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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의 넉넉한 품에 보석처럼 숨겨진 곳이 바로 소금강(小金剛)이다. 소금강이란 말은 '작은 금강산'이란 의미다. 금강산은 갈 수 없으니 소금강으로라도 위안을 삼으라는 의미일까. 소금강은 정확히 말하면 오대산의 동쪽 기슭 동해로 치닫는 산자락에 안겨 있는 계곡이다. 워낙 빼어난 경관으로 1970년 국가 지정 '명승 제1호'로 지정되었다. 오대산 소금강에 이은 명승 2호는 경남 거제의 해금강이며 3호는 전남 완도의 구계등이다. 명승(名勝)이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예술적인 면이나 관상적인 면에서 기념물이 될 만한 국가 지정문화재를 말한다. 대한민국 명승1호로 지정될 만큼 단연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까.

오대산 오르는 길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오대산 자락에 도착한 것은 11시다. 강릉으로 가는 중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도 하고, 국도변에서 파는 강원도 옥수수도 사느라 해찰을 떨었으니 생각보다 꽤 시간이 소비되었을 터였다. 아마 곧장 달려온다면 약 3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강원도 접경지대에 들어서면 확연하게 느껴지는 것이 웅장하면서도 수려한 산의 형세와 빼어난 적송의 군락이다. 소금강 입구의 계곡에 들어서자, 어쩐지 산 전체의 얼굴이 홍조를 머금은 듯 곧 단풍으로 만개할 것만 같다. 이곳 오대산도 이제 며칠 후면, 온 천지가 붉게 불을 밝힐 것이다.

계곡물을 타고 오르는 완만한 산길을 걷다 문득 아래쪽 풍경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절창이다. 물길은 급격히 암반을 휘돌아 나가며 하얀 포말과 함께 소금강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치 좋은 친구와 마주쳐 지나가는 것처럼 물길은 아래로 흐르고 우리는 위로 오른다. 숲 속에서 서로 어우러져 만나는 산길과 물길의 잠깐씩의 해후지만, 계곡물은 볼 때마다 반갑고 시원하다.

적당히 땀이 등에 차오를 무렵, 열십자로 물길이 난 기묘한 모양의 십자소(十字沼)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나 수심이 깊은 지 파랗다 못해 검은 빛을 띠었다. 그 물 위로 순백의 바위와 푸른 하늘이 어른거려 색다른 풍경화를 연출한다.

연화담

십자소에 마음을 빼앗길 즈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연꽃모양의 연화담을 만나니 피곤이 단번에 사라진다. 우리나라 명승 1호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오르는 곳마다, 눈길 닿는 곳마다 비경이요, 절경이다.

오르면서 조금 갈증이 날 무렵이면 금강사 절 입구에 반가운 약수가 사람을 반긴다. 물맛은 달면서도 청량감이 그대로 서려 있다. 산길을 내려오는 등산객들의 몸에서는 시원한 물로 씻긴 듯 맑은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산을 오를수록 펼쳐지는 초록빛의 숲과 계곡의 물소리는 도심에서 찌든 눈과 몸의 기억을 깨끗이 씻겨준다. 십자소에서 약 600m정도 오르면 다시 너른 바위가 보인다. 바로 식당암이다. 이곳에서 마의 태자의 군사 1,000여명이 군사 훈련을 하다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해서 식당암(食堂岩)이다.

식당암(왼쪽) 구룡폭포

식당암에서 극락고개로 오르기 시작하면 거대한 물소리가 지축을 울린다. 구룡폭포다. 아홉 개의 물줄기가 연달아 내리 땅과 바위에 꽂히는 자태가 장관이다. 구룡폭포 바로 위에는 만물상이 마치 팔짱을 낀 듯 산자락을 굽어보고 있다. 귀신의 옆얼굴을 닮았다고 해서 귀면암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보면 촛불의 형상을 띄었다하여 촛대석, 암봉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 낮이면 해 같고 밤이면 달 같은 일월봉, 거문고 타는 모습과 닮았다고 또한 탄금대라고도 부른다. 하여, 전체적으로 그 거대한 바위를 만물상으로 지칭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곳 구룡폭포를 찍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 하산하는 것이 보통이다. 계곡 입구인 무릉계에서 출발하여 만물상까지는 거리는 약4km다. 무릉계에서 만물상까지 천천히 다녀와도 왕복 2시간정도면 충분하다.

흔히 소금강은 금강산을 닮았다 해서 '금강산의 일란성 쌍둥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바로 소금강의 연화담, 구룡폭포 그리고 귀면암이 금강산과 지명도 같고 형상도 비슷한 데서 유래한다. 소금강의 연화담은 금강산의 연주담과 닮았고, 금강산의 구룡폭포는 바로 소금강의 구룡폭포와 꼭 닮았다. 또 소금강에서 만나는 만물상의 귀면암은 금강산의 귀면암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소금강은 금강산에서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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