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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9.08 17:30:50
  • 최종수정2014.01.12 15:56:05

섬의 공기는 다르다. 바다 냄새가 비릿하게 섞인 바람은 먼 이국의 꿈을 실어다준다. 하얀 등대에 그림처럼 날고 있는 갈매기와 푸른 하늘에 나를 올려놓는다. 그런 향수에 잠겨 있을 즈음, 고만고만한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선유도는 군산과 변산반도 사이 고군산군도를 대표하는 섬 가운데 하나다. 고군산군도는 선유도를 비롯해 야미도, 신시도(新侍島), 무녀도(巫女島), 장자도(壯子島), 대장도(大長島) 등 총 63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16개 섬에 사람이 산다. 선유도(仙遊島)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뜻이다. 선유도의 원래 이름은 군산도였다. 조선 시대에 군산도에는 수군 본부인 군산진이 있었는데 왜구들이 군산진을 피해 인근 연안으로 침입하자, 수군 진영을 지금의 군산시로 옮기며 '군산'이라는 이름까지 가져가 버린 까닭이다. 그래서 원래의 군산도는 할 수 없이 옛 '고(古)'를 더해 '고(古)군산'이 되었다.

군산항에서 뱃길 따라 1시간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다보면 어스름하게 멀리 고군산도가 보인다. 섬들이 고만고만해 선유도를 한 눈에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선유도는 고군산군도 8경의 대부분이 선유도 안에 있을 만큼 자연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섬이다.

선유도는 2.13㎢의 면적에 500명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다. 군산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정도 떨어진 선유도는 유리알처럼 고운 백사장이 10리에 걸쳐 펼쳐져 있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유명하다. 또 어둠이 내리면 섬과 섬을 연도교로 연결한 장자교와 선유교 위에서의 환상적 야경이 절정이다. 이뿐인가. 구불8길 개통으로 망주봉과 선유봉을 비롯한 등산코스와 하이킹 코스도 흥미롭다. 선착장부터 망주봉, 대봉전망대, 몽돌해수욕장에 이르는 A코스와 선착장에서 대장도로 이르는 B코스, 무녀도를 걷는 C코스 등 구불 8길로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선유도의 유명한 '선유팔경'이다. 그밖에 바다낚시, 갯벌체험, 해수욕장, 선상낚시, 모터보트, 바나나 보트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1박 2일 코스로도 부족한 곳이 바로 선유도 여행이다. 특히 해수욕장은 100여m를 들어가도 수심이 허리까지 밖에 차지 않고 높은 파도가 없어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선유도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전월리 갈대밭을 지나 남악리 마을 뒤편으로 넘어가면 몽돌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오랜 세월 파도에 씻겨 동글동글해진 검은 돌로 이뤄진 해변이 이색적이다. 물가로 내려서면 파도가 칠 때마다 동그란 돌들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먼 시원(始原)의 꿈을 꾸게 만든다.

선유도의 자랑, '선유팔경'


선유도의 선유팔경은 이름조차 멋스럽다. 전월리와 남악리 방면으로 가다 보면 선유도를 대표하는 돌산인 망주봉이 있다. 큰비가 내리면 망주봉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망주폭포'가 1경이다. 선유도 선착장에서 선유도 내부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명사십리'가 등장한다. 백사장이 투명하고 고와 맨발로 모래사장 위를 뛰어다녀도 발이 아프지 않다. 특히 달밤에 비춰진 모래사장이 가히 절경이다. 2경인 '명사십리'다.

제3경은 평사낙안. 선유도 마을 뒷산에서 망주봉을 바라볼 때 은빛 모래톱의 모양이 위에서 보면 마치 기러기가 내려앉은 것 같은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녀도의 3개 무인도 사이로 고깃배가 돌아오는 황홀한 풍경은 섬 주민에게는 향상 만선의 꿈과 기대를 안겨주는 모습일 것이다. 선유도의 4경으로 꼽히는 삼도귀범(三島歸帆)이다.

장자도 밤바다의 고깃배 불빛은 바다의 꿈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5경인 장자어화(莊子漁火)는 고군산도민의 자랑이었고 이곳이 황금어장이었다는 상징이었다. 조기잡이를 위해 수백 척의 고깃배들이 밤에 불을 켜고 작업을 하면 주변의 바다는 온통 불빛에 일렁거려 장관을 이룬다하여 장자어화다.


고군산군도의 12개 봉우리에 해무가 끼는 날이면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무산12봉'이 6경이다. 가을이 깊어 가면 신시도의 월영봉(199m)을 오색으로 물들이는 단풍은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인데 바로 7경인 '월영단풍'이다. 마지막 8경은 선유도에서 보는 해넘이다. 즉, 놓쳐서는 안 되는 비경인 8경은 바로 선유낙조. 고군산군도의 서쪽 바다와 하늘을 물들이는 일몰은 화려함을 넘어 장엄하다. 서해바다 한가운데 점점이 떠있는 조그만 섬과 섬 사이의 수평선으로 해가 질 때는 선유도의 하늘과 바다는 온통 불바다를 이루어 장관을 이룬다. 집 떠난 여행길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선유도를 즐기는 방법


선유도에는 자동차를 갖고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손쉬운 교통수단이 자전거와 10인승 전동카트다. 선유도와 연결된 섬들의 길은 힘겨운 오르막이나 난코스가 없어서 자전거 여행이 으뜸이다. 대여료(1시간, 3천원)가 저렴할 뿐 아니라 작은 다리를 통해 선유도와 연결된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등의 구석구석까지 둘러볼 수 있어 행복하다. 선유도에서 무녀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9.28km의 코스는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코스다.

군산시는 지난해 자전거 하이킹과 도보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구불8길인 총 21.2km의 고군산길을 새로 만들었다. 선유도의 망주봉과 선유봉, 대장도의 대장봉, 무녀도의 무녀봉 등은 능선이 완만해 모두 왕복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자전거 코스다. 돌이 많아 다소 힘든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산악자전거에 비하면 수월한 편이다.

자전거 하이킹 A코스는 선착장-평사낙안-명사십리-초분공원-장자대교-낙조대-장자도포구-대장교-대장도(장자할매바위)다. 약3.7Km다. 4.7Km의 B코스는 선착장-평사낙안-명사십리-망주봉-신기리9포구, 몽돌밭)-전원리(갈대밭, 포구)-남악리(몽돌해수욕장)이다. C코스는 약4.3Km로 선착장-통계마을(옥돌해수욕장, 기암괴석)-선유대교-무녀도(모감주나무 군락지)-무녀1구(포구, 갈대밭, 염전)-무녀2구(포구, 대나무 숲, 우물)로 이어진다.

선유도는 현재 섬이다. 하지만, 앞섬 신시도까지 새만금방조제가 이어지고 신시도와 무녀도 사이에도 다리가 놓일 예정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몇 년 뒤에 선유도는 배를 타지 않고 차로 왕래할 수 있는 육지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육지로 연결되어 편리한 면이 있지만, 섬으로의 낭만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선유도 여행 팁(TIP)

군산 야미도선착장(063-462-3355)에서 출발하는 선유도행 유람선은 입도 자유 시간 1~5시간 코스에 따라 요금이 2만~3만 원. 1시간 소요. 군산여객터미널(063-472-2712)에서는 오가는 배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고속선은 1시간 30분, 쾌속선은 45분 소요된다. 하루 4~6회 정도 운행한다.

-선유도 탐방 시 자전거 1시간 대여요금 3,000원, 전동카트 10인용 탑승 시 1인당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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