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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힐링여행 - 제천 산야초마을

약초마을에서 보내온 겨울편지

  • 웹출고시간2014.01.12 19:22:49
  • 최종수정2014.01.12 19:22:49
뜬금없이 편지 한통이 우편함에 걸렸다. 발신은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 6길'이다. 발신자는 그저 '겨울소식'라고만 적혀 있었다. 오랜만에 받아본 손 편지라 감회가 새로웠고 내용이 궁금했다. 낯선 필체로 하얀 봉투 위에 새겨진 내 이름 석 자가 새삼 생경스럽게 보였다.

'기억하는가 친구. 네 소식 우연히 들었어. 평생 서울에서만 살다가 이곳 제천 산야초마을에서 하루를 지내다보니 이런저런 옛 생각이 났다. 따뜻한 구들방에 누워 네게 소식을 전해본다. 아이들은 아궁이에 군불을 넣기도 하고, 팽이치기도 하며 추위 속에서도 잘 논다. 아내는 약초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와 염색체험 재미에 푹 빠져 있고….'

오래된 기억 속에서 친구의 얼굴을 떠올렸다. 편지를 읽으면서 그리움과 함께 '제천에 그런 곳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제천 산야초마을이었다. 사실 청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내 고장 충북의 제천이 아니던가. 볼거리 많고 먹을거리 풍족한 제천은 '건강휴양도시'를 꿈꾸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보석과 같은 도시이다. 또한 쪽빛 호수와 맑고 깊은 산과 계곡, 그윽하기 그지없는 역사와 전설이 서린 오감만족 명품 여행도시이다. 이번 겨울에 가볼 만한 여행지로 손꼽는 이유는 산야초마을 근거리에 청풍호, 자드락길, 솟대문화공간, 배론성지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산야초마을

산야초마을 입구

제천 산야초마을은 병풍처럼 두른 금수산 자락에 청풍호가 훤히 보이는 아름다운 농촌체험마을이다. 이제는 매년 1만명 이상 다녀간다. 인기 비결은 단연 산에서 나는 약초 탓이다. 주변 산에서 채취한 약초를 이용해 두부와 떡 등을 만들고, 몸에 좋은 비누와 연고, 한방차, 베개, 화장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아궁이 불 때기, 장작 패기, 고구마와 감자 캐기 등 농촌 체험도 가능하니 아이들도 좋아한다. 산수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몸에 좋은 약초로 생활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볼 수 있으니 추운 겨울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여러 가지 약초마을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숙박시설로 원룸형 6평(6만원)부터 40평(25만원)까지 다양하다.

약초베게(왼쪽)와 약초차

음식도 산야초 백반, 한방수육, 한방백숙 등 약초를 이용해 독특한 맛을 제공한다. 겨울에 체험할 프로그램으로는 투호놀이, 아궁이 불 지피기, 인절미 떡메치기, 약초두부 만들기, 약초퀴즈, 장작패기, 약초주머니 만들기, 약초떡 만들기, 약초차, 천연연고 만들기 등이 있다. 특히 추운 겨울 야외에서 두부와 인절미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은 도심의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직접 맷돌을 돌려 콩을 갈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행위는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자연의 놀이로 다가온다. 어른에게도 산야초 마을은 특별한 재미를 안겨준다. 겨울철 몸에 좋은 쌍화차를 직접 만들어 끓여 먹어보는 맛도 각별하다. 산야초마을은 '약초생활건강' 김태권 대표로부터 시작되었다. 김대표는 주민들이 생산한 약초의 수매와 가공을 책임졌고, 마을 방문객에게 약초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여 소득을 올렸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약초를 테마로 한 '산야초마을'로 바꿨다.

청풍호 그리고 자드락길

청풍호가 보이는 길

청풍호는 지난 1985년에 준공된 충주댐 때문에 만들어진 호수다. 산야초 마을과는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로 부른다. 청풍호가 자리한 곳에 흘렀던 남한강의 옛 이름은 파수(巴水). 청풍 사람들은 이 파수를 '청풍강'이라 불렀다. 청풍호는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길이 464m이며 저수량은 27억5천t에 달한다. 자동차 길로는 청풍호를 따라 펼쳐진 '82번국도'가 명품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산책길로는 청풍호 주변에 자드락길이 조성되어 있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가장 긴 작은동산길(19.7㎞)부터 가장 짧은 정방사길(1.6㎞)까지 총 7개 코스가 있다.

솟대박물관 'ㅎ ㅁ ㅅ ㄷ(희망솟대)'

능강 솟대


산야초마을에서 승용차로 약 20여 분 거리에 있는 '능강 솟대문화공간'은 솟대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공원이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멋들어진 수염을 자랑하는 윤영호(70)관장이다. 그는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솟대의 기원부터 작품에 이르기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윤관장은 서울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조각가다. 전시장에는 2006년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열풍 변주곡' 등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구성된 80여 점의 솟대 등 400여 작품이 있다. 전시장을 나와 솟대와 어우러진 청풍호반을 나무벤치에서 바라보면 이보다 더 좋은 풍경은 없다. 특히 윤관장이 만든 솟대는 모두 가공하지 않고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살려내 의미가 더욱 깊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윤관장은 "솟대를 만드는 것은 기다림과 만남의 조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시간의 역사와 사람의 영혼이 그대로 담겨 있는 특별한 솟대를 만나보는 것도 행복한 여정이 된다.

배론(舟論)성지

배론성지 전경

눈이 쌓인 배론성지의 모습은 고즈넉하면서도 평화롭다. 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이곳은 조선 순조 1년(1801)에 있었던 천주교 박해 때부터 지금까지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찾는 천주교의 성지이다. '배론(舟論)'이라는 이름은 이곳의 지형이 마치 '배 밑바닥과 같은 모양'이라 해서 붙여진 것이다.


천주교 성지는 국내에 여러 곳에 있지만 배론성지는 황사영 백서 토굴과 최양업 신부의 묘, 국내 최초 신학교가 세워진 곳이라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배론성지에는 6·25 전쟁으로 소실된 토굴과 성 요셉 신학교를 복원하면서 교회사적, 대성당('바다의 별 성당'으로도 부른다), 소성당, 성 요셉 성당, 배론본당 4개의 성당이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천주교 신도들의 성지순례는 물론이고 종교와 관계없이 편하게 산책하듯 걷기에 공기와 주변 풍광이 좋아서다.

/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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