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LH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촉발한 국민들의 분노가 청년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뜩이나 청년들에게 어려운 '내 집 마련'과 특권층의 부동산 투기 행위가 맞물리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분노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청주청년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투기에 가담한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며 "공정을 기만하는 투기행위를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청년들은 일찌감치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며 1년에 500만~600만 원을 월세로 지출한다"며 "온 국민이 건물주의 삶을 꿈꾸는 비상식적인 상황은 부동산 관련 불평등이 심화를 넘어 폭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행위는 불평등과 불공정에 정점을 찍었다"라며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 식구 감싸기 발언은 국민 분노에 불을 붙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억울하면 너네도 LH에 와라' 등 일부 LH 직원들의 발언은 범죄행위에 대한 죄의식을 찾아볼 수 없고, 부패를 특권이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은 좁은 집에서 숨만 쉬어도 50만 원이 훌쩍 나간다. 300만 원의 보증금도 부담스러운 청년들에게 월세의 부담을 줄이려면 햇살과 환기, 안전을 포기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월세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LH에 자신의 가난을 서류로 증명해내는 동안 불평등을 바로 잡아야 할 사람들은 제 배만 불려갔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LH 임직원, 정치인, 공직자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는 앞으로 공정과 신뢰를 절대 입에 담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도내 공직자, 정치인 중 투기에 가담한 이들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청주시민 김모(30)씨는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진다"며 "결혼을 하고 싶어도 집을 구할 수 없어 포기하고 있는 것이 현재 청년들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드러난 LH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내 집 하나 얻을 수 없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