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경계의 이상한 문제점 (3)

마을을 가로지른 도경계선

2015.03.31 14:22:52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지난 칼럼 '충북도계의 이상한 문제점(3월4일·18일)'에 이어 이번엔 충북의 남서쪽지역 및 마을을 가르고 있는 문제점을 마지막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충북의 남서쪽지역은 강줄기와 산줄기가 혼합돼 있다. 남대천을 따라 무주군 설천면 가곡리와 경계를 나뉘는 영동군 용화면 용강리는 한반도의 지형의 물줄기인데 행정의 경계가 육지로 나누어지면서 한반도의 남쪽모양 지형이 전북의 땅으로 편입됐다.

또한 지금의 세종시가 된 금남면 부용리와 동면의 명확리는 금강물줄기를 넘어 강외평야의 중간 산능선을 가로질러 경계가 갈라졌다. 어디 이뿐인가. 한마을이 갈라져 도경계를 이루는 곳이 충북 음성군 생극면 송곡리 중퉁말(경기도 경계),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광암, 송학면 장곡리 일골(강원도 경계), 단양군 어상천면 대전리 멍앗(강원도 경계), 보은군 마로면 임실(경상북도 경계), 영동군 추풍령면 신안리 반징계, 양산면 가선리 깊은장선(경북, 충남 경계) 등 이다.

또한 1929년 대홍수(마을주민의 증언)때 하천의 물길이 바뀌어 마을을 가로지른 도 경계선이 음성군 감곡면 단평리(경기도 이천군 장호원 경계)와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 세포동(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귀래면 경계)이다. 걸어서 확인된 것만 충북 쪽 생활본거지이면서 행정구역이 마을을 가운데로 나누어 진 곳이 9곳에 달한다. 경계지역인 귀래면 용암리에 살고 있는 이명세(71세·2007년) 할아버지는 주거지는 귀래면, 텃밭과 강아지는 부론면, 논은 충북 소태면 덕은리에 있다고 한다.

소태면의 한 주민은 "조그만 하천을 사이에 두고 도나 면단위 행정단위를 분류 할게 아니라 하천에 발달된 농경지와 마을을 같은 단위로 하고 경계는 산 능선으로 하는 것이 주민들의 행정이나 생활에 어울리는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경계인 제천시 송학면 장곡리 일골 주민은 "일제 강점기에 주민들이 서로 감시하여 관계당국에 고발하라"고 해서 경계가 이렇게 불합리하게 나누어 졌다고 한다.
보은군 마로면 임실마을에서 만난 선사는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이라 서로 반목하게 하여 민족정기가 모이는 것을 막으려 일제가 마을경계를 이렇게 나누어 놨다"고 한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길곡리 장선과 경계인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깊은 장선 주민에 따르면 "같은 마을에 살아도 도 경계에따라 초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런 마을의 공통점은 "마을의 경계가 잘못 나뉘어져 마을회관 등 중복투자가 많으며 한 가족 같이 지내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서로의 벽이 있다"고 말했다. 생활권이 충북이지만 타도로 행정구역이 나뉘어져 이방인이 아닌 이방인으로 살아온 경계지역 오지마을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행정구역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생활영역이 도외시 된 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행정구역이 빚은 주민들의 불편과 부당함이 한 세기를 지나오면서도 정리 않은 것이다.

경계는 산계와 수계로 이루어지며 자연적 경계를 따라 독특한 삶의 모습과 문화가 나타난다.

선거구 재 획정 과정에서 잘 못된 행정구역을 민본주의적 관점에서 재개편하고 그간 소외된 오지마을 농촌지역이 피해를 받지 않게 슬기롭게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우리 보다 더 좋은 꿈을 미래세대가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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