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하천이 내게로 다가왔다

2015.10.13 13:18:44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1971년 음성군 생극면 무수동 마을에서 사라진 황새가 백곡천에 나타났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복원사업으로 탄생한 황새 '미호'는 청람 황새공원을 뛰쳐나가 경남하동, 서산 천수만, 초평천을 거쳐 백곡천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미호천의 지류하천인 초평천과 백곡천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3년 서원대학교 손영목교수는 청주 팔결교 인근(엣 청원군 오창면) 미호천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를 발견하고 이듬해 전북대 김익수교수와 공동명의로 신종어류를 발표하면서 이름을 '미호종개'라 명명했다. 미호종개는 황갈색을 띤 6~7㎝의 어종으로 수심이 얕고 유속이 완만하며 입자가 고운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생활한다. 골재채취와 하천의 오염으로 팔결교 인근에서 사라진 미호종개는 상류로 올라가 백곡천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둑 높이기 사업으로 위기를 맞은 미호종개는 이번 대 가뭄으로 인해 아직까지 백곡천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규천, 청양천에서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금강의 최대 지류하천인 미호천에서 날아온 희소식이다.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와, 454호 미호종개가 미호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소식으로만 바라 볼 수 없는 것은 여전히 하천오염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인간의 편익을 위한 개발은 늘어나고 있다. 축산농가의 집단화와 농약사용, 생활폐수 및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언제 또 '멸종'과 '중독사망'이란 소식을 접 할지 모른다.

(사)풀꿈환경재단과 청주·충북환경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는 미호천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람과 공생하는 하천을 만들기 위해 관·학과 손을 잡고 미호천 살리기에 나섰다. 먼저 충북과 세종이 손을 잡고 미호천 유역의 오염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상류의 백곡천, 중류의 무심천, 하류의 조천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67명의 주민으로 하천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원들은 하천의 구조, 수질, 생물서식, 관리실태 및 주민설문조사와 유역의 오염원을 조사한다. 조사내용은 유간기관과의 간담회와 평가회의를 통해 발표하고 조사단 밴드를 통해 자료를 공유한다. 취합한 자료는 '미호천 유역 주민참여형 유역관리방안연구'를 통해 미호천이 안고 있는 장점과 단점 및 개선 과제를 연구한다.

하천은 인간의 삶과 동·식물 서식에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삶의 질(Quality Life)에서 깨끗하고 건강한 하천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천은 공유재로의 가치를 지니는 반면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맞물릴 때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되면서 공유재로서의 비극을 맞이하기도 한다. 미호천 또한 인구증가와 산업시설 증가, 토지이용의 변화 등 신규 오염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고 불구하고 유역 공동체의 구성원인 주민이 참여하는 유역관리를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하천을 만들고, 그 성과를 지속가능하게 만들려는 미호천상생협력추진단의 역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사단원의 이야기처럼 "언젠가부터 하천이 나에게로 다가와 있고, 활동을 바라보는 주민들이 관심과 함께 앞으로 쓰레기 등을 하천에 버리지 않겠다 말할 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미호천에서 시작한 주민참여형 하천관리를 통해 미호종개와 황새가 함께 공생하는 미호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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