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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교통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역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면서 현실을 사는 것이다. 2014 년 새 역사를 쓰면서 우리는 막중한 책임감 앞에 서 있다. "아버님은 참으로 잘하셨다. 형제들 싸움 날까봐 한 푼도 안남기고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큰 숙부님의 말씀이다. 오래전 일이라 그 때는 이해를 못했으나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나도 그럭저럭 50대를 넘기니 그 말씀이 한결 새롭게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어릴 때의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라고

한다. 더 많이 뛰놀고, 더 많이 넘어지고, 더 많이 실수하게, 그러나 혼내지는 말고 격려하고 인정하고 다시 도전하게 하란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할 수 있고 격려 받고 자란 아이가 격려할 수 있다. 내가 받은 사랑의 유산은 내가 모르는 때에 나에게 새록새록 스며들어 나의 인간성을 형성하고 가치관을 형성하고 삶의 방향성을 인도한다.

지난 세대엔 모든 것이 넉넉하지 못했다. 돈도,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많이 배우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풍성했다. 사랑의 격려를 받고 자란 그 때의 어린이들이 이만큼 자라 사회에서 제구실하는 것도 다 은혜이다. '청출어람'이란 말이 있다. 파란색에서 남색이 나온다. 스승보다 나은 제자, 부모보다 나은 자녀를 기대하는 옛말이다. 그러나 형 만한 아우 없다고 어찌 애비보다 나은 자식 있으랴. 철이 들면서부터는 늘 죄송한 마음이 마음 한구석에 있지 않은가·

받은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줄 것이 없다고 부끄러워하지 말라. 당신의 오늘이 당신의 유산임을 우리는 잘 안다. 남과 비교하고 주눅 들지 말라. 최선을 다했고 이렇게 하도록 배웠고 살아왔다. 하루하루 지나가며 조금씩 변하고 잘하게 된다. 문제는 더 잘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지속하지 않고 그만두는데 있다. 작심삼일· 창피하고 쫌스러워 보여서. 괜한 자존심으로 나와 자녀를 불편하게 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받은 유산은 참으로 풍성하고 사랑스러운 한반도의 천연 자연자원과 맑은 하늘과 맑은 물, 공기와 함께 선량한 친구들 등 너무도 훌륭한 것들이다.

새벽마다 기원하고 정성을 다하는 어머님들의 자식을 위한 사랑의 헌신이 우리들 마음속에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건장한 청년도, 장년의 회사 사장님도 어머님 앞에서는 저절로 어린아이가 되는 무한사랑의 대명사 엄마의 품. 우리 모두는 사랑의 빚을 진 자들이다. 또한 그 사랑을 삶을 통해 대를 이어 전수할 책임이 있다.

삶을 통으로 보자. 전체적인 관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아직 우리의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현재의 어려움과 힘듦은 삶이라는 드라마 속의 한 부분이다. 길게 보면 이과정의 뒤엔 기쁨의 순간도 올 수 있다. 공부하기 싫어해도 사람은 자란다. 자신을 보라. 얼마나 잘 해왔는가· 가끔 자신에게 실망도 하고 고집도 부리고 괜한 허세를 부린 적이 있지 않은가· 우리 자신에게도 기다리고, 자녀들에게도 기다려 주자. 내가 아니면 누가 나의 가족을 기다려 줄 것인가· 형제가· 친구가· 잠시 위로는 줄 수 있겠지만 지속적이고 숭고한 사랑과 관심은 못된다. 형제는 남 아닌가· 어려서는 밥을 먹으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나누며 싸웠고 커서는 부모의 재산을 놓고 싸우는 남.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을 높여나가자.

사랑하는 내 아내와 남편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위대한 타인이다. 자녀들 또한 나에게 소중한 타인들이다. 나를 사람되게 하는, 나를 진정한 나로 만들어주는 숭고한 배필들이다. 그들이 있으므로 내가 온전해지는 것이다. 남편(아내)들이여 착각하지 말라. 그(그녀)가 있으므로 당신은 행복해지고 불편지고 건강해지는 것이다. 천생연분은 서로 격려하고 인내하며 존중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명 평생웬수가 되어가는 것이다. 부모들이여 자녀가 있음으로 얼마나 행복하고 좌절했는가· 부모의 이런 삶의 여정을 보고 자란 자녀들에겐 유산이 따로 필요없다. 당신의 유산, 없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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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