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문화예술정책 대담

국립청주박물관, 진천 특별전 ‘생거진천’ 진천군의 역사와 문화 재조명

2008.08.03 19:48:34

편집자 주

국립청주박물관(관장 민병훈)은 매년 충북도내 시.군 가운데 1개 지역을 선정, 그곳의 역사문물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지역문화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청주시 특별기획전 ‘무심천 사람들’에 이어 오는 9월 30일부터 11월 9일까지는 진천군 지역문화 특별전 ‘생거진천’이 진행된다. 진천군 지역문화 특별전은 진천 출토 고고.미술.역사자료, 문헌.사진 등 근현대자료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도록 제작을 통해 지역문화에 대한 통시적이고 주제적인 접근을 시도해 진천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게 된다.
충북일보는 진천군 특별전이 향후 진천군 문화예술정책을 펴 가는데 있어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유영훈 진천군수(54)와 민병훈국립청주박물관장(55)과의 대담 자리를 마련해 특별전이 갖는 의미와 진천군의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구상 등을 들어보았다.

지난 1일 오전 진천군청 군수실에서 유영훈 진천구수(사진 왼쪽)와 민병훈국립청주박물관장(오른쪽)이 만나 진천군 특별전 ‘생거진천’이 갖는 의미와 향후 진천군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천군 특별전이 갖는 의미와 이것을 진천군 문화예술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민관장: 지역 특별전은 박물관이 군단위의 지역문화 존재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역의 주민들 역시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지역의 중요한 가치들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역사문화를 총체적으로 정리, 전시 하므로써 지역민들이 잊고 있던 진천의 역사나 연원, 유래 등을 다시 확인하고 그 가치를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를 통해 우리지역의 자랑거리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로인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진천군이 문화예술 정책을 펴는데 있어 무엇에 주안점을 둘 것인가 판단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군수: 언젠가 향토민속자료관을 둘러보고 오래전 사용했던 생활기구들을 보면서 평소에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 갖고 있는 가치를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고 있는 소중한 문화재들을 찾아 보존하고 관리하고 정리해 후대에 넘겨주는 것도 우리의 임무라는 생각이다. 진천군이 해야 할 일을 박물관에서 나서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기회에 진천군의 역사문화가 제대로 정리되고 조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

민관장:성공적인 전시를 위해서는 자료수집이 관건이다. 일본 교토대학박물관이나 국회, 국립도서관 등을 뒤져 그동안 몰랐던 진천군 관련 자료들을 채집하고 있다. 아마 중요한 자료들이 세상에 처음으로 햇빛을 보게 될 것이다. 전시 도록은 앞으로 군 홍보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전시가 끝나면 전시 자료는 진천군에 기증할 계획이다.

유군수: 진천문화원이나 고적회, 각 문중 종친회 등과 연계해 개인이나 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다리 역할을 하겠다.

- 진천군 자치단체장으로서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유군수: 진천군은 2015년에 시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것을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식생활 위주에서 이제는 삶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분위기 조성이 더 필요한 때다. 진천군에 영화관이 없는 게 현실이다. 모든 문화가 대도시에 편중돼 있다. 대도시에서 누리는 문화를 어떻게 하면 군민들이 공유 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미래에 진정한 경제성장은 문화를 통해 이룰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문화기반시설을 보강해 주민들의 문화욕구충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민관장: 자치단체장이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진천군은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특별전을 준비하다 보니 송강 정철을 비롯, 진천 농다리 등 진천군의 문화적 자산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천군을 상징할 수 있는 아이템을 결정해 이를 특성화시키고 발전시켜나가기를 바란다.

지난 1일 오전 진천군청 군수실에서 유영훈 진천구수(사진 왼쪽)와 민병훈국립청주박물관장(오른쪽)이 만나 진천군 특별전 ‘생거진천’이 갖는 의미와 향후 진천군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군단위 자치단체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접근이 용이한 영화관이 없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앞서 민관장께서 진천군을 상징할 수 있는 아이템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 진천군의 행보를 보면 한국 유일의 종박물관을 비롯, 공예마을 조성 등에 앞선 정책을 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문화공간 시설확충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있어야 겠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유군수; 우선 군민회관 등 기존의 시설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무료영화상영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또 작은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도의 예산 지원 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예산에 구애 없이 종박물관과 연계해 주민들이 시각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조성중인 진천군 공예마을이 생명력 있는 공예마을이 되어 전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시설을 벨트로 구성해 관광자원화 하고 많은 사람들이 진천의 문화를 보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민관장: 미술관은 지역의 문화유산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관건립을 문화산업으로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세계인의 안목을 충족시켜주면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스러운 진천군 고유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처음에 모든 것을 완결 지으려 하지 말고 작게 시작해서 멀리보고 지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해 주기를 바란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전후 콘서트 하우스 공연장 하나가 그 지역을 하나로 묶는 끈이 되고 있다. 진천군도 그런 상징적인 공간을 하나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다.

유군수; 현재로서는 어떤 장르 하나를 결정해 특화시키기 보다는 현재 진행중인 공예마을 조성사업이나 미술관 건립, 김유신장군의 업적을 조명하는 화랑제, 농다리 축제 등을 연계해 서로 공존하며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다. 진천은 전국에서 접근이 용이하다. 이를 장점으로 주민들은 물론 전 국민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축제,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민관장: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문광부에서도 난무하는 지방 축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는 많은 행사가 사라지고 정리되고 집약될 것으로 본다. 진천군의 경우도 진천의 냄새가 나는, 진천만의 것을 찾아 집약하고 특화시킬 필요가 있다. 농다리 축제를 좀더 입체적으로 꾸며나가면서 발전시키고 송강 정철의 유지를 살려 이를 상징화 시키는 일도 고유한 지역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

-박물관의 특별전을 계기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지만 군 단위의 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문화적인 특수성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특히 진천의 경우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문화적 자산들을 갖고 있고, 실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문화산업에서 희망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진천군이 목표로 삼고 있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진천군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관장의 생각과 진천군 수장으로서의 각오를 듣고 싶다.

민관장: 모든 곳이 문명화되고 도시화 되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이끼 낀 돌담길이나 흙으로 된 오솔길이 문화적 자산이 되는 것처럼 예스러움의 원형을 보존하고 살려내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남아 있는 진천의 술도가집이나 이발관, 방앗간 등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이곳에서 가족들이 찾아와 체험할 수 있는 에코뮤지엄화 하는 일이, 작은 진천이 거대진천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유군수: 예로부터 진천군을 생거진천이라 했다. 자연환경이나 여러 가지 조건이 사람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다. 이젠 시대가 변했다. 좋은 쌀이나 좋은 자연환경만으로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여기에 우수한 문화예술 향유와 좋은 교육의 조건이 더해진다면 바랄게 없겠다. 선진국의 잣대 역시 문화수준으로 정해진다. 진천군은 문화에 대한 기본 자산이 있다. 문화가 일상생활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관심을 갖고 실행해 진천군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발전 시켜나갈 계획이다. 지켜봐 주길 바란다.


/김정애 (프리랜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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