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겨울의 복판으로 들어서는 시간이다. 낮 동안 하늘에 갇힌 햇살이 결박을 푼다. 시리지만 찬란한 겨울바다가 물든다. 붉은 빛과 오렌지색이 함께 뒤섞인다. 석류꽃처럼 깊은 기운이 섬에 퍼진다. 저녁놀이 점점 더 황금빛으로 바뀐다. 서해가 선사하는 서정적인 선물이다. 신시도 해질녘 놀풍경이 고즈넉하다. 글=함우석 주필 사진=신동헌 인기획 대표
[충북일보] 신의 한 수가 절실할 때가 있다. 자연에선 적재적소에서 펼쳐진다. 경이로운 대자연의 조화를 만든다. 속세에선 다르다. 지금의 충북 상황도 마찬가지다. 신의 한 수 찾기가 쉽지 않다. *** 충북의 정치권이 중재해야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예산 다툼이 아이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졌다. 무상급식 파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학부모 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학생 등 16만7천여 명에게 교육회복지원금 10만원씩을 주기로 했다. 유치원생 1만5천600여명도 포함했다. 충북도는 충북교육청에 어린이집 보육 어린이까지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충북교육청은 거절했다. 이 지점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충북교육청은 "어린이집 관리와 어린이 양육은 자치단체 몫이어서 예산을 편성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일을 키운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무상급식으로 불똥이 튀었다. 격한 감정을 제 때 진화하지 못해 생긴 나쁜 결과다. 충북도가 일방적으로 무상급식 합의를 깼다. 그러나 무상급식은 교육회복지원금과 별도다. 충북도가 충북도민과 한 약속이다. 갈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커질 수 있다. 더 커지
[충북일보] 바다 위로 뜬 섬들 사이로 해가 뜬다. 붉은 해가 검은 바다 위로 솟구친다. 강한 동살이 섬과 섬 사이로 퍼진다. 섬무리가 시간 따라 색을 달리한다. 하늘과 바다에 온통 붉은 빛이 돈다. 군도의 깊숙한 공간까지 물들인다. 황홀하고 장엄한 광경이 이어진다. 고군산열도가 고요 속에 찬란하다. 글= 함우석 주필 사진=신동헌 인기획 대표
[충북일보] 굴절하는 빛의 눈부심이 상큼하다. 가을 나무가 몸의 일부를 내버린다. 노랗고 붉은 잎을 미련 없이 떨군다. 춥고 힘든 겨울 이겨낼 준비를 한다. 다시 태어날 생명에 밑거름을 준다. 소멸이 만드는 신세계가 아름답다. 자연과 우주가 내준 귀한 선물이다. 침잠의 시간에 들라는 가르침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좋은 도시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신비로운 도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머물고 싶은 순간을 사고 팔 수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청주는 어떤가. 시공간적으로 매력적인가. *** 구호나 수사론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시대다.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도시 공간을 원한다. 그 공간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해당 도시는 머물고 싶은 순간을 공간에 담아 팔려 한다. 청주는 어떤가. 공포와 무기력이 2년 가까이 이어졌다. 시간까지 구속했다. 오프라인 공간의 제한마저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시간과 공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 덕이다. 모든 게 새로운 국면이다. 코로나가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먼저 사람들의 의식을 바꿔놓았다.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용 감각이 달라졌다. 과거 친숙했던 공간이 더 이상 편하지 않다. 함께 하던 공간이 매력적이지 않다. 욕구까지 변했다. 혼자 놀고 밥 먹는 걸 즐긴다. 무엇보다 감동적으로 보답해 줄 공간을 원한다. 기존의 상식으론 할 수 없다. 공간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 천착해야 한다. 그래야 도시를 새롭게 바꿀 수 있다.
[충북일보] 능선 풍경이 한층 겨울에 가까워진다. 늦가을 풍경이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단풍 절정의 중심 가을과 사뭇 다르다. 낙엽 밟는 느낌이 눈길 걷는 기분이다. 하늘을 덮었던 나뭇잎이 땅을 덮는다. 순환 이치를 아주 간결하게 보여 준다. 들과 산마다 거둬들인 흔적만 남는다. 희미한 이별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11월 늦가을 마이산에 단풍물이 곱다. 만산홍엽에 파묻힌 풍경이 압권이다. 붉고 노란 단풍나무 자태가 찬란하다. 단풍길 사이로 숫마이봉이 우뚝하다. 한낮 햇살 받아 존재감이 더 드러난다. 가을 끝에서 만나니 훨씬 더 웅장하다. 보는 곳에 따라 정말 다채롭게 바뀐다. 단풍 위를 타고 달리는 숫마이봉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중국 발 나비효과가 엄청나다. 요소수 하나가 적잖은 충격을 준다. 한국 경제 전반을 휘청거리게 한다. 중요한 시사점도 함께 던져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교훈이다. *** 같은 실수 반복은 바보짓 한국에서 요소수는 롯데정밀화학, 휴켐스 등이 생산한다. 원료인 요소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중국은 전 세계 요소의 30%를 만든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인도다. 그 다음이 대한민국이다. 한국에 수출하는 양은 56만4천t이다. 중국 요소 수출 총량의 14%다. 한국은 전체 필요 요소수 중 66.1%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공업용 요소수는 지난해 80% 이상, 올해는 97.66%에 달한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앞으로 어떤 사태가 터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요소수 사태는 아주 작은 일일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 특정 생산국이나 특정 지역에만 일방적으로 집중해 왔다. 정부의 자원시장 다변화는 수사(修辭)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 자원의 장기 정책이 처음 수립됐다. '에너지 2030'이라는 정책 보고서에서도 강조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 의존도만 더 키워 왔다. 요
[충북일보] 일출의 빛 갈림으로 세상이 드러난다. 진안고원에 두 개의 암봉이 우뚝 선다. 두 봉우리 모양이 말의 귀를 빼닮는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 둘이 버티고 선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모양새가바뀐다. 햇빛과 날씨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 구름과 산이 가깝거나 멀게 펼쳐진다. 가을비가 단풍의 숲색을 바꿔놓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코로나19 발생 2년이 다 돼 간다. 지금은 위드코로나가 진행 중이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 절골 계곡을 찾는다. 단풍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가을의 명소다. 붉고 노란 단풍을 만나고 싶다면 제격이다. 이즈음 절골은 단풍으로 물든다. 오랜 기다림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 계곡 따라 펼쳐진 기암괴석은 병풍이다. 11월 탐방객들이 줄을 선다. 잃어버렸던 가을을 조심스럽게 되찾는다. 절골 계곡은 아는 사람만 찾는다. 아직은 덜 알려진 주왕산의 원석이다. 가을철 성수기가 되면 하루 1천350명으로 탐방이 제한된다.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절골 계곡엔 운수(雲水) 길이 있다. 구름과 물을 벗 삼아 걷기 좋다. 입구부터 멋스러운 나무들이 반긴다. 나무 사이로 구름과 물이 흐른다. 금방 단풍향연에 취한 듯 휘청거린다. 갈림길이 없는 외길이라 길 잃을 일은 없다. 이른 아침 찬란한 동살이 쏟아진다. 계곡 시작부터 홀리듯 빨려들어 간다. 응회암의 수직 절벽마다 단풍 꽃들이 화려하게 핀다. 작은 소(沼)마다 물 위로 단풍 양탄자를 깐다. 여울져 흐르는 느린 물줄기가 멋스럽다. 늦은 가을 구름과 물을
[충북일보] 쌓이고 쌓인 국민 허무와 분노가 분출한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 표출이다. 복잡한 절차보다 쾌도난마에 대한 환호다. 결국 판이 바뀐다. 속칭 '스트롱맨'들이 대선 후보로 호출된다. ***걸맞은 자질과 품격 갖춰야 대한민국 양대 정당의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정해졌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확정됐다. 한 달 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경선에 이겼다고 끝난 게 아니다. 양당 후보 모두 민심과 당심이 일치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37.94%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지막 경선 투표에서 참패했다. 두 후보가 뼈아프게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정권 교체기 때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곤 했다. 기대로 가득했던 날들이 실망으로 가득 차곤 했다. '다를 거야'는 '역시나'로 끝을 맺었다. 이번 대선은 출발부터 다르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결'이란 평가다. 각종 의혹과 설화, 포퓰리즘 논란이 낳은 결과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두 후보는 공통점이 많다. '비호감', '수사 대상', '여의도 정치 경험 전무'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충북일보] 단풍 길이 첩첩산중을 쉼 없이 파고든다. 암벽미를 뽐내는 맑은 계곡이 이어진다. 울울창창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다. 눈에 담아갈 가을 풍광이 지천에 널린다. 찰나의 단풍미가 사라지기 전에 빛난다. 울긋불긋한 늦가을이 융단처럼 깔린다. 붉고 노란 색의 나뭇잎들이 유난히 곱다. 계곡 전체가 색색의 단풍지요 수채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코로나 시대 건너는 두 번째 가을이다. 일상 회복 시기에 단풍이 곱게 물든다. 찬 기운이 늦게 들어와 색이 무척 곱다. 울긋불긋 나무가 물속에서도 자란다. 고운 풍경이 잔물결 따라 출렁거린다. 호젓한 산정호수가 예쁜 그림이 된다. 산성지에 잠긴 단풍반영이 아름답다. 조붓한 흙길 따라 걷기 좋은 시간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좋은 시절 다 갔다." 배달전문식당 업주들의 넋두리다. 환영의 쾌재와 다른 양면성이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생긴 빛과 그림자다. 기대감과 실망감의 교차다. 위기와 기회의 공존 현상이다. *** 공존의 의미 다시 돌아봐야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시대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잘 대응해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많은 게 바뀌었다. 모두 새 먹거리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몸집을 불려 새 사업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자영업자나 대기업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유통업계가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가 화두다. 아직 모든 게 미덥지는 않다. 그래도 새로운 길을 만나면 낡은 틀은 부숴야 한다.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고집 부려선 곤란하다. 장자도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으라고 했다. 부처님은 진리마저 집착하지 말라 했다. 내 것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 과거가 늘 찬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게 마련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멀고도 가까운 사이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거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되돌아보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불행한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
[충북일보] 코로나 시대를 건너가는 가을이다. 살얼음판을 딛는 듯이 조심스럽다. 가을 속으로 느리게 걸어들어간다. 호젓하게 단풍색 마중에 집중한다. 산 풍경이 가을색으로 물들어간다. 붉고 노란 나뭇잎이 하나 둘 보인다. 떨어진 낙엽들은 그대로 양탄자다. 상당산성 가을 속도가 꽤나 빠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초평호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게 낚시터다. 수상 좌대가 호수 면에 점점이 떠 흐른다. 여유 만만한 낚시꾼들이 시간을 보낸다. 한 쪽에선 호수 면을 보며 '낚멍'을 즐긴다. 다른 한 쪽에선 빼죽 나온 찌에 집중한다. 줄 곳 강태공의 여유를 동경하는 호수다. 찬바람 불 때면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다. 청룡이 하늘로 비상하듯 휘감아 흐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진천군 초평면 초평호 둘레길을 걷는다. 점점이 떠 있는 수상 낚시터가 반긴다. 보석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걸으면서 생각한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할 대상을 찾는다. 정치인을 떠올린다. 없다. *** 부동층이 중도층은 아니다 평소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상처를 들여다본다. 내 안의 흉터를 만져본다. 나무의 옹이를 생각한다. 우주 궤도 진입에 실패한 누리호를 본다. 그 안에서 가능성을 엿본다.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치 혐오의 시간이다. 진실과 정의는 물론 선악의 관념까지 상실해 간다. 과거와 현실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갈 대통령감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떠드는 기성정치인만 있다. 여야 모두 쌍둥이처럼 똑같다. 힘든 시기에 전쟁 같은 정치다. 내년 대통령 선거의 의미는 아주 크다. 우선 승자독식 사회를 무너트려야 한다. 지금의 계층 불평등에서 국민의 삶을 구출해야 한다. 소수의 권리와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대전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주어진 결론은 간단하다. 그런데 대선 후보의 면면이 간단치 않다. 어떤 후보도 어떤 희망의 약속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여기도 저기도 부끄럽다. 누
[충북일보]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느낌이 이어진다. 황금들녘에서 벼가 찬란하게 익어간다. 산 밑에선 짙은 안개가 단풍을 재촉한다. 푸른 나뭇잎에 조금씩 가을빛이 물든다. 나무가지엔 아직 푸른 잎이 훨씬 더 많다. 높아진 하늘만큼이나 호수가 여유롭다. 물결 사이 사이 산란하는 윤슬이 예쁘다. 초평호반이 이제 겨우 물들기 시작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남한강 절벽의 단양 잔도 길에 닿는다. 가을 강이 느리지만 쉬지 않고 흐른다. 아직 남은 푸른빛의 산하가 아름답다. 산과 강이 어우러져 산수화를 만든다. 벼랑 따라 구절초가 하얀 꽃을 피운다. 강 건너 갈대숲이 갈색으로 흔들린다. 강물 따라 내 시간도 천천히 흘러간다. 혼자 부르는 시월노래를 홀로 즐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심각하다. 이미 중증에 가깝다. 이른바 '신이 내린 직장'이 지탄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공기업의 청렴대책은 여전히 공염불이다. *** 관리 시스템부터 개혁하자 충북개발공사(이하 충개공)는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이다. 직원들은 공무원 수준의 도덕적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직원 6명이 지역의 한 토목 건설업체 관계자와 골프를 쳤다. 그것도 평일 휴가를 내고 친 것으로 드러났다. 성추행과 땅 투기에 이은 업자와 동반 골프다. 각종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 출연기관 전 간부 1명은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고춘순 판사는 지난 14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전 충북지식산업진흥센터) 전 간부 A씨(44)에게 징역 2년에 벌금 5천만 원, 추징금 2천217만원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A씨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은 공기업이다. 충북도민의 이익과 서비스를 위한 기관이다. 직원이라면 절대 잊어선 안 되는 개념이다.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은 너무 당연하다. 충북도의 관리·감독 방조 책임이 크다. 위기
[충북일보] 가을 볕 속 달려 단양 카페산에 닿는다. 첩첩한 산봉우리 위로 고운 물이 든다. 하늘과 산이 맞닿을 듯 마루금이 높다. 패러글라이딩 창공군무가 화려하다. 갑작스러운 추위로 비행 속도가 빠르다. 색색의 물결이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산 카페서 맛보는 감동이 이색적이다. 가을 산정에서 맞는 가을이 찬란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계절마다 매력적이다. 산 이름에 '악(岳)' 자가 들어간다. 정상을 오르다 보면 치가 떨리기도 한다. '악' 소리를 절로 지르기도 한다. 둘레길은 다르다. 좀 투박하고 오르내림이 있어도 비교적 순하다. 총 길이가 140㎞에 이른다. 11개 코스가 저마다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국립공원 경계를 넘나드는 풍광이 아름답다. 숨어 있는 비경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담소를 나누며 느긋하게 걸으면 된다. 1~3코스는 2019년 길을 열었다. 4~11코스는 올해 처음 공개했다. 시간은 점점 가을의 절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시원한 바람 안고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뜨겁지 않은 따사로운 햇살과 동행하기 좋다. 여행하기 적당한 시간이다. 하지만 문턱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버티고 선 코로나19 때문이다. 시월 초하룻날 청주를 떠나 원주로 향한다. 가을 냄새 맡으러 길을 나선다. 이른 아침 자욱한 안개 헤치며 간다. 치 떨리고 악소리 난다는 치악산에 든다. 맛 뵈기로 치악산 둘레길 1코스를 걸어볼 요량이다. 이름 하여 꽃밭머리길이다. 치악산둘레길 종합안내도부터 살핀다. 산길을 알리는 아치형 대문 앞으로 간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답사를
[충북일보] 긴 밤 지새운 거미가 하얀 그물을 친다. 아침이슬이 뽀얗게 거미줄에 맺힌다. 가로줄 세로줄 따라 잔 방울이 맺힌다. 방사형 선을 따라 조롱조롱 매달린다. 동산너머 트는 동에 반짝반짝 빛난다. 보석처럼 영롱하게 구슬 자랑을 한다. 아름다운 아침 세상을 다시 그려낸다. 밤을 보낸 별들의 아쉬움이 드러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청주대는 매년 10월 설립자 추도식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지난 8일 보건의료과학대학 청암홀에서 엄수됐다. 청암 56주기, 석정 45주기다. 청주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 서로 욕심을 버려라 청암과 석정 형제는 청주대 설립자다. 1886년과 188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전국을 돌며 장사를 해 재산을 모았다. 이후 조치원에서 도매업과 무역 등으로 큰 부를 이뤘다. 1924년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했다. 그 후 청주대를 포함해 7개의 학교를 세웠다. 부친의 유훈에 따른 교육구국(敎育救國) 실천이었다. 청암과 석정은 김원근·김영근 선생을 이른다. 당대 최고 우애를 자랑했다. 유성종 전 충북도교육감의 말을 빌면 형우제공(兄友弟恭)의 본보기였다. 형제간의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 반면 지금 후손들의 형제애는 아름답지 않다. 비사도 많다. 최근엔 이복형제 간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청구 소송의 결론도 있었다. 청주대는 개교 이후 언제나 최고의 사학임을 자부한다. 청암과 석정 두 설립자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청주대는 설립 당시의 청주대와 너무 다르다. 설
[충북일보] 치악산 서쪽 자락이 완만히 흐른다. 작은 사찰과 조용한 마을이 이어진다. 울창한 침엽수가 하늘을 찌를듯하다. 굵은 소나무들이 씩씩하게 도열한다. 군데군데 단풍나무가 조화를 이룬다. 파릇파릇한 잎에 조금씩 색이 물든다. 맑은 숲 그늘로 시원한 갈바람이 분다. 하얀 구절초가 무덕무덕 예쁘게 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명이 사직을 선언했다. 이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사직하는 첫 사례다.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29일 의대 구관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7일 충북대 의대 기자회견을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후, 오는 5월 1일을 사직 희망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다음 달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상관없이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안과 필수의료패키지는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근거도 없고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며 "사직서 제출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싸움을 이어가며 노력했지만, 이제는 버틸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22일 고창섭 총장은 의대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 정도는 돼야겠다고 싶어 200명 의대 증원안을 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정말 의대 정원이 200명이 된다면 그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