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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인류사회가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한 통치권력인 국가(國家)와 경제시스템인 시장(市場), 그리고 시민사회(市民社會)로 구성된다고 보면, 시민단체의 역할은 국가 권력의 통제와 감시, 그리고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경제행위 주체들의 활동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공공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대표성과 회원구성에 관한 문제이다. 시민단체의 현주소를 보면 오랜 기간의 활동을 통하여 조직화되고 개인의 영향력이 거의 없는 흥사단, YMCA, YWCA 등과 같은 단체도 있지만, 상당수는 소수의 열성적인 회원과 해당분야 몇 명의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활동한다. 이는 시민들의 뜻을 모아서 활동한다기보다는 대표와 몇몇 사람의 의중이 반영된 활동에 치우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참여가 없는 시민운동이 된다.

그리고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시민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 보도를 보면 모든 시민 단체를 망라하여 같은 얼굴이 비쳐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전문가일 수 없다. 결국, 전문성 없는 활동을 위한 활동, 즉, 부실한 백화점[문어발]식 시민운동으로 귀결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이유다.

둘째, 활동기금에 관한 문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일부 직능별 이익단체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원들의 회비만으로는 직원들의 인건비를 충당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

그러나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시민단체가 보조금이나 후원금 형식으로 지원을 받는 것은 문제이다. 이렇게 되면, 권력을 견제해야할 시민운동에서 오히려 민·관 유착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가 되어 버린다. 감시와 견제대상인 기관이나 조직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는 경우 협력(協力)관계가 아니라 유착(癒着)관계가 되기 때문에 그 감시기능과 견제역할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셋째,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의 정계진출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국민은 누구나 참정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개인자격으로 지방의회나 지방자체단체장으로 출마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아예 처음부터 정계진출을 위한 디딤돌로 사용하기 위해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그 사람의 시민단체 활동이 사익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야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넷째, 시민단체를 견제할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시민단체가 비대화하게 됨에 따라 영향력 있는 몇몇 사람에 의해 시민단체의 활동방향이 정해진다. 따라서 시민단체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어야 하며, 이에 위배될 경우, 시민 모두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 시민단체 내외의 견제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가 다양화하고 국가권력이 비대해지며, 경제활동 주체들의 경제력을 이용한 횡포가 증가함에 따라 시민단체는 없어져야할 조직이 아니라, 더 활성화되어 시민들의 공공권익을 수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활성화와 더불어 발전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 즉, 시민단체 간부의 대표성 확보, 조직 내의 민주성 강화, 독립성의 강화, 감시대상 기관과의 유착 금지, 활동기금 조달방법 등을 함께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성경은 위에서 준 권력이 복종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롬13:1-2)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보수주의 기독교인들은 이를 근거로 보수정권과 협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세시대의 국가권력과 달리 현대는 국민이 국가권력이다. 따라서 국가권력이 개인(대통령, 지자체장, 각급의회 등)에 의해 남용될 경우, 그 정당성을 상실하기 때문에 언론과 더불어 이를 견제할 건전한 시민활동은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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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