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경계의 이상한 문제점 (1)

2015.03.03 15:46:50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청풍명월의 고장 충청북도는 한반도의 유일한 내륙도로 7개 도 및 광역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도경계는 GPS 측정에 의하면 약 815km에 달한다. 인접도와의 경계는 흔히 산계(山系)와 수계(水系)로 나누어진다. 동쪽은 백두대간이 중심축으로 흘러가며 경계를 이루고 남서쪽은 금강 물줄기가, 서북쪽은 남한강 지류와 산줄기가 혼합하며 경계의 토대를 이룬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큰 산줄기로 생태계의 보고이면서 문화 및 자연 생태계를 구회하는 곳이며 지역을 나누는 경계선이다. 충북의 동쪽 백두대간은 경상북도와 경계를 이루는데 마룻금을 걷노라면 이해하지 못할 지역을 발견하게 된다. 도경계가 백두대간을 넘어 충북 쪽 지역을 한 웅큼 잡아먹고 다시 산경계를 이루는 모습은 아무리 상상을 해도 이해 못할 일이다. 일제 강점기 그려진 행정구역이 아직까지 존치하며 산계와 수계 생활공간까지 무시된 채 이어진 도경계를 걷노라면 감정이 복받쳐 목까지 올라온다. "평생 살면서 경북도청 한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어느 촌로의 이야기처럼 모든 생활공간은 충북이지만 행정명은 경북인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단양 대강면 올산리다. 소백산, 문수봉, 저수령을 거쳐 문복대 전 1천m 봉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백두대간의 오른쪽으로 경계가 틀어져 골짜기로 내려와 적성교와 만난다. 59번 국도와 단양천을 따라 모녀티 마을까지 이동을 한다. 윗마을은 충청도 아랫마을은 경상도로 단란한 하나의 마을은 경계가 갈라진 후 이질감을 느끼는 마을로 바뀌었다. 모녀티에서 다시 산능을 오르면 대미산 전 1천46m봉에서 백두대간에 합류한다.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지역이 벌재(625m)를 넘어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마을까지 넘어와 버렸다. 도자기의 고장인 방곡마을은 주위에 같이 생활하는 몇몇 동로면 사람들을 품에 앉으며 묵묵히 세월을 견뎌 내었다.

두 번째는 조령(632m)이다. 조령은 영남대로의 중심으로 새재라 불린다. 조령은 조선시대 축조되어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임진란이후 군사요충지로 더욱 중요해진 조령의 고갯마루에는 1708년(숙종34년)에 조령관을 축조하고 성벽을 쌓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조령관의 충북 쪽 평평한 땅이 행정구역상 경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입장료를 받지 않지만 예전에는 충북 쪽에 매표소를 세우고 괴산 신풍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들여보냈다. 행정구역의 불합리성에 괴산군은 연풍새재 옛길 도민걷기대회를 개최하여 조령이 경상도가 아닌 충북과 공동 접경지역임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세 번째가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이다. 백화산, 희양산을 거쳐 장성봉에 이르면 봉우리도 못 올라오게 하고 막장봉쪽으로 경계를 만든다. 막장봉에서 급강화 한 경계는 화양천을 따라 관평리 마을을 도경계로 나누며 제비소에 이른다. 제비소에서 지능을 타고 다시 오르면 대야산에서 백두대간과 만나 비로소 제대로 된 경계를 찾는다. 이렇게 불합리하게 만들어진 경계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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