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설영의 세계여행 도전기 - 포루투갈 Ⅰ

대지진 마저 '삶의 부분'…자연과 조화를 즐기며 사는 사람들

  • 웹출고시간2013.03.31 17:34: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유럽의 최 서단에 자리한 대서양 연안의 포루투칼. 이베리아 반도 서쪽 끝에 위치하였으며 대항해 시대의 꿈과 낭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다. 세계 최대의 해외 영토를 보유했던 포루투칼은 침략과 번영, 페배 등 유난히 수난이 많았던 나라다.

15~16세기에 해양왕국으로 지위를 확립하면서 세계 최대의 영토를 소유했지만 18세기 중반 나폴레옹의 침입, 브라질의 독립 이후 국력이 극도로 쇠퇴해져서 문화적인 면에서도 회교 문화와 중세 이후 그리스도 문화가 혼재하고 있다 가졌고, 남한 정도의 국토에 인구 천만 명 정도의 조그마한 나라이며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이 10여 곳이나 있는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포루투칼의 만남

처음 포루투칼과의 만남은 '에두아루도 7세' 공원이다. 이곳은 1903년 리스본을 방문했던 영국의 왕 '에드워드7세'의 이름을 본떴다고 한다. 공원 정상의 분수대를 사이에 두고 2개의 탑이 우뚝 서 있는데 '요한 바오르 2세'가 1982년 이곳에서 미사를 올리고 그 기념으로 세운 것이라고 한다. 그 탑이 어찌나 수려하고 늘씬하게 빠졌던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늠름한 기상과 절도있는 진지함이 뼈 속 가득 채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건 중의 하나는 '교황 바오르 2세'가 1981년 5월 13일 카퍼레이드를 하다가 3m 거리에서 성 베드로 광장의 군중 속에 있던 터키인인 '아그차'로부터 저격당했으나 다행히 목숨은 구했다고 한다. 아찔한 순간을 모면한 그에게 이곳은 은혜 받은 곳임을 재차 확인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는 분수대에는 기념쵤영을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았고, 그때의 참상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게 해주는 일종의 상징물 앞에서 저마다의 카메라에 증거를 남기느라 바빴다.

그 날은 마침 주일이라 성당에는 미사를 드리러 온 신자들로 가득했고, 인명 피해는 끔찍하리만큼 처참했다고 한다. 일명 오천 명에 이르는 인명 피해와 만여 채의 건물이 한 순간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으며, 잇달은 화재로 인해 순식간에 리스본을 잿더미로 만들어 '알파마' 등의 몇몇 지역만 그 모습을 유지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드넓게 펼쳐진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정원의 무늬들은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신기하기만 하였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그 장관들이 리스본과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곳에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다음 일정을 위하여 우리는 다시 전진하기로 하였다.

공원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퐁발후작 동상'의 얼굴을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우리는 동상을 목표물로 정하고 한참을 걸어 내려갔다.

공원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개를 데리고 나왔다. 사람 수만큼 개들도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개똥이 여기저기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산재했다.

이곳 사람들은 거의 개를 키운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거지도 노숙자도 개를 키운다니 이곳 사람들의 동물 애호심은 넘치다 못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지나쳐 보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밤에 다닐 때는 사람을 조심하기 보다는 개똥을 밟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참고있던 나의 웃음이 인내하지 못하고 밖으로 터져 나오고 말았다.

확실히 이곳 사람들은 자연의 조화를 즐기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인상에 남는다.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가 밉다 못해 보기 싫을 만도 한대 그것까지도 삶의 한 부분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다시 재건하기까지 그들의 폭넓은 이해력에 경이로움마저 감돌았다.

그렇지만 참사로 무너져 내린 포루투칼을 여러 개의 조형물들과 함께 공존하면서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그 때의 아픔을 상기하여 그러한 일에 앞으로도 계속 대비하라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퐁발후작 광장에 서있는 그의 동상.

도시 대부분을 잃고도 지진에서 살아남은 구시가지와 새로 조성된 신시가지가 공존 하면서 차분하고 소박한 멋을 지닌 도시로 거듭나고 있음이 넓은 바다가 되어 가슴 속에서 출렁이고 있었다.

# 테주강과 마주하고 있는 퐁발후작 광장

'에두아루도 7세 공원' 밑으로 펼쳐지는 퐁발후작 광장. 광장 중심에는 '퐁발후작 동상'이 시내 중심가에 '테주강'을 바라보고 서 있다. 대지진 이후 페허가 된 리스본을 새롭게 부흥시키고 도시 계획에 의해 리스본을 재건축한 자가 바로 '퐁발후작'인 것이다.

'테주강'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거칠것이 없는 그의 의지와 사명이 포루투칼 사람들의 슬픔에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하기에 충분하였으리라 여겨진다.

'에두아루도 7세 공원'과 '테주강' 사이에서 우뚝 서있는 그는 다가올 미래의 꿈과 불굴의 의지를 펼치는 장대한 모습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포루투칼 내에 영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국가의 경제력 독립을 강화시키는 등 많은 업적으로 인해 포루투칼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역경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인간이 가진 특권이자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증거인 것이다.

시대를 이끌어간 리더의 실천에서 우리는 또 많은 것을 배운다. 보통 사람은 머릿 속으로 생각만하지만 직접 실천하는 것은 소수 리더의 몫이다. 당연한 도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시대를 막론하고 참된 리더가 되는 것이다.

걷는 동안 이런 저런 생각들이 '퐁발후작'을 더 멋진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고, 살아 있다면 그의 도전과 헌신 그리고 용기와 절제를 하나도 빠짐없이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우리의 멘토가 될 위인들은 많다. 그것이 우리나라 사람이든 다른 나라 사람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는 지구라는 하나의 텃밭에 씨를 뿌리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수확하는 사람은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상관없이 직접 수확하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지구가 자꾸 작아진다. 멀게만 느껴졌던 나의 의식 속에서 자꾸 거리가 가까워진다. 그리고 어렵게 다가오던 지구촌 사람들이 자꾸 가깝게 느껴진다. 끝에는 너와 나는 온데 간데 없고 우리만 남아서 지구를 지키고 있을 것 같다.

공원이 끝나갈 즈음에 다다르자 '퐁발후작' 동상과 마주하였다.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과 폭넓은 개방성이 그의 모습에서 맴돌고 있다. 나 이전에 타인을 배려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그의 리더쉽이 후세에도 남아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다. 소름끼치도록 당찬 그의 모습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인간의 위대함의 극치를 피부로 직접 각인시켜 주었다.

'퐁발후작'이 바라보는 '테주강' 풍경이 이곳의 아름다움과 맞물려 마치 한 몸인 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눈 앞의 탁트인 시야가 그의 위상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고, 동상 바로 앞에 시작하는 '리베르다드' 거리는 리스본의 상젤리제 거리로 불릴 정도로 고급 상가와 디자이너 숍, 금융회사와 호텔 등이 있으며 로시우 광장 앞 '레스타우라도레스' 역까지 곧게 뻗어있다.

대로 옆의 가로수 길은 도보로 이동하기 쉽게 정비되어 있으며 작은 화단, 분수대, 카페테리아, 벤치 등이 있어 오고가는 사람들의 산책 길을 더욱 즐거움으로 넘치게 해 주었다.

신시가지에 세워진 개선문과 사람들

# 개선문 앞에 모인 사람들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개선문. 이곳은 원래 '마누엘 1세'의 '리베이라궁전'이 있었으나 1755년 대지진으로 파괴되고 새로운 도시계획에 의해 리스본 최대의 광장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딜가나 개선문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프랑스의 개선문이 차도 안에 존재함으로 사람들과 친숙함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면, 포루투칼의 개선문은 나름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존재하는 지구상의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길이 끝나는 곳에 개선문이 서 있다. 들어서면 넓다란 바다가 용궁처럼 펼쳐져 있어 곧 용왕님이 나올 듯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왕을 지키는 파도는 신하가 되어 으르렁대며 기상을 떨치고 있다. 용궁 안에 푸른 정원이 물살에 떠밀려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모습이 마치 동화 속 상상의 나라에 온 듯 환상은 계속되었다.

개선문으로 들어가는 길가에는 카페나 식당 그리고 커피숍 등으로 길게 붐비고 있다. 유럽의 특징 중 하나는 길거리 카페 종류가 많다는 것이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오가는 카페에 앉아 차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넉넉한 여유로움에 부러움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이곳 역시 유럽에서 보는 흔한 길거리 풍경에서 언제 대지진이 일어났던 곳이었는지 시치미를 뚝 때고 천연덕스럽게 수다를 떨고 있다.

유럽 사람들은 식당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긴다. 오히려 안보다 밖에 앉으면 서비스 팁을 더 낸다고 한다. 값은 비싸더라도 밖을 선호하는 데는 이곳 사람들의 가슴의 넓이가 이 세계의 넓이보다 넓다는 것을 증명하는 로맨티스트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유럽 사람들 대부분은 유리알 자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자기를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드러내는 투명자아 말이다. 이러한 자아들이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소극적인 자아를 가진 사람보다 높다고 한다.

자신을 숨기려는 폐쇄성보다는 자신을 드러내는 개방적인 마인드가 사회 생활에서 성공의 열쇠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길거리 카페는 여러 가지 타당한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면서 추구하는 목표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진정한 전진은 적당한 쉼에서 오듯이 열심히 일한 끝에 맞이하는 달콤한 휴식이야말로 꿀맛 같은 인생을 더 맛있게 만드는 고귀한 특권이면서 인생 최고의 목표인 행복을 맞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행은 내게 최선을 다해 노는 자만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엄연한 진리를 가르쳐 주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하는 대로 나는 여행을 쉬지 않을 것이다. 산교과서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새로운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세상으로 한 발 한 발 걸어 나갈 것이다. 여행은 나의 스승이요, 도전이요, 새로움이요,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만이 꿈이 살아있고, 내가 존재하며, 내 할일이 선명해지고, 내인생의 자아가 깊어진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곳 신시가지는 지진에 무사했던 구시가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넘어졌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오늘날 포루투칼을 있게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이번 리스본 여행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는 세계 시민들을 감동과 재충전의 본보기로 삼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