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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품앗이'란 마을 공동체에서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서로 간에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을 뜻한다. 특히 가을의 수확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마쳐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대부분 품앗이를 통해 추수를 했다.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가을걷이'를 효율적으로 마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씨앗을 심기에 알맞은 때와 거두기에 알맞은 때가 따로 있다. 이때를 놓치면 한해의 농사를 그르치고, 1년 내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품앗이를 통해 서로의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수확 외에도 가래질하기, 모내기, 물대기, 등의 품앗이도 자연적으로 발생됐다.

 비슷한 공동체에는 '두레', '계' 등이 있다. 먼저, '두레'는 집집마다 한 사람씩 나와 '일꾼 모임'을 만들어 마을 전체의 농사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다. 두레는 농사를 지을 때뿐 아니라 마을 잔치나 마을 사람 중 누군가의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에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기꺼이 일손을 도왔다.

 또한, 경제적으로 서로 돕기 위해 만든 조직을 '계'라고 한다. 농사짓는 백성들은 대부분 가난했는데 아들딸이 결혼식을 할 때, 집안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러야 할 때, 또는 집을 새로 지을 때에는 큰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중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돈이나 곡식을 모아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 쓰도록 한 모임이 '계'이다.

 품앗이 등은 서로 도움을 도움으로 갚아야 한다는 '증답의례적 호혜의식(贈答儀禮的互惠意識)'이 제도화된 협동체계라 하겠다. 이러한 각종 조직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방편으로 농악대, 들돌 들기, 씨름 등 부수적인 활동이 수반되어 품앗이나 두레가 없어진 현대에 들어서도 일부는 민속전통이나 민속경기의 형태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또한 기계화와 더불어 임금노동관계의 변화로 인하여 대부분 쇠퇴하고 임금노동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다. 다만, 인륜대사(人倫大事)로 일컬어지는 관혼상제(冠婚喪祭) 때 서로 돕는 미풍에서 그 잔재를 찾을 수 있다.

 요즈음은 '하객 품앗이'라는 것이 있는데, 결혼 당사자의 한쪽이 지리적인 거리로 인하여 하객이 부족할 때, 전에는 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일일 하객 알바'를 구하던 예전과 달리, 결혼식 몇 개월 전부터 만나 친목을 쌓으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하객이 되는 등 결혼식에 새로운 풍속도가 등장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식장 측의 최소보증지불제 때문이다. 어차피 남는 음식 서로 품앗이를 통하여 버리는 음식을 없애고 하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진 요즈음, 혼례와 장례 분야에서는 아직도 전통적인 품앗이가 작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갑자기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쳐온다던지, 질병으로 거동이 어려운 경우, 경조사비는 매우 큰 부담이 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혼주가 사망하거나 당사자가 사망했을 경우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품앗이를 외면한다. "정승 집의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고 나면 적막강산을 방불케 한다." 말이 있다. 세태의 무정함을 풍자한 말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인간의 양심에 기대해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예식문화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말하자면, 일부 선진국에서 이루어지는 회원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결혼식은 가족들끼리만 모여서 조촐하게 치루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다음 피로연을 갖되, 가장 가까운 지인 50~100명만을 초청하여 회비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대도 평일 저녁으로 하면, 상대방의 주말휴식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경조사비를 되돌려 받아야한다는 의식에서 벗어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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