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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교통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어느덧 2014년 한 해가 한 달밖에 안 남았다.

여러 일들이 있었고 기억에도 생생한 큰일도 많은 한해였다고 기억된다. 국제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우리 가정에도. 나에게도. 여러분들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아마도 같은 생각이리라. 1월1일부터 지금까지 힘차게 달려온 지금 잠시 뒤돌아보며 발자국을 되새겨본다.

1월에는 공동연구를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오느라 부산하게 지나갔고, 가족들과의 따사로운 외식 두어 번 한 것에 만족하며 기쁨을 함께 하며 소박한 가족애를 느끼기도 했다. 2월엔 새 학기와 강의준비로, 3월부터 치러질 전투를 위한 체력관리와 정신관리는 소홀한 것 같다. 어김없이 시작된 새 학년 새 학기는 긴장하며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중간고사가 시작 되어서야 안정이 되었다. 날씨가 따뜻하면서 가속도가 붙은 학기는 단숨에 5월을 지나 6월 기말고사를 끝으로 방학이 되었다. 5월엔 국내 학회에서의 컨퍼런스에 논문발표, 6월 중순엔 타이완 국제학술대회에 논문발표, 산업체연수, 7월과 8월엔 공동연구 진행을 위한 미국출장. 다시 시작한 9월의 2학기는 어느새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다. 가을학기는 봄 학기보다 더 빠르게 지나간다. 봄에 하지 못한 행사들도 있고 해가 짧아져 하루가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기말고사가 마무리되면 1월부터는 또 비슷하게 올해와 같이 1년이 지나갈 것이다.

어느덧 20여년이 지나갔다. 그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발령받아 첫 출근의 기쁨과 희열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누구나 그 때의 기분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가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혼자서 웃음 지으며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 때 이렇게 안 되었더라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미래를 준비하며 답답해하던 그 때.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결혼하고, 아가도 생기고, 직장도 생기고, 호박이 넝쿨째 들어왔다.

우리 아이들은 셋인데 아이들 터울이 연년생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 딸딸 아들. 이름은 하은, 예은, 성은. 막내는 딸, 아들 상관없이 성은이라고 일찌감치 지었다. 첫째는 자연분만으로 낳았고 둘째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으로 들어가 수술로 낳았다. 엄마 복중에 태아의 장이 파열되는 사고(?)로 인하여. 원인은 불명이라는데 내 잘못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예은이를 보면 미안하고 안타깝다. 어느새 20년이 지났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 대학엘 갔다. 성은이는 엄마가 예은이를 낳고 얼마나 슬프고 마음이 아파했는지, 태중의 아기에게 비염과 아토피가 생겼다. 지금까지 코로 숨쉬지 못하고 입으로만 숨쉰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아프고, 하은이가 제일 건강하다. 우리 집에서는 철인이라고 부른다. 아빠와 함께 겨울방학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무심천대교와 운천대교를 한 바퀴씩 돌았다. 지난해 식당에서 일하면서 한 해를 보냈는 데 일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식당일은 고된가 보다. 그 때 번 돈으로 10년이 더된 중고차도 사고 학비도 내고 당당하게 학교에 다닌다.

예은도 알바를 한다. 여름부터는 성은도 한다. 대학을 갔는데도 아들 녀석이 일자리를 못찾았다. 우리가 공동으로 찾아서 일을 했는데 급료가 너무 적었다. 가족이 뜻을 모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애들이 수입이 생기면 십일조를 나에게 드린다. 물론 하나님께도 하고 엄마에게도. 그래서 우리 애들의 수입은 30퍼센트가 줄어든다. 낳고 기르고 옷사주고, 키워준 은혜의 반도 안 된다며 내가 억지(?)로 받는다. 받을 때마다 아이들의 땀과 노고를 생각하면 저절로 콧등이 매워진다. 어떨 땐 눈물도 난다. 쉬지 않고 흐를 때도 있다. 평생 엄마아빠에게 십일조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잘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 확신한다.

증평에 어머님이 살아계시다. 일주일에 한 번 어머님이 전화를 하신다. 식사하라고, 한 주에 한 번은 어머님과 함께 식사한다. 나 때문에 준비한 여러 반찬들을 보며 맛있게 먹고 돌아온다. 밥을 먹었으니 밥값으로 한번 주물러 드린다. 돌파리 의사가 된 나는 등이며 어깨, 목, 팔, 다리, 손, 발 등 어릴 때부터 숙달된 솜씨로 어머니를 주물러 드린다. 세상 어느 한의사의 침보다 효과백배라고 좋아하신다.

2014년은 우리 식구들에게 평생 못 잊을 귀하고 복된 소식이 있다. 수년간 마음 졸이며 기도하며 기대하던 일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물론 2013년에도, 12년에도…. 해마다 그런 일은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모두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다만 의식하지 못해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제야 조금씩 깊이를 더해가며 섭리를 이해하게 된다. 상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모든 것이 달려있음을. Attitude is everything!(모든 것은 태도에 달려있다!) 남은 한 달 감사를 찾으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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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