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상생, 생명을 그려내는 미호천 발원지

2016.02.17 13:22:21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미호천(美湖川)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발행한 우리 가람 길라잡이와 국토지리원 지도에 의하면 음성군 삼성면과 경기도 이천시 율면과 안성시 일죽면의 경계에 자리한 망이산(마이산·472m)이다. 망이산은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까지 물줄기에 의해 한번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우리 국토의 대동맥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680㎞)의 중심에 위치한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해 한강과 금강을 가르며 서해로 흘러가는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에 위치해 있다. 이 산은 농경지를 이르고 있는 분지에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며 충북의 진천평야와 경기도 안성, 용인까지 조망된다. 정상부의 8~9부 능선에는 계곡부를 연결해 축조한 석축산성인 망이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망이산성 안에는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고 샘터가 3개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 발견된 샘터는 충북 쪽으로 흐르는 두 개만 확인되고 있다. 이 샘터가 바로 미호천 발원지이다.

KBS청주방송총국 유용의 시사투데이에서는 '라디오 충북탐사 미래하천 프로젝트 미호천' 탐사팀은 지난 12일 미호천의 발원지로 알려진 망이산을 다녀왔다. 탐사팀은 차현고개(보리고개·수레티고개)에 도착했다. 차현고개는 한남금북정맥을 통해 망이산에 오르는 길목으로 충북과 경기도를 함께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정맥을 탐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길은 제법 잘 나있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고 다리쉼을 하고,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새의 지저귐에 취하는 사이 우리는 정상부의 망이산성 안으로 들어섰다. 망이산성은 토성인 내성과 석축으로 쌓여진 외성으로 구성된 산성으로 내성은 정상부 산마루를 중심으로 퇴뫼식 형태로 축조되었으며 외성은 정상부 아래 계곡을 연결하여 포곡식 형태로 축조 된 석축 산성이다. 산성안의 정상부는 오름길의 가파름과 달이 작은 고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일부는 산성을 복원 한 모습도 보인다.

정상부에 봉수터가 있다. 망이산 봉수는 다른 곳과 달리 직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봉수다. 망이산 봉수는 조선시대 봉수로 동래 충주 등을 거쳐 올라오는 직선 봉수인 음성 가섭산 봉수와 남해 진주 추풍령을 넘어 올라오는 간선 봉수인 진천 소을산 봉수를 받아 죽산 건지산 봉수를 거쳐 한양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한 학술적이나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봉수다. 하지만 아직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아 세밀한 발굴과 조사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그 앞으로 소나무 한구루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외로워 보이지만 혼자서 능선의 칼바람을 이겨내며 고고함을 간직한 낙락장송의 모습에서 군자의 숨결을 느껴 본다.

약 40m아래 샘터가 보인다. 2007년 충북도계를 탐사하다 만난 샘터는 평범한 옹달샘이었는데, 지금은 관을 통해 또로록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청량감을 준다. 약 50m 서쪽으로 또 하나의 우물터가 있는데 발굴조사를 하며 집수터를 만들어 지금은 단단한 얼음 옷을 입고 있다. 이 두 개의 우물이 미호천의 최상류에서 흘러나오는 발원지 우물이다. 서남쪽 우물은 대사리로 흘러 양덕저수지에 이른다. 동남쪽 샘터는 양덕리로 흘러 동리천을 따라 모란지(덕정저수지)를 만든다. 망이산성의 품속에서 발원한 두 개의 옹달샘은 성안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에게는 식수원으로, 산에서 내려서자마자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생명수로 사람과 함께 한다. 각기 다른길을 따라 흘러 사람의 생활 속으로 진입한 두 물줄기는 약 12㎞를 흘러 대소면 삼호리에서 만나 하나의 물줄기를 만든다. 화합과 상생 그리고 생명을 그려내는 미호천 발원지는 시작부터 사람과 함께하며 흐르고 있다. (미호천 탐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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