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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전담목사

쉼표(comma)의 사전적 어의를 찾아보면, "짧게 쉬는 부분을 나타내는 문장 부호로서 반점(,), 가운뎃점(·), 쌍점(:), 빗금(/) 등이 있으며 대개 반점을 가리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악보는 음의 배열 또는 그 연주법을 일정한 조직을 가진 문자 또는 기호로 이루어져 있는데, '쉼표'는 '음표'와 대비되는 쌍으로 이루어져있다. 음악에서 쉼표는 음표 못지않게 선율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음표만으로는 아무리 천재적인 작곡가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쉼표'와 '마침표'는 비슷한 모양이기도 하지만, 그 생김새만큼이나 구별하여 사용하기가 어렵다. '쉼표(,)는 마치 공중에서 휘몰아치는 '회오리바람'이나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처럼 꼬리를 드리운 모양이다. 그에 반하여 '마침표(.)' 한 가운데로 똘똘 뭉쳐있어서 어느 한 구석 뚫고 들어가거나 뚫고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쉼표와 마침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차마 마침표를 찍을 수 없어 쉼표를 찍어야할 때가 있고, 그로 인해 삶을 송두리째 잃게 되는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이 빠지기도 한다. 때로는 '쉼표(,)'를 잘 사용해서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마침표보다는 쉼표를 잘 활용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실제 그렇게 사는지는 의문이다.

마침표 또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예리한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는 의사처럼 우리 삶의 현장에서 매사를 정확하게 맺고 끊으며 살아간다면 명쾌하고 확실한 결론을 도출해낼 수는 있겠지만, 때론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재물이나 사람을 잃게 되기도 한다. 마침표는 가까이 하기 어려운 상대이다. '물이 맑으면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라는 속담을 실감나게 하는 부호인 셈이다.

음악에서 쉼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그 악보에 따라 연주되는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처럼 인생길에서도 쉼표를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면 우리네 삶도 엉망이 될지도 무른다. 글쓰기에서도 쉼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쉼표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한다면, 글을 '읽는 이(讀者)'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그저 어줍지 않은 신변잡기를 습작처럼 쓰는 필자에게 '쉼표(,)'는 참으로 다루기 어려운 상대이다. '글쟁이' 반열에 들기에는 어림없는 이유다.

'휴(休)'라는 글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쉬고 있는 모습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휴식(休息)'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사람은 하루를 세 등분하여 '일, 잠, 휴식'에 사용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고 한다. 모든 질병은 이 단순한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자초되는 결과라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사람은 일주일에 한번(안식일=일요일)은 쉬어야 하고, 형제에게 준 빚은 7년째에는 면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훈이다.

(레 19:3)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신 15:1) 매 칠 년 끝에는 면제하라

그리고 이 가르침은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식물들에게도 적용되는 규범이다. 식물도 50년에는 원 상태로 되돌려줘야 한다. 창조주의 자연 사랑을 웅변해주고 있다.

(레 25:11)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안식일'에는 자기사랑(愛己), '안식년'에는 이웃사랑(愛他), '희년'에는 자연사랑[愛自然]을 강조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우리가 가끔은 '쉼(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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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