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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 힐링여행 - 속초

회색빛 도시를 잊다…푸른빛 하루가 짧다

  • 웹출고시간2013.07.14 18:56:08
  • 최종수정2014.01.12 15:59:07

올 여름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맑은 동쪽의 바다, 동해를 보기 위해 문득 새벽녘이나 일상의 어느 한 시점, 무작정 차를 몰고 그곳으로 달려가 보고픈 충동을 느끼지 않은 청춘이 있을까.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이 노랫말은 최인호 원작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 주제곡이다. 이는 요절한 하길종 감독이 만든 영화다. 1970년대 대학생들의 고민과 억눌린 사회상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군 입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을 표현하는 방식과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통금 시간에 쫓겨 맥주를 마실 때면 영화 속 주인공 영철은 '동해로 고래 잡으러 간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가 말한 고래는 젊음의 아이콘이면서 이룰 수 없는 이상적 꿈이었다. 그렇기에 동해바다의 '고래'는 나이를 불문하고 청춘이거나 청춘을 지나온 회한의 중년들에게도 여전히 놓을 수 없는 푸른 희망이었다.

그리하여 동해로 떠났다.


여름여행의 트렌드는 '휴식과 사색'

너른 동해에서 한껏 물놀이를 하고 모래사장과 곧장 연결된 나무 계단을 통해 숙소로 들어온다. 바다에서 적당히 피곤해진 몸을 따뜻한 욕조에 담그고 푸른 바다풍경을 바라보면 천국이 따로 없다. 화이트 톤의 벽면에 푸른 바다가 일렁이니 어느 이국의 휴양지에 온 느낌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겹겹이 쌓인 지루함과 피로, 유일한 해답은 휴식과 여행이 아닐까. 뜨거운 여름 햇살마저도 동그란 스파 욕조에서 맞으면 그저 달콤하기만 하다.

요즈음 여행의 트렌드는 바로 '휴식'이며 '힐링'. 지친 내 몸에 휴식을 주고 마음을 힐링하는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별다른 후유증이 남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낭만적 펜션에서 보내는 여름휴가가 올 여름은 대세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테라스에서 커피를 즐기기도 하고, 따로 마련된 바비큐 장에서 고기를 구우며 술 한 잔 곁들일 수 있는 낭만도 좋다.


테마 펜션이 밀집된 경포, 망상 해변지역

과거 '먹고 보는' 여행의 테마가 최근에는 숙소 선택에 비중을 두어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요즈음 여행객들에게는 아름다운 주변 환경에 힐링 요소를 더한 '테마 펜션'이 단연 화제다. 강원도는 경포, 망상 등 유명 해변에 밀집되어 있다. 그 중 '씨엘178'은 호텔 객실을 능가하는 분위기와 서비스를 제공해 힐링 여행의 맞춤 숙소로 주목받고 있는 펜션이다. 싱크대 수도꼭지만 돌리면 청정수가 펑펑 쏟아져 나오고,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은 달콤한 아침잠에서 나른히 일으켜 세운다. 탁 트인 전망은 막혔던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강원도 속초의 대표적 스파 펜션 '씨엘 178(033-636-9077)'은 모든 객실이 동해 바다 5m 앞에 위치해 있어 객실 안에서 동해바다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씨엘은 건축가 이승태씨가 설계했다. 전 객실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객실에서 연인과 함께 바라보는 일출의 느낌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

여름철 별미, 성게모듬물회

속초에 가면 이것만큼은 꼭 먹고 와야 된다는 음식이 속초 물회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집은 단연 봉포머구리집이다. 이곳은 대기 번호표를 들고 최소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봉포머구리집 이광조(51) 대표는 30년째 머구리(다이버나 잠수부를 일컫는 옛말)작업을 하는 베테랑 잠수사다. 식당 안에 진열된 투구식 잠수장비가 그의 지나온 삶을 대변해준다. 그는 서남 해안에서만 나는 것으로 알았던 개불을 동해안에서 최초로 채취한 어부로 알려져 있다. 봉포머구리집은 이씨가 잡은 해산물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그래서 늘 싱싱하고 넉넉하다. 평일에도 손님들로 붐비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대기표를 들고 1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자마자 수백 장 겹쳐진 식탁포에 기가 질린다. 얼마나 많이 오고갔는지 그것만 봐도 충분한 설명이 된다.

성게모듬물회가 나오자 먼저 푸짐한 양에 놀란다. 알록달록 총천연색의 각종 해산물이 겹겹이 쌓여 있어 저절로 군침이 돌게 만든다. 새콤달콤하면서 가슴까지 시원하게 하는 물회의 소스가 맛깔스럽다. 성게 알은 약간 쌉싸래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으며 내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특히 입안에서 씹히는 광어, 가자미, 해삼, 멍게, 개불 등의 다양한 맛을 음미하면 그저 황홀하다. 물회는 원래 뱃사람 음식이다. 조업 중 출출하면 잡은 고기를 잘게 썰어 넣고 초장을 물에 타서 먹는 음식이었다. 흔들리는 배에서 짧은시간에 허기를 면할 수 있는 최선의 음식이었던 것. 그 음식이 이제는 속초를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최고의 별미음식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 주변 볼거리


속초의 대표적인 해변은 속초해변이다. 고성 통일전망대 방향으로 이어진 등대해변도 요즈음 부각되고 있다. 설악산의 전경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설악파인리조트(033-635-5800)에서는 반신욕탕, 폭포탕, 연인탕, 보행탕 등 7가지 효능을 담은 노천탕을 경험할 수 있다. 질 좋은 천연온천수를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척산족욕공원(033-639-2234)도 가볼 만한 곳. 이곳에서 출발하여 자생식물원 및 야생화 꽃길을 연결하는 설악 누리길까지 산책할 수 있다.

자연체험으로는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마을'인 장사어촌체험마을(033-632-9796)은 7~8월까지 오징어 맨손잡이 축제가 유명하다. 이곳은 오징어를 비롯해 여러 해양생물을 체험하는 '오징어마을'로 알려져 있다. 문화체험의 일환으로는 자생식물원이 좋다. 이곳에서는 설악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자생식물을 비롯해 멸종위기 희귀식물, 야생화, 수생식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옛 고구려와 발해시대의 궁궐, 관아, 당나라 황궁 등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야외세트장인 설악씨네라마(033-630-5880)도 좋은 볼거리. 속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바로 항구기행이다. 속초의 항구는 모두 5군데다. 속초 관문에 위치한 설악항은 저렴하고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속초에서 가장 큰 규모인 대포항은 새롭게 단장해 옛날 추억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횟집과 건어물 가게를 찾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 바로 인접한 외옹치항은 아담한 어촌 풍경을 한 눈에 바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항구다. 이밖에 배낚시 어장이 있는 장사항과 등대전망대가 있는 동명항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소박한 식사가 가능하다. 특별하게 유람선이나 요트체험을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속초에서 유람선을 타고 동해바다로 나설 수 있는 엑스포유람선(033-631-1212)은 아름다운 설악산과 바다의 경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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