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면 불어오는 구린내

2024.01.15 15:00:14

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썩은 방귀는 구리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구린내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음식물 제공 불법선거가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한 언론은 지난 12월 9일 대부분 보은 유권자들로 구성된 산악회원 90여 명에게 음식물을 제공했다는 의혹기사를 실었다. 산악회원들 다수는 회장이 제공한 회를 먹은 것으로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관광버스 및 음식물제공 불법선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치에서 돈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애기가 아니다. 독재 시절 고무신 막걸리 선거를 시작으로 돈봉투 선거 등 사회를 혼탁하게 만든 주요인이 선거였다. 국민을 이롭게 하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권력을 거머쥐고 부와 명예를 채우려는 악귀들의 잔치가 되었던 것이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돈봉투 선거가 사라지는 듯 하더니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사회악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거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누구는 얼마를 쓰고 당선 됐다. 누구는 건설사를 통해 마을 주요인사에게 명절마다 선물을 돌린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다닌다. '어느 당선자는 다수의 업자들이 지원을 했으며, 지원 금액에 따라 공사를 서로 나누어 먹기로 결정했다'는 풍문도 바람결에 들린다.

이번 선거에 털신도 등장했다. 누가 주민들에게 털신을 사주고 특정 정치인 지지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풍문의 이야기지만 선거철이면 불어오는 구린내는 지역사회를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또 다른 의혹으로 언론은 '현직의원이 마을의 동계행사에 음료수를 협찬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흐리게 하는 명백한 불법선거 행위이다. 법을 잘 모르는 어른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음료수를 받았다가 처벌 받으면 동네 전체가 범법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시기에 사람이 모여 있는 식당마다 상차림으로 소고기를 먹는 모습을 많이 봤다. 왜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육식당도 아닌 곳에서 소고기를 차려 먹는지 잘 모른다. 선거철과 맞물려 선거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만 할 뿐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행위다. 이제 총선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선거철마다 불어오는 구린내'가 아니라 지역을 걱정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정책을 논하는 향기 나는 밥상이길 기대한다.

통계청은 지난 9월 충북 동남4군 자치단체 모두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발표하였다. 소멸고위험지역은 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지역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은 타락을 일구던 돈 선거를 몰아내고 소멸위기상황에 대응해 지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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