다. 모두 다 참을 줄 모르고 억울한 일을 견디지 못하고 힘든 일을 감당하기 어렵다. 2013년 통계에 의하면 32만 쌍이 결혼하였고 11만5천 쌍이 이혼하여 이혼율이 30%에 이르는 한국의 상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린 시절을 어렵게 자란 부모세대들은 자녀를 공주와 왕자로 키운다. 사람으로 키워야하는데 말이다. 독수리는 독수리로 키우고 사자는 사자로 키운다. 왕자는 왕이 될 사람이다. 중국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부이의 삶을 그린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부이는 황제로 살다가 평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신의 아들딸은 왕이 될 사람인가? 아니라면 평범하게 키우라. 땀 흘릴 때 땀 흘려 일하고 억울한 일도 참을 수 있도록. 비오는 날도 걸어서 학교가고 추운 날도 더운 날도 혼자서 학교를 다녀올 수 있는 지극히 간단하고도 당연한 것을 빼앗아 대신해주는 우를 범하지 말라. 자라면서 겪을 성장통을 대신 감당해주지 말라. 당신은 자녀의 불행을 기대하십니까? 숙제도 대신해주는 훌륭한 엄마들이 자녀의 미래를 망치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키우십니까? 그 약속이 당신을 지키고 있습니까?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경험하게 해야 할 것이다. 부모들도 실수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용서를 구하고 사과하고 용서받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자녀일수록 매를 대라'는 옛말처럼 우리는 자녀들을 훈련해야 할 것이다. 사랑하면 당장의 눈에 보이는 물건보다도 마음에 새기는 가르침과 삶을 통해 교훈을 줄 것이다. 자녀들의 마음에 부모를 존중하고 섬기는 마음이 일도록 가르쳐야 한다. 삶을 통해 나를 기르고 가르쳐주심에 감사하며 섬기며 베풀 수 있는 나로 가르치자. 아내(남편)를 사랑하며 상대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마음으로 가정을 지키는 사람으로 키워야할 것이다. 자라면서 배운 신뢰에 기초한 약속이 나의 남은 삶을 지킬 것입니다. 그 약속이 우리의 가정도 지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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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