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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영 세계여행 도전기 - 헝가리Ⅱ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한 '위대한 영웅들'

  • 웹출고시간2013.09.01 16:08:37
  • 최종수정2013.09.01 16:08:57
헝가리 건국 천년을 기념하는 영웅광장. 말 그대로 넓게 펼쳐진 광장 안에 헝가리 건국 1천년을 기념하여 1896년에 세워진 기념비가 있는 광장이다. 중앙에는 천사 '가브리엘의 조각상'이 있는데, 무려 36미터 높이에 있다. '가브리엘 천사'는 오른손에는 헝가리의 왕관을, 왼손에는 로마교황의 십자가를 들고 있다.

# 부다페스트의 명소 영웅광장과 국회의사당

헝가리의명소 영웅광장

광장 인근에 헝가리 7개 부족장의 기마상과 영웅들의 동상이 동그랗게 손을 잡고 둘러쌓여져 있으며. 헝가리 독립과 자유를 위해 싸운 '라코치'와 '코슈투' 등 근대 지도자 14명의 상들이 사이좋게 줄지어 서있다.

영웅광장은 우리들을 끌어안기라도 하듯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 속에서 일행들은 외국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자유로운 소통을 즐겼다.

동유럽 여행에서 얻은 행운이라면 일행 중 대안학교 영어교사와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것이다. 홀로계신 노모를 동반자로 늘 여행을 함께 하는 그녀는 효녀이면서 도전가다. 그리고 나의 새로운 삶의 멘토이다. 이미 친구가 된 나는 앞으로의 스릴 넘치는 여행의 동반자가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오고 가는 자전거 행렬 속에서 광장은 더욱 깊은 내면을 들어내면서 으시대고 있다. 헝가리는 자전거에 대한 열정이 강한 나라라고 들었다. 도로를 나누는 등 보다 나은 자전거 이용을 위한 자발적 시민운동이 특이하게 열린다고 한다. 이른바 '부다페스트 스타일' 자전거 시민운동은 부다페스트 이곳 영웅 광장을 중심으로 '지구의 날'과 '세계 차 없는 날'에 어김없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곳 '영웅광장'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아이리스'라는 한국 드라마에 '이병헌'이 부다페스트를 방문할 때 택시를 타고 '영웅광장'을 도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더 우리들 기억 속에 오래도록 저장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국회의사당 전경


헝가리의 '국회의사당' 역시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광장 안에는 학생운동 추모비와 무명용사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국회의사당에 이르렀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자태가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뽀족한 지붕의 국회 의사당은 다뉴브강과 잿빛 하늘 사이에 끼어 있는 부정형 샌드위치 같은 정교함과 우아함이 강하게 우리들 가슴에 파고들었다.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 본 국회의사당을 가까이에서 보니 건물 꼭데기 위에 섬세한 첨탑들의 디테일함에 놀랐고, 영국의 국회의사당 다음으로 큰 규모에 또 한 번 놀랐다. 뽀족한 첨탑이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인 것에 더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 하나 세우는데도 섬세한 신중함이 녹아 있고 꼼꼼한 민족성이 여실이 들어나 있다.

이곳은 부다페스트 엽서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건물 중 하나로 밤의 야경이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변에서의 선전이 자자하다. 그런데 늘 촉박한 여행 일정이다 보니 야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여행은 늘 만족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100 퍼센트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1 퍼센트를 간직하고 오는 미완성의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여행은 부족한 그 1퍼센트 때문에 다시 찾을 수 있는 빌미를 던져주는 중독성 있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 부다페스트 다뉴브의 진주 겔레르트 언덕

겔레르트언덕의 공사하는 모습

아름다운 다뉴브강의 전망이 제대로 보이는 겔레르트 언덕. '겔레르트 언덕'은 헝가리의 우울했던 과거와 지금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남산 정도의 크기로 언덕은 해발 235미터의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 올라가면 부다페스트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 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겔레르트'란 헝가리인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킨 이탈리아 선교사 '성 겔레르트'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언덕을 한참 걸어 올라와서인지 숨도 차고 힘도 들었지만 도착해서 제일 먼저 본 것이 화려했던 부다페스트와 전쟁으로 망가진 이후의 사진들과의 만남이다. 지금은 왠지 우울하고 회색빛이 감도는 숙연한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정말 번창했던 곳임을 한 눈에도 확연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곳은 헝가리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아픈 근대사 때문에 조금은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전쟁에 대한 상처를 오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전쟁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그대로 드러나 있어, 후대인에 대한 경각심에 불을 붙이듯 활활 타오르고 있다.

월계수 나무 잎을 들고서 모스크바를 향해 보고 있는 '소녀상'이 우리에게 아는체를 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기념 촬영을 하였다. 뒤를 돌아다보니 언덕 한쪽에서 전쟁놀이로 장사를 하는 장면이 들어왔다. 그 당시 치열했던 전쟁이 지금에는 보고 즐기는 정도의 놀이쯤으로 생각할 정도의 평화로움에 이젠 여유로움까지 느껴졌다.

겔레르트언덕에서 공연하는 모습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 가장 처음 만난 것은 연주하는 사람들의 공연이다. 우리들은 넋 나간 듯이 한참 동안 서서 헝가리만의 색깔을 맛볼 수 있는 음악에 빠져들었다.

더운 날씨에 찌는 듯한 태양을 벗삼아 의자에 앉아있는 단원들의 음악을 듣기 미안할 정도였다. 그냥 서 있기도 참기 어려운데 그들의 공연은 더위도 이기고, 목마름도 이기고, 사람들의 시선도 모두 물리치고 있다. 마치 전쟁이라도 치루 듯 임전무퇴 정신으로 물러설 줄 몰랐다.

헝가리 역사의 아픔은 여기 모인 사람들로 인해 지금의 행복으로 희석되어 상처는 점점 아물어 갔고, 다뉴브강의 물살이 아픈 과거 따위는 떠내려 보내고 희망만을 남겨둔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약속된 장소에 모인 일행들 사이에서 원룸을 경영하시는 아주머니와 대안학교 영어선생님의 어머니는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기라도 하듯 손을 잡고 흥겨운 노래와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다뉴브강 유람선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유람선.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체코 프라하'의 야경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한다. 날씨에 따라 조명이 변한다는 놀라운 기술에 힘입어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지고, 유람선 내부에서는 보통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들으면서,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잊을 수 없는 나라 다뉴브강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여행 안내 책자가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다뉴브강 유람선에서 바라본부다페스.

'다뉴브강의 야경'을 즐기지는 못하였지만 상상만으로 듣는 모습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자리잡았다. 오늘 유람선에서 만나는 '다뉴브강'은 무채색 가득히 수놓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면서 한 편의 영화처럼 새로운 장면이 계속 넘어갔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나의 긴 머리카락이 춤을 추며 일렁였다. 유람선은 다뉴브강 물빛을 타고 좌우로 몸을 뒤척이며 우리들을 데리고 강의 출렁이는 맥박 속으로 탐험을 시작하였다.

'다뉴브강'은 여러 나라를 걸쳐서 흐르고 있는 긴 강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라마다 그 표현하는 이름이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체코에서는 '볼타바강', 오스트리아에서는 '도나우강', 그리고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으로 일컬어진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은 다른 나라보다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위에서 말한 밤의 풍경이 멋지기로 이름나 있다. 그래서 유네스코에서는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밤의 풍경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부다페스트 전경

유람선에서 우리들은 밖의 경치를 보면서 의자에 앉아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가며 아름다운 경치 안에 서로를 가두었다. 마치 작은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글루미 썬데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독일군의 폴란드 침공에서 비롯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레스토랑을 찾은 노신사가 흑백 사진 속 여인을 보며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과거로 역행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두 남자와 여인을 소유하기 위한 욕망에 사로잡혀 배신을 일삼는 또 다른 남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다. 서로를 인정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두 남자인 '자보'와 '안드라스'의 사랑법이 언뜻 이해하기 쉽진 않았다. 거기에서 겪는 사랑, 전쟁, 배신, 복수, 반전, 전율적인 비애감이 흐르는 음악이 한데 녹아 스며있는 영화의 매력에 나도 몰래 점점 빠져들었다.

안개 낀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 놓여진 '세체니 다리'에서 '안드라시'는 자신이 만든 곡인 '글루미 썬데이'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 충동을 느끼게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며 악보를 찢어 '다뉴브강'에 뿌린다.

비극적인 세 사람의 사랑이 헝가리의 묘한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져 사람들 머리에 오래도록 남아 형언할 수 없는 매력으로 글루미한 음악과 함께 귓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 부다페스트의 명동 바찌거리와 세체니다리

바찌거리의 인형가게 모습.

부다페스트의 명동 바찌거리. 부다페스트의 '체인교'와 '엘리자베스교' 사이에 있는 페스트 지구에 위치한 '바찌거리'는 서방의 어느 거리에도 뒤지지 않는 화려함을 지닌 부다페스트의 번화가다. 이곳에는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특히 이곳의 특징인 먹자거리가 길게 늘어서 있어 우리들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오스트리아의 '게른트너 거리' 우리나라의 '명동', 그리고 헝가리의 '바찌거리'는 세계에서 유명한 거리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아쉬움이라는 세 글자만을 남겨두고 다음 일정이 시키는대로 '세체니 다리'로 향하였다.

부다페스트의 명물 '세체니다리'

'도나우강의 진주'로 알려진 부다페스트에 가장 먼저 만들어진 세체니 다리. '이슈트반 백작'의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스코틀랜드 '클라크 아담'에 의해 건설 되었다. '부다'와 '페스트' 사이를 흐르는 '다뉴브강'에 놓인 8개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불린다.

이곳은 다리 건설에 참여한 '세체니'의 공을 기리기 위해 건설된 '헌수교'라고 부르기도 하고, 다리가 시작되는 부분의 양쪽에 놓인 살아서 바로 달려 나올 것 같은 두 마리의 사자상 때문에 '사자 다리'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최초의 '사슬교'로서 체인으로 만들어졌다 하여 '체인교' 라고도 불리고 있다. 많은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여행이란 또 다른 세상을 접하는 신기함과 색다른 먹을거리의 신선함 그리고 각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새로운 하루하루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훌쩍 커버린 나를 느끼고 작은 두려움을 큰 용기로 변화시켜주며, 예전의 내가 아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또한 준비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시작할 때의 두려움, 여행 동안의 행복함과 고통 그리고 끝낼 무렵의 아쉬움이 비빔밥 재료들처럼 고루 섞여져, 톡하고 입맛을 자극하는 고추장의 짜릿함과 새로운 날에 대한 고소한 기대의 참기름까지 범벅이 되어 일구어 내는 삶의 환한 활력으로 다가오는 것, 이것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여행은 하면할수록 나는 점점 더 작아지고 낮아지지만 꿈은 원대해지고 보는 시야는 넓어져서 아무리 거대한 시련이 온다해도 보이지 않으며, 무너질 듯한 좌절 앞에서도 꿋꿋이 나를 다시 세워주는 인생의 참스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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