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2080 법칙'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파레토 법칙'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발견했다. 영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소득 통계를 조사하던 파레토는 당시 영국 인구의 약 20%가 영국 전체 부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본 곤충학자 '하세가와 에이스케'는 곤충 세계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을 찾아냈다. '에이스케'가 개미를 관찰한 결과 개미의 종류와 무관하게 일개미 중 70% 정도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자기 몸을 핥거나 하릴없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꿀벌도 일벌 중 20% 정도만 열심히 꿀을 모으러 다녔으며, 열심히 일하는 20%의 꿀벌을 따로 떼어놓으니 신기하게도 이 무리 중 20%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80%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았다.

 이후 파레토 원칙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관찰됐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 20%가 매장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가장 부유한 시민 20%가 국부의 80%를 차지한다. 상위 20%의 작곡가의 곡이 전체 재생 횟수의 80%를 기록한다. 상위 20%의 남녀가 연애경험의 80%를 보고한다. 상위 20%의 축구선수가 80%의 골을 넣는다. 올림픽에서 상위 20%의 국가가 메달의 80%를 가져간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에서 상위 결제 유저 20%가 게임 수익 80%에 영향을 준다. 전체 범죄자의 20%가 전체 범죄의 80%를 일으켰다.' 등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평범한 80%'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IT 산업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롱 테일 이론(The theory of the Long Tail)'을 통해 이를 잘 보여줬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직접 구매한다. 즉, 파레토 법칙과 반대로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하는 역(逆)파레토 법칙이 나타나는 것이다.

 롱 테일(Long Tail) 현상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매출을 그래프(긴 꼬리 모양)로 나타낸 것인데, 바로 '평범한 80%'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적, 음반, DVD, 전자제품 등 소프트웨어 상품 시장에서 구매할 때 나타난다. 실제로 아마존 같은 유명 온라인 서점은 전통 서점에서는 많이 팔리지 않던 책이나 일부 계층만 좋아하는 음반이 롱 테일 현상을 통해 많은 이윤을 올려주고 있다. 이에 여러 기업이 롱 테일 현상을 바탕으로 상품 구성을 다양하게 갖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파레토 원칙과 롱테일 법칙 모두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법칙 모두 일부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도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두 법칙을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2080 법칙'이 80%의 평범한 다수를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치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또한, 진정으로 20%의 뛰어난 소수가 사회를 견인한다면 나머지 80%의 평범한 다수는 일하지 않고도 삶을 영위할 수 있으니 이상적인 유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무임승차(free-rider)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상상 속의 이상향(理想鄕)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롱 테일 법칙(역 파레토 법칙) 역시 모든 상품의 매출이나 전체 사회현상에 일괄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없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난점이 있다. 그리고 인류사회는 100% 평등한 사회가 이뤄질 수 없음을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고 가르친다. 인간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모두 경제성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신 24: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해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