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강이 생태공원으로 태어나야 하는 이유

2016.02.03 17:39:30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합강은 음성군 삼성면 망이산에서 발원하여 진천의 백곡천, 청주의 무심천, 세종시 조천 등의 물줄기와 결합해 미호천과, 전북 장수 뜸봉샘에서 발원해 호남일원을 통과해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흘러온 대청댐과 대전의 갑천 물줄기가 합류하여 흐르는 금강 본류와 만나는 합수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리와 연동면 합강리가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다. 연기면 세종리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원래 합강을 지키던 연기군 남면 월산리와 인접지역을 병합하여 만들어졌다.

합강은 하천생태계와 산림생태계가 만나는 곳으로 인간의 간섭이 크지 않아 다양한 생물종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합강습지에는 약 103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멸종위기 Ⅰ급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4호), 참수리(천연기념물 243-3호)등 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큰기러기의 경우 합강이 내륙 최대 군집지역(4천600개체)으로 조사됐다. 모래톱과 넓은 백사장이 자리를 잡고 있던 합강은 대청댐 건설 후 모래톱이 사라지고 현재의 습지 형태가 만들어 졌다.

합강리에 들어섰다. 주위에 빈집이 을씨년스럽다. 이곳은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으로 개발 예정지이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마을이라 하여 합강리(合江里)라 불리던 전통마을은 이제 새로운 2천년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행정 중심도시에 포함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합강정(合江停)에 오르니 합강 유역의 습지 및 황우산, 전월산, 영적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국토지리원우주측지관측센터의 안테나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세우고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습지는 생각보다는 매우 광활하다.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섬도 눈에 띤다. 저 멀리 이곳에서 모래를 채취한 흔적도 보인다. 물위에서 유영을 즐기는 오리떼들도 보인다. 햇빛에 반사되어 출렁이는 금빛 물결이 이채롭다.

합강정을 내려와 습지를 살펴본다. 수변으로 갈대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공사하다 멈춘 흔적도 보인다. 쓸데없이 안내간판이 많다. 데크는 파손돼 있고 정리가 안 되고 산만하다. 행정도시로 경정되고 재 경정되기까지의 고통이 투여된 듯하다. 시간의 멈추어짐 속에 그래도 생태하천으로 꿈을 꿀 수 있어 다행이다. '금강과 미호천이 어우러지는 생명의 땅'이라 쓰여 진 큰 비석이 보인다. 미호천 하단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예술적이지도 조화롭지도 않은 다리가 눈에 거슬린다. 멀리 보이는 미호천의 물줄기가 산과 조화를 이루며 풍요롭다. 자전거 라이더가 금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공주 27㎞, 청원35㎞, 무심천교 27㎞를 알리는 자전거 도로 입간판도 자리한다. 합강공원 인증센터가 보인다. 공중전화 부스로 만들어 정감이 간다. 산책을 나온 부부의 맞잡은 손에서 사랑의 온기가 느껴진다. 강 건너 합강리 쪽 고목나무 위에 큰 말똥가리로 보이는 놈이 움직임 없이 조용히 내려 보고 있다. 큰 말똥가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은 너른 품을 만들어 낸다. 너른품은 화합과 상생의 공간이다. 사람과 자연이, 사람과 사람이, 자연과 우주가 상생하는 공간이다. 그러기에 합강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된다. 민·관이 손을 잡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상생, 화합의 공원으로서 합강은 손색이 없다. 세종을 찾아오는 해외 사절단, 세종을 방문하는 우리국민 모두에게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줘야한다. 함께 꿈을 꾸고 함께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한다. 역시 화합이다. 이것이 합강이 상생의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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