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백두대간을 마주하며

2015.07.21 13:35:19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2015년 여름의 시작점! 어김없이 백두대간생태문화탐사 길에 올랐다. 이번 탐사는 '젊음 백두대간을 품다'라는 주제로 벡두대간에 대한 종합탐사를 하는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의 연례 탐사이다. 98년부터 시작된 탐사는 17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됐다. 17년이란 기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백두대간이 지닌 가치가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백두대간은 민족정기의 상징이다. 우리 국토의 뿌리이자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핵심 산줄기이다. 우리 국토를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에 비교하는데 호랑이의 등줄기가 백두대간이다. 두 번째 생물자원의 보고이자 생물의 주요 이동통로이다. 백두대간은 자연생태도 1등급이나 2등급 지역으로, 우수한 자연생태계를 지닌 곳이 90%이상을 차지한다.(2006. 산림청) 또한 우리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호랑이가 백두산에서 지리산을 넘어 국토 전역에 분포하였다. 1922년 남쪽지역에서 관찰된 마지막 호랑이는 경주 대덕산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 우리나라 10대강의 발원지이자 거대한 수자원의 보고이다. 백두대간이 품은 물은 서서히 하류로 흐르며 거대한 강줄기를 형성하고 그곳에 사람을 모아 생활하게 만들었다. 네 번째 문화를 구획하는 울타리이자 이동통로이다. 거대한 산줄기는 지역을 서로 나누며 지역마다 특색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또한 고갯길은 문화와 문물을 전하는 이동통로서의 역할을 하며 협동의 문화를 만들었다. 다섯 번째 휴식의 공간이자 삶의 공간이다. 일상의 피곤함을 풀어줄 수 있는 넉넉함과 풍부한 산림자원은 삶의 근원이었다.

이번 탐사는 추풍령에서 남덕유산 까지 마루금을 타고 탐사하는 것이다. 총 탐사 인원은 38명으로 지원팀 및 단기 탐사대원까지 포함된 인원이다. 탐사내용은 관리실태, 초본, 목본, 인문환경으로 구분되었다. 관리실태 팀은 등산로 및 나지 현황, 인위적 시설현황, 구간별 경관현황을 조사했다. 초본 팀은 초본의 식생조사, 희귀식물 서식현황, 생태계 보전 및 훼손현황을 목본 팀은 목본 식생, 희귀수목 서식현황, 야생돌물 서식 흔적 등을 조사했다. 인문환경팀은 서낭당, 성터, 옛길 등 인문적 가치에 대한 탐사를 했다. 필자는 인솔대장으로 전체 탐사대원의 안전 탐사와 각 팀별 효율적 탐사를 할 수 있게 안내를 했다.

2015년의 백두대간은 전년도와 달리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인도, 파키스탄, 네팔, 일본 등 동남아를 습격한 폭염이 숲을 거칠게 만들었다. 그나마 태풍이 올라오면서 목마른 백두대간을 적셔주고 있었다. 그 거친 땅에서도 까치수영이 우리를 처음 반겨주었다. 일월비비추, 원추리, 노루발풀, 노루오줌, 털중나리, 바위채송화, 양지꽃, 옥잠난, 하늘말라리, 등골나물, 기린초, 산딸기, 산수국, 신갈나무, 물푸레, 박달나무, 피나무 등 수 많은 식생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열파로 인해 거친 숨소리를 품어내면서도 우리 국토의 생태와 문화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 백두대간에 개발의 칼날이 다가왔다.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산악관광진흥구역'을 지정해 관광산업육성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국유림과 산림보호지역, 백두대간보호구역 완충지역으로 우리나라 전체 산지의 70%에 해당한다. 정부가 나서 보호해야 할 산지에 규제를 풀어 경제 활성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산 정상까지 골프장, 호텔 등 위락시설 개발을 통해 건축분야 투자활성화를 기대하겠다는 것이다. "필요 할 경우 세제지원은 물론 각종 부담금 감면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비록 발표를 철회했지만 백두대간은 신음한다. 무엇이 지속가능한 발전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백두대간이 거친 숨소리를 몰아쉬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독한 열파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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