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8.08.22 16:24:14
  • 최종수정2018.08.22 16:24:14

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한 검사가 공범 두 명을 잡아 기소하려고 했으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만약 이 상태로 기소한다면 두 공범은 재판에서 낮은 형량을 받을 것이 뻔했다. 검사는 이들에게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하기 위해 자백을 받아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검사는 두 죄수를 각각 다른 방에서 취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너희 둘 중에 한 사람만 자백을 하고 나머지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면, 자백을 한 사람은 무혐의 처리를 해주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 사람은 10년을 감옥에서 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각각 5년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1년만 살게 된다. 자백을 하겠는가·"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만약 두 죄수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자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자백을 안 하자니 상대방을 믿을 수 없고, 자백을 하자니 자신의 범죄를 인정해 높은 형량을 받게 된다.

이처럼 상대방의 협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묵보다는 자백, 즉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한다.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침묵을 가정하면 침묵(1년)보다는 자백(석방)이 낫고, 자백을 가정해도 침묵(10년)보다는 자백(5년)이 낫다.

게임 참가자들이 다수인 경우, 방목장의 공유와 같은 공공재화의 딜레마(public good dilemma)나 댐 건설비용 부담의 무임승차(free rider)가 있다. 결과는 너나없이 소를 방목하여 황폐화되거나 댐 건설이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한다. 어느 경우이건 협동보다는 경쟁을 선택하는 심리에 의해 자신만이 불리해지지 않는 선택을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불리한 결과를 선택하게 된다.

최근 K모 비서관이 자신이 수십 년 동안 모시던 주군(主君) L모씨의 불법 뇌물수수 사실을 검찰에 실토했다. 결국 L모씨는 형사 처분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신도 자백에 따른 다소의 감형사유는 되겠지만, 자신만이 처벌받는 불이익을 피하겠다는 심리로 침묵[협동]보다는 자백[배신]을 선택했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하겠지만, 결국은 이기심의 발로인 것이다.

요 며칠 사이에는 K모 실장이 같은 이유로 2대에 걸쳐서 충성을 바친 자신의 주군(主君) P모씨 부녀를 배신[자백]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 결국,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는 공범들이 침묵[협동]보다는 자백[배신]을 선택하는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그들은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협력을 하였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백[배신]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한 사람 보다는 두, 세 사람이 낫고, 합력하여 선(善)을 이루라고 가르친다.

(전 4:9-12)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롬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공익이나 선(善)을 이루기 위한 협동[침묵]일 경우에 한한다. 예를 들면, 독립투사들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동지를 배반[밀고]하지 않는 경우이다. 사익을 추구하는 공범(共犯)들이 곱씹어 보아야할 대목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