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특징을 찾아라!, 국립청주박물관의 지역특별기획전

“특별전 통해 진천군을 한자리에서 총체적으로 조명, 특성화시키는 일은 자치단체의 몫”

2008.10.26 23:02:31

창령의 우포늪, 서해의 갯벌, 순천의 갈대밭, 수원의 화성, 경주의 불국사 등. 이제는 자연생태계나 지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유산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우리지역에는 무엇이 있고 우리 지역의 정서를 상징할 수 있는 ‘꺼리’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 어떻게 발전시키고 특화시켜야하는가가 과제인 셈이다.

국립청주박물관(관장 민병훈)은 각 지역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지역문화의 보존과 전승을 도모하고 지역학 연구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충북도내 12개 시군의 자치단체에 대한 특별전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 2006년 청주시 ‘무심천 사람들’을 시작으로, 2008년 진천군 ‘생거진천’ 특별전이 박물관 내 청명관에서 내달 9일까지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별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민병훈 관장은 “지역의 고유한 정서가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 지키고 가꾸는 것만이 미래의 자산”이라며 “지역별로 개최하는 특별전은 각 자치단체가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찾아 부각시키는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체계적인 원천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지역을 선정해 전시하게 될 특별전에는 지역의 지리적인 특징과 자연환경, 경승지, 지역의 역사 등이 소개되며 대동여지도나 해동전도와 같은 옛 지도를 통해 과거에는 그 지역의 현황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다음은 발굴 유물과 유적, 문헌과 자료 등을 통해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들의 삶과 문화를 조망해 보는 것이다. 유물은 박물관 소장 자료는 물론, 각 지역의 향토자료 연구소, 대학박물관, 개인 문중 소장 유물, 자치단체 소장 유물 등 모든 자료들을 취합, 전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그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은 어떤 특징을 갖고 발전시켜 왔는지 알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사진으로 보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다. 근대 이후 지역은 어떤 역사적인 변화를 거쳤고 현재는 어떤 존재이며 이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고 반추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전시자료는 대략 2백 50쪽 분량의 올 칼라 도록으로 체계적으로 정리, 출판되며 도록 뒷면 부록으로 지역의 문화재 현황과 도판해설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국립청주박물관이 2006년부터 기획, 추진하고 있는 지역특별전에 1회 청주시 ‘무심천사람들’을 시작으로 올해 진천군 ‘생거진천’특별전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특별전 도록으로 각 지역의 고고학, 역사, 문화, 예술을 한눈에 조망해볼 수 있는 자료가 담겨있다.

‘무심천 사람들’에는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을 중심으로 이곳에 언제부터 선사문화가 시작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무심천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있으며 신석기, 청동기시대를 거치며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고 전한다.

특히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삼국통일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청주에서 심한 각축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 지명도 청주가 상당, (낭)비성, (낭)자곡 등으로 불리게 된 이유가 되고 있다. 통일 이후에는 청주에 서원경이 설치되고 고려, 조선을 거쳐 지방행정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

‘무심천’이라는 천의 이름 역시 대교천, 심천, 무심천(無深川)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며 그 속에서 청주 사람들의 삶의 역정과 애환이 담겨 있음을 여러 문헌들을 통해 밝히고 있다.

진천 ‘생거진천’특별전의 경우 벼농사에 적합한 토양과 진천평야의 지리적인 특징 때문에 생긴 생거진천(生居鎭川)의 지명이 갖고 있는 지역적 특징을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아직 훼손되지 않은 진천의 아름다운 경승지 상산팔경으로 소개해 놓았다.

상산팔경(常山八景)이란 진천의 명소를 소개하는 것으로 평사낙안(平沙落雁: 문백면 평산리 냇가의 10리나 뻗은 백사장에 기러기 때가 내려앉은 모습), 농암모설(籠岩暮雪: 문백면 구곡리에 있는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인 농다리 위에 흰눈이 쌓인 정경) 등 현재도 그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지역이다.

이와 함께 해동지도와 동여도, 여지도 등 고지도를 통해 진천의 지리적인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데, 여지도(조선 18세기)에서는 진천 현에 파견되는 수령이 ‘현감’이고 서울까지의 거리가 2일 반이 걸린다는 정보가 나와 있어 당시 진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진천 용정리 출토 용무늬의자

진천지역은 원삼국시대 마한의 54국의 하나로 존재하다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백제, 고구려, 신라에 의해 차례로 영유되다 통일신라시대에는 흑양군(黑壤郡), 고려 초에는 항주(降州), 진주(鎭州)라 했고 조선시대 고종의 지방관제 개편 때 충주부에 속한 진천군으로 승격되었다. 이어 1973년 진천면이 읍으로 승격되어 현재 1개 읍, 6개면, 83개 동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진천군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특별전에서 전시되고 있는 유물로는 구석기시대 유적지인 진천 송두리 출토 유물인 석기종류, 진천 석성리 고인돌, 덕산면 옥동리 고인돌, 초평면 용산리 고인돌 등 고인돌 관련 자료, 신월리 청동기 유적지에서 출토된 민무늬 토기, 간석기 등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원삼국시대의 출토유물(송두리 유적)로 손잡이 달린 단지, 긴몸단지, 독 등의 토기를 비롯, 구산리 유적지의 낫, 칼 등 철제 무기류, 석장리 유적지의 그물추, 가락바퀴, 회죽리 고구려 유적지의 귀걸이, 신라 교성리 유적지의 굽다리 접시, 토기 등이 전시돼 과거 진천은 여러 국가가 혼재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천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의 변천을 한눈에 엿볼 수 있다.

또한 사곡리, 교성리 등에서 출토된 고려청자를 비롯, 화상리, 송두리서 출토된 고려 질그릇, 죽현리서 출토된 조선시대 도자기 대접과 접시, 사양리 유적지의 조선시대 백자, 지석 등을 통해 도자기의 시대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진천 특별전 도록에서 주목할 것은 진천의 불교문화다. 진천 용정리사지에서 출토된 ‘금동석가여래 입상’, ‘청동경상’, ‘청동금고’ 등이다.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인 ‘금동석가여래입상’은 도금이 벗겨지고 없으며 민머리에 육계가 올려져 있다. 법의는 통견이며 U자형으로 길게 늘어진 법의 사이로 무늬가 있는 내의 자락이 보인다. 손모양은 시무외, 여원인을 하고 있으며 두 발바닥에는 대좌를 꽂았던 꼬다리가 남아 있다.

‘청동경상’은 앞면에는 관음보살이 반가한 무릎위에 오른손을 올려 버들가지를 쥐고 왼손 옆에 버들가지가 꽂힌 정병이 있다. 대부분의 경상처럼 윗부분의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어 어느 곳에 고정시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진천에는 자연 암벽에 부조나 선각 등으로 불상을 조각한 마애여래입상이 산재해 있는데, 노원리 석조마애여래입상, 사곡리 마애여래입상, 산수리 마애여래입상 등의 자료는 물론, 고려시대의 석비(보탑사 경내, 보물 40호), 고려의 3층석탑, 비로사나불좌상, 석조보살입상 등 진천군내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불교유물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진천의 불교문화가 어떻게 꽃을 피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송강정철 청화백자 묘지.

불교문화와 함께 김유신의 탄생지와 유교문화, 정철, 강세황의 묘소, 근대이후 작고 역사가 및 예술가들의 자료 전시를 통해 진천의 문화와 예술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민관장은 “특별기획전을 통해 지역의 고고학, 역사, 미술자료, 문헌, 의상 등 모든 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전시를 위해 지역의 문중이나 향토사학자, 각 지역 박물관, 개인 등이 소장 자료들을 제공해 주어 흩어진 지역의 문화유산이 한자리에 모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러한 자료를 전시를 통해 진천만의 지역적 특성을 찾아 특화시키는 것은 진천 자치단체의 몫 ”라고 설명했다.


김정애/ 문화담당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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