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식물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크기가 크지 않아도 무언가 함께 살아있음을 곁에서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집이나 사무실에 놓인 작은 화분 하나, 꽃 한송이가 위안이 된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은 식물 관리다. 잠시 잊었다가 떠올리면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가 잦다. 갖고 싶지만 쉽게 사들이지 못하는 자칭 '식물 똥손'들이 많은 이유다. 그냥 두기만 해도 된다는 선인장 조차 사라지게 하는 이들은 식물이 두렵다. 행복아트공간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다른 위안을 찾아볼 수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길을 찾던 정현진 대표는 무작정 뛰어든 요식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생각과 다른 현실에 부딪혀 좌절했을 때 가장 먼저 위로를 안겨준 것은 다육이였다. 아기자기한 모양에 쉽게 늘어나는 생명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바라보고 만지는 것으로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다육이와 함께라면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볼 용기가 생겼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다육이를 다루기 시작해 각종 공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다육아트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다 스칸디아모스도 알게됐다. 살아있지만 죽지않는다는 설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순록이 먹는 이끼를 천연 가
[충북일보] 적당한 숙성을 마친 국내산 암퇘지 생고기에 윤기가 흐른다. 대충 쌓은 듯 무심하게 놓인 스테인리스 그릇 위에서도 선홍빛 신선함이 드러난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좋은 고기라는 것이 있다면 그 모양일 것이다. 좋은 고기에 감탄한 뒤 맛을 즐기는 것은 손님의 몫이다. 그대로 불판에 올려 고기 자체의 맛을 즐겨도 좋고 상 위에 준비된 간장 소스를 듬뿍 찍어 구워도 좋다. 진천집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곁들임과 함께라면 여러 번 달라지는 맛의 변주를 느낄 수 있다. 3년 전 청주 율량동에서 문을 연 진천집은 박선진 대표가 고향을 내걸었다. 질 좋은 고기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특별한 부재료도 준비했다. 등장만으로 계절을 알리는 곁들임 채소다. 고기와 함께 사계절 달리 제공되는 이 두 번째 주인공은 박 대표가 고향 진천에서 운영하는 삼용주말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들로 구성된다. 다른 지방에서 고기와 함께 먹는 다양한 채소들이 입에 맞았던 박 대표는 이것 저것 시도하며 고기와 어울리는 최상의 궁합을 찾아냈다. 농장의 작물들도 자연스레 고기와 합을 맞췄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미나리와 두릅이 불판 위에서 전하는 싱그러움은 추웠던 겨울을 잊
[충북일보] 바글바글 끓어오르는 빨간 국물에 통통한 닭발이 가득하다. 독특한 것은 두툼한 모습으로 닭발을 덮은 듯 놓인 두부다. 두부 전골만큼이나 넉넉한 양이다. 닭발을 싫어하거나 못 먹지만 일행을 따라 온 손님들을 배려해 추가했던 식재료다. 어색한 듯 자연스레 섞였다. 닭발만큼이나 양념을 듬뿍 머금은 두부는 어느새 원흥닭발만의 특색으로 자리잡았다. 매운 맛을 상쇄하는 역할도 하지만 감칠맛 가득한 국물이 배어든 두부를 조금씩 먹다보면 닭발 초심자조차 쉽게 닭발에 입문하는 마중물 역할까지 한다. 두부로 시작해 원흥닭발 애호가가 된 손님도 여럿이다. 7년 전 산남동에서 원흥닭발통닭을 시작한 이홍일 대표의 큰 그림이었다. 늦은 시간 먹기 좋은 가벼운 안주로 닭발을 접했던 이 대표는 좋은 재료의 힘을 믿고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다른 지역 유명 맛집에서 한동안 일을 배워보기도 했지만 쉽게 비법을 알려줄리 없었다. 아무리 일찍 찾아가도 이미 비법 소스는 만들어진 뒤였다. 이미 유명해진 맛집을 따라가서는 자신만의 맛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았다. 다양한 맛을 접해본 뒤 추구하는 방향을 정했다. 국물닭발로 굵직한 틀을 잡은 뒤 요리연구가를 찾아가 배움을 청했다. 요리의…
[충북일보] 가게 입구에 준비된 투명한 유리너머로 제면이 한창이다. 제면실을 채운 것은 깨끗한 물과 소금, 밀가루가 만나 수타와 족타 등 천번 이상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진 반죽이다. 얼마간 숙성한 밀가루 덩어리는 한참이나 부드러운 손길에 따라 움직인다. 두드리고 밀가루를 뿌린 뒤 늘리고 펼쳤다가 다시 접히는 과정은 셀 수 없이 여러번 반복된다. 어느새 테이블만큼 넓게 펼쳐진 반죽 위로 두툼한 홍두깨가 등장한다. 지켜보는 사람마저 어깨와 팔이 욱신거릴 법한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칼이 닿는다. 적당한 두께로 썰어내면 이제야 모습을 갖춘다. 장원갑손칼국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이다. 청주에서 7년 전부터 이미 유명한 버섯샤브 전문점을 운영 중인 박종우 대표는 직영점으로 꾸리던 분평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결심했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벼운 한끼를 생각하다 떠오른 것은 평소 아내가 좋아하던 칼국수다. 그간 샤브샤브를 즐긴 뒤 마무리처럼 여겨지던 칼국수를 주요리로 내세우기로 하면서 1년 여의 고독한 연구가 이어졌다. 누군가를 찾아가 제면 기술을 배우기 보다는 혼자 찾아보고 연습하는 것이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 낼 비기라 생각했다.
[충북일보] 과일을 찾는 순간은 많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일부러 먹기도 하고 그저 맛있어서 과일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어떤 과일은 식사 대용으로도 쓰이고 입이 심심할 때 비타민을 충전하는 방법으로도 환영받는다. 일상에서 늘 가까이 있는 과일이지만 예쁘게 담아내면 선물로도 손색없다. 결혼 전 상대의 부모님을 만나거나 명절에 마음을 보내야할 때, 상황에 관계없이 가벼운 선물을 원할 때도 흔히 과일을 생각한다. 부담없는 가격에 호불호가 거의 없거니와 꽃만큼이나 화려한 색상으로 받는 이의 기분을 한껏 끌어올리기에도 적당하기 때문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만한 달콤한 맛 또한 보장돼야 한다. 아무리 예뻐도 맛이 없으면 서로에게 실망만 안길 뿐이다. 3년 전 청주 복대동에 문을 연 과일전문 카페 베리프레소는 만족을 경험한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주는 사람의 만족은 받는 사람의 만족이 되어 새로운 고객으로 돌아왔다. 조명희 대표는 가게를 열기 전 15년의 세월을 간호사로 보냈다. 여러 병동을 거치며 정성으로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졌다. 다른 사람의 치유를 위해 스스로 지쳐감을 깨달았을 때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충북일보] 이른 새벽부터 작은 가게에 매콤달콤한 향기가 가득 채워진다. 학교 앞에서, 혹은 집 앞 포장마차에서 코끝을 자극하던 익숙한 냄새다. 가게의 주인공은 냄새만으로 형태를 그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다. 국민 대표간식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친근한 이 음식은 학창시절 추억을 넘어 한끼 식사 대용식이나 야식으로도 손색없다. 짤랑이는 동전으로도 즐길 수 있었던 수 십년의 세월을 지나온 지금의 떡볶이는 마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수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한 어엿한 음식으로 인정받으면서 여러 형태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토핑과 함께 선뜻 먹기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묵직한 양을 판매하는 곳들도 많아졌다. 오천원떡볶이로 시작한 김동진 대표는 떡볶이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맛있는 떡볶이에 집중했다. 30여년째 음식을 연구하는 어머니는 동진씨가 요리에 관심을 갖게된 배경이었다. 스며들 듯 당연히 요리를 하고 싶었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몇 년간 여러 음식점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갑작스레 음식을 그만둔 건 후각에 문제가 생기면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떠밀리듯 주방을 떠
[충북일보] 불판 위에 올라온 고기는 마치 도끼처럼 보인다. 커다란 갈빗대에 갈비와 등심이 붙은 제주돼지다. 두꺼운 고기를 보면 으레 굽는 방법에 대해 겁을 먹지만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그런 고민을 덜어두어도 좋다. 두툼하게 뼈에 붙은 살은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들의 손길로 적당하게 익는다. 손님들은 그저 고기가 익는 시간을 기다려 먹기 좋게 놓인 고기를 한 입 가득 음미하면 된다. 취향에 따라 상 위에 놓인 곁들임 음식과 함께 먹으면 언젠가 제주에서 맛봤던 바로 그 맛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살점을 먹은 뒤에는 먹방 유튜버라도 된 냥 도끼자루 모양 뼈를 들고 뜯는 재미가 있다. 한 번이라도 제주도에서 고기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육지와는 다른 맛을 느꼈을 것이다. 같은 돼지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맛이다. 두툼한 두께와 쫀득한 육질, 멜젓과 고사리 등이 함께 하면 독특한 맛을 더한다. 하길용 대표는 '제주'를 떠올리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추억의 맛을 준비했다. 제주의 어디인지 정확하게 생각나진 않아도 '아 그 집...'하고 아련하게 기억할만한 장치다. 제주그집에서 판매하는 모든 고기는 당연히 제주산 돼지고기다. 백돼지와 흑돼지는 물론 도끼살도 제주산 돼지고기만…
[충북일보] 모든 배움에는 끝이 없다. 깊이 파고들수록 새로운 무언가가 나온다. 정식 교육과정을 밟아 배우거나 어깨너머로 살피더라도 직접 해보고 익혀야 비로소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된다. 미용 분야도 그렇다. 같은 시술도 사람에 다라 다르게 나타난다. 두상과 모질, 얼굴형과 모량에 고려해 스타일을 결정해야 서로가 만족할만한 결과로 이어진다. 경험이 최고의 학습이겠지만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되면 경험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청주 가경동에서 '참빗헤어크루'를 이끄는 민준기 원장은 어머니의 권유로 미용을 시작했다. 어머니 역시 느즈막한 나이에 미용을 시작했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찾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고 가까이 접한 미용은 친근했다. 준기씨는 자격증을 딴 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청담동에서 일을 배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단한 일상이었다. 화려한 사람들 속에서 바닥을 경험하고 청주로 내려왔다. 몇 년간 이곳 저곳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다시 상경했다. 몇몇 미용실을 겪어본 뒤 일하는 환경과 배우는 방식,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에서 큰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서울에서는 미용실이 아닌 아카데미로 향했다. 현장에서 주먹구
3월 3일을 삼삼데이라고 이름붙여 삼겹살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도 몇 년 전부터 이름붙은 삼겹살 데이를 핑계삼아 고기를 찾아 먹는 날로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이날과 가장 어울리는 청주의 명소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를 소개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치던 지역으로 기록돼있다. 청주는 예로부터 삼겹살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던 듯 하다. 청주 서문시장은 1964년에 개장한 청주의 오랜 전통시장이지만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12년 새로운 이름을 입었다. 전국 유일의 삼겹살 특화거리로 지정되면서다. 또한 작년 6월에는 국내 최초 한돈인증거리로도 인증 받았다. 국내 한돈농가와 한돈자조금 관리위원회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인증한 국산 돼지고기 '한돈'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삼겹살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나누는 즐거움, 드리는 행복, 운수돼지 대통길' 삼겹살 거리에 들어서니 '운수돼지通' 현수막이 걸려있다. 삼겹살로 서로 소통하고 운수 대통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운수돼지通을 만나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삼겹살 거리 이름에 걸맞게 거리 곳곳에서는 귀여운 돼지를 만날 수 있다
[충북일보] 엄마가 해주는 일상적 음식도 좋지만 가끔은 아빠의 특식이 더 맛있게 느껴질 때도 있다. 특별한 손재주가 없는 아빠라도 늘 먹던 것과 다른 것을 먹는다는 낯선 즐거움이 더해진다. 디파파는 특별한 손재주까지 갖춘 다정한 아빠의 마음을 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는다. 내 아이에게 해주던 그 맛 그대로를 손님상에 올린다. 커틀렛과 파스타로 구성된 메뉴는 재료부터 믿음직 하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생등심, 오징어와 마늘까지 국내산을 이용한 요리다. 디자이너로 일하던 오세현 대표는 더 깊은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떠났던 일본 유학에서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요리의 즐거움을 알았다. 한국에 돌아와 우연한 계기로 음식을 할 기회가 생기자 과감하게 직업을 바꿔 도전에 나섰다. 주변의 우려가 무색하게 세현씨는 뒤늦게 빠져든 요리에 대한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기초부터 다시 배우며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 경양식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입혔다. 조리 방법을 연구하고 재료를 바꿔가며 맛을 그려내는 일은 일반적인 디자인과도 접점이 있었다. 그릇 위에 요리를 올려 손님 상에 내면 그간 했던 일보다 훨씬 즉각적인 피드백이 돌아왔다. 때론 날 것의 반응을 만날 때도 있었지만 테
[충북일보] 과일의 고장으로 유명한 영동에는 또 다른 특산물이 있다. 안동에서 간고등어가 유명하다면 영동에는 영동산골오징어가 유명하다. 바다가 없는 충북 영동이지만 이색적으로 유명한 것은 산골오징어 뿐만 아니다. 이곳에서는 산 속에서 새우젓까지 생산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영동산골오징어는 바다에서 오징어를 옮겨와서 산속에서 말려 산골오징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래 전 우연히 맛을 본 뒤 영동산골오징어 맛에 반한 필자는 영동에 여행을 갈 때마다 기회가 되면 영동산골오징어를 꼭 사 오는 편이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대왕산 자락에서 30여 년째 말린 오징어를 생산하는 영동 산골오징어다. 마른오징어는 바다에서 잡은 오징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발라내고 납작하게 펴서 말린 것이다. 맥주 안주뿐만 아니라 겨울철 먹거리로도 최고다. 마른오징어는 보통 하얀 가루가 있다.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며 오징어에서 배출된 타우린이라고 한다. 굽더라도 털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마을은 바다와 거리가 멀지만 비릿하게 퍼지는 오징어 냄새가 바다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기상 천외한 영동산골오징어가 탄생한 사연도 재미있
[충북일보] 주먹만한 크기에 묵직함이 느껴진다. 재료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는 쿠키들이 각각의 매력으로 접시 위에 놓였다. 모양을 보고 맛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하면 눈으로 봐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청주 주성동 한가로운 주택가에 자리잡은 르뱅200은 조용히 분주하다. 11시에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는 사람들이 빠르게 접시 위의 쿠키를 담아간다. 당일 준비한 200개의 쿠키가 소진되면 문을 닫는다. 전화나 SNS 계정으로 계속해서 문의가 이어지는 이유다. 지난해 문을 연 디저트카페 르뱅200은 개인 SNS를 통한 홍보만으로 금세 단골을 모았다. 전에 없던 르뱅쿠키 전문점의 등장에 반가움과 호기심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밥보다 디저트를 좋아하던 김소은 대표는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디저트를 찾아다녔다. 흔히 먹을 수 있는 빵과 케이크에서 시작해 전문점이 다수 등장한 마카롱이나 다쿠아즈 등 제과류까지 가리지 않았다. 한입에 머무는 달콤한 휴식은 언젠가 나만의 디저트 카페를 열겠다는 이른 꿈을 가져왔다. 커피와 디저트 분야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특색있는 디저트를 꿈꿨다. 쉬는 날이면 새로운 디저트를 찾아 먹어보고 만들어보는…
[충북일보]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실천하는 것만이 결과로 나타난다. 일상 속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텀블러를 이용하거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포장이 많아진 요즘 불필요한 용기를 줄이고 다회용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열심히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자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한다면 훨씬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동참할 수 있다. 청주 율량동의 '커피미각'은 앞장서 환경을 생각한다. 직업 군인으로 군생활을 했던 허동욱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두루 다니면서 먹어보는 것은 물론 기계를 사들여 집에서 내려먹는 커피 맛을 알게된 뒤에는 원두를 구입해 로스팅하는 과정까지 다다랐다. 앞서 군생활을 마치고 로스터의 옷을 입은 아버지의 길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내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함께 커피를 공부하며 즐거움을 나눴다. 전역 3년 전부터 동욱씨의 색을 담은 커피숍을 구상했다. 전역 후를 차근차근 준비하며 비하동의 한 주택가에서 아내가 먼저 동네 카페를 열었다. 누구나 마실나오듯 편안하게 들러 차와 커피를 즐기는 공간으로 꾸렸다.
[충북일보] 충북 영동군 겨울 축제인 '영동곶감축제' 가 2021년 1월 18일 부터 2021년 02월 05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다. 영동군은 코로나19확산 여파로 영동곶감축제 명칭을 영동곶감장터로 변경하고 판매 중심의 온라인 행사를 열기로 했다. 영동군이 주최하고 영동축제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축제는 영동 곶감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매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개최됐다. 고향의 정겨움과 훈훈한 정을 나누는 지역 대표겨울 축제로 인기를 끌었다. 2021년 준비했던 축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속되면서 방식을 바꿨다. 농가의 소득창출과 판로확보를 위해 다양한 판매촉진 사업을 온라인영동곶감장터로 추진한다. 온라인 영동곶감장터는 품질좋은 영동지역 농특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좋은 기회다. 영동곶감 4행시, 곶감 보자기 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고 한다. 필자는 2021온라인 영동곶감장터를 미리 소개한다. 영동곶감의 효능은 다양하다. 감은 만성기관지염, 당뇨, 고혈압, 암환자, 숙취예방, 야뇨증, 복통, 딸국질에 효과가 있다. 민간약으로는 숙혈, 폐혈, 혈토, 정력, 제담을 다스리는데 이용하였고 보건식품으로 감기예방, 전염병의 예방
[충북일보] 느즈막한 저녁시간 주인장의 손길이 가장 바빠진다. 식사 시간은 이미 지났다. 제때 식사를 못했거나 무언가를 먹었어도 더 먹고 싶은 이들의 주문일 것이다. 작은 그릇 가득 이것저것 담기 시작한다. 하얗고 꾸덕한 베이스 위에 어떤 것은 과일로, 어떤 것은 견과류와 건과류로 채워진다. 간단한 디저트로만 생각했던 메뉴가 청주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건강한 야식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그릭요거트다. 지난해 말 충북대 인근에 문을 연 이곳은 그릭요거트 전문점 '그릭오'다. 민트색을 포인트로 깔끔하게 꾸며진 카페는 박정민, 류원철 대표가 직접 철거하고 가벽을 세우고 페인트를 칠했다. 아기자기한 실내에 젖소모양 스툴과 오픈 주방이 눈에 띈다. 십년 지기인 이들은 대학 시절부터 수많은 여행을 함께하고 같은 회사에 몸담기도 했다. 의정부와 부산 출신이 이들이 연고도 전혀 없는 청주에 새로운 카페로 발을 디딘 것은 수년 전 어떤 여행에서 시작됐다. 유럽 여행에서 맛본 그릭요거트가 시발점이었다. 우연히 들어선 작은 카페에서 뭔지도 모르고 주문했던 메뉴를 맛보고 가능성을 엿봤다. 본인들이 처음 먹어본 이 맛에 깜짝 놀랐듯 사람들이 이것을 즐기지 않는 이유
[충북일보] 우람한 나무들이 도로변을 지킨다. 도로 끝자락 태극 문양의 외삼문이 이채롭다. 높은 건축물 없이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청주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 골목은 충북도청에서 청주향교로 향하는 대성로122번길이다. 몇 년 전부터 개성 있는 공간이 다양하게 스며들며 독특한 색을 입었다. 이정은 대표가 운영하는 향리단제과도 그중 하나다. 지나는 사람이 들르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굳이 찾아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표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향리단제과와 그노씨라고 쓰인 각각의 나무 문패와 작은 메탈 입간판이 전부다. 가게 외관의 불투명 유리는 붉은 벽돌과 어우러져 낯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 향리단제과는 탑동과 대성동을 넘나들며 수년째 운영 중인 카페그노씨(개인주의자그노씨)의 장근호 대표와 함께하는 프랑스 전통 디저트 카페다. 커피를 매개로 만나 부부가 된 두 사람이 함께하는 공간이지만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각각의 브랜드를 내세운다. 향교가 보이는 이 골목에 새로운 상권과 문화적 공간들이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에 향리단이라는 이름을 택했다. 커피 향 가득한 향리단제과를 채우는 것
[충북일보] '호도정(湖嶋停)'은 생소하다. 메밀소바·스키야키라는 메뉴부터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간판까지 주변 상권과는 조금 동떨어진 듯 보인다. 계단에는 옛스런 느낌으로 '소바'라는 종이가 붙었고 은은한 조명 너머 묵직한 나무문을 밀면 다시 환한 실내가 펼쳐진다. 넓은 테이블 간격과 밝은 색감에 전면 유리까지 더해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10년지기 안호종·연도흠 대표가 호도정을 함께 만들며 목표한 것은 기분좋은 '낯섦'이다. 청주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메뉴를 선뜻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맛보이고 싶었다. 고심 끝에 정한 장소를 직접 철거하고 페인트 칠과 가구 배치 등 호도정만의 인테리어에 집중한 이유다. 메뉴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면류'로 큰 틀을 정한 뒤 4년 정도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메뉴를 경험하고 익혔다. 정해진 것은 '청주에 없던' 음식이었다. 전국 각지의 이름난 집을 찾아 맛보고 보완하며 두 사람만의 맛을 만들어갔다. 호도정은 여름에 특히 인기있는 소바와 서늘해진 계절에도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전골류 '스키야키'를 내세운다. 소바는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따로 받아 원하는 배합률로 조합해 매일 손반죽한다. 쫄깃
[충북일보] 끼니와 끼니 사이, 입이 심심한 시간을 채워주는 것은 간식이다. 간식의 종류는 수없이 많지만 간식의 질은 다르다. 허기를 면하기 위해 그저 씹어 삼키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배를 채우기에 앞서 입안 가득 행복을 채우는 것도 있다. 김재문 대표의 달달쌀강정은 남녀노소 좋아할만한 적당한 달콤함에 바삭한 식감까지 더해진 친숙한 간식이다. 그런데 평범하게 익숙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달달쌀강정이 내놓는 제품은 흔히 떠올리는 쌀강정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분홍색, 연두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감과 재료가 풍성하게 담겨 강정만도 11가지 종류에 이른다. 재료별로 시간에 맞춰 불리고 찌고 말린 뒤 손으로 알알이 떼어 튀기고 모양을 잡고 잘라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며칠동안 이어지는 재문씨의 수고 끝에 세상에 나온다. 종류만 늘린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제품에 건강한 비법을 특색있게 채웠다. 직접 만든 조청과 과일청 등이 방부제나 인공감미료를 대신한다. 알록달록한 쌀강정의 비법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실험 정신과 발로 뛰며 찾아낸 재료에 있다. 초록빛이 감도는 쌀강정은 파래향이 난다. 파래입자와 분말로 색을 입히고 진한 향과 맛을 더했다. 치자가루가 들어가는…
[충북일보] 흔하면서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가 있다. 통조림으로 쉽게 접할 수 있어 여기저기에 자주 쓰인다. 특별한 불포화지방산 EPA를 함유한 고단백 저열량 건강식품으로도 주목받는다. 가벼운 명절 선물로 손꼽히는 이것은 자취생들의 필수품이자 주부들의 메뉴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만능 재료다. 통조림에 들어가기 전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크기나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비교적 단가가 높다. 외식 메뉴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고민이 필요한 가격인 데다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을 쉽게 찾기도 어렵다. 소고기만큼이나 부위별로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이 생선은 참치다. 안순기 대표 부부는 이 참치를 통조림 참치만큼 대중적인 음식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네모참치어장을 열었다. 참치는 날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순기씨가 회 맛을 알게 된 계기다. 회 초보였던 순기씨는 남편의 권유로 몇 차례 참치를 맛본 뒤 풍부한 맛에 빠졌다. 어느새 부위별 맛까지 찾아서 즐기게 된 뒤 확신이 생겼다. 참치를 조금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찾아 먹을만한 맛이라고 느꼈다. 저품질의 참치를 쓰면서도 가격 거품은 빠지지 않는 일부 참치 전문점이 소
[충북일보] "여기 찐만두 두 개 포장이요." 조용히 만두를 먹던 손님들의 포장 주문이 이어진다. 식사 시간도 아닌데 찜기에서 모락모락 솟아나는 하얀 김이 멈출 줄 모른다. 가게에서 맛보면 집에서 또 먹고싶은, 혹은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맛이라는 얘기다. 청주 북문로 청소년 광장 인근의 다정한손만두에는 이종경 대표의 자부심이 녹아있다. 사랑하는 딸 '다정'의 이름을 그대로 쓴 상호에 맛과 가격까지 다정하게 느껴진다. 다정한손만두에서는 하루에 400~500개 가량의 만두가 손님에게 전해진다. 만두 종류는 한가지다. 김치나 고기, 고추 등으로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이 꽉 들어찬 다정한손만두 하나만 만든다. 화려한 모양새나 독특한 재료는 없지만 기본에 충실한 집만두의 정석이다. 누가 먹어도 고개를 끄덕이는 맛, 집에서 먹었던 맛있는 만두 맛의 기억을 되살린다. 각 가정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집만두에 대한 기억은 비슷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다양한 재료들이 맛이 어우러지는 맛이다. 재료를 준비하고 빚어내는 가족의 정성이 맛을 끌어올린다. 쫀득한 반죽 가득 다양한 소로 채워진 집만두는 정성 그자체다. 다정한 손만두는 직접 담그는 김치와 지고추,…
[충북일보] 청주한국병원이 '2020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충북 유일 2년 연속 우수포스터상을 받았다. 한국병원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낙상발생 감소를 위한 FMEA(고장유형영향분석·Failure Mode Effect Analysis)활동'을 주제로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병원 측은 최근 원내에서도 '11회 QI 경진대회'를 열어 한 해 동안 각 부서에서 활동한 QI 우수사례에 대해 경영진 이하 직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QI실은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매년 직원들과 함께 의료질향상학회에 참석해 활동사례를 소개하고, 의료계의 최신 동향과 타 병원의 활동을 접목하는 등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학술대회로 열렸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충북일보] 어린이들의 움직임이 줄었다. 층간 소음 때문에 집에서도 살금살금,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껏 나가놀지도 못하는 시절에 이어 코로나19가 망쳐버린 일상이 발목을 잡았다. 하루종일 뛰어 놀아도 그 에너지가 줄지 않는 시기를 가만히 지나보내는 아이들이 늘었다. 답답해 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엄마들의 고민도 함께 늘어갈 수 밖에 없다. 네 아이를 키우는 이정화 대표는 누구보다 가까이 엄마들의 고민의 이해한다. 첫 아이와 둘째를 키우다 터울을 두고 낳은 쌍둥이 아이들과 함께 하며 육아 기술은 늘었지만 양육 환경은 계속 나빠지기만 했다. 딱히 갈 곳이 없는 청주의 놀이 문화 공간도 고민스러웠다. 매번 가던 곳, 생태공원과 상당산성 등을 제외하면 아이들이 달릴 곳은 없었다. 남편의 뜻도 같았다. 이들 부부는 눈 여겨 봐왔던 장소에 아이들의 세상을 꾸려보기로 했다. 층고가 높고 안전한 설비가 갖춰진 곳이어야 했다. 오랜 세월 육아 비법을 총동원해 영유아부터 어린이들까지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키즈카페가 완성됐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갖췄다. 최고급 자재는 물론 친환경 페인트와 매트까지 방염 처리해 안전을 더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요즈음 난계 박연선생의 고향이자 과일의 고장이라고 부르는 충북의 영동군으로 당일 언택트 여행을 했다. 현지인이 추천하고 함께 먹어본 금강 상류지역에서 채취하는 올뱅이(다슬기, 올갱이, 고디)로 만든 올뱅이국밥 맛집을 소개한다. 충북 영동군 황간역 앞에 있는 원조 동해식당의 먹음직한 올뱅이국밥이다. 황간면에 거주하는 현지인이 단골집이라며 추천했다.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다이어트와 숙취해소, 간의 해독 등 여러 기능을 하는 건강식품이면서 맛까지 좋은 올뱅이국밥이다.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에 있는 아름다운 봉우리의 월류봉은 한천팔경 중 1경이다. 수려한 풍경을 이루면서 달이 머물다 간다 하여 월류봉이라 부르는데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때 이곳에 머물며 작은 정자를 짓고 학문을 연구했으며 아래 쪽에 한천정사가 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에 있는 반야사는 720년(신라 성덕왕 19) 창건했고 예로부터 이 일대가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으로 알려졌다. 사진에서 보듯 사찰 뒤편 산 허리에 쌓인 파쇄석 모양이 꼬리를 바짝 세운 호랑이 형상으로도 유명하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 중간쯤 있는 황간역은 무궁화 열차로만 승하차가 가능한 시골
[충북일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뼈에 붙은 고기다. 뜯어먹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먹는 재미를 고기의 맛에 포함시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등갈비는 누구나 한번쯤은 외식 메뉴로 먹어봤을 음식이다. 여러 외식업체에서 폭립이라는 이름으로 접했거나 직화구이, 등갈비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흔히 볼 수 있다. 한때 치즈 등갈비 등 여러 체인점들이 우후죽순 생겼던 것을 보면 등갈비를 찾는 수요는 분명히 있다. 조리 방식이나 소스에 따라 색다른 맛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도 등갈비의 특징이다. 스무살에 치킨집을 시작해 여러 업종을 섭렵한 권미정 대표가 오늘만등갈비를 내세워 잠시 떠나있던 요식업계로 돌아온 것은 체인 사업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이영길 대표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판매하던 등갈비를 먹어본 미정씨는 서브 메뉴로 머물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스나 조리 방법을 조금만 개선하면 단독 메뉴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고기 손질 방법을 바꿔보기도 하고 굽는 시간이나 양념의 숙성 과정을 바꿔보며 등갈비 연구에 몰두했다. 수없이 만들고 먹어본 끝에 원하는 맛에 정착할 수…
[충북일보]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먹고싶다고 더 먹을 수 없고, 싫다고 안 먹을 수도 없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공평하게 조금씩 나이 들어간다. 어른들도 놀고 싶다. 일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놀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도 스스럼 없이 뛰어놀 수 있었던 아이들의 세상에서 멀어진 어른들은 마음껏 놀기 어렵다. 놀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인데 놀 수 있는 장소나 함께 놀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한 특별한 곳이 있다. 평범한 술집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플레잉&포차를 내세웠다. 어른들만 놀 수 있는 이곳은 임민섭 신혜영 대표가 운영하는 '어른이집'이다. 이들은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시간을 보내던 10여 년 전의 어떤 카페에 대한 기억을 함께 가졌다. 타지에서 온 스무 살의 혜영씨에게 든든한 인맥을 만들어주고 민섭씨에게는 누나의 남편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해준 곳이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 20대 청년들이 모여들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 놀이였던 장소다. 10여 년이 흘러 각각 사회의 구성원이 된 지금은 가끔 만나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 외에는 놀 거리가 없다는 것이 아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